- 햇빛처럼
- 조회 수 457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요즈음 하루를 마칠 즈음에 아주 짧은 시간을 들여서 아이들 그리고 아내와 나 이렇게 4명이서 게임을 합니다.
먼저 하나의 게임은 일명 도둑잡기 게임입니다.
화투장을 섞어서 나누어 가진 후에 도둑으로 정해진 패를 가진 사람이 지는 게임입니다.
도둑패를 가지고 있는 저는 표정을 숨기기가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도둑패를 가지고 갈 때 얼굴에 다 나타나 보이나 봅니다.
참으로 형편없는 게임 실력입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화투판이나 카드를 칠때 삼십분안에 누가 그 판의 호구인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호구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한 번도 회사 동료들이나 가족들과 고스톱이나 카드게임을 하면서 그 판의 호구가 누구인지 발견해본 적이 없으니 제가 호구였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 나쁜 면이 있으면 거기에도 좋은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누가 호구인지 파악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남들이 무엇을 가졌는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남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피고 그것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자신을 판단했다면 게임의 결과가 더 좋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살아가는 모습 또한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남들이 가진 패가 무엇인지 그다지 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내가 가진 패를 가지고 판단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던 면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도박판에서는 좋은 패가 들어오도록 운에 맡기는 수 밖에 없겠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내가 가진 패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부분이 조금 다르겠지만요.
아주 큰 게임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게임으로 아주 작은 시간으로 아이들과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올해 도둑잡기 게임을 끝내고 하고 있는 게임은 칭찬하기 게임입니다.
작은 아이가 큰 아이를 아직 언니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아주 예전에는 충돌이 나면 언니니까 받아줘야 한다고 언니를 야단치고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끼리 싸우는 것을 무작정 말리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적정한 수준을 지키는 한 개입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갈등과 그 화해의 과정을 학습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싸워라 그런데 현명하게 싸워라 단 폭력은 안된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올해 들면서 아이들에게 싸움하지 말라는 잔소리 보다는 아이들이 서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해 주고 싶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생각해낸 게임입니다. 한바탕 도둑 게임으로 신나게 웃고 난 후에 돌아가면서 나머지 가족들에 대한 칭찬을 합니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처음에 다섯개씩 하자고 했지만 가족들이 다섯개는 너무 많으니 하나씩만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나씩 가족들을 칭찬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얼마지나지 않아 칭찬인지 칭찬이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도 나오기는 하지만 저는 믿고 있습니다. 칭찬이라는 이름을 달고 말을 하고 생각을 하다가 보면 상대방의 좋은 모습이 마음에 남으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혹시라도 하루에 10~20분 정도 시간을 내실 수 있으시고 가족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으신 분들에게 두개의 게임을 추천드립니다.
저의 경우 효과만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