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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4일 14시 54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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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가장 유명한 로맨스,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영화로 보았다.

이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만큼이나 유명하고 슬퍼서 수많은 이야기꾼들에게 반복되기도 하였고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그너의 오페라라고 한다.

 

영화는 원줄거리와는 약간 다른데, 대략 분열된 영국을 하나로 모을 백부의 아내이자 영국여왕이 될 적국의 여자 이졸데와 사랑에 빠진 트리스탄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른다는 이야기이다.

 

정말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에 볼거리가 풍부하지도 않은 이 영화에 묘하게 끌리는건 왜일까.

그건 아마도 비극적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사랑이 동화 속에서 이야기하듯 공주님과 왕자님이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데요..라고 전개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려서인지도..

 

사랑은 감정이다.

그 어떤 이성도, 그 어떤 절제도 끼어들 틈이 없어 사랑이다.

 

그런데 바그너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 더 처절하게 이갸기를 그려냈듯이

사랑에는 허락되는 사랑이있고, 허락되지 않는 사랑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건 허락되는 사랑은 세월과 함께 그 감정이 점점 퇴색해간다는 것이다..

매일 마주앉아 밥먹고, 매일 마주앉아 일상을 공유하고.

그러다보면 사랑에 슬며시 따라붙는 것이 "갈등"이다.

결국 사랑하는 모든 관계는 사랑만이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애증의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어쩌면 깊은 관계가 그때야 비로소 형성되는 것 같다.

그 갈등을 함께 넘어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의 관계도 형체를 드러내고 지속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건 너무 어렵다.

그렇게까지 모든 어려움을 헤쳐나가고도 남아있는 사랑이 참으로 희기하기에

인류는 그 자리를 "비극적 사랑"으로 대치하고 영원한 사랑을 찬미하는 것 같다.

 

비극적 사랑에는 그 어떤 갈등적 요소도 개입함없이 두 사람의 오롯한 사랑만이 영원히 타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어떤 경우던 사랑은 물질이나 권력보다 위대한 것 같다.

그래도 사랑이 물질이나 부보다는 사람의 삶을 더 충만하게 해주니 말이다.

 

갈등적 요소를 전부 배제하고 영원한 사랑을 그리는 우리들의 바램을 가진 비극적 사랑이나

갈등적 요소를 감히 전부 끌어안고 사랑에 상처를 만들어가면서도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현실적 사랑이나, 사랑은 전부 위대한 것 같다.

 

인류는 어째서 그토록 오랜 세월, 비극적 사랑을 지침없이 끌어오고 있는지

문득 그 생각 속에 한참을 머물게 해준 영화 <트리스탄과 이졸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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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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