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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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물 흐르듯 그렇게 거스르지 않고 살아왔다.
대한민국 직장을 가진 기혼여성으로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왔었지만
정작 나의 유일한 의무는 소홀히 해왔다.
꿈이라는 거 어렸을 때나 갖는 것이라 생각했고 가끔 꿈이 뭐였냐는 질문에도 ‘글쎄요’ 할 뿐.
나이가 들어 꿈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내게 주어진 생활의 책임과 의무가
내 삶을 탄탄하게 에워싸고 있었다.
인생의 한 고비가 오면서 그 탄탄하던 울타리도 심하게 흔들리고 한참을 헤매였다.
삶의 바닥으로 내려갔을 때에 비로소 내가 없이 내가 살아왔음을 감지 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여태껏 누가 살아왔는지조차도 모르는 참담함을 느끼고
마흔 고개를 넘어서서야 조금씩 나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
이전에 분명 읽었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게 가슴에 콕콕 박힌다.
동시에 우연히 마주한 사소한 것에서 한참을 무너져 있었고
연금술사의 마법에 걸려 마지막 부분을 읽지 못하고 한참을 붙잡고 있기도 했다.
하강과 상승의 기간
열심(熱心) 전진과 후퇴의 정신적 여정이 있다는
가이드의 말, 헤매는 길에선 다행이다.
홀로 가야 할 길이나
그 길을 갔던 많은 이들이 지났던 길
나 또한 그렇게 한발한발 내딛고 가리라.
한번에 멀리 날아가려 하지 말고
걷고 또 걷고 한번씩 뛰어도 보면
나 자신도 모르게 날아 오르는 순간이 있으리라.
욕심내지 말고 지금처럼 그렇게 가자
요즘 산티아고의 여행이 그러했듯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 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이기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아직은 ‘초심자의 행운’이 더 많은 날이다. 허나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해도 행복하게 갈 수 있으리라.
단군여정 중인 내게 소리 내어 읽어본다.
‘위대한 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하루하루 자아의 신화를 살아내는 세상 모든 사람 앞에 조용히 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