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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7일 10시 21분 등록

 1부_ 돌잔치만 기다렸다

 

 

1) 2006년 6월7일 오후 10시 1분

 

S_탄생~1.JPG

<태어난 순간>

 

2006년 6월 7일 오후 10시 1분.

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3.5kg의 평균적인 몸무게의 남자아이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세상에 놀라서 눈을 뜨지 못하고 탲줄도 끊지 못한 채,

아이는 목청껏 울음을 높일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태어나 우린 부모가 되었습니다.

옛 책에 보니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 때문에 생긴다"는 말이 있더군요.*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그저 생각으로만 모든 것이 서로 관계가 있다는 의미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되고 보니 분명히 알았습니다.

내가 아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거지요.

아이가 말을 배워 나를 '아빠'라고 부릅니다.

우린 이 '아들'에게 '민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이 책은 민호의 7년동안의 기록입니다.

 

 

 *<장자> 제2편 제물론(齊物論) 10장


3) 네가 무엇이 되든지

 

흑_댄서.JPG  흑_망토.JPG

 <태어나서 169일째>                                                        <태어나서 187일째>

 

흑_IMG_0032.JPG  흑_IMG_0176.JPG

<태어나서 222일째>                                                         <태어나서 246일째>

 

 

 

 

나이가 좀 들어 보니

나에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더군요.

밥벌이 되는 일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놓으니

밥벌이 아닌 일들도 나의 일이 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또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아무것이나 다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우리 속엔 싹을 틔워 자라고자 하는 하나의 씨앗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가진 씨앗 그대로 클 수 있도록 지켜봐 주어야겠습니다.

'이것'이 되었으면 하고 욕심내어

자꾸 만지고, 너무 많은 양분을 주고, 옮기다가 죽어가는 나무가 되지 않도록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는

나무를 심을 때의 격언을 기억하며

아이를 지켜보려 합니다.

 

자유롭게 춤추는 댄서가 되든지,

몸과 마음을 닦는 수도자가 되든지,

아니면 밥주걱을 든 요리사가 되든지,

혹여나 글 쓰는 작가가 되든지,

무엇이 되든지,

그것이 아이가 되기로 한 그것 일 테니까요.



   


 

IP *.166.20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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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13:34:17 *.32.193.170

오.. 태어난 순간의 사진이 엄청 강렬하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에 저런 모습이구나...... 어릴 적에 태어나자마자 찍은 발도장을 보고 되게 신기한 적이 있었는데.

나한테 이렇게 작은 발이 있었구나라고..ㅋㅋ..

 

아기때 처음 입은 베넷 저고리도 그렇고. ^^ 

첫번째 글도 좋지만, 두번째 글은 특히 좋아요~!!!! 나한테 하는 얘기같아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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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18:23:28 *.166.205.131

미나 어머님은 발도장, 배넷저고리 같은 것을 남겨주셨구나.

그 날들을 기억하라고...

우리 어머니는 태어난 시간도 기억 못하시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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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14:38:53 *.33.98.91

민호 최고얌... 와방 귀여움.....

역시 오라버니 글은 이런 따뜻함이 있어야 해...  너무 멋져~~~~~~

아주 따뜻하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개인적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

표현할 말을 찾을 수는 없지만 오빠가 전해져 온다.

그리고 민호의 역사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쭉쭉~~~~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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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18:24:24 *.166.205.131

아픈데도 댖글까지 남기고 사라진 루미야.

고맙구나.

너의 응원이 힘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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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16:34:59 *.220.162.211

오빤 어쩜 저리 순간 포착을 잘 하셨남.

한장 한장에 애정이 듬뿍 담겨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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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18:25:18 *.166.205.131

잘 찍지는 못해도, 아이와의 순간 순간은 아빠만이 포착할 수 있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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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20:10:59 *.143.156.74

경수야, 어떻게 태어나는 순간을 포착했니?

나는 우리 두 딸 그런 사진이 없네.

 

글에 말이다 너무 메시지를 넣으려 의도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사진이 많은 것을 말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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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18:21:27 *.166.205.131

직접 찍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병원에서 동영상을 찍어주어 캡쳐한거에요~^^

그래서 화질이 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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