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조직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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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는 무엇인가
기업문화가 중요하다고 한다. 많은 경영학 연구자들은 경기변동과 산업구조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의 공통점으로 우수한 ‘조직 문화’를 꼽는다. 실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과 같은 베스트셀러들은 모두 성공기업의 조직 문화를 연구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기업문화가 조직이 지속성장을 하는데 핵심요인이라고 강조한다.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 않은 리더가 없다. 직장인이라면 일상처럼 듣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문화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쉽게 답을 하는 리더가 많지 않다. "다니는 회사의 기업문화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난감해 하는 눈치다. 일상적으로 가족들에게 사랑을 느끼고, 연인을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막상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곤란하고 머리 속이 삽시간에 복잡해지는 상황과 비슷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딱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기업문화를 정의하기 전에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기업문화는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그 기업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에 따라 행동하지만 문화는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는다. (無形性)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한다. 의식이 무의식의 지배를 받듯이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행동과 사고방식 등 모든 경영활동은 조직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無意識)
마지막으로 조직문화는 기원을 가진다.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한 기업의 문화는 설립, 변화 발전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적 기원을 가지게 된다. (起源)
이렇듯 문화는 형태가 없고, 무의식처럼 의식의 저편에서 존재하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시간을 거스르는 기원을 가진다는 특징으로 설명된다.
원숭이 다섯 마리가 있는 어떤 방을 생각해보자.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고 샹들리에 위에는 바나나가 놓여 있다. 다섯 마리의 원숭이 중 한 마리가 바나나를 집으려고 샹들리에에 매달린다. 그 순간 벼락이 치고 사이렌이 울리고 폭우가 쏟아지듯 물이 떨어진다. 일부러 그런 장치를 해두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원숭이는 혼비백산한다. 잠시 후 다른 원숭이가 바나나를 갖기 위해 매달리자 방안은 또 다시 천둥, 번개, 폭우라는 혼돈에 휩싸인다. 그렇게 다섯 마리 원숭이는 샹들리에에 매달리면 악몽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알게 된다.
이제 원숭이 한 마리를 교체한다.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를 빼고, 새로운 원숭이를 넣는다. 새로운 원숭이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웬 떡!'하면서 샹들리에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다른 네 마리 원숭이가 기겁을 하며 말린다. 이 새로운 원숭이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샹들리에를 만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로 원숭이는 차례차례 교체되어 결국 처음부터 있었던 다섯 마리는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이제 남아 있게 된 다섯 마리 원숭이는 어느 하나도 샹들리에를 만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경험하지 못했다. 설명할 수 있는 원숭이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다섯 마리 원숭이 모두 샹들리에를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이제 어떠한 원숭이가 그 방으로 다시 들어온다 해도 샹들리에는 만져서는 안 되는 대상으로 보존된다.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무엇'이 되어버린 것이다. [1]
기업문화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기업문화는 이와 같이 하나의 조직을 움직이는 숨겨진 질서이자, 보이지 않는 손이다.
아담 스미스는 자유 시장체제에서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면 사회 전체는 최선이 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는 '자기사랑(self-love)'이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이다.
기업문화도 조직의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그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해 체득한 생존 방식의 합(合)이다. 생존 방식의 누적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당신 조직을 움직이는가
앞서 내린 정의에 따라 "조직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생존방식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서두에서 논의했던 "다니는 회사의 조직문화가 어떠냐?"의 질문과 일맥상통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리더가 표방하는 신념이나 만들고 싶은 조직의 표상과 다를 수 있다. 가령 리더는 미래에 필요한 덕목으로 '창의성', '주인의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만들어져 온 보이지 않는 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허튼 행동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면 결코 리더의 바램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
리더는 조직문화와 관련하여 두 가지 조직문화를 정의하여야 한다. 하나는 지난 세월 동안 만들어진 보이지 않는 손을 파악하여야 하고, 또 하나는 미래를 위해서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여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광야에서의 10년을 보내고 애플로 복귀하면서 구성원들에게 "Think Different"라는 이정표를 제시했다. 애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구성원들은 다르게 사고하여야 한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 생산하는 제품 중 70%에 해당하는 디펀런트 하지 않은 제품들을 없애 버렸다.
미라이 공업은 "항상 생각하라(Always Thinking)"라는 신념 하나를 제시한다. 회사의 구성원들은 이 하나의 원칙을 생활에 옮길 때 성공할 수 있다. 슬로건은 단순하지만 조직 문화는 강하다. 직원들이 창안한 희한한 제품이 즐비하다.
원하는 성공, 원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조직을 지배하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리더는 전략이나 제도와 같은 보이는 손에만 집중해서는 곤란하다. 보이지 않는 손, 암묵적인 공유가치인 기업문화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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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상원. "기업문화 오디세이_기업의 인류학에 관한 친절한 강의"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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