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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2일 14시 01분 등록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나이까

 

 

1

 

 

두 팔 벌려

감싸 안아

두 손으로 움켜잡을 수 있는...

그 곳은

 

사실과 상상이 뒤엉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오가는

아주 작지만 끝이 없는

작은 우주

 

2

 

한 뼘도 되지 않는

미간 사이

그 깊고 아득한 곳에서

백발 한 올 한 올

성성(省誠)한

천 년보다 더 한 시간

 

그렇게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황금빛 불꽃이 피어나는데...

 

3

 

누군가가

통곡하고 있었다.

두려움의 산을 넘고

분노에 찬 광야를 헤매이며

증오로 한 맺힌 구원(舊怨)이

 

고해의 바다 위

절망의 벼랑 끝에서

회한(悔恨)으로

영원을 향해 절규(絶叫)하고 있었다

 

4

 

살아온

모든 발걸음 보다

더 무거운

그 한 걸음...

 

그렇게

경계를 넘어

영원의 세계로

꿈과 희망의 날개를 접었다

 

5.

눈 앞에는

시간과 공간을 어우러져

기억과 순간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다가

 

몸부림치던

두려움과 분노와 증오의

서슬어린 순간들이

사라져가고

뒤섞인

기쁨과 슬픔의

타는 갈증들이 씻겨 내리자

 

유착된 상흔으로 힘겹고

칼날이 스쳐간 일그러진 철갑은

무게와 함께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은

빈 허공속에

투명하게 눈부시다.

 

6

 

거기

고요한 어둠속에서

평온한 심장의 울림소리가

멀고도 먼 곳에서

허공을 지나

아주 깊은 곳으로 들려왔다

 

산을 넘고

광야를 건너

벼랑 끝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감읍(感泣)하고

멀고도 먼 곳에서

찾아왔다.

 

그렇게 우연(偶然)이라는

신의 손길을 따라

푸른 눈 속에

깊은 슬픔을 안고 온

그가

 

벼랑끝에서

통곡하며 절규하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7.

 

웃고 있었다.

 

고해의 바다 위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내어딛는

 

누군가를

감싸안으며

깊고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8

 

그렇게

모든 것이 사라지고 

텅 비어 가득한  그 곳에서

이름 없는 누군가는

지나온 이름 있는 것들을 묻자

 

옹이진 상처위로

새로운 날개가 돋히고

허공 위에 서 있었다.

 

모든 것의 이름으로

존재하는

그 신의

자비로운 눈길 아래

튼튼하게 서 있었다

 

9

 

말없이 들려오는 말소리

 

‘이름 없이 죽으면 살리라’

 

말없이 화답하기를

 

“어찌 두려움이 있겠나이까 ”

“어찌 감히 분노하리이까 ”

“어찌 불손하게 증오를 품을 수 있겠나이까”

 

 

*  나를 이끄는 내 안의 누구에게

   아니   삶과 인생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안의 누구

  그 이름없는  완전한 이에게 ...

 

 

 

 

 

IP *.134.232.179

프로필 이미지
2012.04.22 18:00:07 *.151.207.149
한글자
한단어
한줄의 글은
그 멋진 머리칼에서
나오는듯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잃버린 핸드폰 번호 그대로 쓰시는지요?
프로필 이미지
2012.04.23 07:47:49 *.134.232.179

네!  반갑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4.27 02:29:53 *.154.223.199

벼랑 끝에서 바다를 보며 통곡하는 그를 감싸안으며 깊고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는 이가, 만질 수 있고, 마주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랑으로도 한 분 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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