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이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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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서다(以明)
중국의 노자.장자는 이명(以明)이라는 단어를 사용 하면서 ‘대립면, 즉 경계에 서서’
라는 말로 사물을 볼 때 ‘경계에 서서’ 판단 과 선택을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최근 싸이 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3억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지난 15일 공개 후 76일만인 이날 조회수 3억140만 건을 기록했다.
유튜브 확산에 힘입어 ‘강남스타일’ 음원은 팝의 본고향인 영미 음악챠트 동시 석권을
눈 앞에 뒀다. 지난 27일 미국 빌보드에서는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2위까지 올랐으며
같은 날 영국의 오피셜 컴퍼니(the Official Charts company)가 발표한 UK 싱글 차트의
중간 집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싸이를 성공을 묻는 질문에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싸이는 부유한 강남 출신이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비주류의 키치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저급하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경계를 영리하게 잘 타고 있다.”면서 “주류와 금기에
반기를 드는 B급 문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경계심을 풀어주는 보편적인 정서이며 인종과 성별, 나이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문화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싸이 열풍을 풀이 했다.
싸이의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잘 노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각광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경계에 서는자 세계를 흔든다.’
구약 성서에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하는 장면이 있다.
야곱은 믿음의 조상인 이삭의 아들인데, 태어날 때부터 쌍둥이로 태어났다. 형 ‘에서’는 사냥을 좋아하고 호탕한 성격 이여서 아버지 ‘이삭’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체격이 외소한 ‘야곱’은 집안에서 어머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버지가 장자에게 축복을 해주는 의식이 고대 부족들 사이에서 행 해 졌다.
이런 전통에 따라 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아버지 ‘이삭’이 둘째 아들을
장남으로 잘 못 알고 모든 축복을 둘째인 야곱에게 해 주었다.
축복이 바뀌는 엄청난 사건이 두 형제 사이에서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 일로 형 ‘에서’는 동생
‘야곱’을 원수 취급하게 되었고, ‘야곱’은 형의 칼날에 몸을 숨기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형 ‘에서’는 400명의 군사를 몰고 동생 야곱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 날 밤에 야곱은 ‘얍복 강가’에 홀로 남아 ‘삶 과 죽음’을 눈 앞에 두고 하나님의 천사를 붙잡고 자기를 축복 해 주지않으면 놓아 줄 수 없다고 밤새 씨름을 하였다.
새벽이 되어도 야곱이 필사적으로 천사를 놓아 주지 않자 환도뼈를 쳐서 위골이 되어도 놓아주지 않자 야곱을 축복해 주었다. 그 날 이후로 ‘야곱’의 이름은 ‘이스라엘’이 되었다.
야곱은 이 격투로 죽음을 면했다. 생(生) 과 사(死)의 경계에서 신 과 사투를 벌인 후 그의 정체성은 작은 부락의
‘촌장’에서 이스라엘의 ‘시조’로 변화 하는 순간 이였다.
한고조 유방이 제위에 오르기 2년 전
한신으로 하여금 조나라를 무찌르게 했을 때의 일이다.
한신은 배산임수의 일방적인 병법을 무시하고
1만 명의 군사를 강가를 보내 물을 등지고 진을 치게 만들었다.
이 싸움에서 달아날 곳이 없는 한나라 군사들은 필사적으로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전승을 자축하는 자리에서 부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지을 칠 때 산을 뒤에 두고 물을 앞에 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도리어 물을 뒤에 두고 지을 쳐서 이겼습니다.
그것은 무슨 진법입니까?
한신이 말했다.
“그것 역시 병법에 있는 것인데 자네들이 몰라서 하는 말 일세.
죽을 땅을 빠져야만 살길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군사들은 피로가 겹친 데다 충분한 훈련도 받지 못했네.
싸우다가 전세가 불리해 지면 도망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 있도록 ‘배수진’를 친 것일세.
만약 병법에 나온 대로 배산인수의 진을 쳤더러면 우리는 이길 수 없었을 것이네”
전쟁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움을 하는 경우가 있다.
뒤로 후퇴 할 수 없는 지형를 선택한 후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목표로 삼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전투에 임하는 병사들의 집중도 나 몰입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높고
치열한 자세로 전투에 임하게 된다.
카를 융은 학창시절에 ‘신경증 발작’증세를 보이곤 했다고 한다.
“어느 의사는 카를 융이 간질병에 걸렸다고 추측 했다. 어느날 융의 아버지의 친구 한 사람이
카를 융의 집을 방문 했다. 두 사람은 정원에 앉아 있었고, 카를 융은 누를 수 없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그들 뒤에 있는 빽빽한 숲 속에 숨어 있었다. 손님이 융의 아버지에게 “그런데 아들은 좀 어떤가?”
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융의 아버지가 대답 했다.
‘아, 그건 슬픈 일이네. 의사들도 이제는 그 아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고 있네.
그들은 혹시 간질병이 아닌가 생각하네. 그 아이가 만일 불치의 병에 걸렸다면 끔찍한 일 일세.
나는 얼마 안 되는 재산을 다 써버렸어.
만일그 아이가 자립해서 살아갈 수 없다면 그 아이는 장차 어떻게 되겠는가?”
이 말에 어린 융은 벼락을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은 현실과의 충돌이었다.
그 때 머리 속에 꼬친 건, ‘아, 그래. 그렇다면 나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쳤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 후로는 매우 진지한 아이가 되었고 공부에 몰입하기 시작 했다.
어린 카를 융은 운명의 경계선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반항아’에서
‘진지한 탐구자’로 변화 하는 순간 이였다.
‘경계에 서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진정한 자기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도 '경계에 서' 있을 때 만 가능 한 일이다.
이런 경험은 개인뿐 만 아니라 조직에서도 일어 날 수 있는 일 들이다
조직은 어떠한가?
외람된 이야기 같지만, 경영자 뿐 아니라 조직원들까지도 '혁신 증후군'에 매달려있다.
늘 ‘혁신’을 외쳐서인지, ‘혁신’에 치여산다.
이런 혁신은 우리를 피곤 하게 만들고, 조직은 '피로 증후군'에 눌려 있다.
혁신을 주창 하며서도 내부에 많은 안전 장치들을 만들어 놓고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행동을 한다.
조직도 ‘경계에 서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경계에 설 수 있는가?
이는 파도에 몸을 맡긴채 노를 젓어데는 어부와도 같다.
험난한 파도와 공존하면서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 간다.
오늘날 조직의 혁신은 ‘경계에 서서 추구하는 변화’ 이여야 한다.
마치 망루지기가 높은 망대 위에서 망을 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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