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이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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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있는 식탁”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가족간에 마주 앉은 삭탁에서
대화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느 조직이건 리더가 되면, 그
사람의 시간은 전당포에 잡혀 놓고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리더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는 하마평들이 있다.
용장, 지장, 맹장, 지장(知將),덕장 등등 을 말하며, 서로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다.
물론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서로 깊은 신뢰가 있는 사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렇고 그런 사이 정도의 친분이나 소문을 갖고 상사나 조직의 리더를 대하다 보니
이런 소박한 대화는 계속 되는 것 같다.
어떤 유형의 리더이건 예외가 별로 없다. 리더들은 유형에 관계없이 자신을 위한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리의 조직 문화가 이른 시간에 집에 갈 수 있도록 내 버려
두질 않는다.
이런 저런 명목으로 만남과 회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족과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올 해 초 자회사의 대표로 취임을 하게 되었다. 주로 IT컨설팅을 하는 회사이니
컨설턴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회사로 보면 돈을 벌어오는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그들과 정서적 교감을 같이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느날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여성 임원이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대표님 오신다는 소식이
있고난 후 많은 사람들이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 회사에 대표로
왔으니 좀 빡세게 굴리지 않겠나…라고
사내 소문이 돌고 있다고 했다.
이런 소문들이 화근이 되어 회사를 옮기겠다고 사표를 낸 친구도
있었다.
아마도 그들 머리 속 에 덕장과 같은 편안한 이미지를 내심 기대했던
모양이다.
1년에 한번씩 360도 '리더쉽 평가'라는 것을 실행 한다. 이는 부하 직원들도 자기 상사를 평가하는 제도이다.
이런 평가가 많은 조직에서 실행되고 있는걸로 보아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다.(나는 공감 안 함)
지난 몇 년동안 나에 대한 평가는 '일'중심 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제 내 나이도 50대가 되었으니, ‘일’ 보다는
‘사람’ 중심의 리더쉽이 더 필요하리라는
자각을 갖게 해 준 고마운 피드백 이다.
작년 말,인사 발표가
있기 하루 전 날 본사 CEO께서 나를 불렸다.
자회사 대표로 가게되었으니,
자네가 직접 맡아서 회사를 이끌고 보라는 뜻을 전달 받았다.
이 회사의 작년 실적은 매출
326억에 15억 적자를 낸 회사 이기도 하다.
지난 4년간 M&A(기업인수) 된 이후 계속되는 적자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이라고 들었다.
수익 기반이 없는 현 비즈니스 모델로는 회사의 회생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달라는 주문 과 더불어 직원들과 소통을 잘 해야 성공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본사 CEO의 뜻을 강조해 주셨다.
회사는 작든 크든 사람들이 모여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성과는 평범해서는 안돠며 비범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곳이여야 한다고 믿는다.
만성적인 적자가 계속되는 곳에서 정시 출 퇴근은 박물관에나 있는
것 처럼 생각 한다.
이렇게 일을 해도 회사의 곡간은 늘 텅 빈 강정 처럼 채워지질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하면 비범한 조직으로 체질을 바꿔낼 수 있을까?
책임있는 경영을 하라시니,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는 말일게다.
처음하는 고민이지만, 3-4kg의 체중에 변화가 생긴 것도 이 때 일이다.
얼마전 NHN(네이버) 최고 전략 책임자에 대한 글이 언론에 소개되었다.
이해진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서 ‘삼성에서 일하다 편하게 지내려고 NHN(네이버)으로 왔다’는
글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NHN(네이버)을 동네 조기축구 동우회쯤으로 알고 다니는 직원이 적잖다”고 질타했다.
이어 “출근시간을 늦춘건 새벽까지 일하는 직원이 많았기 때문”이며
“최첨단 환기 시스템과 100만원이 넘는 의자도 제공”했는데 요즘은 캍퇴근하는 직원이 많다고 개탄했다.
이러다간 아차 하는 새 추락할 수 있다고 강조 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역풍을 맞고 있다. 블로그 글은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동조글도 이어졌다. ‘NHN은 이미 대기업인데 창업자는 무턱대고 벤처정신만 요구한다.’ ‘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왜 직원들에게게만 묻나’ ‘엔지니어를 춤추게 하는 건 비싼 의자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 환경이다’
이쯤 되면, 누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능력 있는 여성 인력들과 호흡을
맞춰 시너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직원에게 벤쳐 정신으로 살라고 하면 권위적인 말씀이라고 밖에
달리 해석 하기 어렵다. 회사를 벤쳐 형태로 운영 해야 벤쳐정신이 이어질 것 아닌가?
2.
7년 전 부터 나가는 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는 50대
부부가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면서 신앙적인 도전 과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이다.
일만하는 곳에서는 자기속에 감춰져있는 속 사람이 드러나질 않는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줄 모르면 서로 마음을 나누기가 어렵다.
우리는 오랜 기간 서로 가정의 문제를 순차적으로 오픈 하면서 아픔을 씻고, 위로를 얻는 체험들을 하고 있다.
이 때 가장
많이 언급 되는것이 ‘ 대화 있는 식탁’을 만들어 가며서
얻게 되는 경험들이라고 한다.
이런 ‘대화있는
식탁’을 가정 내에서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은 훈련인 것 같다.
어느날 일찍 와서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 해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대화라고 하는 것이 일상적인 내용을 서로 주고 받는
것 만 갖고도 대화 가 이뤄워졌다고 말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걸로 아내를,남편을,자녀를 이해 한다고 할 수 없다.
나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 작년에
대학에 입학 했는데, 한 학기 다녀보더니 휴학을 하겠다고
말 했다. 나 와 아내는 아들의 생각을 돌이켜볼려고 했지만, 최종 선택은 본인이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결국 반수를 하게 되었다. 7월부터
시작 해서 11월 수능을 보는 날까지 밤 11시에 들어 오고, 이른 아침 학원에 갔다. 간간히 대화를 나눴지만 늘 서로에게 만족
스럽지 못했다.
어제는 대학 수시 논술 고사가 있는 날이라서, 이른 아침에 아들과 함께 고사장으로 향했다.
가는 차 안에서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올 것 같다고
안절 부절 하는게 아닌가?
속은 타고, 걱정이 되었다. 시험장에 들어간 후 맘 편하게 시험에 집중 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시험을 그럭 저럭 봐서인지, 하나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 한다.
아내는 발표때까지 새벽 예배에 나가 기도 해 보면 좋겠다라고 거들었는데,
아빠가 함께 도와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 하는 소릴 듣고 다소 책임을 느낀다.
새벽 5시에 깨우러
아들 방에 갔더니, 아빠! 저 일어 났어요.
그래, 일찍 일어 났네 , 준비해서 다녀 오렴. 아빠는 숙제가 있어서 혼자 다녀 와야겠다 라고 했다.
아들이
새벽 예배에 간 후 비가 올 모양인지 천둥 소리 와 번개가 요란 했다.
끝날 시간쯤, 밖에 비가 내리고 있는데, 우산을 갖고 가질 않았다.
우산을 챙긴 후 교회 근처에 갔더니, 마침 집에 전화를 하고 있던 중 이였다.
빗속을 함께 걸었다.
집에 온 후, 나는 숙제를 하느라 한참 동안을 타이팅 소리만 내고 있었다.
아들이 음식을 만들어 놓고, 엄마와 누나를 깨우라고 했다.
원래 요리에 흥미가 있던 아들이지만 기특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준비해 엄마 와 누나를 식탁에 모셔 놓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진로에 대한 이야기, 책에 대한 이야기등등을
말 하면서 시간을 보냈었는데도 아직 출근하기 이른 시간이 아닌가!
아내 와 딸이 해 오던 음식 준비와 설거지를 아들과 내가 담당한 아침 식사 시간은 가족애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 ‘대화 있는 식탁’이 아닌가 생각 해봤다.
가끔은 서로의 역할을 뒤 바꿔 보면서, 상대를 이해하는 노력을 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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