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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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코끼리가 보이니? 나와 함께 인간들의 꿈을 푸러 다니는 친구야"
뿌꼬 아저씨는 나무 곁에 서 있는 코끼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똥 속에 꿈이 있다구요?, 말도
안되요!"
"생각해보렴, 인간들은 꿈을
쉽게 가지고 또 쉽게 버리곤 하지, 음식물이 소화되어 똥이 되듯이 생각과 꿈들도 버려지면 똑같이 똥이
되는 거야, 단지 더러움 때문에 인간들은 그 안에 꿈이 있는 것을 모를 뿐이지, 한 때는 소중했던 꿈들을 말이야"
조금 전까지 분명 똥차였는데, 커다란
코끼리가 되어 풀을 뜯고 있었다. 긴 호수는 코가 되었고 코 끝으로 풀을 말아서 입 안에 집어 넣었다. 어린 아이가 손을 내밀어서 무언가를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머리를 흔들더니 귀를 펄럭였다. 새들의 날개 짓처럼 가벼웠다.
크게 움직이면 하늘을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코끼리는 소년을 쳐다보았다. 뿌꼬 아저씨를 처음 보았을 때 눈빛이었다.
"아저씨가 사는 곳은 멀리 있는 행성인데, 어떻게 보내주는 거예요?"
뿌꼬 아저씨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고는 오른손을 펼쳐보았다. 씨앗이었다. 조금만 씨앗이었다.
"이 씨앗은 코끼리가 만들어준 꿈의 씨앗이란다. 이 나무도 처음엔 아주 작은 씨앗이었지,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인간들의
꿈을 담을 수 있고, 커다란 우주까지도 품을 수 있단다. 이
속엔 엄청난 에너지가 숨겨져 있지, 한 번 만져보렴"
소년은 씨앗 하나를 건네 받고는 아저씨처럼 손바닥 위에 올려 놓았다. 처음 나무를 만졌을 때의 따뜻함과 두근거림이었다. 오히려 그 때의
느낌보다 더 강하게 전해져 왔다.
"점점 뜨거워져요"
"인간이 처음 꿈을 가질 때 느낌과 똑같은 거야, 어디선가 뜨거워지고 가슴 뛰는 느낌, 그건 우주의 에너지가 하나로
모아지는 순간이기도 해"
"진짜 두근거려요, 살아 있는
것 같아요"
뿌꼬 아저씨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소년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럼, 씨앗은 살아 있는
생명이야, 어떤 힘든 환경에도 살아가는 힘이 있지, 씨앗
껍질을 자세히 보렴, 아주 작은 날개가 붙어 있을 거야, 저기
바다가 보내준 바람이 하늘 높이 올려 주면 그 다음부턴 씨앗이 날개를 펴서 먼 우주까지 날아가는 거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코끼리
주변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씨앗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나뭇잎도 먼 여행을 시작하는 씨앗들에게
힘내라며 나붓거렸다. 소년은 햇살에 비친 나뭇잎 속살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어떤 꿈인지 보고 싶어요"
뿌꼬 아저씨는 나무에 매달린 나뭇잎 몇 장을 떼어서 소년에게 보여주었다. 평범한 나뭇잎이었지만 뿌꼬 아저씨 손이 닿자,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꿈이 보였다. 파일럿이 되어서 푸른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대통령의 모습, 또 다른 잎에는 가족들이 모여서 웃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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