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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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은 열애중입니다. 두 번 째 휴가를 다녀간 후 전화 속 녀석의 목소리가 촉촉하게 젖어있습니다. 퍽이나 그리운 모양입니다. ^^
얼마 전 아들의 생일에 여자친구가 만들어보낸 선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지를 16쪽으로 나누어, 제각기 다른 컨셉으로 꾸민 종합선물세트였는데요. 그 하나하나가 어찌나 기발하고 정성이 들어간 작품인지,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들이 보낸 편지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스캔해서 모은 것. ‘제길, 사랑이란 단어만 보면 눈물나려해’
우체국 창구에, 여자친구가 들어간 박스가 올려져있는 만화. “춘천으로 보내주세요 ㅠ.ㅠ”
자신의 셀카사진 15매를 멋지게 배치한 것 등, 정말 대단했습니다.
휴가 후유증인지 여자친구가 힘들어하는 메일이 왔길래, 제가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의외로 사랑다운 사랑 한 번 못해 본 사람이 많은데, 너희는 제대로 청춘을 관통하고 있는 것 맞다, 그러니 인연에 감사하고, 너무 추워하지 말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기운차리라구요.
막 미국의 쿨한 세대의 쿨한 연애에 대한 보고서를 읽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 중독자, 포르노같은 ‘성적 환상’과 경쟁해야 하는 여성들, 정서적인 친밀감을 나약한 것으로 치부하는 캐주얼섹스... 라스베가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만남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년 동안 50명의 여자를 만나고, 그 중 절반의 여자와 잤다는 남자의 결론은,
“다른 무엇보다도 사랑에 빠지고 싶어요.” 였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모든 것이 허용된 사회에서는 에로티시즘이 희석된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정숙함이 없다면 에로틱한 것을 알 수 없다, 정숙함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거지요. 저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선택 중에서 한 사람과 사랑을 약속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노력을 요구하는 선택이다. 이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이자 가장 큰 기쁨의 원천이 된다. 사랑은 거듭거듭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천하고 매일 마음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다. 사랑을 하려면 자신을 변화시키고 또 사랑에 의해 변화할 수 있도록 매일 열려있어야 한다. 사랑을 키우기 위한 노력 없이 상대와 계속 사랑에 빠져있을수는 없다.”
나는, 아들과 여자친구를 포함한 모든 연인들이, 사랑의 연금술을 깨달아 끝내 승리하기를 기원합니다.
-- 참고도서 --
“내 사랑을 방해하는 7가지 악마”
질리안 스트로스 지음/배유정 역/갤리온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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