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id: 깔리여신
  • 조회 수 2341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12월 17일 08시 56분 등록
 

              변화를 수용하라


    지금 대한민국에서 몸무게 수치에 대해 자유로운 여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나를 자각한 사춘기부터해서 지금까지 ‘날씬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으며, 지금도 살찌는 것이 두렵다. 내가 중년이 되고부터 중년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중년여성들은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배가 나오고, 허리가 두텁다는 것이다. 물론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은 중년여성이 되어도 여전히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유형의 체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나는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서 인간은 신체의 기초대사율이 느려지고, 기름기 적은 신체조직은 감소하는 반면 지방은 증가하게 때문에 50세 이후에는 신체지방의 구성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또 체중은 폐경기 무렵에 재배치되어 가슴과 허리, 등 위쪽에 지방증가를 초래한다. 여성은 나이가 듦에 따라 체중증가와 체형변화를 예상해야 하며 더 이상 대중매체에서 요구하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낯설어보였다. 눈가의 자글자글한 주름, 탄력을 잃은 눈꺼풀, 무엇보다 입주변의 근육들이 힘을 잃고 축 쳐진 것 같다. 그리고 줄어든 머리숱,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는 새치, 거기다 인생 별로 재미없다는 시큰둥한 표정. 일부러 웃어보려고 미소를 지어보지만 눈가의 주름살만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도 없지만 신체의 노화와 변화도 막을 수가 없다.

  어떤 중년여성들은 보톡스를 맞거나 주름살 제거수술로 젊음을 되찾으려고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이지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걸어 온 삶의 궤적을 부정하려는 것 같이 보인다. 행복한 중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일단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온전히 수용하고 긍정하는 것이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장자>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도에는 시작도 끝도 없지만 물건에는 삶과 죽음이 있다. 그래서 물건의 공용이란 믿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어떤 때는 비었다가도 어떤 때는 차게 마련이어서 그 형세에는 일정한 모양이 없다. 늙어가는 나이를 막을 수가 없고, 흘러가는 시간은 멈추게 할 수가 없다. 생성과 소멸, 찼다가는 비는 일을 반복하여 그치면 또 시작을 한다. 물건의 생성과 소멸은 말이 뛰는 것도 같고 달리는 것도 같이 변화한다.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란 없고, 잠시도 바뀌지 않는 것이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하겠는가? 무엇을 하지 않겠는가? 그대로 스스로 변화하게 버려두면 그뿐인 것이다.”


‘늙어가는 나이를 막을 수가 없고, 흘러가는 시간은 멈추게 할 수가 없다.’는 말은 진리이다. 자연의 순환법칙에 의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그 순환의 흐름 안에 우리 인간도 속해있음을 알고 거부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중년여성 연구자료에 의하면 자신의 신체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이 자기 존중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신체 존중감을 가진 여성들은 자신들의 웰빙을 높일 수도 있는 활동(예를 들면 운동)에 대해 상황을 피하려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반면 건강 혹은 미용을 위해서 운동하는 중년여성들은 자기존중감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년여성이 되면 자신의 미색(美色)에 대해 말하는 것이 꺼려진다. 얼굴과 목의 피부가 건조해지고 벗겨지고 늘어지고 주름지게 되는 등 노화로 일어나는 피부변화는 자신을 당황하게 한다. 신체상의 변화가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기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는 않지만 거울 속의 자신이 낯설 때가 있다.

장자는 ‘삶의 실정에 통달한 사람은 타고난 본성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운명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지혜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의 육체는 늙는다는 본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늙어 죽는다는 운명을 타고 났기에 내 힘과 지혜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에는 굳이 애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듦에 대한 인정, 나이로 인한 신체적인 변화를 인정한다고 해서 좀더 젊어지고 좀더 아름다워짐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좀더 아름다워지려는 여성의 욕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노화를 더디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IP *.85.249.182

프로필 이미지
2012.12.21 06:35:26 *.154.223.199

운동이 자아존중감을 높일 수 있군요. 그 반대도 가능하고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