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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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중에서
이보다 뜨거운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삶이 어두운 진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순간에도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볼 희망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코엘료는 당장의 현실이 어려워도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원하면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우리를 다독입니다. 이렇게 가슴 뜨끈해지는 책을 1억 부 넘게 팔았으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별에 온난화의 징후가 나타나는 것이 어쩌면 그의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믿으면 될 일인데 의심 많은 제 성격 때문에 그러지를 못하네요. 우선 온 마음을 다해 원하는 것을 이룬 사람은 코엘료의 말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좋은 증거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제법 열심히 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온 마음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가 따라붙습니다. 그의 말처럼 꿈을 이룬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은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교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도대체 ‘온 마음을 다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를 뜻하는 걸까요?
심리학자인 K. 안데르스 에릭손(K. Anders Ericsson)은 베를린 음악 아카데미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우선 학생들을 ‘엘리트’ 그룹과 ‘잘하는’ 그룹 그리고 ‘평범한’ 그룹, 이렇게 셋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이올린을 처음 잡은 이후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연습을 했는지를 물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엘리트’ 그룹이 1만시간, ‘잘하는’ 그룹의 경우 8천시간이라고 대답한 반면에 ‘평범한’ 그룹은 4천시간에 불과했습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8천시간만 연습하고도 ‘엘리트’ 그룹에 속한 학생이나 1만시간을 연습하고도 ‘잘하는’ 혹은 ‘평범한’ 그룹에 머물러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1만시간의 법칙’이 증명된 셈입니다.
로또를 산다고 해서 당첨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아니, 그 당첨의 확률이라는 것이 벼락을 여러 번 연속으로 맞는 것에 비교될 정도이니 아주 낮은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로또를 사지 않은 사람이 당첨될 확률은 아예 없다는 단순한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 땅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원해야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찾아보세요. 그 ‘무언가’가 여러분 인생을 멋지게 빛낼 한 방이 될 테니까요.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인생의 로또에 당첨되는 방법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방법으로 우리는 우주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원할 무언가’ + ‘1만시간의 노력’, 진실은 항상 그렇게 가까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