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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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의 교육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는 <열정과 기질>에서 심리학, 회화, 음악, 정치 등의 분야에서 특별한 업적을 남긴 일곱 명의 거장들을 연구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간디와 프로이트와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인물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창조적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가드너의 연구 결과의 핵심 중 하나는 ‘10년의 법칙’입니다. 그에 따르면 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려면 그 분야에서 통용되는 전문지식에 통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정도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가드너는 10년의 법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인생 패턴 : 창조성의 10년 규칙. 정당한 근거 없이 숫자의 마술을 부릴 생각이 없음에도,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창조성의 10년 법칙을 발견했다. 일곱 명의 창조적인 인물들은 분야마다 약간씩 기간은 달라도 대략 10년을 사이에 두고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인지 심리학 계통의 연구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한 사람이 어느 분야를 기본적으로 통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10년이다. 피카소처럼 네 살에 시작하면 10대에 거장이 될 수 있고, 10대 후반에 창조의 노력을 시작한 스트라빈스키 같은 작곡가와 그레이엄 같은 무용가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창조성의 본 궤도에 올라선다.
10년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중대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도약은 대게 일련의 시험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일단 도약하게 되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들은 흔히 천재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연습을 별로 안 해도 큰 성과를 낼 거라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의 노력 없이 이룩한 비범한 성취’, 이것만큼 보통 사람과 비범한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열정과 기질>은 10년의 법칙을 통해 이런 생각이 편견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저는 가드너가 말한 ‘10년의 법칙’이 창조적 대가(大家)가 아닌 저처럼 평범한 사람의 인생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대가들처럼 탁월한 성취는 아니겠지만 평범한 사람이 어떤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10년간의 수련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전환점(turning point)’이라 부를만한 특별한 시기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4살일 때가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제 상황은 조금 어려웠습니다. 집은 완전히 망한 상태였고, 변변치 않은 학벌에 군 복무 중이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반쯤 보이는 모습으로 꿈이 찾아왔고, 우연히 손에 든 책 한권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어떤 도약을 해낸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은 평범한 내게도 뭔가 특별함이 있음을 조금씩 발견해온 과정이고, 내 안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실험기였습니다. 그래서 소중하고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시간입니다.
가드너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가들은 10년간의 수련기를 거쳐 첫 번째 도약을 하고, 그 다음 10년 후 다시 한 번 중대한 혁신을 이룹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대가들의 성취보다 그들의 열정과 꾸준함을 본받아 정진한다면 제게 주어진 잠재력만큼은 꽃 피울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오늘 소개한 책 : 하워드 가드너 저, 임재서 역, 열정과 기질, 북스넛, 2004년
* <열정과 기질>은 10년의 법칙 외에도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남긴 인물들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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