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mpo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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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기 레이스 칼럼2주차> 2013.01.10.(일)
법의 정신, 너 아직 살아있니?
----- 일명, '법 없이 산다' 족의 의무
글: 서 은 경
평소에 법을 몸으로 느끼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국가의 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옆에는 언제나 ‘법’이 그림자처럼 몰래 붙어 다닌다.
지금 우리는 법치국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나라에는 법과 관련한 두 부류의 족속들이 있다.
“아, 왜 이러세요~ 이래 뵈도 저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모범시민이라구요~!”
스스로 ‘모범시민’이라고 부르며 우쭐대는 A씨, 특별히 나쁜 짓(?) 하지 않고 사는 보통 사람이다.
일명, ‘법 없이 산다’족이라 부르자. 하지만, 이들이 주차 위반 딱지를 손에 쥐었을 때는 말이 틀려진다.
차 앞 유리에서 끼워진 위반 딱지를 발견하는 순간, 부르르 떤다. 분명 자신이 주차 위반 구역에 주차해놓고서는 왠지 억울하다.
법의 쓴맛(?)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내 지갑에서 만 원짜리 지폐 4장이 빠져 나가고 가슴팍에 쓰라린 기스를 그은 뒤에야
‘벌금을 안 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법을 지킨다. 부끄럽지만 바로 내 이야기다.
법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우리를 감시(?)한다. 하지만 우리를 지켜주고 먹여주고 위로해 주는 법도 많이 있다.
성폭력 특별법, 학교무상급식법, 노인복지법 등 법의 종류만도 2천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법을 힘이 센 계급 순으로 나열해 보면 ‘헌법’이 으뜸이요, 다음이 ‘법률’이다. 그리고 명령, 조례, 규칙 순이다.
그리고 ‘실정법과 절차법’, ‘성문법과 불문법’, ‘일반법과 특별법’으로 법은 내용 별 용도 별로 나눠져 있다.
300 여 년 전, 몽테스키외가 [법의 정신]이라는 역작을 남긴 이후로 세계 각 나라들은 법을 잘 정리하여 기록해 오고 있다.
말 그대로 ‘성문화’하여 ‘두꺼운 법전’ 속에 법조항을 빽빽이 담아두고 있다.
법 정신의 죽음
요즘 들어 간혹, 신문을 보면서 머리가 확~ 돌아 버릴 때가 있다. 일명, 멘붕.
너무도 뻔하게 “이건 아닌데, 진짜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도록 ‘조용히 잘 사는’ 나를 툭툭 건들이는 ‘족속’들이 있다.
나는 이것을 ‘법대로 했다’족이라고 부르겠다.
올해 대한민국 국가예산은? 약 340조이다.
작년 세계 전자시장에서 매출 200조를 달성한 우리나라 일등(?) 기업은? 당연히 삼성이다.
국가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돈의 힘이 막강한 재벌 삼성, 그곳에 ‘법대로 했다’족이 살고 있다.
이재용씨. 누구나 다 아는 삼성가의 후계 예정자다.
그런데 지난 1월, 이재용씨의 초등 졸업반 아들이 서울의 어느 국제중학교에 합격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 학교는 추첨제가 아닌 시험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다. 비싼 학비를 내고 다녀야 하지만 입학 경쟁률이 센 편이다.
이재용씨는 이 학교에 자기 아들을 시험이 아닌 ‘특별전형’으로 입학 시켰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이가 없다.
정부가 소외계층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일반 사회적 배려자’ 전형이라는 제도가 있다.
‘일반 사회적 배려자’ 전형은 둘로 나눠지는 데 [경제적 배려]전형과 [비경제적 배려]전형이다.
이재용씨 아들의 경우는 [비경제적 배려] 전형에 해당(?)하여 합격했다. 본래 이 법을 만든 취지는
한부모 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장, 자녀 다문화가족 자녀, 장애인, 환경미화원 자녀 등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이재용씨는 어떻게 말한다.
“법대로 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몇 년 전, 아내와 이혼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한 부모 가정 자녀’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법을 아주 잘 '이용'한다.
해당 학교도 서울시 교육청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혹시나 재벌이 가져다 줄 큰(?) 이익에 환호하며 넙죽 한 자리 내 주는 학교, 힘 센 족속 앞에 알아서 눈 감고 문제제기를 포기한 교육청. 이 모습이 우리의 사회의 현실이다.
이혼한 재벌의 어린 아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불쌍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상식’ 수준에서 이것은 공정하지 않다.
본래, 법전에 적힌 법 그 위에는 일반 사람들 누구나가 동의하는 상식과 관습이 있다. 바로 관습법이다. 굳이 법전에 기록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지켜왔던 것들이다. 몽테스키외는 “법전에 기록하지 않은 관습도 큰 범주에서 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은 법전에 기록한 한 줄의 글귀는 이미 고정된 불변의 법이 아니다. 법은 축구공 같이 사람들의 이 발 저 발 사이로 옮겨가며 관계 속에 있을 때
그 정신이 살아있다.
법문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법. 요즘 시대 법의 모습이다.
힘 센 족속들이 법을 점점 괴물로 만든다. ‘자유, 평등, 정의’를 실현할 법 정신이 죽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외치는 일명, ‘법 없이 산다’ 족속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밥벌이에 바쁘다는 핑계로 안락하고 편안한 개인의 삶 추구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법이, 이 사회가, 국가가 적극 나서서 개인의 삶을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법 없이 산다’족들은 스스로를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순수한 영혼’쯤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공동체의 문제가 곧 내 개인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시민의 이름’으로 세상을 감시하며 자기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그것이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지켜주는 ‘사회정의’를 조금이나마 실현하는 길이다. (끝)
네, 정말 그러하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정말 정도경영하는 양심기업도 많고 국민 위해 사명감 갖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들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것 같고.....
그런데 가끔 뉴스 들을 때면 분통 터질 때가 있어요, 저는...ㅋㅋㅋ
잘 만들어진 법이라도 법정신에 따른 각 사항 별 해석의 문제가 있으니...
아무토록 사회이슈가 되는 문제는 정당과부당을 꼭 잘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의자유가 잘 보장될거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안정감있게 잘 살수 있을 듯 합니다.
요즘 세상 사람들 마음도 시선도 너무 까칠하고 부정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는게 사실이네요.
다들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봐요.
이럴 때 일수록, 님의 말씀대로 많이 많이 보듬어 주고 칭찬해 줘야 할듯...
많이 많이 칭찬하기!
저도 노력해야겠습니다! 줗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