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2013년 3월 2일 23시 11분 등록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책들

 

목차

에필로그: 나에게 책이란?
-인문학 서적을 멀리했던 나의 독서편식
-변화경영연구소의 지적 레이스를 통해 책을 배우다.

 

1.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구본형, <그리스인 이야기>
-저자에 대하여: 변화경영시인, 구본형
-책 속으로: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게 된 것이다.
-감동적 장절: 시인의 노래, 다이달로스, 그리고 에필로그
-아쉬웠던 부분: 새로운 시도, 아쉬운 흐름
-칼럼: 나만의 위대한 신화를 써나가자

 

2. 법의 정신에 대하여: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저자에 대하여: 계몽주의자 몽테스키외
-책 속으로: 법은 언제나 입법자, 즉 권위자의 정열과 편견에 부딪히는 것이다. 때로 법은 그것을 돌파하여 나아가 그 빛깔에 물들고, 때로 그냥 머물러 그것에 병합된다.
-감동적 장절: 입법자의 자세
-보완점: 아시아와 흑인에 대한 저자의 잘못된 편견
-칼럼: 법의 정신과 공정한 입법자의 역활

 

3. 현대의 영웅에 대하여: 테드알렌/시고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베쑨에 대하여: 우리시대 큰 의사
-책 속으로: “의사들이여, 부상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
-감동적인 장절: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한 의술
-보완점: 베쑨에 대한 기록과 사진들
-칼럼: 탁월함과 냉철한 사회인식을 지니자

 

4. 새로운 교육에 대하여: 이희영, <솔로몬 탈무드>
-저자에 대하여: 10년의 결실, 유대학자 이희영
-책 속으로: 질문하라. 그래야 배운다.
-감동적인 장절: 유대인의 교육방식
-보완점: 두껍지만 전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던 탈무드
-칼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프롤로그: 나만의 책을 쓰자.
-직장 10년차, 왜 책을 쓰고 싶은가?
-책쓰기 시도와 포기의 반복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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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나에게 책이란?

인문학 서적을 멀리했던 나의 독서편식
사람마다 책을 보는 이유와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가 다르겠지만 나에게 책이란 참고서다.새로운 정보를 주고 몰랐던 지식과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길잡이다. 비싼 돈 들이지 않고 한 사람의 연구결과를 들여다볼 수 있고 유명한 사람의 컨설턴트도 들을 수 있다. 수많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점도 좋다.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들을 배우고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탄탄해질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안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였다. 무엇보다 기술서적이나 과학서적은 업무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책에서 배웠던 지식들을 마치 내것인마냥 사용하며 자신을 뽐낼 수 있었고 꽤나 효과적이였다. 내가 책을 보는 이유는 최대한 빨리 실생활에 활용하고 이성적 지식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책은 지식 정보와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식과 정보가 없는 책은 가치가 없다는 무서운 편견에 빠졌다. 수필 소설 처세술같은 책들은 읽지 않았다. 대신 더욱더 기술적인 책들을 찾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나오는 신기술들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 기술 잡지를 구독하고 논문을 읽었다. 잡지와 논문은 책보다 훨씬 빠른 정보를 제공했다. 책에서 본 내용들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지식이 넓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에서 본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혼자 뿌듯해하곤 했다.

 

그때부터 독서 편식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나에게 독서는 휴식이라기보다 공부에 가까웠다. 책을 통해 최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마치 대학을 가기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 수험생의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직장이 바뻤기 때문에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지만 책을 놓기는 싫었다. 그래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략은 아주 간단했다. 지금 나에게 그리고 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기술서적만 읽는 것이였다. 물론 읽고 싶은 인문학 책은 정말 많았다. 좋아하는 작가의 새책이 나올 때나 눈이 혹가는 제목의 인문학 서적을 발견할 때면 참는게 힘들었다.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조금 더 시간이 생기면 그때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위안 삼을 뿐이였다.

 

의도적으로 인문학책들을 멀리한 이유는 실용적인 정보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인문학 서적의 형이상학적인 모호함과 인문학적 고찰, 정신세계의 복잡성은 나에게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여유가 없었기에 책이 독자에게 질문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보다 명쾌하고 단순하게 답을 제시해주길 원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없다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어떤 정신적인 고찰도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독서 스펙트럼은 비정상적으로 한쪽에 치우쳐 버렸다.

 

하지만 머리에 지식이 쌓이는 것과 별개로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허무했다. 책 읽는 것이 즐겁지가 않고 숙제같은 기분이 들었다. 갈수록 책을 읽는둥 마는둥 했으니 머리에 남는 것도 얼마 없었다. 이런식의 편협한 독서는 스스로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책을 읽는 척만 하는 것 같았고 그냥 스스로 책을 읽고 있다는데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였다.
의미있는 독서를 하기 위해서 독후감을 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독후감을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몰랐다. 거기다가 기술서적의 독후감은 지독하게도 지루했다. 얼마 안가 독후감 역시 형식적으로 변했다. 내가 쓴 독후감을 내가 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는 편이 나았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책을 통해 어떤 지식을 얻어야 하는지 답답한 시간들이 계속 되면서 책 읽는 것에 흥미를 잃어갔다.

 

인문학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째 기술은 그 자체만 가지고서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기술을 통해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고서는 어떤 지식도 강한 울림이 없었다. 내가 무엇때문에 책을 읽는지와 함께 책을 읽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했다.
둘째로는 가끔씩 사는게 무의미해졌다. 경쟁하고 노력하고 나를 갈고 닦기 위해 매일매일 뛰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어려운 기술서적이나 논문은 더욱 더 스트레스로 다가올 뿐이었다. 해답이 필요한게 아니라 내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들이 필요하다고 세포들이 외쳐댔다.

 

 

변화경영연구소의 지적 레이스를 통해 책을 배우다.
그동안 외면했던 인문학 서적들이 새롭게 보이던 시점에 구본형의 변화경영연구소를 알게 되었다. 연구원이 될 경우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2년의 수료과정을 마치고 책을 집필해야 하는 과정이였다. 지금까지 독서를 하면서 느꼈던 답답함과 부족함, 모호함을 해결해 줄 것 같았다.

운좋게 지적 레이스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고 먼저 4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실제 연구원이 되면 읽어야 할 많은 책들 중 먼저 4권을 맛보는 일종의 1차 테스트였다. 지적 레이스는 크게 일주일에 두가지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책의 저자에 대해 조사하고 맘에 드는 문장을 정리하며 책의 목차를 파악하는 작업이다. 책에서 느낀 감동적인 장절과 보완점도 적어야 했다. 두번째 프로젝트는 정해진 주제에 대해 칼럼을 적는 것이였다. 칼럼의 주제는 책과 관련이 있었다. 데드라인이 있는 프로젝트, 읽어야 하는 두꺼운 책, 평소 친근하게 접하지 않았던 인문학 서적들, 그리고 바쁜 회사생활. 두려운 건 아니였지만 자신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일주일에 한권의 책을 읽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였다. 업의 특성상 야근이 잦았고 집에오면 파김치가 되었기 때문에 책을 펼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낭비적인 시간을 버렸고 주말도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피곤했지만 일주일이 알차게 채워진 것 같은 기분좋은 피로감이 느꼈다. 그건 실로 황홀한 경험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이 이토록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일인줄 몰랐다. 거기다가 인문학 서적들은 한쪽 뇌만 쓰는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처음 보는 신화 이야기, 지금까지 몰랐던 위인, 지금까지 오해하고 있었던 유태인들과 그들의 교육이야기들. 바로 직장에서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지식들이였다. 하나의 지식이 다른 지식과 융합되어 새로운 창의성을 터트릴 것이라 믿게 되었다.

 

무엇보다 지적 레이스를 통해 책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지적 레이스는 저자에 대해 조사하고, 맘에 드는 글귀를 옮겨적고, 직접 저자가 되어 글의 목차와 구성을 파악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먼저 저자에 대해 조사하는 작업은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저자의 사상이나 저자의 인터뷰 혹은 저자의 다른 책들을 조사하다보니 지금 읽은 책들이 명쾌하게 다가왔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는 책을 읽다가 많은 생각이 드는 글귀들을 옮겨적는 작업이였다. 이 작업을 위해 책을 읽으면서 항상 펜을 손에 들고 있었다. 맘에 드는 문구가 나오면 바로 밑줄을 긋기 위해서였다. 그냥 읽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문구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문구 밑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임으로 오롯이 나의 언어로 재생산되는 기분이였다. 문구를 옮겨 적는 작업은 문장을 곱씹게 했다.
책의 목차를 파악하는 과정은 책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살펴보고 보완적인 부분이나 감동적인 장절을 찾아내는 작업이였다. 이 작업을 통해 책을 어떻게 구성할지 그리고 책의 구성에 따라 글을 어떤 방향으로 써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칼럼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독후감과 비슷했지만 조금 달랐다. 목차를이해하고 저자를 알고 문구를 옮겨 적으면서 책을 완벽히 이해하고 글을 쓰니, 훨씬 전문적인 글이 되었다. 책을 통해 온전히 나만의 사고를 하게 되었고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내 안의 새로운 목표가 떠오른다. 난 왜 지금까지 책을 멀리하면서 살아왔는지 후회스러웠다. 현실에 타협하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면서 지금까지 책을 멀리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냥 지적 레이스를 참여한 것 뿐인데(아직 완벽하게 연구원이 된 것도 아니다) 책을 통해 지혜가 생긴 것 같았다.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책이 점점 좋아진다. 그리고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아주 짧은 4주의 경험이지만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4주간 읽었던 책들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보았다(사실 이것도 지적 레이스의 과정이다) <구본형, 그리스인 이야기>, <몽테스티외, 법의정신>, <테드 알렌/시고니고든, 닥터 노먼 베쑨>, <이희영, 솔로몬 탈무드> 네권의 책이다. 공통점이 없는 것 같지만 공통 부분이 많은 네권의 책을 통해 우리 인생을 살찌워보자.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1.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구본형, <그리스인 이야기>
신화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이성과 논리의 시대에 왜 말도 안되는 신화가 아직도 통용되는 것일까? 저자 구본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물리적으로 점령해야 할 땅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사적인 세계들이 여전히 우리가 점령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지적 세계를 만드는 작업은 신화를 써가는 것과 같다. 글을 쓰는 것, 기업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가 노력해서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신화와 연관이 있다. 아직도 조금 어려운가? 그럼 다음 설명을 들어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신화를 통해 우리의 위대한 힘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고, 신화 역시 인간의 본성으로 만들어졌다. 오천년전의 이야기가 현재에 강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유이다. 저자는 신화를 통해 나를 발견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기력한 삶을 버리고 모험적인 삶을 사라고 외친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모험을 부추기는 사상서이다.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에 대하여: 변화경영시인, 구본형
‘행하지 않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이라는 옛 격언이 있다. 입으로만 말하고 실제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모르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모두들 정직하게 살자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직한 사람이 더 적다. 법과 원칙을 지키자고 말하는 고위 공무원들은 가끔 위법적인 행동을 한다. 국민들편에 서겠다는 정치인들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이들은 말은 했지만 행하지 않았기에 정직과 법과 원칙 그리고 연민에 대해 모른다고 해야한다. 행하지 않는 말은 그래서 가볍고 혼란스럽다.

 

조언이나 충고 역시 비슷하다.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는 요즘 우리는 이것저것 참 많은 것을 주워듣는다. 그래서 쉽게 조언을 하고 확실하지도 않는 것들에 대해 옮고 그름을 쉽게 판단한다. 가벼운 정보 가벼운 지식들. 경험하지 않고 깊이 사색하지 않고 하는 조언이나 충고들이 넘쳐난다. 그런 이유로 한동안 자기 개발서를 보지 않았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자기 개발서는 패스트푸드 같이 한없이 가볍고 몸에 해로웠다. 마음을 움직이지도 가슴을 뛰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구본형의 책은 조금 다르다. 모든 문장은 경험이 녹아들어 생동감이 있다. 그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끊임없이 답을 찾는 과정을 겪었다. 고민하고 좌절하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험의 과정을 겪어 왔다. 내가 구본형이 아니기에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문체에서 나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의 책은 깊이 사색하고 고민하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의 책들이 가지는 또다른 장점이 있다. 바로 실용성이다. 그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도움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그의 책들은 읽기 편하다. 하지만 책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문장은 쉽고 간결하지만, 자꾸 책을 덮고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었지? 그때 나는 왜 이런 행동을 했었던 걸까? 그럼 앞으로 난 잘할 수 있을까? 자꾸 질문하게 되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불교의 선문답처럼 책을 읽으면서 이런 과정을 여러번 거치게 하는 힘이 있다.

 

난 그가 이제 ‘변화경영시인’이 되려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시처럼 살다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증명해주기를 바란다. 경쟁적이고 치열한 우리네 사회에서 시처럼 아름다운 글들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큰 향기를 남기길 바래본다.

 

저자의 이력
1954년 1월 15일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서강대에서 역사학, 경영학을 공부하고 1980년에 IBM에 입하사여 영업관리직과 변화경영혁신 팀장을 지냈다. 2000년 IBM에서 21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1인기업 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한다. 이곳에서 그는 변화경영전문가로 저서활동과 강연활동 그리고 연구원 제도를 통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작가이기도 하고 강사이기도 하며 연구소를 운영하는 소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철학과 사상을 전파하고 사람들 마음에 변화를 선동하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술활동은 43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한다. 1998년, 내면의 외침에 대한 답으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2013년 <그리스인 이야기>까지 현재 19권의 책을 세상에 내놨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전문가가 뽑은 ‘90년대 책 100선’에 선정되었고,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는 동아일보가 뽑은 ‘2001년 전반기 읽어야 할 책 10선에 선정되었으며,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2004년 리드앤리더 자문위원단이 뽑은 국내외 ‘비즈니스 명저 40’에 선정되었다. 비록 늦은 등단이였지만 그가 내놓은 책마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할 것이다”라고 말한 그는 저서 활동외에도 다양한 강연활동을 통해서 강사로써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2005년에 삼성 SDS e캠퍼스로부터 3000명 강사중 최고의 강사로 선정되고, 같은해 KBS 라디오 ‘구본형의 성공시대’를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한다. 현재는 EBS에서 <고전읽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서양 고전을 읽어주고 이를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그의 철학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독자들의 자기 혁신이나 변화를 도와준다.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날카로운 그의 문장들은 따스하면서도 정확하다. 변화경영전문가에서 변화경영사상가로 그리고 변화경영 시인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삶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저자의 말
말이란 그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소리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보면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그 사람의 진실성이 드러난다. 구본형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그의 인터뷰와 글들을 찾아보았다.

 

"스승은 점차 자신이 필요 없어지게 만드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스승은 제자의 마음에 각인 됩니다. 진정한 스승을 모셔 본 사람은 평생동안 스승을 잊지 못합니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존경으로 채색됩니다. 이런 마음이 오고가는 관계가 스승과 제자의 인연입니다. 그래서 사제관계는 ‘근본적인 삶의 유대’에 소고합니다. 훌륭한 스승과의 인연은 삶의 축복입니다”
-훌륭한 스승은 존재 자체가 가르침이다. 좋은 스승은 은은하게 풍기는 삶의 향기만으로도 제자를 가르친다. 삶과 교육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제자는 스승이 의도적으로 뭔가를 가르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이런 문구를 찾아낸 구본형이라는 작가는 분명 이런 생각으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만들 것이리라. 이타적이고 희생할 줄 알며 남을 돕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이 통하면 제자 역시 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박하고 치열한 우리네 삶에서 이처럼 정겨운 스승과 제자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서른 살 10년은 성취에 몰두해야 할 시기다. 이때 이루어 낸 것이 없으면 그 다음 마흔 살 10년은 통째로 흔들려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렵다. 서른살 10년의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이때의 10년은 성취를 위해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한다.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한때를 바닥에서 박박기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좋다. 어두움은 늘 위대하고 비옥한 토양이다. 한 시인의 표현을 빌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끊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량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이런 것들이 바로 30대를 만드는 힘들이다”
-30대는 참으로 좋은 시기이다. 취업의 험한 파도를 지나 어느정도 안정되는 시기이다. 결혼을 하고 신체적으로 왕성하며 새로운 인생의 즐거움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재밌는 것들이 늘어날 수록 수련을 게을리 하게 되고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젊음을 무기로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기 쉽다. 현실에 안주하여 먼 미래를 보기 힘든 시기이기에 많은 이들이 30대를 흥청망청 보내게 된다. 그는 진심으로 안타깝다. 변화를 하지 않으려는 30대,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휩쓸려가는 30대, 훗날을 위한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지 않는 30대들이 걱정이 된다. 이것은 방황하는 젊음을 위한 충고이다. 그의 저서 <필살기>에서 말하는 탁월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30대부터 진지한 삶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는 먼저 살아온 입장에서 30대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지 않는 바램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이리라. 정신없이 아둥바둥 살아온 나의 30대들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기분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는 일의 경험 밖에 없으니 또 그걸 하면 실패할 우려가 커진다. 자신의 기질적 특성과 맞는 것을 찾고 자기를 다 걸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 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을 고용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진실되다. 자신이 겪었거나 고뇌한 이야기만 한다. 거짓말이나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는다. 그는 실제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기업을 세웠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회사이기에 제2의 인생은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자신의 장점이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고 43세의 늦은 나이지만 모든 것을 걸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거기에 목숨을 걸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실제로 해냈다.

 

“그는 ‘밥’이라는 현실 앞에서 ‘꿈’을 포기하고 있는 수많은 ‘염소처럼 사는 호랑이’들에게 ‘변화를 두려워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며 ‘평범함이 비범함으로 바뀌려면 세월과 반복으로 한 분야를 들이파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의 글들을 보면 일관되게 노력하는 삶 후천적 노력을 강조한다. 노력과 훈련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일반인의 변화된 삶을 바라는 그의 글들은 ‘어제보다 내일을 더 아름답게 살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오늘도 희망이 되고 있다.

 

저자의 삶
저자의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고,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아본다.

 

나를 바꾼 경험
1991년 IMB 재직당시 그는 혁신 전문가 양성을 위한 심사관 제의를 받는다. 그는 싱가폴에서 열린 4일간 회의에 참석한다. 자신감이 넘쳤지만 아무 준비없이 참석했던 회의는 비참한 기분을 느낀다. 평가 모델을 훈련받지 못한데다가 영어를 하지 못했던 그는, 그곳에서 절망과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준비되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에 대한 회의감과 변화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밥벌이 회사원이 아닌 ‘변화경영전문가’로서 비전을 가지게 된다.

 

습관의 힘
1997년 한달간의 단식을 통해 그는 자기안의 ‘글을 쓰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이후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에 두시간씩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생활을 한다. 간절하게 변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의 습관은 어쩌면 숭고한 의식같아 보이기도 하다. 이러한 수련을 통해 6개월 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고 이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인기 작가가 된다. 고요한 새벽시간에 일어나 2시간동안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얼마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했는지 짐작이 된다.

 

변화경영사상가
직장에서 ‘경영혁신’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은 그가 훗날 ‘변화’를 화두로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키는 그의 비전은 기존의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인간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된 지식 사회에서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하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평범한 이들의 변화된 삶을 선동하는 사상가이다.

 

변화경영연구소
2000년 21년간 다니던 IMB을 그만두고 당시에는 생소하던 1인 기업을 만든다.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나 자기 자신을 고용한 것이다. 이곳에서 그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집필활동을 하면서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바라는 이들을 위한 멘토 역활을 한다. 2005년부터는 꿈벗과 연구원을 모집하여 가르치는 활동을 시작하였고 연구원 과정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아 전문가가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는 나침반 역활을 하고 있다. 변화경영연구소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10년이 지나면 어떤 연구원들은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그 일을 직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공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 의도이고 내 나눔의 본질이다. 책을 보고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책을 쓰다 보면 기량이 높아질 것이고 이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좀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함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꾼다. 한때 직장인으로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은 전문가들이 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동지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여의 방식이며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책 속으로: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게 된 것이다.
P0, 이름 없는 사람들, 자신의 세상을 갖지 못한 사람들, 아직 긴 모험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란다. 신화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위험한 모험을 선동하는 북과 나팔이다. 그러므로 이 위험한 대화를 기억하라. ‘너는 왜 아버지의 집을 떠나왔느냐?’, ‘불행을 찾아서지요’
-첫페이지의 이 문구는 참으로 오묘한 느낌을 준다. 빛바랜 사진과 날것의 정글 이미지가 겹치면서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대화 부분은 시적이면서도 참 함축적이다. 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 나만의 신화를 만드는 것. 이 모든 과정은 우선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고독을 즐기고 모험앞에 당당해지고 굳은 의지로 난관을 부셔 나가다 보면 결국은 나 역시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이 되어 있을것 같다. 책의 첫 문장은 책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듯 하다.

 

P16,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당신 자신을 아는 것.’
‘그럼 무엇이 가장 쉬운가?’ ‘조언하는 것.’
‘신은 무엇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
‘가장 가치있고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 비난당한 삶을 스스로 살지 않는 것’
-조언이 쉽다는 말에 큰 공감이 간다. 반면교사, 타산지석.. 조언할 꺼리가 우리 주위엔 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을까? 남의 허물만 보았지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수천년 전의 우리의 인류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 그지 없다. 가장 가치있는 삶에 대해 내리는 부분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착하게 살자고 말하고 행동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에게 비겁해지고 당당해질 수 없다. 자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지행합일의 삶이 중요하다.

 

P17,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엑셀시어(Excelsior) 사전적 의미로 ‘높게 더 높게’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책의 큰 중심 이야기이다. 지금 시대의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도 창업을 하지 않으며 취업준비생은 안정적인 직업만을 선호한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가 가진 것을 움켜지고 있을 뿐 가슴뛰는 삶을 살고자 하지 않는다. 시대의 병처럼 안전성에만 집착할 뿐 용기를 내거나 모험을 즐기려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를 끌어올리고 우리 삶의 주인이 되게 할 수 있는 엑셀시어의 정신을 찾기 위해 신화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내 안의 위대한 힘을 발휘해 내 인생을 변화시키리라. 그래서 그리스의 영웅같은 나만의 신화를 써내려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 겠다.

 

P17,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물리적으로 점령해야 할 땅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사적인 세계들이 여전히 우리가 점령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리스 시대같은 모험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시대에 맞게 다양한 모험이 가능하다. 자기에게 집중하고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찾는다면 영웅같은 나만의 신화를 쓰는 것이 가능하다. 책을 집필하거나 회사를 설립하여 다른 이들의 생각을 지배하는 지적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나의 지적 세계의 영향을 받는 또다른 추종자가 생긴다면 내 삶은 이미 영웅적 삶이 된 것이다.

 

P18,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이 단순히 신화를 소개하고 신화읽기를 위해 쓰여지지 않음이다. 각박하고 삭막한 요즘 시대에 신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창조해 나가게 선동하는 책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자신을 맡기고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고하는 말이다. 자신의 삶을 살아라, 안정적인 삶을 걷어차고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를 통해 모험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삶이 얼마나 가슴뛰는지 알고 영웅적 스토리에 소년같이 꿈을 꾸어보아야 한다. 모험으로 초대,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P38, 어제, 또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들, 고요한 일상의 호수에 문득 돌맹이 하나 다른 운명이 여울져 찾아온다네. 어리석고 위험한 젊은이 하나가 불행을 찾아 떠나네, 그것이 젊음이기에.
-그리스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모험 페르세우스. 젊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그의 모험은 젊기에 가능하며 젊기에 멋드러진다. 아직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에서 모험을 통해 영웅이 되는 그의 이야기는 재밌으면서 가슴이 뛴다. 불행도 성취도 모두 모험을 통해 얻게 되는 부산물. 모험을 통해 그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인생의 진한 맛을 맛보리라.

 

P47,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교실의 왕따, 누가 봐도 지질이. 교실의 깡패, 누가 봐도 문제아. 하나는 괴롭히고 하나는 당하지만 둘 다 같은 사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가운데 침묵하는 다수가 ‘그러지마’라고 외쳐야 해결되지.
-아테나와 메두사는 거울의 양쪽처럼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상징성이 뱀과 눈빛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못죽여서 안달이다. 이처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직장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케이스는 여자만 있는 집단이나 남자만 있는 집단에서 왕따나 인간관계 문제가 더 심각한 경우이다. 비슷하기에 상대의 약점이나 단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테나와 메두사는 공존할 수 없었던 걸까?

 

P92. 살다 보면 슬픈 일도 이렁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을 통해 미궁을 빠져나온다. 실이 없다면 그는 길을 잃고 방황하였을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나에게는 실이 있는가?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지 아니면 뿌연 안개속을 헤메고 있는지 고민해볼 일이다. 실이 없다면 실을 만들자, 실이 있다면 실에 집중하고 실을 따라가자. 시인이 말하듯 그 실을 꼭 잡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절대 길을 잃지 않을테니.

 

P104, ‘악의 평범성’, 그 원천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죄’에서 온다. 시키는 일을 그저 따르는 자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음으로써 주도적 삶도 사라진다.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2011>이라는 책에 보면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특히 거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거대한 구라로 끝나버린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의 연구나 핵무기 연구에 힘을 쏟았던 맨하튼 프로젝트의 많은 과학자들은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터졌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근 영화 <본 레거시>에서 쉬어링 박사는 괴물을 만들어 버린 주인공을 보고 “난 과학자다. 순수한 의도였다. 난 그저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만 했을 뿐이야. 당신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되는지 나도 모른다고”라며 절규한다. 이제는 기술에 대해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기술은 양날의 검처럼 우리를 편하게도 하지만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인문학적 지식과 철학적 사고가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P103,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서로를 모독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잊어버렸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하려하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기계에게 물어본다.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시를 잊었다. 결국 메모리를 잊어버렸다.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난 스마트폰을 개발한다. 회사에서는 글로벌 1위 자리를 위해 치열하게 고뇌한다. 그리고 더욱 더 많은 기능을 특허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간다. 수 많은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은 해가 갈수록 발전하여 이제는 컴퓨터 정도의 성능으로 발전하였다. 스마트폰은 사용하기 편해지고 수월해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더욱 차가워지고, 엄청난 기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 휴대폰이 아닌 나의 모든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일정을 관리해주고 사람과의 연결을 책임지고 나의 정보 나의 일과 모든 것이 이 작은 기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잃은 것도 많다. 몰입을 잊게 하고 기억을 잃게 한다. 이제 누구도 고민하지 않고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손가락 몇번으로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위험한 시대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쉬워졌다. 그래서 촌스럽게 책을 펼치거나 시를 음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옛날이 그립다. 그리고 책을 읽고 시를 음미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없다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그런 시대를 되돌려 보고 싶은 희망사항이 생긴다.

 

P123, 옛날 아테네의 강가에 사람을 죽이는 강도가 있어 침대 위에서 사람을 죽였지. 작은 사람은 침대만큼 늘여 죽이고 큰 사람은 침대에 맞게 잘라 죽였지. 아직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위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철제 침대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그래도 되먹여 치기를 당하듯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고정관념은 위험하다. 자기가 세운 일방적 기준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억지로 맞추는 것은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리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독선과 편견이 가득하다. 자기가 살아온 편협하고 좁은 삶에 갖혀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해결책이 지협적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많은 이들을 만난다. 그들의 확고한 신념이 통하던 시대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사회는 복잡해지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다양한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없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줄어든다. 나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포용해야 한다. 가끔은 자신의 주장을 내려놓고 다른 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지금 나에게 닥친 문제와 복잡한 우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단과 편견 아집을 내려놓고 상생과 화합 대화가 필요한 시대다.

 

P154,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과 문명의 상징체계 속에서 면면히 이어진다.
-신화와 고전을 접하면서 그 질긴 생명력에 감탄한다. TV도 없고 핸드폰도 없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최첨단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교훈을 주고 공감을 만들어 낸다. 신화는 아니지만 우리 옛날 고전 동화인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어떤 시대에서는 흥부가 주인공이 되었다가 어떤 시대에는 놀부가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를 우리는 시대에 맞춰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처럼 신화는 인간 본연의 무의식 세계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은 현실과 결합되어 있다. 그것을 해석하고 교훈을 찾아내는 것은 현시대를 사는 우리 몫일지도 모르겠다.

 

P155, 자신의 일을 하다 죽기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많은 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지 않는다. 직장인 열명중 아홉명은 남들이 시키는 일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퇴직을 하고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를 한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가슴뛰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시기가 축복이다. 그들에게는 퇴직이라는 말이 없으며 하루하루가 가슴벅찬 즐거움이 가득하다. 나 역시 그런 일을 찾길 바란다. 회사가 재미 없다는 건 아니지만 불안한 미래와 스스로에 대한 모험을 해보고 싶다. 삼십이 되던 날부터 생겨났던 고민은 이제 눈덩이 처럼 커져서 내 어깨를 짓누른다. 뭔가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남들을 돕는 것. 그리고 밥벌이 때문에 구차해지지 않는 것. 그래서 나도 도전해 봐야겠다. 변하고 싶다.

 

P172,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아직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지 마라. 환희가 가득한 기쁨 앞에서도 자만하지 마라. 인간이 해야 할 몫이 있고 하늘이 정해준 길이 있으니 오직 땅에 발을 댄 경허함으로 온힘을 다할 뿐.
-오이디푸스의 스핑크스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를 죽이고 새로운 영웅디 되었지만 그는 알지 못한다. 그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우리네 인생은 밀물과 썰물처럼 슬픔과 기쁨이 번갈아 온다. 기쁨이 올때 자만하지 말고 슬픔이 올때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길일 것이다.

 

P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벽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TED 강연에서 알렝드 보통은 현대인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스 비극을 돌아보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의 본성, 비극적 이야기를 통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서 지독한 불행과 엇갈린 운명의 이야기들을 접한다. 이런 이야기 즉 비극의 주인공들의 갈등과 불행을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아직 포기할 수는 없다고 그들에게 위로 받는다.

 

P186,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들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한동안 읽고 또 읽으며 곱씹었다. 비극은 물로 쓸 수 없다는 말에 가슴이 아프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이 말을 하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물같이 허망한 우리들의 일생은 반복적이고 평범하며 지루하다.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켜 나만의 신화를 완성하여야 한다. 혹시 지금 흘리는 눈물과 피와 고난은 먼 훗날 나만의 신화를 만들기 위한 초석일지도 모른다. 가난하다고 가진것이 없다고 절망할 필요가 없다. 그건 신화를 만들기 위한 좋은 초석이다.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자. 난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다.

 

P186, ‘신방도 못 치르고, 혼인의 축가도 없고, 결혼의 기븜도,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기쁨도 모르는 나, 친구에게서도 버림받은 불행한 이 몸, 목숨을 지닌채 죽은 사람들의 굴속으로 나는 떠납니다. 아, 테베의 땅이여. 신들이시여. 테베의 지도자들이여. 살펴주소서, 당신들 왕가의 마지막 딸을. 그 딸이 신을 경배한 까닭에 받은 고초를.’
-성품이 따뜻한 안티고네가 동굴로 들어가는 장면은 슬프다. 죽음을 알고서도 사랑하는 오빠를 위해 한 행동들. 아름다운 청춘과 빛나는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그녀의 독백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 죽음보다 더 고괴한 사랑을 실현하는 안티고네에게 하늘에 축복이 있길 바란다

 

P189, 진정한 핵심은 원칙의 우열과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다르게 생긴 인간들의 갈등, 바로 그 개인들의 작렬하는 갈등인 것이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의 갈등은 시공을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가 매일 여기저기서 겪는 오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대립은 현대의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과 비슷하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원칙이 대립되는 구도 말이다. 안티고네는 사랑으로 한껏 고양되어 있다. 그녀의 마음은 비옥하고 천성이 사랑이 넘치고 황홀하다. 무덤도 없이 사람을 내버려 두는 것을 볼 수 없는 안티고네는 신의 원칙을 중시하고 오빠를 사랑하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에 반해 크레온은 백성을 사랑하지만 독재자다. 이기적이고 사랑에 대해 닫혀있다.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부조리의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는 권력이 모든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그가 내세운 국가의 법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가 옳다고는 정의 내리기 쉽지 않다. 각자의 살아온 삶과 원칙이 있을 테니깐. 하지만 난 안티고네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녀의 따뜻한 품성은 인류가 본받아야 할 중요한 자산이다.

 

P198, 모든 전쟁은 어리석다. 만약 전쟁을 꼭 해야만 한다면 권력을 위해서도 아니고 부를 위해서도 아닌 사랑을 위한 전쟁이 시인들이 다루기에 가장 적합했다. 탐욕이 만들어낸 참혹한 전쟁 속에서 전리품에 불과했던 여인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다룸으로써 인류의 이야기는 시로 시작되었다. 실제의 전쟁은 잔혹했으나 호메로스의 전쟁은 아름다웠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그리고 전쟁은 잔인하다. 탐욕과 번창은 서로 격렬하게 부딪치고 돈과 부를 위해 전쟁은 끊임없이 생긴다. 시인들이 전쟁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 사랑을 이용한다는 부분은 신선했다. 실제로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와 트로이 간에 헬레네라는 여인을 두고 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10년간의 전쟁이라니 낭만적이긴 하다. 피와 사랑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P215, 왕의 체면을 지키느라 진실을 버렸다. 그리고 그 비정함을 왕의 용기로 포장했다.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영웅은 영웅은 아니라 한낱 비겁자에 불과할 뿐인데, 그는 비겁한 길을 선택했다.
-부조리한 일들을 해야 할 경우 우리는 비겁해진다. 온갖 이유를 가지고 와서 자기를 합리화 시킨다. 자신의 선택을 괴로워하고 잊고 그리고 다시 비겁한 선택을 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명예와 인간의 도리보다는 돈이나 순간의 쾌락을 선택한다. 부조리에 맞서야 한다. 진실의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그것이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일지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 진실은 가려지고 정의는 고리타분해지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P262,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아. 파도 쳐서 물결이 여울지듯 기다린 듯이 너도 나도 덮쳐오니 눈물은 눈물에 연하여 끝이 없고 상처는 상처로 덮이는구나. 복수는 달콤한 것. 생각만으로도 빨리 내달리는 피로 혈관이 뛰고 수없는 상상 속 카라질로 원수를 죽인다. 그러나 인생을 온통 복수로 채울 수는 없는 법. 겨울에 죽은 것을 봄에 되살리니 그것은 칼 대신 꽃.
-남편이자 원수였던 네오프톨레모스를 죽인 안드로마케는 불행의 아이콘이다.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기구한 운명이였다. 절망은 혼자 오지 않고 함께 온다더니 그녀에게는 항상 눈물과 비통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복수로 인생을 채울수는 없다. 그녀는 복수를 끝내고 헬레노스와 함께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렸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법. 그녀의 만년은 평화로웠길 바란다.

 

P310,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10년 20년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래.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옆에 없어도 생각나고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옆에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사랑의 반대는 질투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사랑,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일인가.

 

P311, 두꺼운 <오디세이아>의 교훈을 이렇게 몇 줄의 시로 멋지게 정리하는 것은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일이니까.
-시는 함축적이고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래서 시는 아름답고 마음을 움직인다. 그런데 요즘은 시가 사라졌다.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언어가 넘쳐난다. 세상은 삭막해졌고, 낭만은 사라졌다. 지금 우리에게는 시가 필요하다. 우리의 영혼을 달래고 안정을 주며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P331, 이 말을 듣고 오디세우스는 그 험하고 먼 길을 가야 하는 운명에 낙담하고 울었다. 하지만 그는 실컷 울고 난 다음 키르케에게 하데스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가야 할 길이라면 두렵지만 가야 하고 고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거부하지 않으리라.
-여행을 시작했으면 끝마쳐야 한다. 지금 시작했던 일이 있다면 다른 일을 하기 전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비록 두렵고 힘들지만 우직하게 가던 길을 가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한발한발 걷다보면 언젠가는 끝이 보일 것이다. 훗날 이 영광의 과실이 나에게 돌아 올지니.

 

P339, 날마다 같은 일을 땀 흘려 반복하는 것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바로 그 일. 수없이 기를 써 올리지만 수없이 다시 굴러떨어지는 저놈의 바위. 언제는 일이 그친 것을 보았느냐. 세월이 얼굴에 깊은 고랑을 파고, 무의미를 반복하다 쓰러지는구나, 우리는.
-매일 바위를 들고 산을 오르는 시시포스의 모습을 보면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월요일 아침 축처진 어깨로 출근을 하는 인파를 보면서 오늘도 그들은 무거운 바위를 산으로 옮기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일이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른채 하루하루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살아간다. 무의미하고 희망없는 반복적인 노동은 그래서 나를 좀먹고 지치게 한다.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라는 책이 있다. 개발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로 변신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지지 못한 비전과 모험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바위로 던져버리고 산에서 내려오기 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변화를 갈망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해 보자. 진심을 다해 갈구해 보아야 겠다.

 

P350, 여신 아테네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용기와 지혜가 솟아오르도록 도와주었다.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버지와 아들은 굳게 믿었다.
-가끔 용기가 필요한 일이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하는데 역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다름과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많다. 그리고 잠깐의 용기로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잠깐의 부끄러움을 참지 못한다면 우리는 변화하기 쉽지 않다. 미친척하고 10초만 참아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정말 용기 외에 해답이 없는 상황이라면 자심감에 있게 나아가 보자. 나를 믿고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보자.

 

P399, ‘운명과 신이 허락했던 달콤한 그의 유품들이여, 너희들이 나의 혼백을 받아주고, 이 고통에서 나를 풀어다오. 나는 내 인생을 살았고, 이제 운명이 정해준 모든 노정을 다 마쳤으니 이제 나의 위대한 혼백은 저승으로 내려갈 것이다. 나는 카르타고를 세웠고, 내 자신의 성벽을 보았고, 남편의 원수를 갚았고, 내 오라비를 응징했다. 나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만일 그의 함선이 내 땅의 해안에 닿지만 았았던들.’
-사랑하는 아이네이아스를 떠나보내야 하는 디도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가슴이 뭉클하다. 사랑을 한다는 건 이처럼 위대한 일이리라.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건 또 얼마나 숭고한 일인 것일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랑.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난다.

 

P401, ‘불행에게 머리를 숙이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더 꿋꿋해져야 해요’
-시빌라가 아이네이아스에게 저승에 내려가야 한다고 했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적잖이 당황을 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저승을 여행하는 것은 그만큼 큰 결단이 필요할 테다. 우리들 역시 크고 작은 수많은 불행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불행에 기죽거나 스스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럴 때 일수록 더 꿋꿋하고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 그게 인생의 정답이 아닐까?

 

P435, 그들은 한때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자신의 모험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 하나를 건설했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 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모험이 있기에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고 완성된다. 달리 말하면 우리 모두 용기내어 모험을 하지 않으면 내안의 어떤 것들도 이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반복적이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키고 나만의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 비록 새로운 제국을 세울 수는 없지만 나만의 신화는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P448, 그는 시인이 영웅과 위인을 찬양하는 나팔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는 인간의 불행과 불운도 노래하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말과 사물은 같은 것이다. 그는 <활과 리라>에서 ‘말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 사물도 똑같이 피를 흘린다’,라고 했다. 시인은 사물에 대한 공감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학교에서 영상학을 공부할 때였다. 당시 <친구>라는 영화로 큰 히트를 치셨던 곽경택 교수님은 시나리오를 쓸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에 대해 확고하셨다. 바로 ‘공감’이였다. 내 이야기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느냐? 이것이 훌륭한 시나리오와 그렇지 않은 시나리오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중들의 공감하기 위해서는 하찮은 사물이나 사사로운 감정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칼을 갈 듯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감정에 대해서도 아주 작은 사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각도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하였다. 예술가가 쉽지 않은 길인 것은 분명했다.
시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은 것들에 공감하는 시인일 수록 표현이 진실되고 풍부해진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야만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들꽃이 되어보기도 하고, 길가에 버려진 고철이 되어보기도 하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P450, 자기 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나의 세계를 찾아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 혁명인 것이다.
-<시크릿>에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아서 할때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말이 있다. 성공의 열쇠의 본질은 스스로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진정한 자아,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난 지금 내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신을 변화시키고 내 안의 껍데기를 버릴때에 다른이도 구원할 수 있다.

 

P450,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활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게 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누구든 자신만의 신화를 쓰고 영웅이 되어 자신의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물같이 허망한 우리들의 일상을 보라. 반복적이고 평범하며 지루하다.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켜 나만의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

 

P451, 나는 삶을 시처럼 살다 가고 싶다. 책이 보고 싶으면 책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걷고,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아 그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내 세계 하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과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는 살아 있음의 흥분과 떨림이 중요하다.
-나 역시 이렇게 살고 싶다. 감정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시간에 얽매이고 사람에 얽매여서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노래가 부르고 싶으면 노래를 부르고, 여행이 필요할 때는 훌쩍 떠나고도 싶다. 자연과 함께하고 약한 것들을 도우며 사랑을 주위에 나눠주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지금 30대에 뛰어보려고 한다. 내 스스로를 변화시켜 보려고 한다.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같이 명확한 목표와 집중해야 할 대상이 생겼다. 흔들리지 말고 집중해서 실을 따라가리라. 이 실을 잡고 있는 한 난 절대 길을 잃지 않으리라.

 

 

감동적 장절: 시인의 노래, 다이달로스, 그리고 에필로그
시인의 노래 부분을 엮어서 시집을 내도 되지 않을까? 시인의 노래 부분이 없었다면 이 책은 단순 역사책에 불과했으리라.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가 다른 그리스인 이야기 차별화된 요소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모험을 떠나거나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사건을 서술하고 작가의 의견을 짧은 시로 표현하는 부분은 <일리아드>, <오디세이>의 저자이자 고대 그리스 최고의 서사시인 ‘호메로스’를 보는 것 같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감동한 소년 쉴리만이 후에 고고학자가 되어 트로이를 발견하였던 것처럼, 독자들 역시 구본형 작가의 시를 통해 모험과 영웅의 이야기를 깊게 되새기게 된다.

 

아주 개인적으로는 ‘다이달로스’의 기술과 윤리에 대한 부분도 참 좋았다. 작가님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였지만 기원전 시대의 인물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해안에 감탄하였다.
사실 난 스마트폰 개발자이다. ‘다이달로스’ 같은 장인은 아니지만 우리 팀이 만드는 스마트폰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그런데 내가 만드는 스마트폰이 실제는 인간의 정신을 좀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백하건데 ‘어떻게’만 생각했지 ‘왜’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계의 성능은 좋아지고 기능은 복잡해졌지만 진정 인간을 위한 기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간은 몰입을 잊고 메모리를 잊고 ‘생각하지 않는 죄’를 전염병처럼 퍼트리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장절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부분이다. 프롤로그 부분에서는 작가님이 책을 쓴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특히 ‘엑셀시어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여러번 다시 읽게 하였다. 책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자 실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좋은 프롤로그는 좋은 인상을 준다.

 

에필로그에서는 작가님의 생각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왜 모험을 해야 하는지, 평범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공감이 되었다. 특히 마지막 시는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같았다.

“문득 내 속에 울리는 <파우스트>속 외침, ‘저 문을 열어젖혀라,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저 문을.’ 푸른 바다를 향한 열망이 나를 이미 선원으로 키웠으니 나는 독에 매어둔 배에 올라 묶어둔 줄을 풀고 두려움과 기븜으로 가득 차 바다로 나서네, 나의 세상을 찾아서.”
나도 책을 덮고 이제 모험을 떠나야 한다. 나의 신화를 만들고 영웅적 삶을 살아봐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 안에 주저하게 만드는 모든 사슬을 끊고 용기를 내어 승리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이다.

 

 

아쉬웠던 부분: 새로운 시도, 아쉬운 흐름
개인적으로 그리스 이야기와 변화, 자기경영을 엮으려는 새로운 시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한다. 쉽지 않았던 시도였기에 난관이 많았을 것이라 짐작하며 개인적으로 몇가지 아쉬웠던 부분을 적어본다.

 

첫째, 몇몇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그리스 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건을 잘 모를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를 인물간 위주로 배치하다 보니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이 몇군데 있다. 오디세우스나 비중있는 인물의 모험담의 경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둘째, 인물에 대한 구본형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한데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한 느낌이 있다. 책을 구입할 때는 대부분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19권의 책을 내신 대작가분에게는 작가님의 생각을 더 많이 알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건과 인물 위주의 이야기 구조이다 보니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조금 힘이 들었다. 시인은 노래한다 부분을 통해 함축적인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으나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다이달로스’ 부분의 핸드폰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좋았다.

 

셋째, 기존 구본형 선생님의 전작과 다르게 조금 어려운 책이였다. 현재 출판계는 힐링, 자기계발 위주의 책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상태이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기폭제로 자기 계발서에 아무 답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고전으로 수요를 옮긴 상태이다. 이런 일반적인 needs를 고려할 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였다고 생각한다. 그리스 이야기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작가님의 의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시인의 노래는 특히 일반인이 이해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읽기를 원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작가님의 의견을 드러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유행을 틈타 비슷비슷한 책들만 나오는 현재의 출판시장에서 작가님의 책은 한줄기 단비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스 이야기와 모험과 영웅의 이야기를 현대의 우리의 삶과 엮는 시도는 개인적으로 비유와 은유를 좋아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칼럼: 나만의 위대한 신화를 써나가자
나에게 신화란 ‘재밌는, 그렇지만 거짓된 이야기’일 뿐이였다. <구본형의 그리스도인 이야기>를 읽기 전에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독실하신 기독교 신자이신 부모님을 두고 있지만 난 무신론자이다. 무신론자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한글도 잘 깨우치지 못할 시절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도무지 목사님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서의 이야기는 어떤식으로 해석해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거기에 금전적인 문제와 교회 안에서 권력 다툼을 보고 있노라면 종교란 지극히도 모순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교회라는 곳에 완전히 발을 떼버렸다.

 

같은 이유로 학창 시절 국사시간의 신화 이야기는 콧방귀를 끼게 했다. 과학이 자연을 정복하기 전의 시절 나약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무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도무지 이런 이야기들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우습다고 생각했다. 2000년도 한참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행했을 때 이 책을 보면서는 차라리 이럴꺼면 무협지를 읽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외워지지 않는 이름들을 찾기 위해 책을 역주행 해가며 되짚어 읽는 수고는 덤이였다. 신화란 가치 없고 귀찮은 혹은 겉멋든 사람들의 허영심이라 생각했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결국 다 읽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다. 그 당시의 난 과학과 이성을 숭배했다. 소설과 시를 읽지 않았으며 어떠한 모호하고 감정적인 것들에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다. 그런 나에게 번개를 치는 제우스, 바다를 맘대로 조종하는 포세이돈 이야기는 아무런 가치 없는 것들로 보였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는 아름답긴 하지만 손한번 잡아볼 수 없는 베네수엘라의 미스 유니버스 같이 나랑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일 뿐이였다.

 

신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유럽의 미술과 건축을 접하면서였다. 당시 유럽의 문화에 빠져있던 누나가 집에 유럽의 근대사 책을 사다놓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명화들과 건축 양식들을 보고 있으면서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가지게 되었고, 이 그림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으로나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의 지식이라고 해봤자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단편적인 지식에 불과했을 뿐이였다.

 

신화에 대해 완전히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고 나서이다. 그의 책 프롤로그의 한 구절이다.
“나는 그리스인의 신화를 읽으면서 내가 동양인도 서양인도 아닌, 인류의 한 사람임을 절감했다.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스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의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신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를 알 수 있다는 그의 에필로그를 읽고 나서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였다. 신화는 겉멋든 역사공부가 아니였다. 신화는 인간 본성을 파악하고 거기서 의미를 찾기 위한 훌륭한 이야기꺼리였다. 그제서야 우리가 왜 신화를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주위를 한번 돌아보자. 우리가 신화와 떨어져서 살 수 있을까? ‘오디세이’, ‘칼립소’, ‘사이렌’등 얼마나 많은 브랜드들이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고 있는가? 마천루를 이루는 서양의 건축양식, 기독교 천주교와 같은 종교문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에 깊숙히 그리스 로마 신화가 들어와 있다. 그만큼 서양의 삶이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다는 뜻이리라. 그 뿐이 아니다. 영화 소설 게임등에서 몇천년전의 이야기인 신화는 계속 재해석되어 여전히 소비되고 있는 컨텐츠들이였다.

 

누군가 신화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신화란 몇천년을 이어온 위대한 이야기라오.” 신화는 절대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기에는 사랑이 있고, 질투가 있고, 배신이 있으며, 모험과 위대한 정의가 한가득 있다. 신화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다면 그리고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삶에 나를 투영할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신화는 인류가 존재하고 인류의 인간애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계속 읽히리라. 요즘 열광하는 <레미제라블>이라는 고전처럼 신화 역시 시대에 맞게 재해석 되고 계속해서 다시 읽힐 것이다.

 

이제 난 신화에 대해 호의적인 것을 넘어 신화 예찬론자가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힘들다. 지금 내 처지가 고통스럽고 사는 게 너무 지친다’라고 도움을 구한다면 난 그리스의 비극을 읽어보길 권하겠다. 비극의 주인공들의 끝없는 몰락과 절망, 그리고 거기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을 알게 된다면 지금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사는게 답답하고 중대한 결정 앞에 망설이고 있다면 호메로스의 <오디쎄이아>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어보길 권하겠다. 그들의 영웅적 모험담을 통해 현실을 묶고 있는 사슬을 끊어버리라고 말해주리라. 그리고 나에게도 작게 속삭인다. ‘담대하게 나아가라~ 원시의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처럼. 그리고 나를 찾아 떠나라, 평범함을 벗어버리고 나만의 위대한 신화를 써보자.’

 

 

 

2. 법의 정신에 대하여: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00년 전의 책은 낯설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원시적인 끌어들임이 있다. 억압받는 고통, 아직 존재하는 야만과 광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이자 깨어있는 계몽주의자로써 그의 글은 힘이 있으면서도 조심스럽다. 문장은 아름답고 고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그의 사상이다. 권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면서도 권력을 분리해야 한다는 그의 지성은 참으로 용감했다. 가진 것을 내려놓는 용기는 경험해보지 않는 사람은 쉽게 말할 수 없다. 난 그의 삶과 그의 사상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사실 300년전의 저서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몽테스키외와 내가 공유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지금은 군주제가 폐지되었으며, 북한이나 몇개의 나라를 빼고는 전제정치 역시 보기 힘든 광경이다. 몽테스키외가 얕은 지식으로 경험했던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이제 민주화가 되었으며 흑인들 역시 노예가 아닌 당당히 인간으로써 권리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그가 지금 2013년으로 돌아와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의 책 <법의 정신>을 읽으면서 최대한 1700년도의 프랑스를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최근에 본 <레미제라블>보다 백년전의 이야기니 더욱 시대상황이 암담했을 것이라 가정하고 몽테스키외의 마음이 되어서 그의 글들을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왔던 것은 그의 인류애였다. 그의 책 곧곧에서 인간의 덕과 선을 강조하는 문장들이 보였다. 노예제를 반대하였고 (비록 흑인 노예제를 찬성하였지만 무지의 산물이였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자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종교에 대해서는 무신론의 입장이였지만 ‘살인을 저지르지 말고, 이웃을 사랑하고, 도둑질 하지 말자’와 같은 선한 종교법에 대해 찬성하고 있었다. 주장하는 내용 속에서 인간애가 느껴졌기 때문에 차갑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글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그의 주도면밀한 준비성이다. 이 책을 쓰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의 책에서는 많은 고증과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한줄을 쓰기 위해서 그는 많은 여행을 다니고 자료를 모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주장이 힘이 있고 설득이 가는 이유다. 그가 내세운 다양한 각국의 사례들과 고전을 통한 예시들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내용이였다.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장이나 가설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례와 공감할 수 있는 자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설득의 힘은 화려한 문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성공했다. 그의 삼권분립 정신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하나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삶 역시 성공했다. 30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도 그의 책이 읽혀지고 있다.

 

 

저자에 대하여: 계몽주의자 몽테스키외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프랑스 정치사상가이다. 그의 책 <법의 정신>에서 개인의 자유는 국가권력이 사법,입법,행정의 3권으로 나뉘어 서로 규제, 견제함으로써 비로서 확보된다고 말한다. 그는 3권분립의 이론은, 왕정복고, 미국의 독립 등에 영향을 주었고, 19세기의 자유주의가 옹호하게 되는 기본적 자유의 규정에 공헌하였다. 그는 홉스의 사회계약론을 비판하며 정치적 공동체란 사회가 자연상태의 개인간의 계약에 의해 성립되다는 발상이야말로 무의미하다는 견해를 취한다. 1721년 <페르시아인의 편지>라는 책을 통해 당시의 정치와 사회를 꼬집었고, 1734년 <로마인의 성쇠>에서 기후, 종교, 민족성등의 사물을 매게로 하여 법의 정신을 다채롭게 전개하였으며 중국, 일본 등도 언급한다. 그는 1748년 <법의 정신>을 발표하고 법학 연구에 처음으로 역사 법학적, 비교 법학적, 사회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법학의 발전에 기여한다. 그는 디드로, 달랑베르등이 편찬한 <백과사전>에도 협력하는 등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토대를 만드는 데 공헌하였다.

 

저자의 삶
300년 전에 살던 저자의 삶을 문헌이나 기록을 통해 알아보았다. 원시성과 문명화 되지 않는 당시의 프랑스에서 법의 정신과 민중을 계몽하려는 그의 의지가 아름답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다.
프랑스 보르도 출생으로 부와 명예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의 아버지 자크 드 스콩다는 16세기경 왕에 봉사하여 작위를 받고 상당한 재산을 가진 유서깊은 무관 가문 출신이였고, 어머니 마르 프랑수아 드 페늘은 영국 출신의 신앙심깊은 부인이였다. 그는 재산이라곤 거의 없는 궁정 귀족이 아닌 실속 있는 지방 귀족이였다. 유년시절 전원에서 소작인과 어울리면서 궁정문화의 제도적인 획일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이 싹튼다.

 

결혼
26세가 되던해 그는 결혼을 한다. 그는 개신교였던 아내 장 드라르티큐와 결혼한다. 부유한 프로테스탄트였던 그녀는 지참금으로 10만 리브르를 가져왔고 얼마 후 딸 2명과 아들 장 바티스트를 낳았다. 그의 백부가 죽은 후에 유서에 따라 백주의 작위와 봉토를 계승한다. 그의 아내 장 드라티큐는 경제관념이 뛰어나 재산을 착실히 늘려갔고 그는 경제권을 아내에게 대부분 위임하고 학업과 문필작업에 몰두한다.

 

배우는 삶
그는 처음에 집에서 나중에는 마을에서 교육을 받다가 1700년 파리에서 가까운 모의 교구에 있는 콜레주 드 쥐이에 들어간다. 이 학교는 보르도의 유명한 가문들이 후원하고 있었으며 소유자 오라토리오회 사제들이 계몽적이고 근대화한 방식으로 견실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1705년 보르도 대학교 법학부에서 공부하고 3년뒤 1708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다. 그 직후 법률 실무를 쌓기위해 파리로 가서 벌률공부를 하고 많은 학자들을 사귀게 된다. 1713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다시 보르도로 돌아왔으며 영지와 보르도 의회 부의장직을 물려받았다. 그는 명예직이지 한직인 부의장직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했다. 법률연구에 전념하면서도 로마 법을 꼼꼼히 연구했는가 하면, 재산을 관리하는 틈틈이 새로 설립된 보르도의 학회에서 과학, 특히 지학, 생물학, 물리학 지식을 쌓았다.

 

고등법원 의장과 유럽여행
보르도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백부가 죽자 1716년 보르도 고등 법원의 의장직을 물려받는다. 1721년 당시의 정치와 사회를 비꼬는 <페르시아인의 편지>를 발표하고 문학가의 재능을 보인다. 1726년 진로를 고심하던 몽테스키외는 세습하여 물려받은 법원 원장직을 경매로 처분하고 파리로 이주하여 연구와 저술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 후 법률 연구를 위하여 각국을 여행하였는데, 특히 영국 정치의 좋은 점에 감명을 받았다. 1734년 선보인 <로마인의 흥망성쇠 원인론>은 몽테스키외의 이름이 유럽 전체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교적인 성격
1721년 <페르시아인의 편지>를 출판해서 몽테스키외는 유명인사가 된다. 유럽여행 기간에서는 네델란드에서 체스터필드 경을 알게 되어 영국으로 가 1731년까지 머물른다. 영국에서 그는 폭넓은 친분관계를 유지했다. 궁정에 참석하고 웨일스 공에게 접대도 받았으며 나중에 그의 요구로 프랑스 노래선집도 만든다. 리치먼드 공작과 몽티규 공작과 친하게 사귀었는가 하면 왕립 학회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한다. 희회의 토의에 참여하고 프리메이슨 단원으로 가입하였다. 만나는 모든 이들의 그를 좋아하였다. 또한 재능있는 젊은 무명의 문인들을 많이 도왔다.

 

비판적 사고
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계몽주의 사상가이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결국 인간 사회를 진보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당연히 구시대의 정치, 종교, 사회, 사상 등에 대해서 비판적이였다. 특히 종교적으로는 무신론에 가까웠고, 정치 사회적으로는 절대왕권의 전횡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였다.

 

말년의 삶
시력쇠퇴에두 불구하고 몇개의 저작에 착수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의 생전에는 간행되지 않았으며 <여행노트>, <시간>등은 1941년이 되어서 겨우 출판된다. 1755년 그의 나이 66세에 유행성 감기가 악화되어 파리에서 생을 마감한다.

 

저자의 사상
저자의 평소의 사상을 통해 그의 책에 담긴 깊은 의미를 파악해 본다.

 

자유와 미덕의 강조
그의 책들은 자유와 미덕을 강조한다. <페르시아인의 편지>에서 그는 루이 15세의 군주정치를 풍자하는 글을 썼다. 그는 최선의 생활이란 미덕있는 생활이며 자유와 미덕의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법의 정신>에서는 공화정치에서 명예를 갖오하면서 미덕이 사라지면 자유는 군주내지 전제주의 수중에 손실되고 만다는 것을 역설한다.

 

계몽주의자
18세기 프라스 계몽주의자는 종교비판과 권력비판의 두 측면에서 절대왕정을 비판하였다. 그는 인간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 문제로 도피하지 않고 구체적인 현실문제에 귀를 기울였다. 기존의 모든 관념, 권위, 전통에 대해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비판에 착수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삼권분립
그는 권력의 집중으로 인한 부패를 경계하였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집행권과 입법권이 서로 대립하는 것에 주목하고 이들 사이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법이라는 중립적 권력을 두었다. 즉 그는 권력을 입법권, 집행권, 사법권으로 구분하였다. 그는 입법권은 선출된 대표기구에 의해 행사되어야 하고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 입법권은 군주에 의해 행사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입법권은 입법에 의해 제한되어야 하고 집행부에 의해 견제되어야 한다. 집행부 역시 입법부를 통제하지만 입법부가 집행부를 통제해서는 안된다. 오늘날의 대부분 민주국가에서는 그의 사상을 이어받아 삼권분립 기능이 작용되고 있다.

 

저자의 명언
위대한 사람은 그의 살아온 행적으로 존경받고, 그의 생각을 담은 말들을 후대에 남긴다. 그의 명언을 통해 조금 더 그를 알아보자. 법과 관련된 명언은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에서 따로 정리하고 일반적인 명언을 담아보았다.

 

아무리 나약한 사람이라도 하나의 목적에 자신의 온 힘을 집중하면 결국 성취할 수 있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힘을 많은 목적에 분산하면 어떤 것도 성취할 수 없다.
-집중하는 삶은 우리에게 성취의 기쁨과 도전의 재미를 알려준다. 인간은 한계가 많은 동물이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구본형의 필살기>에서 말하는 필살기 부분과 <론다번의 시크릿>에서 말하는 우주의 도움 역시 이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그가 문필활동을 전념하기 위해 안정적인 대법원장의 자리를 버린 역사적 사실을 안다면 그의 말이 얼마나 힘이 있는 말인지 알 수 있으리라.

 

조금을 알기 위해서 많이 공부해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대부분 비슷비슷한 사람들이지만, 그 중에서 특히 많이 아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하여 무시하기 쉽지만 그 차이의 Gap을 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는 그 조금의 차이를 위해서 많은 시간을 공부해야 한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만 시간을 연주한 비틀즈의 연주와 아마추어의 연주는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내공에 깊은 차이가 있다. 조금의 차이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흉내내기는 쉽다. 하지만 진정으로 알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들인 시간만큼 얻는 게 적을지라도 말이다.

 

위대한 일을 성취하는 자는 언제나 모험가들이다.
-저번주 과제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신화를 쓰고 영웅담을 들려주는 자들은 언제나 모험을 떠났던 자들이다. 용기를 내고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실패하는 것보다 더 허무한 일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더욱더 말이 많아진다.
-우리나라 속담중에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빈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분명 늘어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책 속으로: 법은 언제나 입법자, 즉 권위자의 정열과 편견에 부딪히는 것이다. 때로 법은 그것을 돌파하여 나아가 그 빛깔에 물들고, 때로 그냥 머물러 그것에 병합된다.

P7, 나는 먼저 인간에 대해 탐구했다. 그리고 이 제도와 습속의 무한한 다양성 속에서 인간은 단순히 그 자의에 의해서만 인도도지는 않는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작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그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제도나 습속 풍토등에 대해 다방면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모든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터라 너무나 수긍이 가는 부분이였다. 법은 인간이 만든다. 법은 또 인간에 적용된다. 우리는 먼저 인간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P9, 만인에 대한 사랑을 포함한 저 보편적인 덕의 실천은 인간을 교육하는 노력에 의해서 가능하다. 인간, 이 유연한 존재는 사회에서는 타인의 사고나 이상의 영향을 받는 것이어서, 스스로의 본성을 타인이 나타낼 경우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그것이 숨겨져 있을 경우에는 관념조차 상실할 수 있다.
-법이 필요한 이유는 덕을 쌓기 위함이다. 사회적인 관계속에서 우리가 덕을 쌓기 위해서 교육을 받고, 예의범절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법은 어렵지 않다. 인간으로써의 존재와 그 덕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이다.

 

P11, 가장 보편적인 의미의 법이란 사물의 본성에서 유래하는 여러 필연적인 관계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모든 존재가 그 법을 가진다.
-신의 세계에는 신의 법이 있고, 동물의 세계에는 동물의 법이 있다. 모든 관계성에는 필연적으로 법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존재성에 대한 근거와 관계성의 복잡함을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법은 꼭 필요하다.

 

P25, 전제국가에는 기본법이 없으며, 따라서 법의 수탁소도 없다. 그런 국가에서는 보통 종교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종교가 일종의 수탁소 역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종교가 아니면 관습이 법 대신 준수한다.
-전제국가는 일인 독재 국가이다. 이런 국가에서는 법이 객관적이고,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종교의 힘에 의지하지만 종교가 타락할 경우 또 문제가 발생한다. 중세시대 종교는 이유없는 마녀사냥과 권력과의 결탁으로 인해 종교 본래의 기능을 잃었다. 종교는 인간의 마음에 안식을 주는 대신 공포를 가져다 주었다. 종교가 법을 대체해서는 안된다. 법은 명확하고 현실적이며 살아있는 언어이여야만 한다.

 

P28, 각 정체의 본성과 원리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즉 그 본성이란 정체로 하여금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고, 원리란 정체를 움직이는 것이다. 전자는 그 고유의 구조이고, 후자는 그것을 움직이는 인간의 정념이다. 그런데 법은 각 정체의 본성과 같이 그 원리에도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정체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공화정체, 군주정체, 전제정체, 이들의 본성과 원리는 주권을 누가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민 전체가 혹은 어떤 몇몇 인민이 주권을 가지면 공화정체, 군주가 주권을 가지고 정해진 법에 행해지면 군주정체, 오직 한사람의 의지와 일시적인 기본에 의해 다스려지면 전제정체이다. 법은 이러한 정체의 원리와 깉은 관련이 있다.

 

P29, 민중국가에서는 앞의 두 정체와는 달리 덕성이 필요하다.
-덕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다르며 미개한 사람들과 다른 이유 역시 바로 덕이 있기 때문이다. 덕이 없다면 탐욕에 빠지고 공포와 위선에 사로잡히게 된다. 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유가 방종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민중국가에서는 평등을 세우기에 앞서 덕성을 쌓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P34, 공화정체에서는 덕성이, 군주정체에서는 명예가 필요한 것과 같이 전제정체에서는 공포가 필요하다. 전제정체에서는 덕성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명예는 위험하기까지 할 것이다.
-공화정체는 인민이 평등한 사회이다. 평등과 자유가 넘쳐나지만 방종과 혼란에 빠지기 역시 쉽다. 이들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인민 스스로의 자율적인 덕성이 필요하다. 예의와 덕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다. 군주 정체에서는 신분 차별이 존재하지만 귀족의 명예를 중시 여겨야 한다. 그들의 공동의 선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전체정체에서는 공포만이 존재한다. 공포를 통해 인민을 제어하고 국가를 이끌어 간다. 몽테스키외는 모든 전제정체 방식을 부정하고 혐오한다.

 

P39, 나는 앞에서 습속에 관한 군주정체의 교육은 솔직함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거기서는 진실성 있는 이야기가 요구된다. 왜냐하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대담하고 자유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우리가 처음으로 받는 법이다. 또한 군주정체는 평등과 인민들간의 자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정체보다 더욱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은 진실되어야 한다.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서는 안된다. 자유를 그리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은 힘이 있고 거침이 없다. 그 자유로움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P41, 극단적인 복종은 복종하는 자의 무지를 전제로 한다.
-전제국가에서는 지배와 복종만이 존재한다. 군주는 피지배인의 정신을 낮추는 일만 추구하고 그들을 노예로 만들기 위한 교육을 한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피지배자들은 깨어야 한다.

 

P45, 플라톤도 단언한다. “국가조직이 변하지 않고는 음악을 변화시킬 수 없다.” 오직 플라톤의 설에 대한 반박의 목적으로 <정치학>을 쓴 것 같은 아리스토텔레스도 풍습에 대한 음악의 영향에 관해서는 그와 의견이 일치한다.
-음악은 그 문화와 정서를 반영한다. 독재국가, 반공시절 우리는 철저하게 통제되고 부자연스러운 음악들을 접했다. 검열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진실된 목소리를 막아왔던가? 국가 조직은 알게 모르게 문화와 특히 음악에 영향을 미친다. 시대가 변하고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면 인기 있는 음악 취향도 변하게 된다. 필리핀은 메탈 음악이 유행이고, 더운 지방은 레게 음악이 유행이고, 아프리카는 랩이 유행이듯이 각 지역 각 국가조직의 특성마다 음악의 취향 역시 따라간다.

 

P47, 음악이 덕성을 불러일으킨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음악은 인간성이 흉포하고 사나워지는 것을 막고, 교육을 통해 우리 영혼이 못 가져 본 어떤 부분을 가지게 한다.
-음악은 천상의 언어이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며, 우리를 끊임없이 자유롭게 만든다. 또 음악은 우리의 인간성을 유하게 만들고 거칠어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래서 음악은 인간이 입이 있고, 귀가 있고 손가락이 있다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49, 교육에 관한 법은 각 정체의 원리와 관련되어야 한다. 입법자가 사회 전체에 주는 법도 그러하다. 이 법과 원리의 관계는 정체의 모든 기관을 긴장시키며, 원리도 거기서부터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교육에 관한 법은 각 정체의 원리와 관련된다. 또한 사회의 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입법자가 법을 제정할 때는 반드시 정체의 원리를 따르게 된다. 공화정체에서는 덕성을 중시여기는 법이 만들어지게 되며, 군주정체에서는 명예를 중시하는 법이 만들어진다. 전제정체에서는 공포와 힘의 원리가 반영된다.

 

P61, 법은 어떤 경우에나 권리를 남용하는 거만을 제압해야 하므로 잠정적 또는 영구적으로 귀족을 두렵게 만드는 사법관의 존재가 필요하다.
-어떤 형식이나 권리에 구애받지 않는 사법관의 존재가 필요하다. 사법관의 역활은 엄밀히 말해서민주정체에서의 감찰직과 비슷하다. 법을 만드는 입법관과 법을 집행하는 집행부는 서로 독립적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들을 감시하는 사법관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신임을 받아야 하고 직무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 비난받거나 문책 받아서는 안된다. 그 유명한 삼권분립의 기초이다.

 

P63, 법은 조세의 징수 방법에 어떤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 왜냐하면 징수 방법이 세금 자체보다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과세의 무게는 무엇보다 먼저 노동의 과중을 낳는다. 또한 노동의 과중은 쇠약을, 쇠약은 나태를 낳는다.
-법은 공정해야 한다. 질서가 있어야 하며 객관적이여야 한다. 특히 조세에 관해서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너무 가벼운 조세는 국각 기관의 권력을 떨어뜨리고 공공업무에 차질을 빛는다. 또 너무 무거운 조세는 국민의 불신을 받는다. 조세는 합당한 이유와 바른 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조세 역시 그 쓰임에 대해서 국민들의 많은 불만이 있다. 국가는 공공의 정책들에 대해 더욱 투명하고 조세의 사용처와 조세의 목적에 대한 더욱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P73, 공화국에서 선물을 꺼리는 이유는, 덕성이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주국에서는 명예가 선물보다 강한 동기를 이룬다. 그러나 전제국가에서는 명예도 덕성도 없으므로, 사람은 생활이 안락해지리라는 희망에 의하지 않고는 그 행동을 결정할 수가 없다.
-아무 조건없는 선물이란 찾기 힘들다. 특히난 그것이 지배와 피지배 또한 이해 관계가 얽혀있을 때 더욱더 그러하다.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주는 선물은 뇌물이며 신하가 왕에게 보내는 선물은 청탁일 가능성이 높다. 선물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불편하기 때문에 공적인 관계에서는 반드시 이러한 선물을 주고 받는 관례가 없어야 한다. 몽테스키외는 선물이 덕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사라져야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거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선물은 항상 부정을 동반한다.

 

P74, 1년을 통해서 100에퀴를 넘지 않는 한, 약간의 선물을 받아도 좋다고 관리에게 허용한 로마의 법은 결코 좋은 법이라고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받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지만, 약간이라도 받은 자는 얼마 안 가서 그보다 조금 더 받기를 바라고, 다음에는 많이 받기를 바라게 된다.
-300년 전의 선물, 뇌물, 청탁에 대한 견해가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놀랍다. 선물은 대부분 그 목적이 있다. 부정이 끼여있고, 정정당당한 실력보다는 꼼수가 판을 친다. 그래서 공정성이 중요한 공직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선물에 예외를 두어서는 안된다. 조그만 예외사항이 있어도 반드시 그 법을 이용하여 다른 큰 부정이 생길 것이다.

 

P80, 군주정체의 경우는 전제정체에서처럼 법을 간단하게 할 수 없다. 거기에는 재판소가 필요한데, 판결은 이들 재판소에서 내린다. 그 판결은 보존되고 습득되며, 어제 판결된 것과 같이 오늘도 판결되도록, 또 시민의 재산과 생명이 국가의 구조와 같이 안전하고 확실하도록 해야 한다.
-법의 목적은 시민의 안녕과 평화이다. 법이 국민의 안정을 보호해주지 못할 경우 그 법이 얼마나오래 지속될 것인가? 또 법은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법이 재판관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르면 안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정하고 감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명확한 기록과 재판의 증거로 보관해야 한다.

 

P85, 전제국가에서는 군주 자신이 재판할 수 있으나, 군주국가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렇게 하면 국가구조가 파괴되고, 종속적인 중간권력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즉 사람들은 모든 판결 방식이 폐지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전제국가에서는 권력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독재 국가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하나의 권력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견제세력이 없다. 권력에 붙어서 이득을 취하는 세력과 이에 복종하고 착취당하는 세력만 남게 되는 것이다. 재판권과 입법권 사법권은 분리되고 서로를 견제해야 한다. 전제정체에서는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P89, 악행에 대한 가장 무거운 벌은, 그것을 깨닫게 하는 일이다. 따라서 시민법은 보다 쉽게 교정될 것이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는 훌륭한 입법자는 죄에 대해 벌하기보다 그것을 예방하는 일에 힘쓰고 체형을 과하기보다는 습속을 심는 일에 노력할 것이다.
-법의 목적은 죄를 벌하는 것도 있지만 교화시키는 기능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잔인하게 죄를 벌하거나 공포를 줄 경우 반작용으로 인해 혁명에 씨앗이 되기도 한다.

 

P91, 인간을 극단적인 수단으로 다루어서는 안 되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지도해야 한다. 기강이 느슨해지는 원인을 살펴보면, 그것은 범죄를 처벌하지 않은 결과일 뿐 형벌을 경감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을 따르자. 자연은 인간에게 수치심을 가책으로 주었다. 따라서 형벌의 대부분은 형을 받는다는 수치심을 느끼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무거운 법을 내릴 수록 그것에 무감각해지게 된다. 범죄행위가 늘어나면 법을 강화하는 방법보다 그 원인을 찾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처벌을 강하게 하여 인간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아서는 법의 올바른 기능을 다할 수 없다. 항상 법 이전에 인간에 대해 고뇌해야 한다.

 

P91, 형벌을 받고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폭정의 결과이다. 폭정은 악당에 대해서나 정직한 사람에 대해서나 동일한 형벌을 과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도덕적이지 않다면, 법이 올바르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사회가 죄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기 때문이다. 부정이 만연된 사회에서 선과 악이 불분명해진다면 법의 기능은 이미 상실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법의 올바름을 위해서는 반드시 깨끗한 사회, 공정한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

 

P92, 부패와 타락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국민이 법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이 법에 의해 타락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고칠 수 없는 병폐이다. 왜냐하면 병의 근원이 치료법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좋은 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명쾌한 해설이다. 좋은 법이 없다면 사회는 부패해지고 정신은 타락할 것이다. 좋은 법이 있다면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 법이 왜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

 

P103, 같이 있는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은 허영에 빠지게 되고, 마음속에서 하찮은 것으로 이름을 팔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남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모를 정도로 그 수가 많아지면, 남의 눈에 띄고 싶다는 욕망이 배가한다. 그것은 성공의 희망이 더욱 커지기 때문인데, 사치가 그 희망을 부여한다.
-우리사회는 고도의 경쟁사회이다. 어릴때부터 너무도 경쟁에 익숙해져 있어서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서 애쓴다. 하지만 몽테스키외는 모두가 눈에 띄기 원하는 사회에서는 결국 아무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의미없는 제로썸 싸움을 하지는 않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P120, 국민의 신탁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패를 은닉하기 위해 국민을 부패시키려고 할때, 국민은 그와 같은 불행에 빠진다. 그들은 국민이 자기들의 야심을 알아 차리지 못하도록 오직 국민의 위대성만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탐욕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국민의 탐욕을 부채질한다.
-공화정체에서 공직이 부패할 경우 불이 타버린 난파선과 같다. 언젠가는 배는 좌초하고 그 안에모든 선원은 죽음에 이를 것이다. 공직자의 부패가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의 부패와 부정을 감추기 위해 국민의 눈과 입을 막는 것이다. 여론을 조장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것에 있다.

 

P136,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연방적 공화정체이다. 이 정치 형태는 하나의 협정이므로, 그로 말미암아 많은 정치단체가 형성하고자 하는 보다 큰 국가의 시민이 되는 일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수의 사회가 합쳐서 하나의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회 중의 사회다. 따라서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새로운 가맹체가 되어 그 위력이 확대되어 나갈 수 있다.
-몽테스키외의 정체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였다. 바로 연방적 공화정체이다. 특히 그리스로 하여금 오랫동안 영화를 누리게 한 것도 이런 연합체이다. 도시는 긴밀하고 서로 견재하면서 발전해 나간다. 어딘가에서 악폐가 생기더라도 건전한 부분에 의해서 교정된다. 어떤 부분이 멸망하더라도 다른 부분은 멸망하지 않으므로 국가 전체의 멸망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삼권분립처럼 국가 체제에서도 서로 견재하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P142, 모든 위대성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위대성을 증대시키고자 한다면, 상대적인 위대성을 감퇴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행복 역시 상대성이다. 주위 사람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다면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위대성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절대적인 위대성의 양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인 위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절대적인 위대성 역시 올라갈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끊임없이 다른 인간들과 관계를 맺고 비교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P144, 자연적 방위의 경우, 나는 죽일 권리를 갖는다. 나를 공격하는 자의 생명이 그의 것인 것처럼, 나의 생명은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 또한 전쟁을 한다. 국가의 자기보존다 다른 모든 보존과 같이 정당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많은 이슈가 되었던 정당방위에 대한 법이 생각이 난다. 누군가 나를 위협했을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냥 참고 있으면 해결이 되는 것인가? 내 집으로 침입한 무장강도를 죽였을 경우 나는 과연 살인죄를 받아야 하는가? 한참 이슈가 되었던 정당방위법은 여론에서 많은 이슈를 남겼다.

 

P147, 자기가 행한 악의 일부분을 보상하는 것은 정복자의 의무다. 나는 정복자의 권리를, 인성에 대한 보상으로서 영원히 막대한 채무를 치르게 하는 데 필요하고도 정당한, 그러나 불행한 권리라고 정의한다.
-정복자는 정복한 나라를 구할 수 있다. 이미 스스로 개조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나라라고 하면 정복한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개조시킬 수 있다. 이럴 경우 잃을게 없던 피정복국의 국민은 정복자를 환영할 것이다. 정복이 파ㅚ적이 아닌 이상, 그런 국가가 정복으로부터 약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149, 민주국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정복에는 또 다른 불편이 있다. 피정복 국가로서는 그런 나라의 통치를 받기 싫은 법이다. 그 정체는 가상의 군주정체다. 모든 시대, 모든 나라의 경험이 말해 주는 것처럼 그것은 군주정체보다 더 가혹하므로, 피정복 국민은 비참한 상태에 놓이다.
-예전 2차 시대 대부분의 유럽은 민주국가를 이룬다. 하지만 독일 나치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어둠의 시기가 온다. 원치않는 이상을 실현해야 했다. 비슷한 예로 당시 완벽한 민주국가 체제는 아니였지만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우리나라의 현실도 있다.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P160, 자유란 법이 허용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만약 어떤 시민이 법이 금하는 바를 행할 수 있다면 다른 시민도 역시 그 가능성을 가지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는 자유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자유란 법 안에서 모든 것을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법이 금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 그건 더 이상 자유 국가가 아니다. 법이 국민을 자유롭게 하고 국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이유이다. 법이 왜 중요한지, 법이 왜 국민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는지, 그러하기 위해서는 법을 어떻게 입법하고 집행해야 하는지에 고민해야 한다.

 

P161, 일반적으로 모든 국가는 자신을 유지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는 또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가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 국가의 위치 인접해 있는 상황, 정치체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국가는 상업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국가는 전쟁에 특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모든 국가각 국가를 유지하고 국민을 보살피는 것을 제 일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P162, 재판관이 입법권과 집행권으로부터 분리되어 있지 않을 때에도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
-재판권이 입법권에 결합되어 있다면 시민의 생명과 자유를 지배하는 권력은 자의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입법을 하면서 집행을 하는 권력이 있다면 그에게는 모든 권력이 모이게 되고 압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법률을 제정하는 권력과 공공의 결정을 실행하는 권력이나 개인의 쟁송을 심판하는 권력은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현재는 이를 삼권분립이라고 한다.

 

P162, 재판권은 상설적인 원로원에 부여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법률이 정하는 수속에 의해 필요한 기관에 존속하는 법정을 구성해야 하며, 또 그러한 시민단체로부터 선출된 사람들에 의해 행사되어야 한다.
-현재 삼권분리와 권력 분립의 기초 사상이 들어가 있다. 사법부는 다른 입법부와 집행부와 분리되어야 하며 이들을 선출하는 것 역시 시민단체나 입법부와 집행부와 다른 시민의 권력의 지지를 얻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P164, 집행권은 군주의 권한에 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치의 이 부분은 거의 언제나 순간적인 행동을 필요로 하므로, 많은 사람보다 한 사람에 의해서 보다 더 잘 처리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입법권에 속하는 일이 한 사람보다는 많은 사람에 의해서 보다 더 잘 처리되는 것과는 다르다.
-전쟁과 같은 급박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야 하는 입법권과 다르게 집행권은 군주의 역활로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그가 잘못된 결정을 했을 경우 입법부와 사법부가 견제하는 매커니즘 역시 필요하다.

 

P166, 입법부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두 부분은 상호간에 저지 기능을 가지고 상대방을 수고한다. 그것은 둘 다 집행권에 의해 묶여 있는데, 집행권 그 자체도 입법권에 묶여 있다. 이들 삼권은 정지 또는 부동의 상태를 조성할 것이다. 그러나 사물의 필연적 운동에 의해서 진행하도록 강제되므로 질서정연하게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입법부는 두가지로 분리되어 운영한다. 법을 집행하는 순수한 입법부와 법을 통해 죄를 내리는 사법부가 그것이다. 흔히 삼권분립이라고 하면 집행부, 입법부, 사법부로 구분되며 이들 세 기관은 서로 독립적이고 서로 견재해야 한다.

 

P167, 군대는 일단 만들어지면 당장 집행권에 종속되어야 한다.
-군대가 입법부에 종속된다면 정체는 곧 군국적으로 될 것이다. 따라서 군대는 집행권에 종속되어야 하고 이를 관리하는 군주의 역활이 필요하다. 군대가 정부를 망치든닥 정부가 군대를 약화시키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집행부가 군대를 장악해야 한다.

 

P186,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제한정체의 모든 것에 관하여 삼권의 배분이 어떠한가 살펴보고, 그것에 의해 각자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정도를 재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항상 독자가 할 일을 전혀 남기지 않을 정도로 문제를 다 밝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읽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쓴다면 반드시 독자들이 나의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게끔 하고 싶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닌 그것들 간의 관계성이나 숨은 의도를 파악하게끔 하고 싶다.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은 그래서 마음의 양식이다.

 

P188, 국가구조는 자유로운데 시민은 조금도 자유롭지 않은 일이 있다. 반면 시민은 자유로운데 국가구조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국가 헌법은 법률상 자유이면서 실상 그렇지 않고, 시민은 실상 자유스러우면서 법률상 그렇지 않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국가의 자유를 형성하는 것은 법의 규정 특히 기봅법의 규정 뿐이다. 하지만 시민의 자유를 형성하는 것은 습속, 생활양식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국민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법이 그 국민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P207, 군주는 조롱에 관해서는 극도로 감사야 한다. 또한 군주는 그 신하에게 노골적인 모욕을 주어서는 안된다. 명예는 생명보다 소중하고, 충성의 동기, 용기의 동기도 된다. 군주는 그런 생각을 가진 신민이 있다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
-군주는 신하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군주는 신하를 모욕을 주지 않아야 한다. 군주는 용서하고 처벌하기 위해서 그 지위에 있는 것이지, 모욕하기 위해서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P210, 국가의 수입이란 각 국민이 자기 재산을 안전하게 유지하거나, 또는 그것을 안락하게 누리기 위해 제공하는 그 재산의 일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수입을 정당하게 정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필요에 대해서도, 또 시민의 필요에 대해서도 똑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국가의 상상적 필요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현실적 필요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국가 수입을 정하는 것은 국민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제공해야만 할 것에 의해야 한다. 만약 국민이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의해서 정한다면, 그것은 적어도 국민이 항상 제공할 수 있는 것이여야 한다.

 

P211, 한 나라의 부의 효과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향상심을 갖게 하는 데 있으나, 반면 빈곤의 효과는 그들의 마음속에 절망을 안겨 주는 데 있다.
-근면을 통해 나라의 부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민 모두 안전과 평안을 누리게 된다. 반면 부의 증진이 없이는 행복한 국가를 이루기 힘들다.

 

P222, 각각의 직업에는 각각의 몫이 있다. 징세 청부인의 몫은 부이며, 그 부의 보수는 부 자체인 것이다. 영광과 명예는 그것 외에는 참다운 선을 알지 못하고, 보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귀족들을 위한 것이다. 존경과 후한 대접은, 항상 일에 쫓기며 밤낮없이 국가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있는 대신이나 집정자를 위해 있는 것이다.
-직업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 각자의 역활이 있고 이들의 노동때문에 한 국가가 돌아가는 것이다. 특히 세금을 걷는 청부인의 직업을 파렴치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들 역시 그들의 직업적인 소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P240, 지식은 사람을 온화하게 하고, 이성은 사람을 인류애로 이끈다. 인류애를 버리게 하는 것은 오로지 편견뿐이다.
-편견은 사람의 가치판단을 흐리게 한다. 노예제를 폐지하는 것과 같이 기존 답습에서 벗어나는 큰 변화를 준비할 때 편견을 멀리해야 한다.

 

P255, 자연은 남자를 힘과 이성에 의해 특징지어 주었으나, 반면 남자의 권력에 이 힘과 이성의 한계 이외의 한계를 주지 않았다. 자연은 여자에게 매력을 주었지만, 그 지배력은 이 매력과 더불어 끝나기를 바랐다.
-신이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나눈 이유는 분명 있으리라. 남자의 호전적이지만 모험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성격과 여성의 따뜻하고 사랑을 품는 성격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P274, 파괴적인 국가가 그 국가 자체보다도 오래 계속되는 재화를 만들어 내듯이, 그 국가와 더불어 멸망하는 일이 결코 없는 선을 이루는 근면한 국민이 있는 것이다.
-근면한 국민은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다. 교육과 법을 통해 국민의 근면성을 강조해야 한다.

 

P274, 법은 각종 민족이 생계를 획득하는 수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 수록 더 많은 법전이 필요하다. 법은 그 민족이 어떠한 생활을 하는지에 따라서 내용과 양이 달라야 한다. 복잡한 상업화된 사회와 수렵을 생활으로 하는 민족에 법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P295, 일반적으로 국민은 그 관습에 강한 집착을 갖게 마련이므로, 그것을 난폭하게 빼앗으면 그들은 불행해진다. 그러므로 그것을 변경하지 말고 국민 스스로 바꾸도록 권장해야 할 것이다. 필요에서 생긴 것이 아닌 형벅은 모두 폭정적이다. 법은 순전한 권력행위가 아니다. 그 성질상 아무래도 좋은 사항은 법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 것이다.
-강제적인 것들은 부자연스럽다. 부자연스러운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습속, 관습을 바꾸는 것은 모범을 보여야 하는 일이지 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행할 수 없다. 그것은 지독히 야만적이고 폭정적이며 폭력적이다.

 

P296, 예의가 공손함보다 낫다. 공손함은 타인의 결점에 아부하는 것이 되지만, 예의는 우리의 결점이 드러나는 것을 저지한다. 이는 사람을 부패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사이에 쌓는 일종의 울타리 같은 것이다.
-예의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게 하고 국민들 사이에 평화와 질서를 유지시킨다. 냉혹한 정신에서 오는 모든 결함을 제거하는데 매우 적합한 수단이다.

 

P394, 자연에서 파생된 원칙은 다음과 같다. 즉 이루어질 수 있는 결혼의 수를 줄이면 줄일수록 이루어진 결혼은 부패하며, 결혼한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결혼의 성실성도 적어진다.
-몽테스키외는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독신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한다.

 

P402,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유익하지만, 어떤 인간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인류에게 아무런 이익도 되지 않는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념에 따라 우리의 독자적인 관념이 생긴다. 우리가 그런 독자적인 관념을 가질 수 없다면, 반항의 관념이 뒤따른다.
-난 무신론자이다. 모든 것을 신의 은총으로 생각한다면 우리의 사고는 단순해지기 쉽다. 비판적이고 독자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신의 존재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사고를 해 볼 필요가 있다.

 

P406, 불행히도 신이 준 것 이외의 종교를 가진 나라는, 종교가 도덕과 일치한다는 것이 언제나 필요하다. 왜냐하면 종교는 허위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의 성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보증인이기 때문이다.
-도덕의 법과 종교의 법은 일치하다. 대부분의 종교는 인간성을 강조하고 덕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이웃에게 선하게 대하라’ 같은 종교의 법은 충분히 지킬만한 것들이다.

 

P414, 종교의 법은 악덕에 대한 경멸을 갖게 하거나, 특히 사람으로 하여금 타인에 대한 사랑과 연민에서 멀리하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각박한 현실에서 종교가 필요한 이유와 법전이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종교법이 필요한 이유이다. 종교는 우리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따뜻한 감성을 강조한다. 이성적인 법을 감시하고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P426, 종교에 관해서 형법은 피해야 한다. 형법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종교 역시 공포감을 주는 그 자체의 형법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쪽은 다른 쪽에 의해 말소된다.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공포 사이에서 사람들의 영혼은 잔인해지는 것이다.
-과거 중세시대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마녀재판이라는 모호한 잣대를 이용하여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그시절 종교는 어떤 이에게는 무서운 공포였을 것이다.

 

P436, 종교법은 보다 많은 숭고함을 지니며, 시민법은 보다 많은 폭을 갖는다.
-종교의 법은 그것이 준수되는 사회의 선량함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그것을 준수하는 개인의 선량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반해 시민법은 개인의 선량함보다는 사회의 선량함을 강조한다. 따라서 종교처럼 개개인을 강조하기 보다는 인간 일반의 도덕적 선량함을 판단해야 한다.

 

P501, 중용의 정신이 입법자의 정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선은 도덕적 선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두 극단 사이에 있다.
-몽테스키외가 책을 쓴 이유이다. 입법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바로 중용의 정신이다. 한쪽으로 치우쳐있지 않고,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이다. 도덕적인 선이나 어떠한 이득에 따라서도 안된다. 정치, 경제, 사리사욕을 떠나 인류애를 바탕으로 하는 중용이 필요하다.

 

P509, 법의 문체는 간단해야 한다.
-법의 문체가 간단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법의 문체가 어렵다면 이해하기 어렵고 이를 해석하는 다른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509, 법의 문체는 평이해야 한다.
-직접적인 표현이 필요하다. 또한 언어는 이해하기 쉬운 생활어이여야 한다. 법을 이용하고 사용하는 국민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너무 유창하면 허세의 창작물로 여기기 쉽고, 너무 복잡하면 아무도 법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P509, 법의 언어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법이 다른 해석이 가능해서는 안된다. 법은 어떤 재판관이 판결을 내리더라도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동일한 관념을 불러일으키게 작성되어야 한다.

 

P510, 법이 어떤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 될 수 있는 한 그것을 금전으로 해결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실상 우리도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법이 금전으로 해결해서 안되는 것은 그것이 인간성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대원칙에 위반된다. 누구도 돈으로 살인을 저지르거나 개인을 위협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법을 통해 이런 헛점을 남겨서는 안된다.

 

P510, 법은 또한 너무 치밀해서는 안된다.
-법이 너무 치밀하기 위해서는 법의 수정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시대가 변화고 행동양식이 변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여유가 필요하다. 예외, 제한, 수정 사항이 빈번히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이다.

 

P510, 충분한 이유없이 법을 변경해서는 안된다.
-법을 자주 변경하는 것은 그 법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전제정치하에서 권력에 의해 법이 바뀌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법은 오랜기간 피로 쓰여진 나라를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P511, 최소한 법적인 이유를 제시할 때는, 그것이 그 법에 적합한 이유여야 한다.
-소송이나 법적 분쟁이 있을 경우 법과 관련된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다른 이유를 들어 자신의 유리함을 증명하기 시작하면 악습이 되풀이 될 뿐이다.

 

P511, 법에는 청점함이 필요하다.
-법은 도덕적이고 맑아야 한다. 법은 사물의 본성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며 선을 행하는 방향으로 사람을 유도해야 한다. 나쁜 법은 최대한 수정해 내고, 좋은 법은 특정 집단의 욕심에 의해 수정되지 않게 지켜내야 한다.

 

P513, 법은 언제나 입법자, 즉 권위자의 정열과 편견에 부딪히는 것이다. 때로 법은 그것을 돌파하여 나아가 그 빛깔에 물들고, 때로 그냥 머물러 그것에 병합된다.
-입법자는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입버자는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법은 국가를 지탱하고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입법자는 집행부와 권력자와 대립된다. 그들의 사사로운 이득을 위해 법을 제정해서는 안된다. 그들을 견제하고 정의를 시민편에 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입법자는 인류애와 덕성이 가득한 사람이 적격이다.

 

 

감동적 장절: 입법자의 자세
이 책이 삼권분립의 기초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삼권분립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대신 법에 대해 개론 형식처럼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왜 법이 필요한지, 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보편적인 법의 정신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법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법이 왜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였다.

그중에 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입법자의 자세에 대한 부분이였다.
“중용의 정신이 입법자의 정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선은 도덕적 선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두 극단 사이에 있다”
왜 우리나라는 청렴하고 중용의 정신을 가진 입법자가 드물까? 특정 집단의 사리사욕이 아닌 공공의 선을 위한 법률들이 많이 생기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짧은 기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법이 항상 뒤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몽테스키외는 단호하게 말한다. 법을 만드는 사람은 사리사욕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가장 올바른 방향으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뒤이어 법을 어떻게 제정해야 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법의 문체는 간단하고 평이해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법은 너무 치밀해서는 안되며, 충분한 이유없이 법을 변경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은 청정함이 필요하다”
그가 말한대로 도덕적인 입법자가 공정한 법을 입법한다면 현재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악법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하며 법이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그 시작은 입법자가 좋은 법을 입법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보완점: 아시아와 흑인에 대한 저자의 잘못된 편견
이 책은 위대한 책이다. 시대를 뒤흔들었던 책이고 삼권분립이라는 사상을 후대에게 유산으로 남겨준 사상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현실에 맞지 않는 몇가지 부분과 책의 구성이 명쾌하지 않아 읽기 힘든 몇가지 부분이 있었다. 감히 개인적인 몇가지 보완점을 적어본다.

먼저 책의 구성적인 측면이다. 책이 정확히 하려는 이야기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삼권분립에 관해서만 이야기해도 충분했을 텐데, 다양한 나라의 법의 역사부터 풍토와의 관계, 노예제, 종교와 법과의 관계등 너무나 방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어서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29편의 법을 제정하는 방법이 프랑크인의 법의 역사 소개 부분 중간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 아쉽다. 이 책의 큰 중심이 되는 내용이 강조되지 못했던 느낌이였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잘못된 정보들이 몇가지 있었다. 당시 유럽과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교류가 없던 시절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이러한 부분은 수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저자의 아시아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조금 호의적이지만 그 외의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일본을 광기에 사로잡힌 국가로 묘사하였고, 동아시아 국가를 대부분 게으르고 나태한 민족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흑인에 대해 편견이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여기 몇가지 글을 인용해 본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흑인들이다. 그들의 코는 몹시 납작해서, 그들을 동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대단히 현명한 존재인 신이 영혼을, 특히 선량한 영혼을 새까만 유체 속에 깃들이게 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인류의 본질을 구성하는 것이 피부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흑인에게 지적 능력이 없다는 증거는, 그들이 문명국에서 대단히 귀중히 여기는 금목걸이보다도 유리 목걸이를 중히 여긴다는 점이다. 그들을 인간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시대상황이 변했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군주정체를 옹호하고 있다. 그는 독재자가 지배하는 전제정치를 극도로 혐오했다. 이에 대해 동감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는 공화정체 특히 민주정체는 지난친 평등과 자유로 인해 사회는 오만해지고 방종해지며 컨트롤 안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을 사는 지금은 신분제는 폐지되었고 민주정체가 이상적 모델이 되고 있다. 대부분 서구화된 국가는 신분제에 의해 귀족이 통치를 하는 시대가 아니고 모든 국민이 평등한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저자의 관점이겠지만 군주정체는 아무래도 민주국가를 사는 현재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이다.

 

 

칼럼: 법의 정신과 공정한 입법자의 역활
법의 정신에 대해 논하기 전에 먼저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략히 이해해보자.

지금까지 피상적으로 생각했왔던 법에 대한 정의는 ‘법은 규칙이다’라는 것이였다. 넓게는 국가 조직에서부터 작게는 친목을 위한 소모임까지 일정한 조직과 절차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규칙이 존재하였고 우리는 조직 구성원으로써 싫든 좋든 규칙을 따라야 했다. 법은 따라야 하는 것, 규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충분하다. 법이 이렇게 간단할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위키백과에서는 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법은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함을 직접 목적으로 하고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을 말한다.”

아직도 조금 어렵다. 법의 정의를 조금 풀어써보자. 법의 정의에 따르면 법은 목적은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질서를 유지한다’와 ‘정의를 실현한다’가 큰 주제이다. 또한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국가라는 내용 역시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 말했던 소모임들이나 회칙등은 일단 법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규범 규칙들과는 다르게 법은 강제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강제성’이다. 어길 경우 단순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 재재를 가할 수 있는 종류의 규범인 것이다. 교통 신호를 위반했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보상을 해야한다. 왜냐하면 교통 신호 위반은 단순한 규범이 아니라 법이기 때문이다. 법은 강제성은 죄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 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기관이다. 위키피디아 정의에 보면 ‘국가’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법의 규범은 넓은 의미로 헌법, 관습법, 명령, 규칙까지 포함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일정한 조직과 절차 밑에서 제정된 법률을 가리킨다. 여기서 말한 일정한 조직과 절차가 바로 국가인 것이다. 그래서 법은 규칙, 명령등 모든 것을 포함하지만 명시적으로 국가나 사회에서 만드는 사회규범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이를 통해 유추해보면 한 국가의 법을 통해 그 사회와 국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은 한 국가나 사회의 공통 규칙이기 때문이다.

 

법의 정의를 이해하고 나니 한가지 더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왜 법이 필요한 것일까?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꼭 법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일까?
사회가 단순할 경우 복잡한 법이 필요하지 않았다. 관습이나 도덕규범에 따라 모든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직업이 생기고 사회생활이 발달해지면서 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말한 법은 통제 수단으로써의 법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반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당장 내일 법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직할 것이다. 살인이나 도둑질 같은 신체에 위해를가하는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모든 문제에서 질서가 엉망이 될 것이다. 법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에 뿌리깊게 박혀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법을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잘 모른다면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해야 하는걸까?
우리가 법을 알기 위해서 두꺼운 법전을 보거나 사법고시를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법이 무엇인지 법의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는 하고 있어야 한다.

 

이제 이 칼럼의 주제인 법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해볼 차례이다. 우선 법의 정신을 알기 위해 다시 한번 위키백과를 들여다 보자. 위키에는 법의 정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법의 이념, 곧 법의 정신은 법을 만들고 활용하는 무형의 힘을 가리킨다”
이 말을 해석해보면 법의 정신은 곧 법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더 넓게는 법을 만들거나 법을 집행하거나 법을 통해 개인적 쟁송을 해결할때 필요한 원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법은 단순하지가 않다. 고차원적인 정신적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법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입법자가 법을 만들때는 어떤 원리을 가지고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중용의 정신이 입법자의 정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선은 도덕적 선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두 극단 사이에 있다”
몽테스키외는 입법자의 중용의 정신을 법을 만들 때 필요한 법의 정신으로 보고 있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상태, 특정 집단의 사리사욕에 손을 들어주지 않고 객관적이고 도덕적이며 정의를 위한 가치를 갖는 정신을 말한다. 이 중용의 원칙과 함께 입법을 할때 중요한 원리 역시 <법의 정신> 29편에 말하고 있다.
“법의 문체는 간단하고 평이해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법은 너무 치밀해서는 안되며, 충분한 이유없이 법을 변경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은 청정함이 필요하다”
법을 제정할 때 필요한 원리, 원칙이자 기본적인 법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법을 집행할 때 필요한 정신은 타당성과 실효성이다. 법은 질서유지와 정의구현을 위한 규범이므로 반드시 법이 정한 대로 행해져야 한다. 공정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야만 법일 수 있는 자격과 권능이 주어지는 것이다. 법을 집행할 때는 어떠한 예외 경우가 없어야 하고 권력에 좌지우지 않아야 한다.

또 법의 실효성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법이 어느 정도 실현되느냐 하는 문제인데, 법이 다른 규범과 다르게 정한 것이 준수되고 그 제재가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정에 맞는 법을 제정하고 실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법을 심사하는 사법부에서 필요한 법의 정신은 공정성이다. 사법부는 약자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판결을 내릴 때에는 법의 원칙에 입각하여야 하고 어떠한 개인적인 사리사욕이 끼여들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실제는 어떠한가? 우리사회의 고위공직자의 비리 문제를 보고 있으면 과연 법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우슷개 소리로 위장전입, 자식 군면제등은 이제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한 하나의 코스로 인식되어질 정도이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너무나 자주 들린다. 부정에 둔감해지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법의 정신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판결을 하는 곳에서 필요한 원리이자 마음가짐이다. 법의 정신에 입각하여 법을 처리한다면 우리는 훨씬 행복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법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시민의 경우는 어떻게 법의 정신을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 불합리한 법이 있을 경우 탄원을 하거나 잘못된 법 집행이 있을 경우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하고 중용의 정신을 가진 입법자들을 대표로 선출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첫번째이다.

 

 

 

3. 현대의 영웅에 대하여: 테드알렌/시고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고등학교 친구중에 의사 녀석이 한명 있다. 작년에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책을 읽고나서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너 혹시 닥터 노먼 베쑨이라고 알어?” 잘 모른다는 답변을 듣고 책을 선물했다. 이 책을 읽고 큰 의사가 되기를 바람에서였다. 사실 친구를 보니 의사라는 것도 쉽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인턴 생활을 도대체 몇년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그들에게 베쑨 같은 수도승처럼 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돈에 연연에 하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데 일생을 불사르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베쑨이 말한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 책임감을 난 가지고 있는 걸까? 정직하게 일하고, 내가 하는 일이 인류의 도움이 되는지에 진지한 고민을 해본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베쑨의 정신을 의사라는 직종에 한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베쑨의 진보적 사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가 1930년대에 주장했던 것들은 많은 부분이 2013년 현재 이뤄졌다. 국민건강보험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체계적인 예방접종으로 많은 질병들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결핵의 경우 이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질병이 되기도 하였다. 공산주의는 사그러드렀지만 많은 기초보장제도가 생겼고, 자본주의는 교묘하게 우리 주위에 있지만 예전처럼 노골적으로 악의적이지는 않게 되었다. 그가 지금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만족해 할까, 아니면 아직도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세삼 그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베쑨에 대하여: 우리시대 큰 의사
Dr. Norman Bethune, 1890~1939) 탁월한 흉부외과 의사이며 보건의료체제의 창시자, 스페인의 반파쇼투쟁, 중국의 신민주주의 혁명과 항일투쟁의 최전선에서 몸바쳐 싸웠던 혁명가, 보건 의료인이자 휴머니스트 의사.

 

저자의 생애
1890년, 캐나다 출생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 참전
1923년, 프란시스 캠벨 페니와 결혼. 이 당시 나이차는
1926년, 패결핵 판정,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요양원에 들어감
1927년, 프란시스와 이혼, 인공 기흉술로 기적적으로 회복
1929년, 세계적인 흉부외과의사 아취볼드 밑에서 일함, 맥길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934년, 몬트리올 성심병원 흉부외과 과장, 보건 의료운동에 띄어듦
1935년, 캐나다 공산당 입당
1936년, 스페인 내전 참전, 이동식 혈액은행 설립해 전시 의료분야 개척
1938년, 일본의 침략과 내분으로 혼란한 중국땅에서 의료봉사대 자원
1939년, 수술 중 손가락 감염에 의한 폐혈증으로 사망

 

저자의 삶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몇백페이지 책을 통해 풀어내기 힘든 분량이다. 숨을 헐떡이면서 그의 삶을 추적해 보았다.

 

허랑한 생활
1차 세계대전을 참전하고 잔인한 학살 광경을 경험한다. 전쟁이 끝난 후 유럽을 돌며 유유자적한 삶을 지낸다. 친구와 프랑스에서 골동품과 예술품을 런던으로 팔고 남긴 차익을 가지고 술과 예술품을 소비하면서 지낸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풀이를 하듯, 불꽃럼 우아하게 타오르듯 인생을 즐긴다.

 

만남과 이별
당시 스물두 살이였던 에딘버러 명문가의 외동딸인 프란시스 캠벨페니를 만나 결혼한다. 그들은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했지만 서로의 사랑은 확인할 수 있었다. 후에 베쑨은 폐결핵 판정을 받고 프란시스의 미래를 위해 이혼을 하고 요양원으로 들어간다. 요양원에서 회복한 후에 프란시스와 재결합하지만 일년후에 프란시스와 다시 헤어지게 된다.

 

훌륭한 외과의사
그는 기존의 수술도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많은 의료 기기들을 만들었다. 베쑨 늑골절단기, 베쑨 기흉기, 기계팔 같은 다양한 의료기기들이 이때 만들어 졌다. 또 당시 최고의 흉부외과의사였던 아취볼트 밑에서 일하면서 맥길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출강하였으며 몬트리올 성심병원의 흉부외과 과장으로 성공적인 외과의사의 길을 걷는다.

 

공산주의자
캐나다 공산당에 가입하고 의료혵책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몬트리올 국민보건그룹을 창설한다.그가 처음부터 공산당원이 된 것은 아니다. 그는 의사들의 권위적인 모습과 가난한 국민들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의사로써 회의를 느낀다. 그러던 중 러시아의 사회 의료체계를 돌아보고 깊은 감동을 받는다. 캐나다의 몇몇 집회에서 연설을 하던 중에 공산주의자를 밝힌다.

 

전시의료체제 창시
스페인 내전 당시 ‘이동식 혈액은행’을 설립, 운영하여 전시 의료분야를 개척하고 수많은 중상자를 살려냈다. 당시 수혈 자체에 커다란 장벽이 있었다. 전쟁으로 많은 피를 흘려 죽어가는 병사들을 위해 그는 수혈을 감행하고 많은 이들을 살려냈다. 또 전시상황에서 의약품의 부족으로 살릴 수 잇는 젊은이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신속하게 부상병을 운반할 운반병을 모집하고 훈련한다. 또 자신을 도울 수 있는 군의관을 양성하고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위생병을 훈련시키는 체제를 구축한다.

 

저자의 말
저자의 말을 통해 그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자

 

“다시는 결코 메스를 들면서 그 어떠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단순한 기계적인 유기체로 취급하지 않으리라. 사람이란 육체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란 꿈을 가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나의 칼은 육체와 동시에 그 꿈을 구하리라.”
-그의 의학에 대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의사의 손놀림으로 사람의 생명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의사는 철두철미하고 빈틈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의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우리 의사들은 수도승과도 같아야 하오. 그렇소. 헐벗은 옷차림에 샌들을 신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수도승 같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목적은 인체를 보호하고 소생시키는 것이오. 그것은 신성한 일이오. 따라서 우리의 자세도 신성한 목적에 맞게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되오.”
-의사에게 수도승의 삶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들은 의사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인술보다 돈이나 명예에 더 관심을 쏟는다면 그것 역시 큰 문제이다. 베쑨의 주장은 너무 강하지만 새겨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 수도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최소한의 인성이 필요하다. 왜냐면 그들은 사람의 목숨을 주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베쑨의 훌륭한 점은 기득권을 내려 놓는다는 점에 있다. 의사라고 권위적일 필요 없다. 의사는 아픈 사람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한테는 현재 돈이 필요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음식, 의복 등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돈이 만약 개인적으로 보내진 것이라면, 그 돈을 가지고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담배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돈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이곳 본부로부터 타 쓰겠으니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베쑨은 검소하다. 무엇보다 그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기득권과 특권을 모두 포기하였다는 점은 더욱 감동적인 부분이다. 사람에게 돈이 왜 필요 없을까? 누구든 돈을 좋아한다. 돈으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을 왜 벌려고 하는 걸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돈을 벌 필요가 있는 걸까? 그정도로 돈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책 속으로: “의사들이여, 부상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
P11,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의사라 한다고 했다.
-비단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의 직업에 사회적 소명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이다. 모든 직업이 이러한데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요즘 사람을 살리는 인술보다 돈과 명예를 쫗는 의사들이 많음이 한탄스러운 일이다.

 

P21, 어디에선가 진보가 이루어지면 그것 역시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진보 역시 다른 모든 일처럼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 고도로 발전한 교통 및 통신수단들 덕분에 지구 전역의 인간사회가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P22, 어느 시대이든 영웅이란 자기 시대가 모든 사람들에게 제기하고 있는 주요 과제들을 뛰어난 결단력과 용기와 능력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영웅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가 가장 필요한 문제점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웅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든 모든 영웅들은 용기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베쑨 역시 영웅이다.

 

P22,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무기를 가지고, 즉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그 일을 통해 투쟁하였다.
-재능기부가 유행이다. 돈이 아닌 자기의 능력을 다른 이에게 알려주는 기부 방법이다. 영웅은 자기 분야의 탁월함이 있어야 한다.

 

P23, 기술이라는 것도 올바른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사용될 때 비로소 인간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다. 우라늄의 기술적 원리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 수도 있고, 핵폭탄을 만들 수도 있다. 기술을 어떤 마음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기술자에게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P24, 중국에서 그는 “의사들이여, 부상병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했다.
-그의 디트로이트 의사시절의 경험들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후에 보건의료인 종군 장교가 된 후에 역시 부상병들을 가려 받거나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으로 부상병들을 찾아가는 활동을 펼친다. 이 모든 것이 부상병을 아니 사람을 살리겠다는 인본주의에서 출발한다.

 

P28, 그는 자신의 인간적 약점들을 아주 고통스럽게 의식하는 사람이였다. 그러나 그는 그 약점들에 굴복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극복함으로써 위대함을 달성했다.
-그는 사사로운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돈이나 명예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가난한 사람들, 병들어 가는 사람들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순응하기 보다는 고쳐나가는 길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그를 위대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P45, 역사란 놈은 한 개인의 죽음에 대해 눈길 한번 보내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대로 스쳐가겠지.
-전쟁과 폭동, 대학살 영웅적 행위들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그 역사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대목이다. 죽음을 앞둔 그는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가끔은 뿌듯해하고 가끔은 아쉬워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P46, 후에 그는 “죽음에 직면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삶의 진실을 그냥 살다가 죽어간 많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베쑨은 결핵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 방탕했던 삶을 버리고 자신과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후에 기흉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게 된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겪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죽음은 어찌보면 한 인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영웅의 첫번째 조건이리라.

 

P53, “내버려두세요. 저렇게 운명에 맡기고 이것저것 시도해 가노라면 자기 나름의 방식을 익히게 될 테니까요”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에게 필요한 교육관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지하고 여러 경험을 쌓아주도록 옆에서 지원해주는 방식. 여러모로 아이의 삶을 간섭하는 것은 좋지 않은 교육이다.

 

P61, 그가 자신의 손님에게 유창한 말솜씨로 즐겁게 떠들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세상의 여러 불확실한 문제들에 대해 그보다 훨씬 덜 유창하게 그 해답을 추구하고 있었다.
-유행적 사조와 종교적 숭배 요란한 재즈가 대중의 의식 속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윌슨의 14개 조항을 새로운 세계의 지침으로 동경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페이비어니즘적 사회주의를 그렇게 받아들였다. 모두들 하나의 현상에 대해 다르게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P63, 당시의 생각은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전쟁의 경험은 그에게 인생이란 값싼 것이고 죽음이란 불현듯 닥쳐오는 것이며 따라서 인생의 모든 것을 맛볼 시간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전쟁을 경험하고 모든 것들을 경험해보기로 결정한다. 경험은 과정이다. 경험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가끔은 후회를 가끔은 성취를 돌려준다. 그래서 경험해 본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고 경험해본 조언은 남들에게 감동을 준다.

 

P68, “당시 나는 삶에 대해서난 죽음에 대해서나 아무런 목적도 갖지 못하면서 마치 불빛을 향해 날개를 퍼덕이며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그리하여 어리석게도 그 주위를 무작정 돌고도는 한마리의 나비와 같은 존재였고”
-그는 결혼을 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방황을 하고 있었다. 그는 모험을 즐기고 모든 것을 경험해 보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행동하였다. 그의 불안함과 분노의 표출을 프란시스 역시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는 그 스스로를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하루하루가 위험한 나날이였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훗날 더 큰 의사를 만든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P70, 자신의 휑뎅그렁한 병원에서, 베쑨은 토론토, 런던, 빈, 베를린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동안에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한가지 교훈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의료행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의료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였다.
-현 시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그대로 의료보험 체제가 잘 잡혀 있는 편이지만 가장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비싼 의료보험비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가장 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위험한 신체작업과 안 좋은 위생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필요할 때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P72, 그는 화를 내면서 환자들에게 이렇게 묻곤 하였다. “왜 빨리 의사를 찾아오지 않고 상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여태껏 그냥 있었소?”
-난 그가 의사로써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수술을 잘하거나 지식이 많아서라기 보다 이런 안타까움을 표출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는 정말로 환자를 사랑하고 환자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난 그의 아쉬움이 깊은 한숨처럼 들린다.

 

P73, “이건 의사 노릇을 하는 게 아냐. 나무다리에다 겨자씨 연고를 바르는 격이지. 환자들은 몸에 이상이 생겼는데도 그 사실을 모르고 그냥 지나가거나 돈 걱정 때문에 알아도 쩔쩔맬 뿐이야. 그러다 결국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늦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야. 게다가 매춘부들의 경우,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도대체 뭐지? 그들의 경우, 진짜 문제는 병에 걸렸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매춘부라는 사실 자체에 있거든”
-그는 병이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병 자체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지, 가난한 사람들은 왜 질병에 취약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이런 자세는 영웅으로써 충분한 자격이 있다.

 

P76, “도대체 무엇이 변했단 말인가! 이 두 손은 예전과 달라진 바가 없다. 그런 이 두손에 전에는 없었던 마력이 갑자기 붙어버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가난한 사람을 상대하는 대신 부유한 사람을 상대하자 곧 그는 금전적 어려움이 해결되고 외과의사로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본다. 진실되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자신에게 당당한지에 대해서

 

P76, 그는 자신이 벌 수 있는 만큼 악착같이 벌었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을 가지고 빈민가에 있는 그의 처음 환자들에게 돌아갔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신의 잃어버린 평화감 그리고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빛바랜 이상을 다시금 맛보는 것이었다.
-봉사를 생색내기가 아닌 진심으로 즐긴다. 그는 이상주의자이며 인류애가 높은 사람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돈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남들을 이용하려고 했지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없다. 닥터 베쑨은 위대한 사람이다.

 

P78, 인술이라? 거 참 말이 좋군. 그 사기꾼들은 자신의 안락한 수면을 위해서 그 박스카에 사는 남편의 간청을 거부했지 않는가? 그는 이제 서서히 일부 자신의 동료의사들에 대해 거침없는 말들을 내뱉게 되었다.
-인술이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돈에 따라 환자를 가려받는 다면 그것이 훌륭한 인술이 될 수 있을까?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의술을 펼치는 사람이 그래서 진정한 인술을 가지는 사람이다. 그는 일체의 허례허식이 없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P80, 말하자면 한 푼도 받지 않고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면 그것은 실패가 되고, 만약 어떤 부인네한테 운동만 좀 하면 될 증세에 대해 강장제 한 첩을 조재해 주고 그 약값을 엄청나게 받았다면 그것이 성공이 된다는 말일세
-의사는 권위적이다. 그들은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높은 진입장벽을 통해 환자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의사는 돈을 쉽게 벌수 있다. 벤쑨은 의사와 돈의 관계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돈을 따라 자신의 의사로써의 소명과 가치를 져버리기 싫어했다. 다른 대부분의 의사와 다른 그의 삶의 자세는 하지만 기존의 의사들에게는 반감으로 비쳐지게 된다.

 

P87, “당신한테 꼭 할말이 있소. 의사들이 당신한테 뭐라고 설명하는지는 모르겠소. 그러나 난 아오.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소. 내 인생은 이제 끝이오. 그러나 당신은 아직도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오. 이혼해 주시오. 그리고 당신 자신의 길을 새롭게 가기 바라오.”
-베쑨은 결핵 판정을 받게 되고 삶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다. 요양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가 한일은 부인 프란시스를 놓아주는 것이다. 외롭고 힘든 요양의 길에서 자신을 돌보아줄 사람을 놓아주는 것은 용기일까? 사랑일까? 난 이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진정 아름다운 사랑이다.

 

P90, “그만두세요, 어머니, 이젠 기도도 눈물도 필요가 없습니다. 전 아무런 후회없이 살아왔어요. 지금은 그저 피곤할 뿐입니다. 병이 나아서 일어나게 되면 다시 옛날얘기 하며 살 겁니다.”
-죽음앞에 의연한 사람은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 그는 눈물로 기도하는 가족들을 되려 안심한다. 어쩌면 모든 계획이 준비되어 있을 수도 있다. 당시 조금씩 시도되는 결핵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엄살이 만연한 이시대에 죽음앞에 당당히 맞서고 낙관적인 자세를 취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멋있다.

 

P104, 그것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였다. “아냐, 아직은 그런 마음을 가져서는 안 돼. 지금 필요한 것은 오로지 결단뿐이야.” 이렇게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는 요양원에서 위험한 폐 허탈 수술에 대해 찾게 된다. 그리고 이 위험한 수술에 대해 자신의 몸을 시험해보려고 한다. 요양원에서 하루를 허비하면서 사느니 죽느냐 사느냐의 모험을 걸어보는 것이다. 그에게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무의미함이였다.

 

P105, 이들은 의학의 개념들을 정태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미지의 것들을 공략하여 그 해명을 위해 노력했다. 만약 사람들이 결핵으로 죽어간다면, 의학의 의무는 그런 죽음을 방지할 방법을 찾는 데 있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새로운 시도가 없이는 발전을 할 수 없다. 혁신과 도전 없이 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의학 역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비록 그것이 위험하고 종교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P112, 다시는 결코 메스를 들면서 그 어떠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단순한 기계적인 유기체로 취급하지 않으리라. 사람이란 육체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란 꿈을 가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나의 칼은 육체와 동시에 그 꿈을 구하리라.
-인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환자는 두렵고 약한 존재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아이처럼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기게 된다. 의사란 환자에게 신이며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의사는 환자를 단순히 고객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인간은 아니 생명은 모두 소중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의사는 이를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P115, 맙소사. 그는 곧 서른일곱 살이 될 터이다. 그가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시간을 허비하고 기회를 흘려보내며 살아왔던가.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이제 다 지난날의 일이었다.
-죽음을 겪어본 사람은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그 큰 경험을 통해 내면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요양원을 나오면서 그는 지나간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내나이 서른둘, 난 지금까지 얼마나 시간을 허비했는지 돌아보고 있다.

 

P125, 그러나 지금은 예전에 디트로이트에서는 몰랐던 것들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는 또 죽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마 결핵으로 죽을 사람들은 없게 될 것이었다.
-모든 일에는 다 목적이 있다. 그는 죽음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결핵을 완벽히 정복하리라 다짐한다. 그와 같은 경험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에서 그는 결핵을 없애리라 맘 먹는다.

 

P127, 기존의 지식은 과거의 창고였다. 따라서 그는 탐구를 계속하면서 또한 끊임없이 그것을 확대시키고자 했다.
-지식은 계단을 밟고 간다. 현대의 모든 복잡한 지식 역시 과거의 선구자들의 연구가 바탕이 되고 있다. 과거의 지식을 무시하지 말자.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익혀야 한다. 새로운 발명은 과거의 지식들을 결합하고 그 진리를 깨우치는 과정에서 얻게 되리라.

 

P130, “수술에 임하는 의사라는 사람들이 자연과 세계 속에서 아무런 힌트나 해답을 떠올리지 못한다면, 그는 인명을 학살하는 일을 즉시 중지하고 도랑이나 청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베쑨은 의사시절 다양한 의료기기를 계발하였다. 수술 도중 겪은 여러가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그는 항상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 있었고, 변하지 않는 의료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P135, “아닙니다. 알아낸 것이 전혀 없어요. 그러나 아무튼 그 물질이 결핵성이 아니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만약 결핵성이 있었다면 내 몸이 이렇게 멀쩡할 리 없을 테니까요. 어쨋든 조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핵성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으니까요.”
-베쑨은 실천하는 지식인이였다. 자신의 목숨에 연연해하지 않고, 진리를 탐구하는 것에 목말라 있었다. 베쑨은 특정 물질이 결핵성 물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자신의 귀에 그 물질을 대 보았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모르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보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지식욕이 더 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물질을 직접 자기 몸에 대보는 대범함까지 지녔다.

 

P139, 그녀에게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삶의 전부였다. 따라서 그 관계가 어그러지면 낙을 붙이고 살 데가 없었다.
-사랑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건전하고 이상적인 관계는 독립적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인 것 같다. 한쪽에 의존하는 관계가 되면 서로에게 금방 싫증이 나버리는 이유 역시 이런 사랑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 의지하기 보다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다.

 

P149, 예방 조치, 조기 진단, 조기 치료, 수술의 적극적 시도, 이것이 바로 그의 계속적인 주장이었다.
-베쑨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러시아의 의료체제를 보고난 후였다. 재정상태에 의해서 건강이 관리되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 누구든 건강한 권리가 있다. 적극적인 예방조치나 조기 치료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이걸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P150,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는 또 하나의 질병, 결핵균보다도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세의 콜레라보다도 훨씬 더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또 하나의 질병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가난이라는 질병이었다.
-결핵의 가장 큰 원인은 가난이다. 최근 OECD 국가중 우리나라가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는 결핵이 가난을 먹고 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가는 이 근본적인 가난에 대해서 치료할 생각이 없다.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손쉽고 눈에 보이는 결핵 치료에 신경을 쓴다. 이건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행위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어렵지만 진실을 보아야 한다. 피해서는 안된다.

 

P154, “부자들의 결핵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이 있다. 부자들은 회복되지만 가난뱅이들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 경제학과 병리학은 이렇게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난은 결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어떤 사람은 이런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다면 반드시 결핵에 걸려 죽게 된다. 아니 그 확률이 부자들보다 훨씬 높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과연 인간은 평등한 것일까?

 

P157, “돈 말입니까? 그거야 교환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베쑨의 위인전을 읽다보면 그의 가장 존경스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우리는 모두 돈의 노예처럼 살고 있다. 돈만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위해 인간성을 버리고 자존심을 버린다. 하지만 그는 돈에 대해 초연하다.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그는 돈 때문에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 돈은 정말 교환수단에 불과하다. 돈은 행복을 주지도 우리에게 존엄심도 주지 않는다. 돈에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P158, 그는 소유에 무관심했다. 그는 가진 것들에 대해 거들먹거리는 태도를 혐오했다. 그는 쇼 식의 돌연한 행동으로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조차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한참 우리나라에 <무소유>라는 책이 인기였다. 무소유를 통해 정신 영혼의 평안을 찾자는 이야기다. 이 책은 상당히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힘들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욕심을 부리고 자기 분수에 넘치는 소유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마음을 비우고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P160, “여성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노예생활에 시달려왔다. 나는 여성적 마음을 계속 ‘설명’하고자 하는 자들을 보면 아주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여성의 마음은 인간의 마음이다. 그것은 비인간적 조건들하에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른바 여성적 심성을 떠들어대는 신화들은 여성을 계속 예속시키고자 하는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는 특별함에 대해 분노했다. 의사라는 직업을 과시하는 행위 역시 그를 분개시켰다. 허세와 점잔을 지독한 아유로 깨부셨다. 여성의 문제 역시 남성들이 자각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들만의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P161, 그는 이렇게 여러 가지 평판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삶 속을 들락거린 혜성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영웅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누군가에게 존경받기도 하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상 신경을 쓰이게 하기 때문이다. 영웅은 그래서 무시될 수 없는 존재이다.

 

P162, “우리 의사들은 수도승과도 같아야 하오. 그렇소. 헐벗은 옷차림에 샌들을 신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수도승 같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목적은 인체를 보호하고 소생시키는 것이오. 그것은 신성한 일이오. 따라서 우리의 자세도 신성한 목적에 맞게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되오.”
-그는 자긍심과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였다. 그는 약한 환자들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수도승처럼 낮은 곳에서 세상을 보려고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왜 다른 의사들은 그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모든 의사들이 베쑨같다면 우리는 더욱 따뜻한 사회에서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P169,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던 부분이다. 그의 이러한 정신은 훗날 보건 의료체제를 구축하는 기본 이념이 된다. 난 이 부분에서 환자를 찾아다니는 의사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과연 그런 의사가 존재하기는 한 걸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P171, “교회에서는 사제들을 어디서 구했겠소? 자신의 모든 세속적 소유를 완전히 포기하고 수도원의 검소한 생활을 택하라는 교회의 호소에 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민중의 건강을 위한 사제가 되기 위해 개인적 이해를 뿌리칠 사람들도 있을 것이오. 그런 의사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행동할 것이오. 그래서 빈민가는 물론 우리를 절실히 원하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모두 찾아다닐 것이오.”
-베쑨은 그와 함께할 동료들을 찾았다. 의사의 의무가 스스로 질병의 뿌리까지 찾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믿는 의사들을 말이다. 그는 그리고 이러한 의사들과 함께 사회 깊은 곳 도움이 필요한 곳까지 찾아갔고, 전쟁시에 의무병으로 많은 부상자들을 살리는 일을 한다.

 

P179, 나는 지금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대답은 이론에서가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서 내려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저 학술적 사실들을 주워 모으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해야 한다. 책에서 얻는 지식은 반쪽짜리일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보고 현실에 참여해 보아야 보이는 진실들이 존재한다. 자신이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현실에 눈을 돌려보자. 직접 부딪쳐 보고 결정할 일이다.

 

P182, 그는 질병의 기본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주었네. 아니 그는 오히려 질병이란 본래의 의미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사실, 즉 그것은 주병환경에 대한 인체의 반응이라는 사실을 새로운 증거로 입증해 주었다고 생각하네. 반사작용은 물론, 혈구와 같은 우리의 생체조직이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일세.
-그는 러시아 보건성의 협조를 받아 소비에트 병원을 둘러본다. 그는 거기서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시스템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것은 환자의 권리를 높이는 것이다.

 

P184, 그것은 사실 제시를 통해 잘난 체하는 태도들을 분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좌익서클에서나 우익서클에서나 상투적인 사고방식을 몹시 싫어했다. 그는 사람들의 기존 견해에 도전하여 그들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좋아했다.
-룰을 깨는 생각을 하는 것은 창의력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체면을 버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잘난 척하는 사람은 그래서 창의적이기 힘든 이유이다.

 

P197, “물론 이 문제가 그저 탁상공론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칠 년 동안의 경제위기와 경기침체 그리고 탐욕과 어리석음을 가져다준 대중질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공중보건계획을 입안했을 때 의사사회 여러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많은이들이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어떤 이도 베쑨만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행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진실되지 않다.

 

P201,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의료경제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분야에서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의료제도를 사회구조의 일부로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역시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입니다.모든 사회구조는 그 나름의 경제적 기초를 갖고 있습니다.
-의료 문제를 사회구조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의료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모든 것을 의사의 기술에 맡겨서 안되는 이유인 것이다. 훌륭한 사회보장 시스템 없이는 절대 의료 선진국을 만들 수 없다.

 

P207, 제가 말하는 사회주의 의료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보건이라는 것이 우편, 국가방위, 사법, 교육 등과 같이 공공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둘째, 국민보건을 위해 공공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의료보호혜택이 소득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만인에게 베풀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선이 아닌 정의가 중요한 역활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선이란 기부자들을 자기 기만에 빠지도록 함과 동시에 수해자들을 타락시키기 때문입니다. 넷째, 의료종사자들의 봉급과 연금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다섯째, 의료종사자들 자신이 민주적 자치를 실시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의료보험 체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의 의료를 책임지는 책임있는 모습이며 아주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의료종사자들의 의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베쑨은 무엇보다 의료인들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 같다.

 

P218, “이 아이를 죽여온 사람들이 과연 누구겠나? 당신과 나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상이 지옥으로 변해 가고 있는데도 자기만 잘살겠다고 바둥대던 사람들 모두가 아니겠나?”
-베쑨은 소녀를 상처를 보고 깊은 좌절에 빠진다. 그는 다시 가난과 질병과 의사의 책임에 대해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P224, 나의 아이는 무사합니다. 아주 아름다운 수술이었답니다. 지독한 순간들이 간간이 있었지만 수술을 마치고 나니 그지없이 행복합니다. 오른쪽 폐를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열살바기 아이에게 이런 수술을 행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멋진 일 아닙니까? 오늘밤에는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습니다. 지난밤에는 한잠도 못 잤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판단하느라 그랬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아이가 무사하니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베쑨은 가난 때문에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소녀의 수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비록 치료비를 받을 수 없는 가난한 아이였지만 그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결국 수술은 성공으로 끝나고 그는 기쁜 마음에 편지를 남긴다.

 

P226, 마침내 그는 그 해결방안을 찾아냈는데, 그러나 그것은 끊임없이 노력과 설득 그리고 끊임없는 희생과 대중 선동이라는 비정통적 방법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제 마흔 여섯이였다. 외과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 의사들은 이미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남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P259, “여러분의 생각대로 그 일은 어쩌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일이 필요한 일임에는 분명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 일이 참으로 필요한 일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불가능한 일이라면, 그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은 누군가가 그 일을 시도하지 않겠습니까?”
-후에 중국에서 활동에서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는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시도해볼만한 일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아픈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P291,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해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저 점령된 도시 이편 어딘가에서 로열리스트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것이었고, 적어도 길 저쪽 어딘가에서는 후퇴작전을 위해서라도 전투가 계속될 것이었으며, 따라서 거기에는 우리가 마드리드에서 가져온 혈액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부상병들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스페인 내전에 참여해서 베쑨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진지가 구축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말라가를 가기 위해서 그는 트럭을 몰고 직진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며 정의로운 행동이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이 그토록 그를 강인하게 만드는 것일까?

 

P299, “당신들의 손은, 오늘밤 평화스럽게 잠을 이루고 있는 당신들의 손은 무구한 피로 더럽혀져 있소. 만약 당신들이 오늘밤 여기 말라가 도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수치스러운 만행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도시는 소돔과 고모라와 다름이 없소. 당신들의 아이들도, 스페인의 고통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밤 가만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당신들 모두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죽음과 공포의 황량한 발판에서 반드시 방황하게 될 것이오.”
-그는 전쟁의 처참한 현실앞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를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방관하는 자들이였다. 그들은 자신의 호외호식을 위해서 다른이의 고통에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방관하는 것 역시 가해자와 다름 없다. 거짓 선동과 요란한 사기정치에서 진실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P317, 부대원들에게 그는 어딘가 달라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처리를 질질 미룬다든가 그저 형식적으로만 움직인다든가 하는 태도를 참지 못했고, 부대원들에 대한 요구도 전보다 더 많아지게 되었다. 그의 눈에는 이제 일체의 무기력과 비효율이 말라가와 같은 결과로 통하는 ‘카바예로주의’로 간주되었다.
-그는 변했다. 그를 변하게 한 것은 처절한 고통과 무력감을 주었던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이였다. 그는 이제 일체의 무기력도 일체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게 되었다. 하나의 큰 사건을 통해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더욱 말라갔지만 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P321,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을 해방시킨다. 그의 움직임은 자연스럽다. 그는 “자기 자신의 기질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그는 내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그는 스스로를 존중한다.
-영상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은 예술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솔직해지고 주위에 더 민감해져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일제의 구속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예술의 첫번째 발걸음이리라.

 

P328, 이것들이 바로 ‘불간섭’이라는 미명 아래 전세계가 한 나라의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참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그러한 몰염치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의 대의를 위해 스페인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 요즘 우리는 이런 것들에 빠져있다. 그래서 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옳고 그런지 판단하기 전에 힘이쎈 다수의 편이 들어가 있기를 원한다. 참으로 비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P331, 만약 이러한 얼토당토 아니한 거짓말들이 세계 도처에서 그대로 묵인된다면, 그것은 공산주의자들뿐만 아니라 반공주의자들의 모든 권리와 자유까지도 침해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스페인 국민들처럼 자유스럽지 못하다면, 그래서 만약 여러분들이 스페인 국민들처럼 여러분의 자유와 권리를 방위하고자 한다면, 여러분들은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의 모습과 닮아 있다. 조금만 바른 소리를 하면 바로 빨갱이로 낙인 찍히는 현실이다. 정치와 이념이 우로 완전히 치우쳐져 있는 요즘 더욱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과연 언제 이런 문제들이 끝나고 서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P341, 스페인이나 중국이나 모두 다 같은 투쟁의 일부인 것이오. 내가 중국으로 가려는 이유는 그곳이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오. 또한 나의 능력이 가장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오.
-당시 중국은 서구화가 되어 있지 않아 위험한 곳이였다. 아니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곳이다. 더군다나 안으로는 장개석 국민당과 밖으로는 일본과의 투쟁을 하고 있는 공산당을 돕는 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지 쉽게 상상이 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그 곳에 가려는 베쑨의 결정은 내 가슴을 뛰게 한다.

 

P363, 오늘은 나의 마흔여덟번째 생일이다. 작년에는 마드리드에서 생일을 맞이했는데, 올해는 하진에서 생일을 맞이한 것이다. 나는 부상병들에게 붕대를 감우주는 일로 생일을 자축했다.
-그의 생일이 쓸쓸하다. 누구도 한가하게 생일 축하를 해줄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알과 포탄이 날라다니는 전쟁터에 그는 자원했다. 그곳에서 그는 생일을 맞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는 지금 그가 원하는 일을 그리고 인류를 도우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376, “그러나 기동의무대를 운영하면 그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베쑨은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기동의무대들이 충분한 장비를 가지고 신속하게 치료한다면, 그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베쑨은 항상 환자를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에서 그의 이런 생각은 기동의무대를 만듦으로써 실천하게 된다.

 

P398, “저는 영광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의 현재 직함은 질찰기 군사지구 의료고문 닥터 노먼 베쑨입니다.”
-베쑨은 모든 영광과 꿈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왔다. 그것도 가장 어렵게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택동의 공산당에 와있다. 하지만 그는 이 작업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그 일은 자신을 명예롭게 하기 때문이다.

 

P403, 저한테는 현재 돈이 필요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음식, 의복 등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돈이 만약 개인적으로 보내진 것이라면, 그 돈을 가지고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담배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돈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이곳 본부로부터 타 쓰겠으니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부상병을 치료하는 특별한 일을 하면서 일체의 급여를 받지 않기로 다짐한다. 그의 이런 청렴함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물질만능주의에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부정을 서슴치 않는 많은 이들은 베쑨의 이런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P421, 몸은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내게 있었던가? 나는 지금 아주 대만족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나는 얼마나 부자인가? 매순간을 활기차게 일하는데다, 모두들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돈 같은 것은 지금 전혀 필요하지 않다.
-돈보다 자신의 가치를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선택한 베쑨의 일기의 한 부분이다. 그는 중국의 열악한 환경에서 진정 내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진 것이 없지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 보인다.

 

P429, 이 모든 일에는 올바른 방법과 잘못된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법을 ‘좋은 기술’이라고 하며, 잘못된 방법을 ‘나쁜 기술’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좋은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의술에서 좋은 기술이란 신속한 치료, 보다 적은 고통, 보다 적은 불편, 보다 적은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배우는 것을 미뤄서는 안된다. 우리의 배움, 좋은 기술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

 

P429, “과연 우리는 힘이 자라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을가? 군의관의 의무, 간호병의 의무, 운반병의 의무란 무엇이겠습니까? 단 하나의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그 의무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환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건강과 원기를 되찾고자 하는 그들의 싸움을 돕는 것입니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업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불평과 불만에 빠져 있는 사람도 많다. 정말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봐야 한다.

 

P432, 지도자가 갖추고 있어야 할 자질은 어떤 것들일까요? 그것은 첫째 조직하는 능력, 둘째 지도하는 능력, 셋째 감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계획을 짜는 능력이다.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란 계획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고 올바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이란 계획이 실행되는지 끊임없이 검토하고 오류를 시정하는 것이다. 지도자란 무엇보다 일에 푹 빠져 있어야 한다.

 

P435, 말을 너무 하지 말고 일을 더 하십시오. 자기 자신부터 더 낫게 행동할 수 없으면, 남에게 충고하는 버릇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십시오.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지 마십시오.
-충고는 쉽다. 왜냐면 말이기 때문이다. 감동은 어렵다. 왜냐면 그것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모두 충고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P442, 그가 곧 게릴라 의료봉사의 공식 슬로건이 될 간단한 구호를 채택한 것은 바로 이 회의에서였는데, 그것은 “의사들이여, 부상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라는 것이었다.
-그는 진취적이고 행동파였다. 디트로이트 시절부터 그는 환자들을 찾아다녔다. 아프고 헐벗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인술을 펄쳤다. 그의 의술은 사람을 살리고 주위에 긍정의 기운을 퍼트린다.

 

P541, “부상병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나한테 쉬라고 명령해 보았자 소용없습니다.”
-그는 진정 위대한 의사이다. 몇날 몇일을 꼬박 수술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의무 자신의 일에 온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진정한 의사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P559, 전선에세 활동할 기동의무대들을 계혹 확충해 나가는 한편으로, 새로운 의료훈련소를 설립하여 자라나는 세대들 속에서 중국인 의사들과 중국인 간호사들을 양성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일이 앞으로는 기동의무대들의 활동 못지않게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는 교육을 위해 틈이 나는대로 의학교본을 작성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의 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열악한 환경에 불만을 가지기 보다는 어떻게든 고난을 극복해보려고 했다.

 

P565, 그는 침묵의 세계에 빠진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일을 계속할 것인가? 사람들은 그에게 말을걸 텐데, 그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수술실에서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았다.
-피로 누적에 따른 베쑨은 일시적 귀가 들리지 않는 현상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그는 수술걱정과 부사병들에 대해서 걱정한다. 자신의 쓰임이 없을 것에 대해서 고민이지 귀가 들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초연하다. 자신보다 더 큰 대의를 위해 살아온 위대한 의사이기 때문이다.

 

P581, “오히려 잘됐군. 철수할 때 짐이 가벼울 테니 말이세. 아무것도 아닐세. 손가락 하나를 베었어. 빌어먹을! 고무장갑도 없이 수술을 해야 하다니!”
-그는 긴박한 수술에서 고무장갑 없이 수술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게 된다. 급한 김에 옥도 용엑속에 집어 넣고 나머지 일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그는이 작은 상처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P589, “부대원들한테 당장 떠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게. 자네들 나를 병자 취급하는가? 손가락 하나가 곪았을 뿐이야. 그 이상 아무일도 아닐세. 바보들! 자네들은 나를 기관단총처럼 써먹어야돼. 자 그럼, 부대원들이 즉시 떠날 준비를 갖추도록”
-서서히 죽음을 앞둔 베쑨은 혼잣말처럼 되니인다. 눈물이 날 정도로 짠했다. 그 열악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신의 지친 영혼조차 보듬을 수 없는 그를 보고 있자니, 따뜻한 곳에서 매일 환경 탓만 하고 있는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

 

P595, “자네들 잠시 여기서 나가주게나. 혼자 좀 있고 싶구먼.”
-베쑨은 이제 마지막에 왔다. 그가 의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의 몸 상태를 알고 있다. 그는 이제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을 정리하고자 한다. 나는 그의 이 말이 가슴이 아팠다. 영웅은 고독조차 아름답다.

 

P597, 제가 이곳에 와서 아주 행복하게 지내다 갔다고 그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한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 가지,제가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하고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유서에서 그는 자신이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적는다. 정말이지 두손 두발 들었다. 그의 이런 일에 대한 사명감 신념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것이리라.

 

P599, 지난 2년은 제 생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기간이었습니다. 때때로 외로움도 느꼈지만, 저는 이곳의 사랑하는 동지들 틈에서 최고의 생활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쓸 힘이 없군요. 당신과 모든 동지들에게 크나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베쑨의 유언의 마지막 부분이다.

 

P614, 베쑨의 삶 자체가 위대한 사람들에게는 그들 힘의 원천이 되는 민중들을 되돌아보게 하며, 또 일반 민중들에게는 누구나 위대한 도정에 오를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웅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더 위대해지고 누군가는 더 비참해진다. 그것은 시대에 따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영웅은 그 시대의 불합리함과 모순을 똑바로 직시하고 실천으로 옮긴다. 베쑨은 진정 위대한 사람이다.

 

P616, 그의 인생 행로 하나하나가 모종의 내부적 힘에 의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생명에 대한 존중, 모든 인간의 생명에 대한 끝없는 애정으로부터 나오는 힘이었다. 나는 이 의사가 보여주는 철저한 자기 각성과 지칠 줄 모르는 소명의식과 뜨거운 인간애 앞에서 작업 도중 간간이 눈물이 왈칵왈칵 솟구치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몇번씩 코큿이 찡해지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베쑨을 보고 있자니 내가 얼마나 불만많은 떠벌이였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업에 성실했고, 인간에 대해 다정했다. 그리고 돈과 명예 권력같은 권위적인 것을 경멸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영웅이다. 그가 더욱 유명해져서 그의 글들이 다시 읽히고 다시 읽혔으면 좋겠다.

 

 

감동적인 장절: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한 의술
그는 참 인생에 굴곡이 많다. 굴곡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그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두차례의 큰 전쟁에 직접 뛰어든다. 한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도 경험하였다. 그는 그 모든 것들을 오롯히 즐기고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특히 가장 옆에 있던 작가가 베쑨을 경험하면서 적은 책이기 때문에 사실성이 있고, 현장감이 살아 있었다. 책이 끝나갈 수록 초초해졌고, 안타까웠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새벽 3시에 이 책을 다 읽고 그날 깊이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아래의 베쑨의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적극성, 단호함, 그리고 소탈함, 베쑨은 영웅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보완점: 베쑨에 대한 기록과 사진들
구글을 찾아보면 베쑨에 대한 기록과 사진들이 많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에 조금 더 많은 사진이 있었으면 그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생생한 묘사가 잘 되어 있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베쑨의 인물에 대한 묘사 부분이 사진으로 대처되었다면 훨씬 피부로 와 닿는 것이 많았을 것 같다.
흑백의 사진은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딱 부러지고 굳게 다문 그의 입술은 그의 단호한 성품이 드러나는 것 같다.

 

 

칼럼: 탁월함과 냉철한 사회인식을 지니자
현대의 영웅이란 늬앙스에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굳이 영웅이라고 하지 않고 현대의 영웅이라고 하는 것에 뭔가 독특함이 느껴졌다. 영웅이면 그냥 영웅이지 현대의 영웅이라니.. 그리고 곧 깨달았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우리가 위인전에서 봐왔던 거대한 전쟁도, 인간의 존엄성을 해하는 잔인한 살상도, 인류의 사상을 바꾸는 혁신도 이제 경험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은 자유와 평등을 누리고 살고 있으며, 사회는 복잡해져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기회도 필요성도 충분하지 않아진 것이다.(물론 몇몇 나라들은 제외한다)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개인적인 일로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으며, 교육을 통해 자기만의 확고함도 가지고 있다. 혜성이 떨어지는 큰 일이 아니고서는 이제 혁명이 일어나기 힘들어진 시대인 것이다. 현대의 영웅은 바로 그거다. 예전의 영웅같이 혁명적이고 선동적일 필요가 없어진 사회에서 조용한 영웅들 말이다. 묵묵히 일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바로 현대의 영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현대의 영웅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그 모습의 다양성에 있기 때문이다. 정형화된 영웅의 모습은 이제 없다. 사람들은 모두 추구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영웅 역시 여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먼저 우리 아버지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대학을 나오시고 36세에 돌연 광주로 오셨다. 국정원도 다니셨고, 한번씩 서울에 가시면 이길은 이랬다면서 예전 얘기도 많이 하시지만 왜 지방으로 내려 오셨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으신다. 전북 임실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때문일 거라 추측해보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정이 많으신 분은 아니시다.
젊은 시절에는 두달 월급을 모아서 최고급 카메라를 사셨다. 당시의 사진들과 메모를 통해 사진에 빠져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진다. 마라톤에 빠지고, 테니스에 빠지고, 종교에도 빠지셨지만 무엇보다 사색이 많으셨다. 그래서 아버지는 단체활동을 싫어하셨지만 눈에 띄었고, 점잖고 지적인 모습은 어릴적 동경의 대상이였다.
위계질서, 군대문화를 싫어하신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을 금방 그만두시고 장사를 시작하셨다. 장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아버지가 조금 답답하고 무능해 보이기 시작했다. 깐깐하고 원리원칙적이었다. 그리고 혼자서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깐깐했지만 손해도 자주 보고, 부정을 끔직히 싫어하면서도 실천력은 부족했다. 집이 잘 사는 것은 아니였지만 자식들에게는 지독히 절약을 강조하셨는데 정작 자신은 교회 헌금으로 엄청난 돈을 기부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큰 사기를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학을 핑계로 도망치듯 광주를 떠났다. 한번씩 내려가 보면 아버지는 많이 늙으셨고 성인이 되고 나니 서로의 불만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는 주로 듣는 입장이셨다. 사랑이 넘치시는 분은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매한번 들지 않을 정도로 유하신 분이셨으니 자신에 대한 비판도 스스럼 없이 인정하셨다.
아들 입장에서 그냥 아버지가 답답했다. 세속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훨씬 더 성공하실 수 있을텐데 너무 느리고 너무 생각이 많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원리원칙보다 대충대충이 통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아버지만 빼고 우리 가족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난 절대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아버지를 완전히 이해하게 된 것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이다. 10년 넘게 사회에서 많은 이들을 만났다. 운좋게 병역특례도 했고, 월급이 밀리는 영세한 기업, 매일 신문에 나오는 대기업, 가족같이 즐거웠던 아르바이트등 참 많은 곳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하지만 그들 중에 아버지 같은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욕심이 많았을 뿐 진지하게 사색하거나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적었다. 똑똑하고 깔끔하고 예의바르지만 자기 것을 내려 놓거나 남을 위해 희생하려고 하지 않았다. 모두들 돈, 이성, 가벼운 농담들과 자기만족을 위한 취미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썩 좋지도 않았다.
이리채이고 저리채이면서 아버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조금 사회성은 없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금 손해보지만 양심에 따라 행동하였고, 겉모습이 아닌 내적인 것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이다. 현대의 영웅이라는 주제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도덕적으로 청렴하지도 않으며, 포용력이 뛰어나거나 성인군자같은 덕이 있는 인물도 아니였다. 그는 계산적이였으며 가끔은 괴팍하기도 했지만, 그가 죽었을 때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고 그를 추모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난 휴대폰을 개발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살아생전에 맨날 싸웠던(지금도 싸우고 있지만) 회사에 다니고 있다. 사실 우리는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부사장은 대놓고 스티브 잡스처럼 팀을 운영했고, 초장기 우리 역시 아이폰의 위대함에 기가 눌렸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모두들 인정한다. 그는 역사의, 아니 기술의 선구자였다. 그의 성격이나 속물적인 행동은 한참 아래의 문제이다. 그는 어찌되었든 자기 분야의 정상이 되었으며 많은 기념비적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나는 스티브 잡스를 보면서 현대의 영웅에 대해 생각한다. 현대의 영웅에게 필요한 것은 ‘탁월함’이라는 것에 대해 말이다.
잡스가 죽던 날이 기억난다. 그날 난 잡스가 최초로 아이폰을 발표했던 2007년 프리젠테이션을 다시 보았다. 산업을 바꾼 역사적인 프리젠테이션이였다. 그리고 아이패드를 보면서 잠시동안 생각했다. 어쩌면 나도 영웅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처럼 위대한 영웅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아니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스티브 잡스를 추종하지는 않지만 그의 흑백 사진을 보면서 슬픔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느꼈었다. 젊은 날의 나에게는 잡스의 젊은 날처럼 ‘탁월함’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현대의 영웅은 이제 예전의 영웅과 다르다. 그들은 조용하고 진지하고 앞에 나서지 않는다. 그들의 탁월함과 실천력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추대해 줄 뿐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용기나 자신감보다 진지함과 실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다양한 곳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정형화된 영웅의 모습은 더이상 없다. 자기 답게 행동하고, 자기답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영웅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현제의 문제에 직시해야 한다. 모든 이전의 영웅이 그랬듯 말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탁월함은 공포가 되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상은 괘변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겪는 현재의 문제는 불평등이라 생각한다. 빈부의 격차일 수도 있고, 정보의 격차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우리는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나뉘어져 있다. 가진 자는 더 가지려고 하고 못가진 자는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고 있다.

 

지금 이 문제를 직시하고 있는가? 정면으로 보고 있는가? 그렇다면 자격은 충분하다. 식량난을 해결해줄 과학자도 좋고, 불평등한 구조를 혁신해줄 정치가도 좋다. 이 문제를 뚜렷히 보고 있다면 그리고 영향력이 있다면 현대의 영웅이 될 조건이 충분하다.

명심하자. 누구나 현대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력이 필요할 뿐이다. 매일은 아니여도 가끔씩 현실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냥 나만 살자고 그런 문제들에 대해 눈을 돌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 지금 하는 일에 ‘탁월함’을 키우는 것, 그리고 그 재능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 그게 바로 실천력이다.

 

진지해지고 탁월함을 키워가는 것이 현대의 영웅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4. 새로운 교육에 대하여: 이영희, <솔로몬 탈무드>
지금까지 탈무드를 단순히 재밌는 우화정도로 생각했다. 또 유태인은 폭력적이고 자기 멋대로인 민족이라고도 생각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를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입견이 생겨버린 모양이다. 하지만 <솔로몬 탈무드>를 읽고 나서 비로서 유대민족을 이해하고 탈무드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이 지식을 확장시켜 준다는 것을 온 몸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였다.

 

이 책은 가벼운 우화집이 아니다. 방대한 탈무드를 집요하고 심층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천 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에서 느껴지듯 탈무드에 대해 모든 것을 담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 저자가 탈무드에 대해 10년간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탈무드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이책에서는 5000년 유대인의 역사가 응축되어 있다. 가장 부유하고 성공한 민족으로 성장한 유대인의 성공전략에서 발휘되는 탈무드의 교육의 힘, 유대정신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우리가 왜 탈무드를 알아야 하는지, 왜 유대인의 성공신화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필요성은 높아갔지만 제대로 된 탈무드 책이 부족했다. 탈무드를 너무 가볍게 접근한 책이나 너무 무겁게 접근한 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탈무드가 어렵고 심오하기 때문이다.
우선 탈무드의 분량은 구약성서의 30배에 달한다. 탈무드가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에 생기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천년동안 구전되어 왔던 것들을 수많은 학자들이 수집하고 편찬했기 때문에 하나의 장르이자 문학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법률책이 되기도 했다가 역사책이 되기도 하며 인명사전이 되기도 한다.

 

또 어려운 작업은 5세기에 편찬된 구전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그 당시의 문화나 역사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서는 단순히 번역 차원으로 풀어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다. 탈무드는 시대에 따라 여러 버전이 있고 여러 다른 해석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시대를 거슬러 가면서 문구를 이해하는 작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유대학 역사인류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10년간 탈무드에 빠져 있었던 저자가 아니고서는 쉽게 시도할 수 없었으리라.

 

그래서 <솔로몬 탈무드>는 소중하며 가치가 있는 책이다. 힘든 작업을 상당히 잘 풀어냈다. 탈무드의 특성상 너무 함축하여 설명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힘들었을 텐데 그 중간점을 잘 찾아낸 것이다. 5천년을 이어온 유대정신과 유대인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들의 교육과 가정, 삶의 태도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읽기 쉬우며 현대의 언어로 잘 풀어쓰고 있다. 유대인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탈무드의 중요한 원리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많이 담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과 대중들의 눈높이 사이에서 그 중심을 잘 맞춘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유태인의 교육과 탈무드의 정신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을 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유태인의 교육방식에 큰 관심이 생겼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태인식 교육방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주일에 하루는 안식일을 지키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꼭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대화하고 토론하려는 교육 자세등은 진지하게 실천해볼 가치가 있어 보였다. 탈무드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내 인생에 그리고 앞으로 생길 자녀들의 인생에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저자에 대하여: 10년의 결실, 유대학자 이희영
저자의 이력
이희영
성균관대학교 국사학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졸업.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 EHESS 역사인류학 박사과정 수료.
여성생활문화연구소 대표 역임

 

저서
‘탈무드 황금률 방법(동서문화사, 2002년)
‘솔로몬 탈무드(동서문화사, 2004년)
‘살아가는 나날 꼭 알아야 할 88가지(동서문화사, 2005년)
‘끌리는 여성은 1% 열정 다르다-지적여성 생활방법1(동서문화사, 2007년)
‘끌리는 여성은 1% 열망 다르다-지적여성 생활방법2(동서문화사, 2007년)
‘끌리는 여성은 1% 열성 다르다-지적여성 생활방법3(동서문화사, 2007년)
‘여자가 놓쳐서는 안될 1% 찬스(동서문화사, 2008년)
‘여자가 강해지는 88 습관(동서문화사, 2008년)
‘바빌론 탈무드(동서문화사, 2009년)
‘카발라 탈무드(동서문화사, 2009년)

 

번역서
‘세계 최강성공집단 유대인(동서문화사, 백스 디몬트 저, 이희영 역, 2002년)
‘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동서문화사, 조이스 메이나드 저, 이희영 역, 2003년)
‘로스차일드(동서문화사, 데릭 윌슨 저, 이희영 역, 2005년)
‘아미엘 일기(동서문화사,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저, 이희영 역, 2007년)
‘웃음/창조적 진화/도덕적 종교의 두 원천(동서문화사, 베르그송 저, 이희영 역, 2002년)
‘제2의 성(동서문화사, 시몬느 드 보루아르 저, 이희영 역, 2002년)
‘중력과 은총/찰학강의/신을 기다리며(동서문화사, 시몬 베유 저, 이희영 역, 2002년)
‘구토/말(동서문화사, 장 폴 샤르트르 저, 이희영 역, 2002년)

 

저자의 삶
저자의 활동을 살펴본다.

 

유대학 연구자
저자는 프랑스 파리사화과학 고등연구원 EHESS 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탈무드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는 바빌론 탈무드, 카발라 탈무드, 솔로몬 탈무드라는 3종의 탈무드 번역서를 발간한다. 하지만 저자의 탈무드 시리즈는 단순한 번역서라기 보다는 작가의 생각이 많이 담긴 편집서이자 탈무드 정신을 깊이있게 분석한 책이다.

 

여성학자
현제 여성생활문화연구소 대표직을 역임하고 여성에 관한 다양한 책을 집필하였다. ‘지적여성 생활방법’이라는 시리즈에서는 성공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을 ‘샤샤’라고 부르면서 그들의 삶을 빛나게 해주는 지혜를 편지 형식의 글로 건네는, 여성들을 위한 인생 지침서를 발간했다.

 

10년의 역작, 솔로몬 탈무드
솔로몬 탈무드는 저자가 10년 동안 공들인 작품이다. 원래 히브리어와 아랍어로 쓰여졌다는 탈무드는 구약성서의 30배나 되는 분량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한국어 번역본이 없고 해설서도 드문 실정이다. 솔로몬 탈무드는 1천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국내 최초로 바빌로니아판 탈무드를 심층분석한 탈무드 서적이다. 유대인의 삶에 나타난 탈무드의 교훈뿐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에피소드를 실어 쉽고 재미있게 탈무드에 접근하도록 했다.

 

 

책 속으로: 질문하라. 그래야 배운다.
P100, 솔로몬 탈무드는 5000년 동안 유대인들이 추구한 지적, 사회적, 민족적, 종교적인 세상살이 규범이다. 그것은 문학 형식을 취한 하나의 인생학교라 해도 좋다. 탈무드는 단순한 사고나 결론의 집대성이 아니다. 결과만이 아닌 그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저저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이면서 탈무드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는 문구 같다. 유태인과 탈무드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거나 무지했던 부분에 대해 편견을 깰 수 있을 것 같은 책의 시작이였다.

 

P103, 그러므로 탈무드에 기록되어 있는 수많은 토론은 자기의 길을 찾기 위한 훈련의 흔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탈무드의 위대함은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게 하는 방법에 있다.

 

P104, 자신의 머리로 전통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자는, 남의 손에 의존해야만 하는 장님과 같다.
-탈무드의 전통을 잘 따르고 마음의 지주로 삼아온 유대인들은 여러 나라로 흩어진 유랑인이 되어도 힘을 잃지 않고 늘 새로운 힘을 유지하고 있다.

 

P108, 각 지역에 있는 유대인 공동체에서는 저마다 랍비들을 중심으로 자기들의 환경에 맞도록 율법을 해석하고 적용했다. 그래서 논쟁과 토론이 그치지를 않았다. 그러기에 유대인의 삶에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는 탈무드는 수많은 논쟁과 토론의 기록이다. 그들은 논쟁과 토론을 하되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앟는다.
-어떤 문제에 대해 소수의 의견과 다수의 의견은 있지만 정답이 있다는 식으로 선을 긋지 않는 유대인의 지혜를 볼 수 있다.

 

P140, 탈무드가 보여주는 것은 정불화가 아니라, 둑 사이를 도도하게 흐르는 활동적인 생명의 물줄기이다.
-탈무드는 한 사회가 탄생시킨 인간의 보편적인 염원과 유구, 대응 방법을 밝혀주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P147, 행실보다 지혜가 뛰어난 사람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가지는 많이 있지만 뿌리가 뻗지 않은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한 나무는 바람이 불면, 뿌리째 뽑혀 쓰러진다. 그러면 행실이 지혜보다 나은 사람은 무엇에 비유될까? 가지는 적지만 뿌리가 많이 뻗어 있는 나무에 비유된다. 그러한 나무는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매일 의무를 부여해 보다 높은 동기와 목적의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 뿌리가 곧으면 흔들림이 적다. 지혜란 모든 것의 기본이리라.

 

P156, 유대교 가르침에는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진리를 주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사람이 겸허하지 않으면 학문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대가 가장 믿을 만한 벗은 거울 속에 있다’란 말은 자신을 성장시키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유대인은 가르침을 지킴으로서 하나님이 바라는 완성된 존재에 접근하려고 한다. 그들은 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정신을 강조한다.

 

P158, 유대인을 유대인답게 하는 것은 유대적인 정신과 발상이다. 즉 유대인은 유대인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자이다.
-유대인은 단일 민족이 아니다. 그들은 유대교 교리를 지키며 교리에 맞게 살아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민족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압박받으며 살아왔음에도 독자적인 문화를 잃지 않고 지켜온 이유이다.

 

P166, 난 유대교의 관례나 계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속죄일이 다가오면 굉장히 나쁜 짓을 한 것처럼 심각한 죄의식에 사로잡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설령 종교를 열심히 믿지 않더라도 적어도 윤리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생활을 하려 마음을 쓰게 된다. 내게 속죄일은 윤리적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속죄일을 통해 유대인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속죄한다. 이러한 도덕적인 강박관념은 유대인들의 윤리성을 높이고 유대민족이 번영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P183, 유대인은 역설적인 말을 좋아한다. 즉 일견 일반적인 사고방식과 반대로 말하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강조하는 말을 좋아한다.
-유대인이 유머가 있는 이유이자 이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이다.

 

P185, 유대에는 돈에 대한 속담과 격언이 수없이 많다. 그만큼 돈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다.
-유대인은 돈에 대해 가치 중립적이다 하지만 돈을 등한시하거나 천하게 여기지 않는다. 돈이 있으면 인생에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할 뿐이다.

 

P198, 상도의 기본은 정직이다. 흔히 유대인은 장사를 잘한다고 하는데, 장사라고 하는 것은 모두 고객이 있어야 비로소 거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고객 제일주의여야만 한다.
-유대인의 상도는 계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당 이익이나 약속 불이행은 유대인에게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유대인식 상도는 믿음감을 주고 고객만족의 일등공신이 된다.

 

P199, 리더가 된다는 것이 달갑지 안혹, 마음에 내키지 않고,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낄지라도, 리더로서의 역활을 수용하라. 누군가는 리더가 돼야 하며, 그것이 당신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라. 스스로 타고난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때로는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소유자인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리더로서의 역활을 받아들여라
-리더가 된다는 것은 수용을 의미한다. 희생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팀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

 

P201, 문제는 결코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만일 문제들을 잠시 뒤로 미뤘다 해도, 그것들은 반드시 전면에 다시 떠오를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P204, 그러므로 교섭에서는 ‘감정’보다 ‘계산’을 택해야 한다. 교섭의 목적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데에만 국한해야 한다.
-감정과 이성 중 어느 것을 중시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최악의 교섭은 감정에 호소는 교섭이다.

 

P217, 가장 중요한 것은 사소한 약속이라도 지키는 일이다.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이 큰 약속을 지킨 예는 없다. 작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신용할 수는 없다.
-신용은 작은 것에서부터 쌓여야 한다. 요즘 기업들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한다. 이미지 신용은 천천히 쌓인다. 작은 것에서부터 신용을 보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P222, 요컨대 다른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당신도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공연히 겉치레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과 비교는 내면의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서 그리고 남에게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P225, 정체가 분명하지 않은 것에 휘둘림을 당하면서 보내기에는 인생이란 너무나 짧다. 비록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이것이 내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자기 혼자 걸어갈 수밖에는 없다.
-첫발을 내딛는 의도도 크다. 아무도 하지 않으면 사태는 바뀌지 않는다. 내가 먼저 행동에 나서면 이제까지 모소했던 의식도 따라서 확연해지는 것이다. 고독을 즐기고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한다. 큰 사람이 되기위해서는 혼자의 시간을 즐겨야 한다.

 

P226, 현자란 어떤 사람인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끝이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들은 있다. 좋은 점은 좋은 점대로 나쁜 점은 나쁜점대로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갈구하라. 정제되어 있는 것은 가장 악한 것이다.

 

P227, 유대교에선 노동이야말로 신성한 행위의 으뜸이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유대인에게 노동은 신에 대한 충성의 표시이며 창조적 행위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힘껏 노동하고 일하지 않는 자는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P229, “스스로 노동을 하라. 그래야 비로소 우리 유대는 문화를 얻고 자신의 생활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노동을 사랑하여 일에 힘써야 한다. 자신의 생활을 얻고 직업을 갖고 돈을 벌고 일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P234, 유대상술에 있어서의 상품은 두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여자와 입이다.
-유대인의 상술과 장사를 보는 안목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일찍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여자를 공격하고 여자가 가지는 허영심을 이용해야 한다. 또 입에 들어가는 음식 역시 큰 돈벌이가 됨을 유대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P241, “인간이란 변하게 마련이오. 인간이 변하면 사회도 또한 변하오. 사회가 변하면 유대인도 반드시 소생될 것이오.” 이것은 유대인이 2000년 동안의 인내 속에서 얻은 낙관주의이며 유대인의 긴 역사 속에서 태어난 그들의 민족정신이다.
-기나긴 박해와 핍박속에서 유대인 정신을 이어오고 그들의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낙관주의다. 유머를 좋아하고 모든 일에 해결책을 찾으려는 그들의 습성은 사회가 변하고 시대가 변하여도 유대인을 변치 않고 이어주는 정신이다.

 

P243,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계약도 신과의 계약처럼 어겨서는 안 된다.”
-유대인은 계약에서 신용을 중요시한다. 그들이 상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역시 바로 신용이다. 신용은 유대인을 이끄는 기본 정신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가 많이 배워야 할 유대정신 중 하나이다.

 

P247, 유대인은 평소 숫자를 일상 생활에 끌어들여 생활의 일부로 삼아왔다.
-유대인은 수치에 밝다. 산인이 숫자에 밝은 것은 당연하지만 유독 유대인은 숫자에 강하다. 그들이 평소 생활에서 숫자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숫자를 이용하여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좋은 교육이다.

 

P250, 무슨 일이든지 성공률은 78이고 실패율은 22인 것이다. 실패율 22를 생각지 말고 나도 하면 78의 성공률 속에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유대인으 78:22의 법칙을 자주 활용한다. 긍정적인 8과 부정적인 2이다. 스스로 질문해보자.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하는지,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하는지. 긍정이 8이다. 부정적인 생가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P256, “지혜는 유산과 같이 좋은 것일, 해 아래 사는 사람치고 그 혜택을 입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혜의 그늘에서 사는 것이 돈의 그늘에서 사는 것이다. 사람은 지혜가 있어야 틀림이 없다. 인생의 길을 깨친 사람이라야 이런 이들을 본다.”
-지혜는 모든 것의 기본이다. 장사라는 것 역시 때를 내다볼 줄 아는 안목과 정직 두가지가 필요하다.

 

P261, 유대인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질문의 화살을 멈추지 않는다. ‘질문은 순간의 부끄러움’이란 말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쪽이 모호한 지식빡에 가지고 있지 못하면 도리어 큰 망신을 당할 지경이다.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많은 질문을 하고 자란다. 그래서 그들은 질문이 많다. 납득할 때까지 묻는 버릇은 모든 것을 명확히 하는 기초가 된다. 질문을 많이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질문에 올바르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P279, 우물에 침을 뱉는 사람은 언젠가는 그 물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공격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신중하고 겸손해야 한다.

 

P316, 자폐중적 인간과 대조적인 것이 유대인이다.
-유대인이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유머정신과 낙관주의 그리고 끊임없이 협상하고 대화하는 그들의 특성때문이다. 그들은 살아가느 삶의 방식은 모든 사회와의 협상이다. 어떤 식으로든 협상의 요소를 내포하지 않는 활동은 없다.

 

P318, 앞으로의 시대에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협상력이 없는 사람은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없다. 협상력이 없는 사람은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와 같다. 그대로는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한다.
-협상력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시대가 끊임없이 협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모든 관계가 균현을 이루게 되었고 사람들 사이의 의견대립은 더 많아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상이 필요하다. 협상을 이해하고 협상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협상의 시대를 버텨나가기 힘들다.

 

P324, 이 이야기는 교섭의 본질을 정확하게 꼬집고 있다. 교섭은 일방적으로 이익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함을 뜻한다. 한쪽 당사자가 100% 만족하려는 생각으로는 상대방과 합의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둘 다 완전히 만족스럽지 못하게 끝날 수도 있으나 서로 양보하는 것이 바로 교섭이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은 모든 것을 흥정하려하고 교섭을 하려는 이기적인 민족이 아니다. 공평을 기하는 것이 유대인이 생각하는 교섭, 더 나아가 흥정의 본질이다.

 

P326, 요컨대 정직함도 중요하나, 상황 판단도 못하는 정직함이라면 있느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지혜란 정직함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 상황에서 가장 훌륭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처신이다. 약속을 한다고 해도 그 전에 상대가 품고 있는 진의를 속속들이 읽은 후에 해야 한다. 약속을 끝낸 뒤에도 이후의 시장 상황이나 시장 동향을 주의 깊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약속을 하고서도 정세 판단은 계속 해야 한다.

 

P327, 유대인 격언에 ‘신용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길을 헤맨다’는 훈계처럼, 사람을 무조건 믿고 의지하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인생이나 일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속기도 쉽다는 말이다.
-적으로 가득찬 환경에서 자란 유대인은 아무 일이나 그냥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이러한 조심성은 비지니스에서 훌륭한 장점이 된다.

 

P331, 군대가 나아가고 있다. 길 오른쪽에는 얼음, 왼쪽은 불바다다. 군대가 오른쪽으로 가면 추위에 얼어붙고 왼쪽으로 가면 불타버린다. 한가운데의 길만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다.
-탈무드는 이런 비유를 사용하여 중용의 소중함을 가르쳤다.

 

P343, ‘행복한 부자’가 되기 위한 비결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이 온 마음을 기울여 몰두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온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생에서 유리한 일을 찾은 결과가 지루한 인생을 만든다. 좋아하는 일이 있는가? 없다면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찾았다면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

 

P348, 최고의 세일즈맨은 절대 세일즈를 하지 않는다.
-신용을 통해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새 고객을 확보했다면 그 고객을 놓치지 않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다른 고객을 불러 올것이다.

 

P350, 겸손한 사람은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고, 원래 있던 친구들에게는 기쁨을 준다. 겸손이란 자기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믿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는다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수 년간의 노력이 모두 거짓이 될 것이다. 자기애를 가져야 한다.

 

P351,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 그들은 당신의 인생을 즐기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많은 이들을 사귀어라. 많은 이들을 사귀기 위해서는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람과 사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 그들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P353, 행복하게 사는 일에 성공하는 사람은 ‘시간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재능을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
-전문가의 협조를 최대한 얻어야 한다. 인간의 생을 짧다. 그 짧은 시기동안 우리는 모든 것에 정통할 수는 없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식을 잘 활용하여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좋다.

 

P354, 실패란 포기해버렸을 때 일어나는 현실이다. 성공하지 못한 현실을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실패가 되는 것이다. 실패를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면, 본격적인 성공이 머지않았다고 할 수 있다.
-실패는 미래에 정말했을 때와 과거의 경험을 헛일이라고 판단했을 때 결정된다. 인생은 지금 이 순간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미래의 계획에만 매달려서는 지금을 즐길 수 없다.

 

P360, 성공하는 사람은 모두 얘기를 잘한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생각하고 있는 것을 잘 전달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는 것이 성공을 향한 지름길인 것이다.
-달변가가 되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스피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스피치는 그 사람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스피치는 사람의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다.

 

P365,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의식을 집중하면 할수록, 그것을 끌어당기는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상한 것은 보통사람들은 무의식 속에서는 바라지 않는 것을 밤낮으로 원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신이 싫어하는 나쁜 일만 실현해 버리고 만다.
-운이 좋아지기를 바란다면 나쁜 생각을 떨쳐버려야 한다. 마음의 자세가 잘못되어 있다면 운이 있는 인생을 살 수 없다.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간절히 바라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면 <시크릿>에 나왔던 것처럼 온 우주가 당신을 도울 것이다.

 

P369, 이 굳어진 머리와 마음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유대인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발상을 바꾸는 데 전력투구한다. 한쪽 편에선 고정된 머리를 무조건 반대 방향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굳어져 있던 사고방식이 자연스레 풀어진다.
-유대인들은 이런 역전 발상법을 추의발상이라고 한다. 고정된 상태에 빠져있지 않고, 추처럼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반대편에서도 생각해보기 때문이다. 풍요롭고 윤택하게 살려면 무엇보다도 우선 마음의 흔들이 추를 부드럽게 흔드는 것이 필요하다.

 

P371, 한 인간에게는 하느님이 창조한 전 우주와 마찬가지로 가치가 있다. 한 인간은 소우주이며 우주의 질서, 아름다움, 영광 등을 모두 한몸에 갖추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다른 전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그리고 세계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느냐에 의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확인하지만 유대인들은 일부러 자기와 견해를 달리하는 책에 도전한다. 평소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P380,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를 모방해야 한다. 모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누구에게서나 좋은 것을 모방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질투와 무시가 아닌 존경의 뜻을 담아 상대를 바라보다 보면 그들의 좋은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P380, 단지 방법만 알고 있는 것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라고 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판단의 능력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을 알고 그 일이 옳음을 안 뒤에 행동해야 한다. 판단하지 않고 하는 행동들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P414, 아무리 훌륭한 쇠사슬이라도 고리 하나만 끊어지면 쓸모없게 된다. 이것은 유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속담이다.
-유대인들은 가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그들의 쀠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유대인이 유대인임을 포기한다면 쇠사슬은 아무리 훌륭해도 쇠사슬로서 쓸모가 없게 된다.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이 속담을 배우면서 커간다.

 

P418, 질문하라. 그래야 배운다.
-유대인 삶의 철학이 녹아 있다. 성공하려는 사람은 얼마나 진지하고 끈기있게 기초를 달련하느냐에 그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 그 전념하는 정도가 앞으로의 발전과 깉이 연관된다. 기초가 되어 있지 않고도 성공한 예는 없다.

 

P420, 탈무드는 이 지상에 신의 나라가 실현될 때, 모든 사람은 세 가지 질문을 받게 될 거라고 했다. “정직하게 장사했는가?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했는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는가?”
-유대인의 특징이 드러난다. 상술에 밝으면서 신용을 중시하고, 교육을 중요시 한다. 그리고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P421, 유대인이 활발하게 의견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우선 유대인 사회가 원칙적으로 젊은이로부터 발언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한다. 특히 젊은이부터 말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교사상이 뿌리깊은 아시아에서는 젊은이들의 발언이 많이 무시되곤 한다.

 

P429, 유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민족의 실패나 굴욕, 패배까지도 기념하며 과거를 과거로서 매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패배나 실패를 영원히 망각하지 않아야 새로운 힘이 생긴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패배를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패배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패배는 나를 튀어오르게 해주는 귀중한 자양분이다. 실패는 귀중한 교훈이 되고 인간을 달련시켜 주는 것이므로 실패의 고통이 많았다면, 그만큼 더욱 기억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P437, 제 설움 저밖에 모른다. 제 기쁨 남이 어찌 알랴.
-사람은 원래 고독하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탄식할 필요가 없다. 태어날 때는 물론 죽을 때도 혼자서 죽는다. 살아 있는 동안에 어떻게서든 고독을 멀리하려고 애쓰지만 그럴 필요 없다. 자기를 속이면서까지 아둥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신을 알아야 한다. 처음부터 자기 괴로움은 자기만이 아는 것이다.

 

P443, 듣고 들어라. 그리고 깨달으려 하지 마라. 보고 보아라. 그리고 알려고 하지 말라.
-두 번 봄으로써 전에 보았을 때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보인다. 지금까지 희미했던 부분이 명확하게 수정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 선입관을 정정하지 않을 수 없다.

 

P449, 영웅이라 하더라도 절대시하지 않고 도리어 상대화하는 방식이 유대에서 배워야 할 교휸의 하나이다.
-누구에게나 존경하는 대상을 미화하는 경향에 빠질 위험은 있다. 특히 상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우에는 더욱 과대평가하려고 한다. 한 집단 내부에서 우상화가 된다면 더욱 힘들어진다. 모든 사고가 굳어져 문답이 필요 없어지게 때문이다. 그것이 집단 내에서 상식이 되어버리면 결론이 나와버리고 다른 의견이 끼어들 수가 없다.

 

P453, 유대인은 그것이 잘 들리든 안 들리든 이 침묵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스스로의 결정으로 만족하지 않고 겸손함으로 침묵 가운데 내면의 속삭임으로 배우는 것이다.
-침묵은 가장 강력한 힘이다. 침묵은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요즘 시대는 침묵의 중요성이 많이 사라져 가고 있다. 침묵은 가치 없고 무기력한 것으로 포장되고 있다. 하지만 침묵은 강력한 힘이 있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창의적이며 남과 다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

 

P455,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은 참견하지 말라!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해진 것, 이것만 깊이 생각하라.
-자기만의 영역에 대해 깊이 생각하라는 뜻이다. 자기가 맡고 있는 범위 안에서는 자칫 발전도 없이 같은 일만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 반성할 일이다.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있는가? 어물어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 그렇게 해왔는데도 큰 불편이 없었으니까 적당히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은 없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것도 아니면서 잘난 체 하는 것은 더욱이 나쁜 일이다.

 

P456,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다만 완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자와 노력할 것을 포기한 자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가끔 자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탈무드는 설파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꾸며야 한다. 개인을 확립한 사람은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항상 변함이 없다. 가령 운명이 그 사람을 높은 지위에 올려 앉히거나, 혹은 낮은 자리에 떨어뜨리는 일이 있어도 그는 태연히 변하지 않는다. 우선 자신의 존재를 크게 보는 것부터 인식하고, 그 다음에는 자기 것을 소중히 하는 일을 습관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P459, 겸손해야 한다는 것의 엄겸함을 탈무드에서는 ‘현자라 하더라도 자식을 자랑하는 자는 무지함을 부끄러워하는 어리석은 자만 못하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자기 도취의 위험에 대해서는 ‘돈은 자기도취의 지름길, 자기 도취는 죄로 가는 지름길’이라 경고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아는 것이 많을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
-긍지와 자만심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긍지는 건전한 것이지만 자만심은 일종의 병이며, 무엇보다도 어리석음이다.

 

P481, ‘아내를 선택하는 데 한 단계를 낮춰라.’
-요즘 우리나라의 결혼 풍속을 보면 결혼을 제테크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스펙이라는 조건을 보면서 결혼 상대를 구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태인의 이 한문장은 의미심장한 울림이 있다.

 

P494, 떠나거라, 너를 향하여. 네 고향에서, 네 친척으로부터, 네 아비의 집에서, 내가 장차 보여 줄 땅으로.
-되도록이면 안락하게 지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꾸밈 없는 마음이다.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며 일상적인 흐름에 몸을 내맡기는 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본 마음일까? 내가 나이기를 망설이고 네가 너이기를 두려워한다면, 이건 이미 자신의 삶을 산다고 할 수 없다.

 

P514, 유대인은 정답을 쉽게 찾기 위해 사고하는 과정을 무시하거나 선생님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 제 힘으로 실험을 하고 실천을 하여 착실히 답을 찾는다. 그것이 자유인을 민족의 기본 이념으로 하는 유대 교육의 진멱목이다.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사회훈련 에서도 마찬가지다.
-해답은 스스로 찾는 것이다. 유대교에선 교과서를 한 줄씩 알기 쉽게 설명을 하고 그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며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의무라고 명한다.

 

P528, “너희들은 살아 있다. 그러므로 배워야 한다.”
-핍받받는 유태인들은 힘든 좌절과 고난에서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항상 외쳤다. 그들의 이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태도는 후에 유대인들을 부유하고 지혜로운 민족으로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P533, 또한 장래의 선택은 어린이 자신의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어른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부 이외의 어떤 예능이든, 전혀 강요하거나 권하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싫은 것은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는 말이다. 만약 어린이 스스로 선택해서 하고 싶다고 할 때는 그렇게 하기 위해 후회 없는 노력을 하라고 충고해 줄 뿐이다.

 

P540, 자녀들의 미래가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놀고 싶을 때 마음대로 놀게 하라.
-인간이 죽을 때까지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유대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러므로 놀 수 있는 시기에는 마음껏 놀게 한다. 다시 말해서 어린 시절에 놀 기회를 빼앗아버리면 배움의 길에 들어섰을 때 놀 수 있는 시간을 얻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선행학습이라는 이유로 많은 어린이들은 학원에 목매고 있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정신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는 놀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어린 아이들이 걱정이다.

 

P543, 친구는 우선 자기를 이끌어 줄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
-유대인인 친구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말은 누구하고나 친구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가려 사기라는 의미이다. 참다운 친구를 선택할 때는 가능한 신중을 가해야 한다. 자녀가 그 친구의 영향을 받아서 개성이 향상될 수 있다면 설령 어머니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친구라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어디까지나 자녀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P544, 가난한 사람에게 물건이나 돈을 주는 자선은 유대인에게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사회 교육이다.
-유대인의 힘은 이런 자선 문화에 있다. 유대 속담에 ‘세상은 배움과 일하는 것과 자선을 위해 성립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제아무리 배우고 제아무리 많은 일을 한다고 해도 자선을 잊어서는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어릴 적부터 자선에 대해 배운다. 그들은 자선을 의무로 알고 자라는 것이다. 이 습관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P548, 유대교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도교처럼 ‘기도하는’ 종교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배우는’ 종교라는 점이다.
-믿는 것과 배우는 것은 차이가 있다. 배운다는 의미는 결코 공허한 이상론에 빠지지 않고 현실서계에서도 성공의 길을 찾겠다는 실용적인 의미이다. 유대교는 성서를 배우고 연구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P549, 사고력을 키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언제나 자기 나름의 의문점을 갖는 일이다. 즉 대상에 상관없이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학습을 하면 좋을까? 그런 바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P549, 의문을 갖는 일은 지성의 입구이다. 알면 알수록 의심하게 된다. 질문을 인간을 진보시키는 길잡이다.
-의문을 가지면 앎의 길이 열린다. 항상 질문하고 궁금한 점을 찾으려는 습관이 필요하다.

 

P553, 유대에는 현자는 없다. ‘현명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사람은 평생 공부하는 것이라고 유대인은 생각한다. 인간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있는지 배우고 있지 않은지에 따라 구별해야 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진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P561, “마음으로 생각한 일은 곧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만 권의 책을 읽고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마음을 가꾸지 않으면 알고 있는 것에만 그치고 만다.”
-마음을 가꾸지 않으면 모든 행동과 지식이 올바른 일에 쓰이지 않는다. 실천을 하는 것의 기본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의 기본은 마음을 가꾸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더라도 마음을 가꾸지 않으면 아는 것에 그치고 말 것이다.

 

P564, 많이 배운 사람에게는 책임이 주어진다. 지적인 사람에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부여되며 또한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주어진다. 그들은 당연히 이상을 가져야 하며 지적인 자유를 존중하는 동시에, 탈무드에 들어 있는 정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 요구된다.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록 더 많은 책임이 요구된다. 인간은 누구라도 완벽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완벽함에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P570, 유머는 사물을 과장하거나 비웃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가운데는 재미있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문화나 교육정도가 낮은 사람은 사람을 꾸짖거나 폭력에 호소하기를 잘한다. 그러나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상대를 꾸짖거나 때리는 대신 웃음으로써 만족한다.
-유대인의 해학을 만드는 탁월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진지하지만 또한 인생을 쾌활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도록 훈련받았다. 수많은 고난에도 유대인들이 그들의 정신을 유지하고 삶을 이어온 것은 그들의 유머정신 때문이였다.

 

P942, 아브라함에게서 배울 것은 가령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어떻게 그것을 하느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웃는 얼굴, 정중한 행위는 손님을 접대할 때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대할 때 진실하게 대해야 한다.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대해야 한다. 가식적이지 않고 진정으로 그들을 대할 때 기쁜 마음을 되돌려 받게 된다.

 

 

감동적인 장절: 유대인의 교육방식
가장 좋았던 점은 유대인과 탈무드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탈무드와 유대인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하마터라면 잘못된 낭설로 유대인에 대한 선입관이 생기는 것까지 막아주었다. 유대인이 어떻게 생존했고 나라를 어떤 식으로 만들었는지 왜 부자이며 세계 경제를 어떻게 휘어잡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또한 다양한 유대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교육과 가치관에 대한 일화도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대인의 교육관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는 교육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유대인의 교육관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유대인은 정답을 쉽게 찾기 위해 사고하는 과정을 무시하거나 선생님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 제 힘으로 실험을 하고 실천을 하여 착실히 답을 찾는다. 그것이 자유인을 민족의 기본 이념으로 하는 유대 교육의 진멱목이다.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사회훈련 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완점: 두껍지만 전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던 탈무드
아쉬웠던 것은 탈무드 원본에 대한 참조가 적었던 것을 들고 싶다.
<솔로몬 탈무드>는 유대학 인문학 박사인 저자가 유대인과 탈무드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자료를 조사해서 거기에서 현대적 의미를 찾아내어 읽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그래서 책이 읽기 쉽고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었다. 하지만 가끔 탈무드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자기 개발서 느낌이 들곤 하였다. 그 이유는 탈무드에 대한 참조가 부족해서였다고 본다. 대부분 저자 나름의 생각의 정리를 풀어쓰고 있었는데 중간중간에 짧게 탈무드나 랍비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었다. 주가 되어야 하는 탈무드의 내용이 양념으로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이 든다. 작가의 집필 의도가 있을 것이고 타겟으로 하는 독자층이 있었을 테니깐. 하지만 천페이지가 되는 방대한 책치고는 전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기에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또 400페이지가 넘는 랍비 야이기 부분은 책을 나눴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한권에 같이 엮어야 할 정도로 이야기가 연결된 느낌도 없었고 무엇보다 책이 두꺼워서 이동성이 떨어졌다. 랍비 이야기는 화장실에서 재미로 읽고, 유대인과 탈무드에 대한 분석은 책상에 앉아서 깊게 음미하면서 읽고 싶었지만 책을 분리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칼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앞서 기존 교육의 문제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교육의 시작은 낡은 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관습을 걷어내고 우리가 믿는 상식을 파괴해야 한다.

 

내가 보는 기존 교육의 문제점은 ‘직선적 사고’와 ‘확일화된 주입식 교육’이다.
직선적 사고는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가는 교육 구조이다. 이 절차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교육의 목표가 좋은 대학진학에 두는 직선적 사고방식은 단언컨데 문제가 많다. 선행학습을 이유로 신나게 놀아야 할 초등학생들이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닌다. 엄마들은 일등을 하라고 아이들을 괴롭힌다. 결국 좋은 중학교 좋은 고등학교를 거쳐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가 아닌가? 우리들의 황금기. 그 아름다운 시간들을 우리는 좋은 대학이라는 목표 아래 정말이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지낸다. 그 시절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다시 오지 않을 청춘의 시간을 그렇게 날려버린다.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은 일방적이고 단방향의 교육이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피해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 직접 피해를 겪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문학시간 우리는 시를 음미하기 보다는 밑줄을 그으며 특정 단어의 동의어를 찾았다. 영어시간은 몇백개의 단어를 암기하는 것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시를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고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건 꿈같은 얘기였다. 시를 음미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시적 감수성이 있어야 했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나 유학같은 값비싼 사교육이 필요했다. 주입식 교육으로 할 수 있는 건 인생에 큰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였다.

 

한국에서 자라서 한국교육밖에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외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일본, 유럽등 여러 선진국가의 교육체제가 우리와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입시험이 존재하고 대학마다 랭킹이 나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 뼈대는 교육이라는 것이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게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런 교육 시스템은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일까? 그건 지난 세기를 돌아보면 된다. 산업화가 시작되었고 인구가 폭팔적으로 증가하였으며 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공장이 생기게 되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관리 능력이 중요했다. 교육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발전하였다. 표준 규격이 있고 모든 것이 시스템에 의해 동작한다. 산업화 시대에 재미를 톡톡히 본 그 시스템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 패스푸드식 교육 시스템에 맞추기에는 개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하다. 위태위태 유지되어 왔던 지난날의 교육은 이제 큰 변화의 문턱에 서있다.
멀리도 아니다. 우리나라를 보자. 대학생 입학률이 70%가 넘는 국가지만 대학을 나왔다고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는가? 단언컨데 없다. 학사가 할일을 이제 석사가 하고, 석사가 할 일은 박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학업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고 일자리 구조도 변했다. 70%가 되는 대학생들이 모두 사무실에서 일할 수도 없고, 고도의 두뇌작업이 필요한 일을 할 필요도 없어진 것이다. 이 말은 인생의 황금기에 억지로 국영수 과목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이제 더이상 감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새로운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앞에 이야기 했듯이 그저그런 대학을 나온다는 건 어떻게 보면 인생의 큰 낭비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분명히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 “왜 공부하니?” “대학가기 위해서요”. 아니다. 틀렸다. 이제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 시대다. 정말 공부가 즐겁고 학문의 뜻이 있지 않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학업에 짓눌리는 학생들, 성적 때문에 참교육을 하지 못하는 선생님들, 일등 하지 못한다고 자식을 다그치는 부모들 모두가 피해자다. 이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뒤짚어 보고 뜯어 고쳐야 한다. 이쯤되면 교육 혁명이 필요하다.

 

혁명. 모든 것을 바꾸는 혁명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을 위해서는 작은 변화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번의 시도로 끝나버렸던 여러 교육 정책들을 생각해보자. 내신을 강화해보기도 하고 학생 인권조례를 발표하기도 해봤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기득권의 무관심과 여러 교육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이다. 또한 지금까지 잘 돌아갔던 사회를 바꾼다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반발도 심할터이다. 상식, 익숙한 것을 뒤엎을 거대한 바람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의 입시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그래도 지구는 둥글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아주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국영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재능을 확인하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국영수만 잘해서 대학을 가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국영수를 잘하는 사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도 필요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도 필요하다.
대학 구조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수직구조의 종합대학 형식이 아닌 특정 학문에 특화된 학원식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 무슨 대학을 나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한예종, KAIST 같은 특화대학은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그리고 학생의 70%나 수용할 수 있는 대학의 수도 문제다. 부실하고 문제가 있는 대학은 퇴출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기를 쓰고 공부를 시키는 것일까? 괴롭히는 것이라고? 아니다 자식을 정말 사랑해서이다. 자신의 노후까지 포기하면서 자식 교육을 위해 모든 걸 던지는 부모들을 보면 가끔 숭고함마저 느낀다. 부모들에게 자식이 대학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곧 사회의 낙오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대학이 바뀐다면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 역시 자연히 바뀌리라 생각한다. 이제 국영수 과목을 조금 줄이자. 대학 진학률의 압박에서 조금 벗어나 보자. 그리고 그 시간을 아이들의 창의성에 투자해 보자. 토론을 하고 기발한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도아야 한다. 실패과 창의성과 동의어는 아니지만 실패를 격려하고 도전을 장려해야 한다.

 

혹자는 학교 경쟁력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그건 정말 바보같은 질문이다. 이제 국영수만 잘한다고 잘사는 사회는 지났다. 고차원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발상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경쟁력 지수가 바뀌는데 예전 기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5년전의 모습을 기억해보자. 스마트폰도 없었고 테이크아웃 커피도 없었으며 3D 영화관도 없었다. 교육은 더욱 근대적이고 암담했다. 그리고 지금을 생각해보고 앞으로 5년 후의 미래를 상상해보자. 국영수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대화는 여기서 끝이다. 기업은 매일 혁신을 외치고 창의력 inovation을 외치는데, 왜 교육은 이렇게 변화가 더딘지 아쉽다.

 

중학교 3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도덕 선생님의 ‘핵폭탄 이야기’였다. 얼마나 집중해서 들었던지 몇달 동안 핵폭탄에 대해 찾아봤다. 같은 반 친구 몇명과 함께 백과사전을 뒤지고 당시의 일본의 역사와 2차 세계대전에 대해 공부 했었다. 말그대로 자기주도 학습이였다. 시험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전쟁의 잔혹함과 핵폭탄의 원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은 대단한 것이였는데, 선생님의 작은 이야기 하나가 나와 내 친구들에게 스스로 학습의 즐거움을 알려주었다.

 

고등학교 3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수업에 ‘멋’에 대해 설명했던 신입 국어 교사였다. 우리가 왜 ‘멋’있게 살아야 하는지, 자신의 행동이 ‘멋’스러운지 항상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는데 아직까지 내 마음속에 ‘멋’이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고 있다. 그 신입교사는 성적에 연연해하지 말고 멋스럽게 자유롭게 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리고 이러저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았던 교육계를 6개월만에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행동이 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무엇이 교육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중고등학교 6년간 무수히 많은 시간을 국어와 영어와 수학을 공부했지만 지금 머리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엄청난 양의 미분과 적분 문제를 풀어댔지만 지금 공식이 어떻게 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흥미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무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핵이 무엇이고 폭탄이 무엇인지는 학교에서 배운적이 없지만 그리고 십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무엇인가 사업을 시작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무엇이 도움이 될까? 인생을 살면서 창의적인 작업이 필요할 때 미분과 적분이 기억이 날까? 손바닥을 맞으면서 외웠던 영단어가 도움이 될까? 아니다. 그런 것들은 단지 대학을 가기 위해 억지로 해왔던 것들일 뿐이다. 그것 때문에 내 머리가 좋아졌다고 믿지 않는다. 다만 참을성 인내력 부조리에 대한 타협만이 늘었을 뿐이다.
창의적인 일이 필요할 때는 자기가 직접 깨우쳤던 경험들이 중요하다. 흥미를 일깨워 주었던 선생님들의 이야기들,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신입 교사의 행동들이 나를 키우고 지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음악 예술 같은 창의적인 수업들은 시간을 낭비하는 교육이 아니다. 천천히 그리고 우리 인생전반을 찬란하게 밝혀줄 지혜의 교육이다.

 

이제부터 창의적인 교육을 해야한다. 대학진학이라는 목표로 아이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의 시대는 사람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고, 서로다른 능력끼리 시너지를 발휘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지금의 획일적인 교육을 탈피하고 전인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 않다.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 우리나라의 왕따사건이나 학생 자살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하루빨리 교육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교육은 이제 생존의 문제이다. 교육이 더욱 진지해지고 더욱 창의적이며 더욱 사람들을 자유스럽게 하길 바라면서 아래의 격언을 마지막으로 옮겨 적어본다.

 

강제로 주입된 지식은 결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조웨트

 

 

 

프롤로그: 나만의 책을 쓰자.
직장 10년차, 왜 책을 쓰고 싶은가?
‘책을 써야 한다.’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불안한 직장생활과 충만하지 않은 내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내 삶을 한번 정리한다면 인생의 한 계단을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10년간 한분야에서 나름 열심히 일해왔다. 다양한 직장과 다양한 업무를 해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꽤 생겼다. 공대생치고는 책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고, 영상학을 복수전공 하면서 나름 인문학 예술학에 대한 공부도 했다고 생각한다. 막연히 생각했던 계획들이 조금씩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

 

책을 쓰려는 이유가 처음에는 단순했다. 책을 쓴다면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돈과 명예를 얻고 싶었다. 진부하지만 나름 명확한 목표였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과 요새 출판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꽤 실망을 했었다. 책쓰는 것을 돈과 연관지어서만 생각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다행히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몇가지 계기가 있었다. 책을 쓰면서 돈보다 더 큰 것을 얻는 사람들을 보았다. 비록 업종상 대부분 기술서적이였지만 책을 쓰는 과정과 책을 쓰고 나서 얻은 결과들은 항 인간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그들의 기술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강력해졌다. 그리고 세상 풍파의 경험이 쌓이면서 나 자신도 생각이 더 성숙해졌다.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 지식보다 더 중요한 지혜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쓰고싶은 책이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책쓰기 시도와 포기의 반복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마음에 시중의 수많은 글스기 관련 책들을 읽어보았다. 글쓰기 카페에 가입하여 몇가지 과제도 제출했다. 하지만 열정이 타오르지 않았다. 혼자 몰래하는 작업이라 그런건지, 혹은 글쓰기 재능이 없어서 그런지 도무지 꾸준히 훈련이 되지 않았다. 마치 금연하는 사람마냥 글쓰기를 시도했다 포기하고 시도했다 포기하는 일을 반복했다. 포기하는 이유는 가지가지였다. 바빠서, 비슷한 책이 이미 있기 때문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껴서 등등 다양했다.

 

하지만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소심한 성격탓에 현실에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못했지만 내 생각들을 기록하고 싶고 많은 이들에게 주장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우리사회에 가득퍼진 부조리함과 비정직함 그리고 천박한 사고들을 깨고 싶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됬다고 말하고 싶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농협해킹사건, 지난 서울시장선거의 선관위 부정선거 개입사건, 국정원녀 댓글감시 사건등 진실에 가려져 있는 사건들을 취재해 보고 싶었다. 내 전문분야로 그리고 내가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들을 이용해서 책을 쓰고 싶었다. 내 책이 조금이라도 진실을 이야기하고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희망했다. 미약하지만 나의 전문 경험과 팬으로 사회를 조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쓰기 위해서 나름의 시도를 시작했다. 우선 회사에서 업무를 보다가 발생하는 문제들이나 다양한 경험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업무일지 형식으로, 집에서는 일기 형식으로 내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회사에서는 업무일지를 통해 실수를 줄이고 시스템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업무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고 회사 생활의 만족도도 올라갔다. 직장은 여전히 바빴지만 근사한 목적이 있었기에 충분히 버텨나갈 수 있었다. 일기쓰기 역시 하루를 돌아보게 하고 작은 약속들을 체크할 수 잇게 되었다. 훨씬 정직하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 되가는 것 같았다. 일기를 쓰는 것은 조금 늦게 자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글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행복했다. 아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많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직업이 작가가 아니라고 책을 쓸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아니 도리어 직장인이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정말 많다. 자신만의 경험과 강점이 많을 테니깐. 도대체 직장인이라고 책을 쓰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
먼저 나를 성장시켜줄 책을 쓰고 싶다. 시대 흐름에 맞춘 상술적인 그래서 전문성이 없는 책을 쓰고 싶지 않다.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고 탄탄한 논리로 무장한 책을 쓰고 싶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영어공부를 하는 친구, 자격증에 도전하는 친구, 간혹 회사에 올인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난 책을 쓰면서 내 분야의 전문가가 되보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진 질문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할 것이다. 분명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그들에게 나의 책이 나의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어쩌면 책은 결과물이면서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책을 쓰면서 많은 지식을 쌓고 책을 쓰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분야에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작가는 말콤 글래드웰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그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집요한 취재를 한다. 질문 역시 매우 독특하고 남과 다른 시선을 두고 있는데 그의 재기발랄함이 너무 좋다. 그처럼 나역시 궁금한게 너무나 많다. ‘왜 의사들은 어려운 용어들을 사용하는 걸까? 왜 선거철만 되면 우리나라는 분열이 되는 걸까? 자식들이 모두 성공한 집의 교육방법은 다른 집과 어떻게 다를까?’와 같은 일상적인 궁금증에서부터 ‘네이버는 왜 검색어를 조작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왜 오픈소스 운동이 활발하지 않은걸까? 빅데이터를 선거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와 같은 지금 업종에서의 전문적인 궁금증까지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해답을 찾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기록하여 많은 사람들과 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읽기 쉬운 책을 쓰고 싶다. 읽기 쉽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탄탄하고 문장 구성이 좋은 책이다. 좋은 구성은 글을 술술 읽히게 하며 독자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재승 박사의 책들이 이런 원칙에 잘 맞다.
지식소매상을 지향하는 유시민님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대중에 눈높이에 맞는 글을 쓴다. 가끔 책을 어렵게 쓰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어렵게 쓰는 이유는 작가가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돌려서 설명하고 부연설명이 길어진다. 어려운 설명들은 책을 읽을수록 핵심을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님의 책들을 보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책을 쓰는 느낌이다. 그리고 정재승님의 책들 역시 읽기가 쉽다. 특히 <과학콘서트>같은 책은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과학을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는 책이였다. 많은 자료를 참고하고 그것을 자기만의 언어로 소화해내는 과정도 탁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책을 써보고 싶다. 향기가 나는 책 말이다. 뭔가 속성학원에서 배운 것 같은 고만고만한 책들이나, 알맹이 없이 이것저것 인용한 책을 쓰고 싶지 않다.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책이였으면 한다. 내공을 많이 쌓아야 한다. 사실 요즘 책들을 보면서 내용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충실한 삶을 살지도 않으면서 자기 계발서를 쓰는 사람들이나, 유행에 따라 책을 써내는 사람들(목차만 구성하고 내용 공부해가면서 채우는 방식)이 너무나 많다. 책을 통해 감동을 주고 독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작가가 먼저 치열하게 고민하고 오랫동안 연구해야 한다. 좋은 컨텐츠를 수집하고 기획하고, 작문능력을 기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영화감독이나 만화가같은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이유 때문이였다. 책을 쓰고 싶은 이유 역시 간단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혹은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았고 내가 가진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제 당장 시작해 보아야겠다. 생각을 확장하고 글쓰는 연습을 시작하자. 지적 레이스 과정에서 배웠던 방식으로 책을 소화해 나가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들을 접하자. 내공과 함께 인생의 지혜도 함께 쌓아갈 것이다. 그리고 꼭 책을 쓰자. 그저 그런 책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는 훌륭한 책 말이다. 앞으로의 내 인생은 더욱 빛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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