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2009년 2월 8일 21시 05분 등록
저는 거의 일년 반정도를 쉬게 되었어요..

그 동안 논 건 아니지만 일을 다시 시작하려니 두려워요..

자신감도 상실되고..빨리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입장인데... 나이도 적은 나이도 아니고..

모든 게 두려워요.. 나도 할수 있다 할수 있다..최면을 거는데요... 마음이 쉽게 그렇게 되지 않아요...

일자리를 구하곤 있지만... 마음이 계속 불안한 것 같아요..

자신감있게 당당하게 살고 싶은데... 자신감을 가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223.176.172

프로필 이미지
맑은
2009.02.08 22:20:33 *.129.207.121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자신감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저는 자신감이 거져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신용이 쌓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해놓은 것도 없고, 성취한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자신감도 없지요. 나는 나를 잘 압니다. 자신감은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납니다.

처음에는 밑천없이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버티는 거지요.

특히, 오랫동안 쉬셨다면 그 관성 때문에 다시 일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들과 적응하기도 어렵고.

3,3,3.

입사해서 3일, 입사해 3개월, 입사해서 3년이 어렵지요.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취업하셔서 우선은 6개월 정도 훌륭히 일을 해내시면 자신감이 생길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02.09 23:11:28 *.131.127.69
맑은 님이 이야기 하신 내용에 동감입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자신감이라는 것 자체는 구체적인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구체적인 상황과 그에 대응하는 능력들이 결합되어 성취감을 경험함으로써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아실 것입니다. 어두운 밤에 갈증이나 주위를 더듬어 물인 줄 알고 먹었는데 해골 바가지에 들어 있던 더러운 물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경험하기를 갈증을 해갈하는 꿀맛 같았는데 아침에 보니 해골에 든 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완전히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었고 원효는 그 곳에서 깨달음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그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이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고 합니다. 아시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입니다. 즉 세상의 모든 일들 혹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님이 말하는 자신감은 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과 님이 생각하는 그 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의 차이에서 옵니다. 그리고 그 둘 다 님의 생각과 판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우리는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었던 이야기는 이를 극단적으로 예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감의 있고 없고는 실제 능력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단지 생각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학습의 결과로서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것과 학습한 것은 사실의 일부이지 세상의 모든 것, 배우고자 했던 것의 모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항상 완전한 것의 일부를 알고 있을 뿐입니다.

현대에 와서 이러한 자신감은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졌습니다. 왜,그..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문제는 그 마음을 자기가 잘 조절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더 구체적으로 구분해 냈습니다.
심리학 용어에 자아존중감 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유능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자아존중감은 자기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나는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같은 것입니다. 자기효능감이라는 것은 더 구체적인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공부를 잘 못하지만 수학만은 잘 할 수 있습니다. 그걸 경우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자기효능감이라고 말합니다. 유능감이라는 것은 막연하지만 나는 잘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그리고 유능감은 서로 관계가 있지만 선형적이지는 않습니다. 자아존중감이나 유능감이 높은 사람이 자기 효능감도 높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기에 대해 자신이 없는 사람도 어떤 구체적인 한 두 가지에는 자기 효능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효능감을 키워서 유능감과 자아존중감을 높여 나아가야 겠지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양 팔 양다리가 짤린 사람, 그리고 눈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간증을 하며 자신의 불행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위로 받고 희망을 갖도록 하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님깨서도 자신이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사람은 잘하지 못하는 부분보다는 잘 하는 부분이 휠씬 더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심리적으로 더 나아지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잘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문제해결에 치중합니다. 그래서 생각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알고 그것이 사실인줄 알고 있는 것입니다.

님이 나이가 꽤 되셨다면 그리고 단지 일년 반정도 쉬었다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체험한 것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오랫동안 타지 않았다고 해서 그 타는 능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전만큼 타지 못할 뿐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널찍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좀 천천히 타면서 다시 기능을 회복하고 숙련을 하여 어려운 장소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일의 도전 혹은 새로운 직업에 있어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성취감을 얻어가면서 점점 더 나은 직장이나 혹은 더 만족스러운 대우를 받은 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 효능감은 강화되고 자아존중감도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자신감은 현실로 님의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잡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정해져 있는 특정한 전문적인 기능 같은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10분 더 일찍 일어나는 것, 한 시간 노력하던 것을 한 시간 10분 노력할 수 있는 것 같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일상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점점 발전해서 보다 전문적인 일과 특수한 전문성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맑은 님이 말하는 .3.3.3을 가능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마음은 본능이 아닙니다. 그것은 훈련과 수양이라는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기술과 같은 것입니다. 원효대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깨달음이고 삶의 풍요나 행복이 아니지만 님이 원하는 목표는 그와 달리 목표로 하는 것들이 필요로 하는 능력과 노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나는 자신있어!’ 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몸을 통해서 보다 더 구체적인 것들을 훈련하고 사고해야 합니다.
눈앞에 키가 2m 가까이 되는 수준 높은 상대 선수가 사력을 다해 달려드는데 그 앞에서 '나는 자신있어!' '나는 할수 있어!' 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그 순간에는 그런 생각 자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 공격에 대해 방어할 수 있고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쌓고 나서 그러한 능력들을 상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때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워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 경험하지 못한 강한 상대와 마주치면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럴 때는 상대와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냉철한 기술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오래 전에 제가 국가대표를 가르칠 때 있었던 일입니다.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키가 160 센티미터도 안 되는 선수인데 유럽 무대의 선수들은 키가 20 센티미터 이상은 더 크죠 마치 대학생과 국민학생 정도의 차이를 보입니다.
한 시합에서 헝가리의 키 192센티미터의 선수를 만났는데 그 선수가 불안해 하며 경기장에서 서성이고 있어서 불러서 물었습니다.
‘너는 얼마나 이기고 싶으냐?’
‘…’
‘나는 네가 이길 수 있다면 지금 팔이라도 잘라 줄 수 있다. 지금 내가 천년동안 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네가 이길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 때 한 참 천년의 사랑 이라는 소설이 유행하고 있었거든요) 너도 그만큼이냐? 너도 나만큼 절실한가? 그래도 나는 너에게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너는 자유다, 나는 다만 네가 싸워보지도 않고 스스로 물러서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왜냐면 나는 네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고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선수는 대답대신 아무 말없이 시합에 들어갔지만, 그 시합에서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보여주었고 아슬아슬한 차이로 아깝게 졌습니다. 그 선수는 그 후로도 많은 시합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결코 키와 힘에 눌리지 않았고 오히려 거구의 선수들이 그 선수와 사합에 더 많이 긴장하곤 했습니다. 오랫동안 훌륭한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님에게도 지금 순간에 그런 말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의 시간 동안 나름대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상당하리라 생각합니다. 두려워하시지 마시고 당당하게 도전하시고 노력하시길 권합니다. 목숨을 빼앗을 수 있을지언정 사람의 정신에 관한 한 본인이 포기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자기효능감과 함께 그러한 굳건한 마음 속에서 님의 자신감은 자라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님의 건투를 빕니다.
프로필 이미지
동그라미
2009.02.10 21:52:41 *.223.176.153
좋은 말씀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고 마음에 잘 새기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옹박
2009.02.12 03:13:22 *.208.192.28
저도 7개월째 접어든 백수입니다. 일이 없다는 게 사람을 움츠리게 만들죠.
위의 맑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자신감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자신감이 부족해 시작하지 못하시는 것이겠지만, 일을 시작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 보다도 희망인 것 같군요.

서강대 장영희 교수는 태어난지 1년만에 소아마비를 앓고 평생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박사과정의 시험을 볼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사회속에서도 그녀는 꿋꿋이 일어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그녀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유방암 선고가 떨어집니다. 그녀는 가까운 친지들에게 알리지 않고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하며 병마와 싸웠지요. 2004년, 완치되었다는 그 암의 흔적이 척추암으로 전이되었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요.

투병생활 중 그녀는 좋아하는 영미(英美)시들을 모아 짤막한 산문과 함께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죽음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눈 앞에 둔 그녀가 모은 시들은 자연스레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죠. 이 시집의 제목이 <희망>이 아닌 <축복>인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시집 제목을 놓고 고민하던 때에 ‘세상에서 제일 큰 축복은 희망’이라는 교도소에서 보낸 어느 독자의 글을 받고 영감을 받아 책 제목을 <축복>이라고 붙였다고 하네요. 그녀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장영희를 희망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참 불편합니다. 희망이란 누구나 본능적으로 갖고 있어요.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리는 희망의 소리를 듣느냐 안 듣느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희망은 우리가 열심히 일하거나 간절히 원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상처에 새살이 나오듯, 죽은 가지에 새순이 돋아나듯, 희망은 절로 생기는 겁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희망을 들으시게 되길 기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김동휘
2009.02.16 22:25:30 *.140.151.81
저 역시도 한달정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자신감이 많이 줄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군데 이력서도 보내봤지만 나이가 그리 적지 않은지라 IT쪽에서 자리 구하기 힘들더군요.
오늘 우연히 본 연구소를 알게되어 많은 좋은 얘기 많이 읽고 갑니다.
희망/자신감... 제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런지요.
좋을 글 읽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0 정신병을 앓고 있는 언니..가족에대한아픈고민.. [1] 행복을찾아 2009.03.12 6602
1449 운명이란 게 존재할까요?? [4] 길을 묻는다 2009.03.12 6288
1448 현재 ..삶의 기쁨을 발견하는 방법이 있다면.. [2] [1] hjj 2009.03.09 4824
1447 내인생의 첫 책쓰기 [4] 김영철 2009.03.02 5064
1446 마음을 나누는 편지 [1] 강훈 2009.03.02 4200
1445 불황의 시기에 직장에서 살아남는 것 [4] heejin 2009.02.25 5022
1444 아주 오랫만에 글을 남깁니다. [1] 이용희 2009.02.23 3764
1443 사람이 사람에게...# [1] ppl say 2009.02.20 4036
1442 작은회사에서 갖는 고민.. [3] [1] 마음으로. 2009.02.19 5030
1441 직장에서의 이간질 대처방법 [2] [1] 방황 2009.02.18 16120
1440 책을 찾고 있습니다. [1] 장재도 2009.02.15 4306
1439 작가프로필에 있는 사진과 글 게재 건 [1] 김영아 2009.02.13 4217
1438 조언 부탁드려요.... [1] 2009.02.11 3879
» 취업에 대한 두려움.. [5] 동그라미 2009.02.08 5714
1436 나의 결정의 끝은 어디일까요? [1] 나는 누구 2009.02.04 3806
1435 상처받지 않게 거절하는 법 고민중입니다. [2] 고민중 2009.02.01 5442
1434 회사생활의 텃세? [2] mind 2009.01.30 4248
1433 음식점 관련 질문 드립니다 [4] 낙성대 2009.01.23 4178
1432 제 일이 아닌데도 열심히 해야 할까요? [2] 고민중 2009.01.20 3617
1431 슬픔 [2] 인생 2009.01.19 3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