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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

3단계,

세

  • 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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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8일 21시 48분 등록
안 믿지요. 아무것도 안 믿어요. 몇 번이나 얘기해야 알아듣겠소?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요. 조르바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나머지는 모로지 허깨비들이오. 나는 이 눈으로 보고 이 귀로 듣고 이 내장으로 삭여 내어요. 나머지야 몽땅 허깨비지. 내가 죽으면 만사가 죽는거요. 조르바가 죽으면 세계 전부가 나락으로 떨어질 게요.
저런 이기주의! 내가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어쩔 수 없어요, 두목, 사실이 그러니까. 내가 콩을 먹으면 콩을 말해요. 내가 조르바니까 조르바같이 말하는 거요.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조르바의 말이 채찍이 되어 날아들었다. 강인했기 때문에 그토록 인간을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그들과 함께 살고 일하려는 그를 나는 존경했다. 나라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금욕주의자가 되었거나 그들을 가짜 깃털로 꾸며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조르바가 나를 돌아다보았다. 별빛으로도 나는 그가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내가 좀 심했나요, 두목? 그가 걸음을 멈추면서 물었다. 오두막에 도착한 것이었다. 조르바는 부드러우나 거북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 마음은 조르바에게 동의하고 있었지만 내 가슴은 거부했다. 짐승속에서 뛰쳐나와 제 갈 길로 가려 했다. 오늘 밤은 졸리지 않은데요, 조르바. 혼자 주무셔야겠네요? 내가 말했다

별이 빛났고 바다는 한숨을 쉬며 조개를 핥았고 반딧불은 아랫배에다 에로틱한 꼬마 등불을 켜고 있었다. 밤의 머리카락은 이슬로 축축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얼굴을 묻고 침묵했다. 오래지 않아 나는 밤과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 내 마음은 꼬마 등불을 켜고 축축하고 어두운 대지에 숨어 기다리는 반딧불 같앗다.별은 하늘 위를 둥글게 운행하고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일어났을 때의 내 마음엔 이 바닷가에서 이루어야 할 두 가지 과업이 새겨져 있었다.붓다에서 벗어나고 모든 형이상학적인 근심인 언어에서 나 자신을 끌어내고 헛된 염려에서 내 마음을 해방시킬 것. 지금 이 순간부터 인간과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접촉을 가질 것. 나는 나 자신에게 다짐했다. "아직 그렇게 늦은 건 아닐거야."

<그리스인 조르바> 81-83p 

--------------

읽을때마다 조르바가 아닌, 화자에게 늘 감정이입하게 되어요.

별이 빛나는 고요한 밤은 지고 또다시 새벽, 
곧게 대지를 딛고 기지개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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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
2013.05.29 04:39:15 *.234.184.152
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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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04:54:43 *.195.178.203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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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04:59:49 *.143.156.74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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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05:03:53 *.1.109.238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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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2013.05.29 05:07:47 *.10.173.13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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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05:22:29 *.226.204.185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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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호
2013.05.29 06:06:05 *.70.22.72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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