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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3일 21시 46분 등록
다른 조직문화 어떻게 접근해야하나 , 보령제약, 2005 2월 1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스트레스들이 있다. 학생들에게는 친구가 바뀌는 전학이 가장 커다란 스트레스중의 하나다. 일반인들에게는 배우자와의 사별이 가장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다. 직장인에게는 회사를 떠나거나 회사를 바꾸는 것이 가장 커다란 스트레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들 스트레스의 공통점은 익숙한 것들을 떠나 새로운 일상과 만나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으로부터 온다.

조직의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사람의 유입은 좋은 자원의 신선한 수용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자원의 수용을 통해 조직의 생명력과 적절한 긴장이 되살아 날 수 있다. 말하자면 새로운 피를 투입하여 새로운 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과제는 새로 들어 온 신선한 피가 기존의 미케니즘에 부작용을 만들지 않도록 동화시키는 작업이다. 말하자면 새로 들어 온 사람들이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만들어 가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균형과 절제의 문제이며 상호 동화의 과정일 때 그 효과를 십분 즐길 수 있다.

조직과 개인의 관계에서 개인은 소수이며 수적 열세 속에 있는 약자다. 일반적으로 새로 다른 조직에 합류하게 되면, 개인은 조직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생’ 이란 어디서든 환영 받게 되어 있다. ‘길들이기’라는 것은 모든 조직 어느 곳에서나 생겨나는 보편적 현상들이다. 다수가 소수에게 가하는 정신적 압력인 셈이다. 이 통과 의례를 거쳐야 조직의 일원이 되고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길들이기에 강한 조직의 최대의 약점은 폐쇄적이라는 점이다. 통과의례가 가혹할 수록 그 집단은 스스로를 응축하는 울타리를 좁게 치고,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만을 선호하는 자기 충족성에 갇히게 된다. 새로 들어 온 사람을 쪼아대는 강도가 강한 조직일 수록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다. 만일 한 사람이 새로 전직하여 마음고생이 자심하다면 절반이상의 이유는 이 집단이 닫혀있음을 뜻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새로움을 포용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그 새로움을 통해 다른 문화와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소통하고 싶은 조직이야 말로 열린 조직의 좋은 기준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구성원이 품어 온 다른 문화의 냄새, 다른 기술, 다른 패러다임 속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발견하고 수용하려는 기존 질서의 따뜻하고 적극적인 태도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새롭게 전직해 들어 온 사람들 역시 개인적으로 새로운 조직문화와의 접합에서 조심하고 절제해야할 몇 가지의 핵심적인 요소들이 있다. 살펴보도록 하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즐겁게 만나려면
관찰자의 마음을 잃지 말아야한다. 나는 이것을 ‘여행자의 시선’이라고 부른다. 내게 익숙한 문화와 내가 새롭게 속해야 하는 문화 사이의 차이를 즐기는 것이다. 마치 한국인으로 터키의 이스탄불의 골목들을 거닐고 있는 여행자의 눈으로 새로운 문화를 관찰하고 그 공기를 숨쉬어 보는 것과 같다. 관찰 시기의 처세술은 적절하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예의는 적절한 간격이다. 적절한 간격은 새로 만나는 사람들 끼리 의례 느끼게 되는 동물적 호기심과 미미한 적대감 그리고 미세한 경쟁심에 대한 적절한 차단벽이다.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감지되는 문화적 차이를 인지하게 되면 이 차이를 서서히 즐기는 것이 다음 단계다. 이때는 여행자의 시선에서 ‘이민자의 시선’으로 옮겨가야 한다. 말하자면
그 나라의 음식을 먹고,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나라의 말을 하고, 그 나라의 문화 에서 생활하는 것을 터득하고 즐기는 것과 같다. 이때 가장 중요한 처세술은 새로운 조직의 장점을 사랑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정붙여 살려면 먼저 좋은 점들을 일상 속에서 많이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좋아하는 새로운 것들이 늘어가고, 쌓여 갈수록 새로운 곳에서의 일상은 매력적이 되어 간다.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게 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가장 우호적인 몇 사람의 동료를 사귀게 되고 그들에게 의지하게 되고, 함께 일하게 됨으로써, 정신적으로 정착하게 된다.

일단 함께 밥 먹고, 이야기하고, 그 문화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비로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나는 이것을 ‘이다도시 수다’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한국의 일상 속에서 밥먹고 차를 마시며 프랑스와 한국 사이의 이질감과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문화적으로 이 나라 사람으로 받아들여진 이민자, 이미 동화되어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다른 문화 이야기처럼 흥미로운 것은 없다. 이때가 되면 비로소 문화적 차이를 말할 수 있고 이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단점을 지적할 수 있게 된다. 이 때가 새로운 사람이 가지고 들어온 다른 문화적 장점을 기존 조직에 접목하고 활용하여 그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확장이 바로 열린사회로 가는 긍정적 움직임이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처세술이 있다. 기존 조직의 단점을 지적하고 다른 의견을 말할 때 ‘사람들은 이성적인 존재이기 이전에 매우 감정적인 존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가 내용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팀원이 팀장의 의견에 대하여 다른 견해를 가지고 반박할 때, 팀장이 화내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직원의 말이 틀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태도가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눈빛, 제스처, 말투, 억양 어느 것 하나 우리의 인식을 그냥 스쳐가는 것은 없다. 불쾌한 감정을 가지게 되면 이런 사소한 것들이 오해를 일으키는 괘씸함의 주요 단서가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괘씸하게 생각하면 어느 덧 내용은 사라지고 불쾌한 감정만 남게 된다는 것을 잊지마라. 특히 새로 기존 문화에 섞이게 된 이민자로서 기존의 조직 문화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지적할 때는 그 태도가 중요하다. 부드러움은 어디서나 나쁠 것이 없다. 부드러움은 적대감을 완화시키는 가장 좋은 완충제다. 단점을 지적하고 이견을 말할 때는 매우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다.

조직은 새로 들어 온 사람에게서 그 동안 가지지 못했던 새로운 활력을 함께 받아들이는 데 게을러서는 안된다. 동시에 새로 들어 온 사람은 합류하게 된 조직의 장점을 사랑하고 완벽하게 제 살이 되어 생활하지만 그 문화적 차이와 단점을 지적하고 제안함으로써 새로운 활력과 새 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IP *.229.1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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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2005.02.05 06:08:02 *.197.158.68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해야할 일들과 해야할 행동에 대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만들어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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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희
2005.03.10 15:00:11 *.220.36.197
오늘 새로운 시작을합니다. 힘을얻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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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공
2005.04.01 07:59:12 *.222.105.253
'태도가 내용을 결정한다.'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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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6 19:23:22 *.212.217.154

내용과 태도,

둘 모두 중요한 요소이지요.

조직과 개인,

서로의 장점을 도와 시너지 낼 수 있는 환경,

그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내용 뿐만이 아닌 태도도 아주아주 중요함을 다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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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2:51:24 *.223.162.130

최근, 이와관련된 흥미로운 글을 읽어서 공유합니다.


https://brunch.co.kr/@workplays/22


여기에서 작가는 

경력직 이라는 '새로운 피'가

어떻게 조직을 망쳐놓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이야기 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같은곳으로 향하게 하는 일은

정말로 힘든 일이지요.


새로운 이민자의 '태도' 또한 중요하겠지만,

그 이민자를 뽑는 의사결정권자의 '태도'는 더욱더 중용하지 싶습니다.


현명한 리더가 조직을 춤추게합니다.

그런 리더를 고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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