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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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천년 전나무 숲길
하늘을 쳐다 보며 걸었네
초하의 흰구름 고요하고
푸른 하늘은 바람도 없네
발아래 지척으로 개울물 소리 한가하고
발 끝에 밟히는 떨어진 솔잎들이 부드러워
서울서도 생각나는 좋은 길이네
월정사 한가운데 팔각석탑이 긴 세월의 인고로 서있고
절집 앞에 검은 글씨로 분향소라 써 있네
스님들 목탁소리 경 읽는 소리
참으로 다행이다 다행이다 생각했다네
온 몸의 뼈 다 부러져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여
모진 결심과
헛된 무상함을 다 풀고
진무하고 쓰다듬는
이 손길과 정성을 받으소서
측면 한 쪽에 조촐히 모셔둔 그의 얼굴
자신의 길 힘껏 갔으니
이제는 편히 쉬세요
아내와 함께 술 한잔 부어 올리고
두 번 절을 하였네
엎드린 몸 위로 경읽는 소리 낭랑하고
세월에 익을대로 익은
깊은 절집의 평온함이여
뒤돌아 보지 말고 이제는 고이 가소서
담배 한 대를 놓아두니 흠향하시고
술 한 잔 따라올리니 음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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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지난 토요일,
아내는 하루 종일 많이 울더군요.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가시는 길목마다 노란 꽃잎을 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추억할 수 밖에 없지만........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아내는 하루 종일 많이 울더군요.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가시는 길목마다 노란 꽃잎을 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추억할 수 밖에 없지만........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한정화

forest
퇴근 후 두 시간여의 평생 가장 긴 줄에 서서 기다린 끝에 덕수궁 대한문앞 분향소에서 고인 영정앞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 바치고 절을 올렸습니다. 열렬한 지지자에서 "인권변호사나 청문회 국회의원은 몰라도 대통령 재목은 안되는 사람" 으로 경솔하게 낙인찍은 미숙함을 뉘우치는 속죄의 마음으로 절을 올렸습니다. 태평로를 마지막으로 지나가시는 모습을 향해 노란 풍선을 흔들어 "안녕히가시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였습니다. 시청앞 광장의 노제에서 고인이 평소 즐겨부르던 노래들을 같이 따라 불렀습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아름답게 수 놓듯 하늘에는 무지개가 떴습니다. 노제 사회를 본 도종환시인을 따라 외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원히 잊지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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