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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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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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2일 17시 33분 등록
변화경영연구소를 사랑하는 연구원 그리고 꿈벗 여러분

만추(晩秋)로 가는 길에 모두들 무탈하신지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또한 독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오곡백과가 물질적 풍만을 가져올 즈음 책을 통해 정신적 풍요를 더한다면 그 또한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어느 날 사전을 뒤적이는 순간 저를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한 글자가 눈에 띄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터’라는 글자가 그것입니다. 일전에 원활한 의사소통과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제가 몸담은 조직에서도 ‘담터운동’을 전개하면서 이 글자를 원용한 바 있지만 원래 ‘터’라는 글자는 다의적(多義的) 의미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터’는 순수한 우리 글자입니다. 본래의 뜻은 집이나 건물이 있었던 자리, 또는 집이나 건물을 지을 자리를 의미합니다. 이런 뜻에서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글자이기도 합니다. ‘터’가 없으며 터전도 없고, 집을 지을 수도 없으며 이 세상에서 한시도 살아갈 수 없으니 가히 그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또한 ‘터’는 일이 이루어지는 밑바탕 즉, 활동의 토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 대부분의 연구원과 꿈벗들은 주요 활동무대를 변화경영연구소로 선택했다는 생각입니다.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홀연히 등장했던 그 ‘터’에서 삶의 변화를 갈구하고 미래를 새로운 모습으로 가꾸려는 조용한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 삶에 있어 변화의 싹이 이 ‘터’에서 시작됨을 직시한다면 변화경영연구소를 둘러싼 인적·물적 자원에 쏟는 정성은 지극해야 된다고 봅니다.

연구원이나 꿈벗들은 선의의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삶의 동반자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궁극적으로 한 시대에 잔잔한 미풍을 일으킬 연출자기이도 합니다. 우리는 동일한 활동무대에서 협력과 상생으로 어우러질 때 가장 빛날 수 있음을 입증시킬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터’를 더욱 알차게 가꿀 개연성을 갖고 있습니다.

역사학자 E.H.Carr는 ‘역사란 끊임없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 바 있습니다. 비록 조용한 조직의 구성원에서 출발했지만 연구원과 꿈벗들의 끊임없는 대화가 우리 ‘터’의 역사를 만들 것임을 확신합니다. 바로 우리가 발붙인 변화경영연구소에서 말입니다.

또한 우리가 흉금을 드러내놓고 말을 할 때 ‘터놓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벗할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깊은 얘기를 하고자 할 때도 ‘우리 말 터’라곤 했습니다. 연구원과 꿈벗들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진정 자신을 보여줄 때 ‘터놓는 말’들이 오고가고 모든 사람이 마음을 여는 ‘터진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날이 점점 다가오는 상상은 세상사는 보람을 갖게 합니다.

들녘에 무르익는 과실을 볼 때마다 역시 ‘터’는 인간의 둥지이기도 하지만 만물의 토대이기도 하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은 연약하지만 삶의 보금자리인 ‘터’에서 파스칼이 일갈한 ‘생각하는 동물’임에 찬사를 보냅니다. 생각은 또 다른 우리를 만드는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다음달 연구원모임에 좋은 성과 있으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저는 개인사정으로 인해 부득불 참석치 못하여 졸필이지만 이 마음의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이 점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비록 몸은 멀지만 마음만은 늘 여러분 곁에 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아무쪼록 한 해의 모든 일이 가을 결실처럼 성사되기를 빌면서 연구원 및 꿈벗 여러분들의 ‘터’에도 항상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길 빕니다. 그럼 다음 연락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07. 10. 22

빛고을 광주에서 도 명수 드림
IP *.5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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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0.22 22:33:16 *.209.106.84
저는 어려서 외가에 갔을 때의, 우물터나 빨래터의 기억을 갖고있는
세대이라, 명수님의 글이 더 애틋하게 다가오네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살다죽을 터전 하나 마련해놓고,
훨훨 돌아다니며 살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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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0.23 02:34:35 *.70.72.121
늘 서울의 변.경.연 향해 마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밝은 인상처럼 항상 건강하시옵고 언제고 마음 내키는 날에 선배님 계신 빛고을 광주로쳐들어 갈지 모릅니다.ㅎㅎㅎ 저희를 생각해 주심에 든든하고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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