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정
- 조회 수 400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1. 그대의 인생 중에서 가장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믿거나 말거나, 내가 숙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녀가 나타났다. 홀연히 비자루를 타고 와서는 이것 저것 질문을 해 데더니 내가 어느 정도 답을 찾는 것을 보고서는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 그것들을 여기 적어 두었다. 적어두고 보니 마녀가 답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내 안에서 답을 찾았을 뿐이었다. 왠지 속은 느낌이긴 하지만, 아마 마녀가 없었다면 혼자서 쉽게 찾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녀, 이번에 정말 고마웠어. 종종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 줘. 꼭 또 다시 와야 해”
마녀 : 현정, 네가 가지고 있는 기질 중에서 가장 못 된 것이 뭐지?
현정 : 글쎄, 무엇보다도 가장 못 된 것은 ‘제때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것’ 이야.
마녀 :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그건 게으르니까. 아니야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일을 할 때는 별로 안 게으른데 중요한 일들을 할 때 더 게을러져.
마녀: 글쎄, 왜 게으르게 되는 거냐구? 내가 볼 때 너는 가만히 쉬질 않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것도 게으른 거야?
현정: 쉬지 않고 움직이는 데 성과가 안 나는 이유 그게 바로 제 때에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지.
마녀: 에너지를 심하게 다른 데 낭비 하는 구나? 그런데, 그 중요한 일들을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글쎄, 이건 어느 날 내가 모닝 페이지를 쓰다가 발견한 건데. 어느 날 그 날도 내가 중요한 일을 하나 미루고 있었거든. 모닝 페이지에 날마다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데도 나는 그걸 안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날 그 일로 선배한테 심하게 야단을 들었어. 생각해 보니 내가 많이 잘못 했더라구. 그래서 내가 도대체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봤거든. 그랬더니, 난 그 일을 행동으로 하는 것이 두려웠던 거야. 그러니까, 혹시라도 결론이 실패가 될까 봐, 그래서 행동으로 미루고 있었던 것지.
마녀: 실패. 그게 그리도 무서운 거야?
현정: 그거 나한테는 진짜 무섭단 말야? 그게 나는 악몽 같아. 실패는 안 하고 싶어.
마녀: 그런데 미루면 성공하나?
현정: 아니, 미룬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잘 해야 성공하는 거지.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잘못 될까 봐 혹은 실패 할까 봐 무서워서 그냥 미루는 거지.
마녀: 그래. 미룬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쟎아.
현정: 그것도 알고 있지.
마녀: 너 그거 아니? 행동으로 옮기면 실패든 성공이든 그 결과도 더 빨라진다는 사실.
현정: 그러겠지.
마녀: 그러면 어떻게 되겠니?
현정: 성공이든 실패든 결론이 나오니까 그 다음 단계로 그냥 또 옮겨 가겠지. 그러니까, 실패를 했으면 보완을 해서 다시 도전을 할 거고 성공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시도를 다시 하겠지.
마녀: 잘 했어. 바로 그거야. 빠른 시일 내에 다음 단계로 옮겨 가는 거. 그리 되면 성공의 확률도 더 높아질 것 같지 않니? 시도의 회수가 늘어나는 거쟎아.
현정: 그렇겠다. 이제 이해는 되는데 어떻게 실현을 하는가가 문제다.
마녀: 그래. 그렇긴 한데, 네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미루는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현정: 그러고 보니 또 하나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지. 그러니까, 내가 욕심이 좀 많쟎니? 세상에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야. 하고 싶은 거 말고 해야 할 일도 많고. 그러니까, 그걸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면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지를 모르는 거야.
마녀: 순위를 정해서 하면 되지 않을까?
현정: 그게 그렇게 쉬우면 나도 문제로 지적하게 않았겠지? 나는 그 모든 것 중에서 재미있는 것부터 하게 된단 말이지. 그렇게 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지.
마녀: 재미있는 거부터 한다. 그게 너구나. 재미를 쫓아다니는 것.
현정: 응, 그렇지. 나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해야할 일이 있는데도 미뤄두고 재미있는 것만 쫓아다니게 돼. 나중에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는 것 아니겠니?
마녀: 넌 그렇게 잘 알면서도 고치기가 어렵니?
현정: 응,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왜 내가 재미없는 일을 먼저 처리를 해야 하는 거냐
고요? 그게 난 하기가 싫은거지.
마녀: 잘 생각해 봐봐, 그것도 네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근데 왜 어떤 것은 재미가 있고 어떤 것은 재미가 없어지는 거지?
현정: 그러니까, 난 어떤 걸 하면서,다른 무언가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 생각이 들면 하던 것을 놔 버리고 그 새로운 재미를 쫓아가버려.
마녀: 맞아 이제서야 진실을 고하는 군.
현정: 그래, 꼭 내 것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것.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더 재미나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내가 생각이 행동으로 온전히 옮겨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관심
을 옮겨버리는 이유구나. 그렇구나.
2. 그대의 인생 중 가장 멋진 것은 무엇인가?
마녀: 현정 그러면 네가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 중 가장 멋진 것을 하나 말해 봐.
현정: 기질 중 가장 멋진 것? 뭐가 있을까?
마녀: 잘 생각해 봐봐. 어느 순간 네가 가장 멋지지? 아님, 그나마 너의 이것 덕분에 네가 이 정도의 삶이라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라구.
현정: 그건 열정인 거 같아.
마녀: 열정.
현정: 그러니까, 나는 내 자신이 무언가에 미칠 때 가장 멋진 것 같아. 그게 그리 자주 찾아 오지는 않지만 무언가 한 번 빠질 때는 제대로 미치는 경향이 있어. 예를 들어, 내가 영어 공부에 한 때 미쳐 있을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어떻게 하면 이 책도 영어로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비디오도 영어로 들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오랜 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할까 그것만 내 머리 속 안에 있었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제대로 미친 거지. 생각해 보니 사람들도 안 만났던 것 같아, 그게 너무 즐거웠거든.
마녀: 그 오지랖 넒은 네가 사람도 안 만났다구?
현정: 그렇다니까. 이러다 내가 세상과 분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내 스스로 자제를 시키지 않았다면 말이야. 아마 그 구덩이에 더 빠졌을 지도 모르는데.
마녀: 영어 말고 또 빠진 것은?
현정: 요가. 이건 상당히 지속적인 열정 같아. 대학원 다닐 때 우연히 시작했는데 운동으로서 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거야. 신기할 정도로 어깨 통증도 없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하다 보니까, 육체적인 효과보다 의외로 정신적인 효과가 무척이나 좋더라구.
마녀: 그래서
현정: 그래서 꾸준히 쫓아 다녔지. 시간이 날 때 마다, 아니 시간을 내어서 요가를 하러 다녔었어. 예전에 회사에서 무척이나 힘들었을 때도 이 요가 덕분에 마음을 다잡은 것 같아. 그 때 집 근처에 요가 센터가 없어서 30분 이상 걸어 가거나 버스를 2정거장 정도 타고 다녔어야 했는데. 날마다 그것을 해야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거야. 아마 회사보다도 더 열심히 다녔을 거야.
마녀: 날마다 다녔어?
현정: 당연히 날마다 다녔지. 또 약간 미친거지. 전 날 야근을 하고 너무 늦게 들어왔을 때는 택시를 타고 왔다 갔다 하기도 했었다니까.
마녀: 택시를 타고?
현정: 응 택시를 타고라도 수업을 꼭 듣고 싶었던 거지. 그게 너무 좋으니까. 그 때 길바닥에 뿌렸던 택시비로 아마 옷을 사면 열 벌은 샀을거다.
마녀: 그랬구나. 최근에는 그런 적 없어?
현정: 모닝 페이지로 시작된 글쓰기가 그렇지. 작년 10월에 모닝 페이지라는 것을 시작했거든. 그거 하면서 내 재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탐색을 하게 되었어. 12주 처음 과정을 시작한 동안에 그 과정에 흠뻑 빠져들었지.
마녀: 또 미쳤어?
현정: 응, 신기했던 거야. 쓰다가 보니까 내가 많이 자유로워졌고 그 동안 나는 못한다고 치부해 버렸던 것들을 어느 새 내가 하고 있을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것 계속하면 어떤 일이 나한테 생기는 걸까 하고 신기했던 거지.
마녀: 그 때도 좀 이상해졌었니?
현정: 당연하지. 혼자서 실실 쪼개고 즐거워졌지. 12주 동안 다른 일을 벌이지도 않았으니까.
마녀: 그래서 새롭게 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현정: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미술을 많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갑자기 어느 날부터 여행을 다녔던 일들이 글로 풀어져 나오는 거야.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통찰의 글도 마구 나왔어.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다 끝날 때까지 멈춰지질 않았어. 뭐 잘 쓴 글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마구 쏟아 내었어. 그 때도 미쳐서 회사 일에 지장이 생길 뻔했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 그 기운으로 여기 변경연 연구원까지 지원을 한 거야.
마녀: 연구원을 하면서 아직 미치지는 않았어?
현정: 그게 그럴 때가 있긴 해. 어떤 때는 글이 내 손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처럼 술술술 풀어져 나오기도 하고 그런데 아직은 제대로 미치진 않은 것 같아. 아직까지는 글을 게시를 해야 한다는 데서 약간의 압박을 느끼긴 하지만 그것에서 어느 정도 해방이 된다면 또 미치지 않을까?
마녀: 그래, 기대 한 번 해보자.
3. 그대에게 신 같은 힘이 있다면 1번 과 2번을 바탕으로 그대 인생의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
마녀: 자, 네가 말했다시피, 네 안에는 ‘중요한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너’가 있고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는 너’도 함께 가지고 있어. 그런데 말야, 네 자신이 앞으로 목표를 정하고 네가 생각한 데로 스스로를 잘 조절하여 이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현정: 물론 단점은 좀 고치고 장점은 더 크게 만들어야 겠지.
마녀: 단점이 고쳐질까?
현정: 완벽하게 고쳐진다면 내가 신이겠지. 그렇지만 난 인간이니까 단점이 발동하는 순간을 자각하고 그것을 좀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 같아.
마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래? 네가 책을 한 권을 낸다고 생각을 해보자. 너의 단점을 어떻게 약화시키고, 너의 장점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까?
현정: 내가 책을 한 권 쓴다면, 글을 써야 하는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나를 잘 다루어야 겠지.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현상이 안 나타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마녀: 그런데, 글을 쓰는 게 두려워서 무서운 거 말고, 글 쓰는 것 보다 더 재미난 일에 끌려 가서 글을 못 쓸 수도 있쟎아.
현정: 음. 맞아.
마녀: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구?
현정: 두려운 것은 미루고,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재미난 일을 먼저 하는 걸로 보면 난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러니까 두려운 것, 무서운 것을 재미있는 것 뒤로 미루는
거쟎아. 더 재미난 것을 찾아 헤매 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걸 고려하면 글 쓰는 행위를 스스
로에게 의무가 아닌 즐거운 일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나서 그 행위가 다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알게 되면 ‘열정’
을 발휘하기는 쉬워지는 것 같아. 그리고 열정이 발동이 되는 동안에는 지속력이 있고 말이
야.
마녀: 그래, 그러니까 책을 쓰는 일이 너한테 즐거운 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현정: 글 쓰는 일이 재미있어 져야 하니까, 내가 지금 제일 재미있어 하는 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되면, 스스로가 재미있어 하니까 열정으로 이끌어 가기도 쉬워지는 거쟎아.
마녀: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그 관심 분야에 대해서 책을 쓰다가 더 재미있는 관심 분야를 발견을 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 거지? 또 다른 관심 분야로 너의 관심이 옮겨 가 버리지 않을까?
현정: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하다. 그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거지? 내가 한 군데 집중을 하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마음을 비우는 기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마녀: 이건 어때? 너 요가 좋아 하쟎니? 그거 네 마음을 비워줘서 그러는 거 아냐?
현정: 응 맞아. 그런 거 같아. 마음이 분주하다가도 요가를 하면서 많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 간단한 명상도 그렇고.
마녀: 그 방법을 여기 이용하는 거야. 네가 글 쓰는 것보다 새로운 재미난 일을 찾기 전에 너를 잠시 글에 묶어 두는 법을 개발을 하는 거야.
현정: 좋은 생각이다. 날마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명상을 하는 습관을 키우는 거야. 그리고 잊어버리기 쉬우니까 눈에 띄기 좋은 장소에다 책으로 쓸 주제에 대해서 적어 두는 거야. 아침마다 그 주제를 보면서 내가 책을 다 썼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 명상을 하는 거지. 그러면 내가 쓰는 책에 대해 내 ‘열정’을 묶어 둘 수 있을 것 같다.
마녀, 너 덕분에 오늘 좋은 것 많이 얻었다. 고마워 정말. 또 나타나줘야 해
마녀: 난 네가 스스로에게 간절할 때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어. 간절할 때 또 불러야 해,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IP *.72.227.114
믿거나 말거나, 내가 숙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녀가 나타났다. 홀연히 비자루를 타고 와서는 이것 저것 질문을 해 데더니 내가 어느 정도 답을 찾는 것을 보고서는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 그것들을 여기 적어 두었다. 적어두고 보니 마녀가 답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내 안에서 답을 찾았을 뿐이었다. 왠지 속은 느낌이긴 하지만, 아마 마녀가 없었다면 혼자서 쉽게 찾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녀, 이번에 정말 고마웠어. 종종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 줘. 꼭 또 다시 와야 해”
마녀 : 현정, 네가 가지고 있는 기질 중에서 가장 못 된 것이 뭐지?
현정 : 글쎄, 무엇보다도 가장 못 된 것은 ‘제때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것’ 이야.
마녀 :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그건 게으르니까. 아니야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일을 할 때는 별로 안 게으른데 중요한 일들을 할 때 더 게을러져.
마녀: 글쎄, 왜 게으르게 되는 거냐구? 내가 볼 때 너는 가만히 쉬질 않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것도 게으른 거야?
현정: 쉬지 않고 움직이는 데 성과가 안 나는 이유 그게 바로 제 때에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지.
마녀: 에너지를 심하게 다른 데 낭비 하는 구나? 그런데, 그 중요한 일들을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글쎄, 이건 어느 날 내가 모닝 페이지를 쓰다가 발견한 건데. 어느 날 그 날도 내가 중요한 일을 하나 미루고 있었거든. 모닝 페이지에 날마다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데도 나는 그걸 안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날 그 일로 선배한테 심하게 야단을 들었어. 생각해 보니 내가 많이 잘못 했더라구. 그래서 내가 도대체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봤거든. 그랬더니, 난 그 일을 행동으로 하는 것이 두려웠던 거야. 그러니까, 혹시라도 결론이 실패가 될까 봐, 그래서 행동으로 미루고 있었던 것지.
마녀: 실패. 그게 그리도 무서운 거야?
현정: 그거 나한테는 진짜 무섭단 말야? 그게 나는 악몽 같아. 실패는 안 하고 싶어.
마녀: 그런데 미루면 성공하나?
현정: 아니, 미룬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잘 해야 성공하는 거지.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잘못 될까 봐 혹은 실패 할까 봐 무서워서 그냥 미루는 거지.
마녀: 그래. 미룬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쟎아.
현정: 그것도 알고 있지.
마녀: 너 그거 아니? 행동으로 옮기면 실패든 성공이든 그 결과도 더 빨라진다는 사실.
현정: 그러겠지.
마녀: 그러면 어떻게 되겠니?
현정: 성공이든 실패든 결론이 나오니까 그 다음 단계로 그냥 또 옮겨 가겠지. 그러니까, 실패를 했으면 보완을 해서 다시 도전을 할 거고 성공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시도를 다시 하겠지.
마녀: 잘 했어. 바로 그거야. 빠른 시일 내에 다음 단계로 옮겨 가는 거. 그리 되면 성공의 확률도 더 높아질 것 같지 않니? 시도의 회수가 늘어나는 거쟎아.
현정: 그렇겠다. 이제 이해는 되는데 어떻게 실현을 하는가가 문제다.
마녀: 그래. 그렇긴 한데, 네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미루는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현정: 그러고 보니 또 하나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지. 그러니까, 내가 욕심이 좀 많쟎니? 세상에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야. 하고 싶은 거 말고 해야 할 일도 많고. 그러니까, 그걸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면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지를 모르는 거야.
마녀: 순위를 정해서 하면 되지 않을까?
현정: 그게 그렇게 쉬우면 나도 문제로 지적하게 않았겠지? 나는 그 모든 것 중에서 재미있는 것부터 하게 된단 말이지. 그렇게 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지.
마녀: 재미있는 거부터 한다. 그게 너구나. 재미를 쫓아다니는 것.
현정: 응, 그렇지. 나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해야할 일이 있는데도 미뤄두고 재미있는 것만 쫓아다니게 돼. 나중에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는 것 아니겠니?
마녀: 넌 그렇게 잘 알면서도 고치기가 어렵니?
현정: 응,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왜 내가 재미없는 일을 먼저 처리를 해야 하는 거냐
고요? 그게 난 하기가 싫은거지.
마녀: 잘 생각해 봐봐, 그것도 네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근데 왜 어떤 것은 재미가 있고 어떤 것은 재미가 없어지는 거지?
현정: 그러니까, 난 어떤 걸 하면서,다른 무언가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 생각이 들면 하던 것을 놔 버리고 그 새로운 재미를 쫓아가버려.
마녀: 맞아 이제서야 진실을 고하는 군.
현정: 그래, 꼭 내 것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것.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더 재미나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내가 생각이 행동으로 온전히 옮겨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관심
을 옮겨버리는 이유구나. 그렇구나.
2. 그대의 인생 중 가장 멋진 것은 무엇인가?
마녀: 현정 그러면 네가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 중 가장 멋진 것을 하나 말해 봐.
현정: 기질 중 가장 멋진 것? 뭐가 있을까?
마녀: 잘 생각해 봐봐. 어느 순간 네가 가장 멋지지? 아님, 그나마 너의 이것 덕분에 네가 이 정도의 삶이라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라구.
현정: 그건 열정인 거 같아.
마녀: 열정.
현정: 그러니까, 나는 내 자신이 무언가에 미칠 때 가장 멋진 것 같아. 그게 그리 자주 찾아 오지는 않지만 무언가 한 번 빠질 때는 제대로 미치는 경향이 있어. 예를 들어, 내가 영어 공부에 한 때 미쳐 있을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어떻게 하면 이 책도 영어로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비디오도 영어로 들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오랜 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할까 그것만 내 머리 속 안에 있었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제대로 미친 거지. 생각해 보니 사람들도 안 만났던 것 같아, 그게 너무 즐거웠거든.
마녀: 그 오지랖 넒은 네가 사람도 안 만났다구?
현정: 그렇다니까. 이러다 내가 세상과 분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내 스스로 자제를 시키지 않았다면 말이야. 아마 그 구덩이에 더 빠졌을 지도 모르는데.
마녀: 영어 말고 또 빠진 것은?
현정: 요가. 이건 상당히 지속적인 열정 같아. 대학원 다닐 때 우연히 시작했는데 운동으로서 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거야. 신기할 정도로 어깨 통증도 없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하다 보니까, 육체적인 효과보다 의외로 정신적인 효과가 무척이나 좋더라구.
마녀: 그래서
현정: 그래서 꾸준히 쫓아 다녔지. 시간이 날 때 마다, 아니 시간을 내어서 요가를 하러 다녔었어. 예전에 회사에서 무척이나 힘들었을 때도 이 요가 덕분에 마음을 다잡은 것 같아. 그 때 집 근처에 요가 센터가 없어서 30분 이상 걸어 가거나 버스를 2정거장 정도 타고 다녔어야 했는데. 날마다 그것을 해야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거야. 아마 회사보다도 더 열심히 다녔을 거야.
마녀: 날마다 다녔어?
현정: 당연히 날마다 다녔지. 또 약간 미친거지. 전 날 야근을 하고 너무 늦게 들어왔을 때는 택시를 타고 왔다 갔다 하기도 했었다니까.
마녀: 택시를 타고?
현정: 응 택시를 타고라도 수업을 꼭 듣고 싶었던 거지. 그게 너무 좋으니까. 그 때 길바닥에 뿌렸던 택시비로 아마 옷을 사면 열 벌은 샀을거다.
마녀: 그랬구나. 최근에는 그런 적 없어?
현정: 모닝 페이지로 시작된 글쓰기가 그렇지. 작년 10월에 모닝 페이지라는 것을 시작했거든. 그거 하면서 내 재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탐색을 하게 되었어. 12주 처음 과정을 시작한 동안에 그 과정에 흠뻑 빠져들었지.
마녀: 또 미쳤어?
현정: 응, 신기했던 거야. 쓰다가 보니까 내가 많이 자유로워졌고 그 동안 나는 못한다고 치부해 버렸던 것들을 어느 새 내가 하고 있을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것 계속하면 어떤 일이 나한테 생기는 걸까 하고 신기했던 거지.
마녀: 그 때도 좀 이상해졌었니?
현정: 당연하지. 혼자서 실실 쪼개고 즐거워졌지. 12주 동안 다른 일을 벌이지도 않았으니까.
마녀: 그래서 새롭게 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현정: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미술을 많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갑자기 어느 날부터 여행을 다녔던 일들이 글로 풀어져 나오는 거야.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통찰의 글도 마구 나왔어.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다 끝날 때까지 멈춰지질 않았어. 뭐 잘 쓴 글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마구 쏟아 내었어. 그 때도 미쳐서 회사 일에 지장이 생길 뻔했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 그 기운으로 여기 변경연 연구원까지 지원을 한 거야.
마녀: 연구원을 하면서 아직 미치지는 않았어?
현정: 그게 그럴 때가 있긴 해. 어떤 때는 글이 내 손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처럼 술술술 풀어져 나오기도 하고 그런데 아직은 제대로 미치진 않은 것 같아. 아직까지는 글을 게시를 해야 한다는 데서 약간의 압박을 느끼긴 하지만 그것에서 어느 정도 해방이 된다면 또 미치지 않을까?
마녀: 그래, 기대 한 번 해보자.
3. 그대에게 신 같은 힘이 있다면 1번 과 2번을 바탕으로 그대 인생의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
마녀: 자, 네가 말했다시피, 네 안에는 ‘중요한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너’가 있고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는 너’도 함께 가지고 있어. 그런데 말야, 네 자신이 앞으로 목표를 정하고 네가 생각한 데로 스스로를 잘 조절하여 이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현정: 물론 단점은 좀 고치고 장점은 더 크게 만들어야 겠지.
마녀: 단점이 고쳐질까?
현정: 완벽하게 고쳐진다면 내가 신이겠지. 그렇지만 난 인간이니까 단점이 발동하는 순간을 자각하고 그것을 좀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 같아.
마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래? 네가 책을 한 권을 낸다고 생각을 해보자. 너의 단점을 어떻게 약화시키고, 너의 장점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까?
현정: 내가 책을 한 권 쓴다면, 글을 써야 하는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나를 잘 다루어야 겠지.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현상이 안 나타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마녀: 그런데, 글을 쓰는 게 두려워서 무서운 거 말고, 글 쓰는 것 보다 더 재미난 일에 끌려 가서 글을 못 쓸 수도 있쟎아.
현정: 음. 맞아.
마녀: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구?
현정: 두려운 것은 미루고,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재미난 일을 먼저 하는 걸로 보면 난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러니까 두려운 것, 무서운 것을 재미있는 것 뒤로 미루는
거쟎아. 더 재미난 것을 찾아 헤매 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걸 고려하면 글 쓰는 행위를 스스
로에게 의무가 아닌 즐거운 일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나서 그 행위가 다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알게 되면 ‘열정’
을 발휘하기는 쉬워지는 것 같아. 그리고 열정이 발동이 되는 동안에는 지속력이 있고 말이
야.
마녀: 그래, 그러니까 책을 쓰는 일이 너한테 즐거운 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현정: 글 쓰는 일이 재미있어 져야 하니까, 내가 지금 제일 재미있어 하는 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되면, 스스로가 재미있어 하니까 열정으로 이끌어 가기도 쉬워지는 거쟎아.
마녀: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그 관심 분야에 대해서 책을 쓰다가 더 재미있는 관심 분야를 발견을 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 거지? 또 다른 관심 분야로 너의 관심이 옮겨 가 버리지 않을까?
현정: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하다. 그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거지? 내가 한 군데 집중을 하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마음을 비우는 기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마녀: 이건 어때? 너 요가 좋아 하쟎니? 그거 네 마음을 비워줘서 그러는 거 아냐?
현정: 응 맞아. 그런 거 같아. 마음이 분주하다가도 요가를 하면서 많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 간단한 명상도 그렇고.
마녀: 그 방법을 여기 이용하는 거야. 네가 글 쓰는 것보다 새로운 재미난 일을 찾기 전에 너를 잠시 글에 묶어 두는 법을 개발을 하는 거야.
현정: 좋은 생각이다. 날마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명상을 하는 습관을 키우는 거야. 그리고 잊어버리기 쉬우니까 눈에 띄기 좋은 장소에다 책으로 쓸 주제에 대해서 적어 두는 거야. 아침마다 그 주제를 보면서 내가 책을 다 썼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 명상을 하는 거지. 그러면 내가 쓰는 책에 대해 내 ‘열정’을 묶어 둘 수 있을 것 같다.
마녀, 너 덕분에 오늘 좋은 것 많이 얻었다. 고마워 정말. 또 나타나줘야 해
마녀: 난 네가 스스로에게 간절할 때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어. 간절할 때 또 불러야 해,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8 | -->[re]자료 | 창 | 2008.07.14 | 3250 |
207 | -->[re]발표자료 [2] | 최지환 | 2008.07.14 | 3396 |
» | -->[re]7월 off-line 수업자료 | 현정 | 2008.07.14 | 4009 |
205 | -->[re]발표자료 [6] | 현웅 | 2008.07.14 | 3330 |
204 | 7월 수업 안내 [10] | 구본형 | 2008.07.01 | 4749 |
203 | -->[re]숙제에 대한 보완 [9] | 부지깽이 | 2008.07.05 | 4280 |
202 | 4기 연구원 2차 오프라인 수업 현장 [2] | 최지환 | 2008.06.16 | 3972 |
201 | -->[re]발표자료 | 손지혜 | 2008.06.23 | 2901 |
200 | -->[re]발표자료 [1] | 정산 | 2008.06.20 | 3004 |
199 | -->[re]6월 off-line 모임 발표자료 [2] [1] | 현정 | 2008.06.17 | 3293 |
198 | -->[re]발표자료 | 양재우 | 2008.06.17 | 3399 |
197 | -->[re]발표자료-바운더리 세우기 | 이한숙 | 2008.06.17 | 3042 |
196 | -->[re]내가 정리한 수업 현장 [1] | 이한숙 | 2008.06.17 | 2885 |
195 | -->[re]홍스 과제 | 현웅 | 2008.06.16 | 3155 |
194 | -->[re]발표 : 힐러리와 텐징 [2] | 거암 | 2008.06.16 | 3457 |
193 | -->[re]발표자료 | 최지환 | 2008.06.16 | 2889 |
192 | [4기 연구원 2회 오프라인 모임] [5] | 공지사항 | 2008.06.05 | 3804 |
191 | 4기 연구원이 1년간 읽게 될 책 리스트 [1] | 부지깽이 | 2008.06.01 | 4648 |
190 | 6월 모임 과제물 [7] | 부지깽이 | 2008.05.28 | 3532 |
189 | 재밌니, 재밌지 - 4기 스승의날 릴레이 소설 [10] | 소은 | 2008.05.18 | 37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