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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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실은 오늘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한스 에리히 노삭의 작품으로 이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칼럼을 올리지 못하고,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변화들을 하나하나 다 언급하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이 많은 일들이 실제로 저에게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커다랗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사람이 공적인 측면과 사적인 일들이 있을 진대, 이 변화경영연구소가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공적인 삶을 살면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많은 일들을 치유해주는 힐링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개인적인 공간마저 침해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저와 같이 새로운 에너지를 받는 분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저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적어도 오늘과 같은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구본형 선생님께서 잠들어계신 절두산에서 가슴을 치며 빌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길인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늘 침묵으로 말씀하시던 선생님을, 오늘은 정말 뵙고 싶습니다.
언젠가 다시 여러분께 저에게 많은 기쁨과 위안을 주었던 사무엘 베케트, 루이제 린저, 유닐 오닐 등의 멋진 작품들을 <일상에 스민 문학>이라는 칼럼을 통해 다시 나눌 기회가 있게 되길 조심스럽게 소망합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대로, 언젠가 제 꽃도 한번을 피겠지요. 그동안 이 칼럼과 함께 해서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시처럼 살고 싶다. 삶이 맑은 물속의 작은 고기 떼처럼 그 유쾌한 활력으로 가득 차기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삶이라는 대지 위를 내 인생은 여러 개의 시로 여울져 흐른다. 날쌘 고기처럼 도약하고, 깊고 푸른 물빛으로 잠복하고, 햇빛 쏟아지는 황홀로 새처럼 지저귀며 흐른다. 때로는 봄꽃을 실어 나르고, 때로는 폭우 뒤의 격동으로 몸부림친다. 이내 거울 같은 평화 위에 하늘과 나무 그림자를 실어 나르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들어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그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구본형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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