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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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다가오면 타 부서이동을 원하거나 본의 아니게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은 이들의 상담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불안, 즉 생소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입니다.
그 부서를 떠나고 싶다면서도 막상 새로운 부서나 신규 사업 팀에 발령을 받게 되면 근무하고 있던 부서의 좋은 점들이 그제야 생각 난 듯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몸담고 있던 부서에서의 상하직원의 관계며 업무가 지리멸렬해 가치가 없다던 그전의 태도와 상반되는 불일치가 일어납니다. 막상 떠나려니 익숙한 것의 타성과 낯선 것을 익히기까지의 불편함의 경계에서 두려워지는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서는 우리가 의도치 않아도 자연 온몸의 신경이 예민하게 곤두섭니다. 좋은 곳에 여행을 가서도 피곤을 느끼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타성에 젖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도. 낯선 곳에서 경직되어 첫 인상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는 것도 깊이 들여다보면 조직안의 자기를 지키려는 ‘자기애’ 와 맞닿아 있습니다.
『다산의 마음』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사의재 [四宜齋 ] 란 네 가지가 마땅한 방 이라는 뜻인데, 내가 강진에 귀양 와서 거처하는 방의 이름이다. 생각은 마땅히 담박해야한다. 담박하지 않은 점이 있으면 어서 맑게 해야 한다.
외모는 마땅히 엄정해야 한다. 엄정하지 않은 점이 있으면 어서 가다듬는다.
말은 마땅히 과묵해야한다. 과묵하지 않은 점이 있으면 어서 말을 그친다.
행동은 마땅히 중후해야한다. 중후하지 않은 점이 있으면 어서 느긋하게 해야 한다.
사의재는 1801년 강진으로 유배된 다산 정약용이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4년 동안 기거하며 책을 집필하고 제자를 가르치던 곳입니다. 그는 귀양지에서까지 자신의 마땅함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옹색한 집의 이름을 짓고 그 의미에 맞는 적응을 넘어 책을 집필하는 창의성을 구현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행여 자신이 다칠까 염려되어 마음을 닫아걸고, 경계하는 것이 지나치면 자기애가 아닌, 자기 연민이 됩니다. 그대가 어느 곳에 머물게 되든 좋은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과정이 있다면 열린 ‘자기애’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때로는 낯선 곳에서 그대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새길을 만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어느곳에서든 그대가 조직의 네가지의 마땅함 정하여 그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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