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은경
- 조회 수 194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칼럼9. 생각과 사유 --- 고기는 잊어버리고 망을 얻어라, 관계의 망을. |
1.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2.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나만의 키워드 찾기의 두려움
3. 내 맘대로 철학정리
4. 어쩌면 쓰다
5. 장자로부터 온 편지 및 수행과제 총평- *수업발표*
* * * * *
장자로부터 온 편지
서은경, 그대에게
꿈속을 거닐다가 하남성 어느 들판에서 사마 선생과 그대를 보았소.
언제나 발로 뛰며 먼저 살아간 사람들 삶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사마 선생이 먹 묻은 붓으로 무언가를 꼼꼼히 써 내리고 있었소. 사마 선생은 역사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은 정말 대단하오. 그리고 저 어딘가에, 동쪽의 조선 땅에서 온 그대가 한 걸음 한 걸음 이곳 중원 땅을 걸어서 누군가를 찾아다니는구려. 어느 촌로의 거칠어진 손을 꼬옥 잡으며 인사하고 얘기 나누다 눈물짓고 또 서로 환히 웃으며 사진을 찍는구료.
200년 뒤를 거닐던 2300년 뒤를 거닐던 이곳 중원을 거닐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오. 중원에는 고수가 많소. 북쪽 깊은 바다, 하늘 못에 사는 물고기 곤이처럼, 넓디넓은 하늘을 나는 붕새처럼 거침없이 비상하며 자기다운 것을 피워내는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가 솔솔하오. 진정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그것을 살아 보려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나는 이곳 주막에 앉아 그들에게 술 한 잔을 권하고 밤이 낮이 되도록 얘기 나누기도 한다오.
물론 메추라기 같이 한 치 앞만 바라보며 사는 인생들도 만난다오.
조금 아는 것으로 많이 아는 것을 헤아릴 수 없고, 짧은 삶으로 긴 삶을 헤아릴 수 없지 않겠소? 아침에 잠깐 피어났다가 시드는 버섯은 저녁과 새벽을 알 수가 없소. 그대는 사람의 잠재력과 역량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소. 그걸 믿고 그걸 다루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한다 들었소. 오늘 이 중원의 주막에서 사마 선생과 그대, 그리고 내가 만난 것은 바람처럼 스쳐가는 한 찰나의 꿈과 같으오. 나 그대들을 알아보았고, 그대들은 내 이야기를 이렇게 들고 있는구려.
그런데 거대하기 그지없는 물고기나 붕새도 본래는 알이었소. 그렇게 큰 것들도 조그만 알에서 나온 것이오. 우리는 모두 이런 씨알을 품고 있다오. 우리 안에는 이런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오. 자연 안에서 순응하며 그것은 자연스럽게 발현한다오. 초자연적인 힘, 기적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 안에 있는 것이오.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는 4가지 부류가 있소.
첫 번째 상식인이오. 하나의 자리에 오르는데 매진하는, 일명 메추라기만한 사람이오. 두 번째, 송나라 사상가 송영자처럼 칭찬과 비난을 초월하라고 외치지만 아직 그 역시 타인의 칭찬과 비난에 자유롭지 못한 분별계에 머문 사람이오. 세 번째, 열자처럼 아무데나 마음 대는 대로 떠다니며 자유를 누렸으나 아직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늘 바람이 불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오. 네 번째, 붕새 닮은 진정한 자유인이오. 무엇에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완전한 자유를 만끽 구가하는 초월의 경지를 이루어낸 사람이오.
그대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오?
가능성을 실현하며 살아 보려는 사람들은 활력이 넘치는 두 눈을 가졌소. 그대의 눈빛은 활력이 넘치지만 때론 눈동자가 흔들리는구려. 그대가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 만들어 낼까 두려운 모양이오. 많이 걱정되시오? 걱정하지 마오. 그냥 그대 안의 역량을 믿고 가면 되오. 조선에서 날아와, 미친 듯 중원을 거닐던 그때를 생각해 보시오. 믿으시오. 믿으면 몰입의 경지에 빨려들어 가게 되오. 그 경지는 바람 타고 자유롭게 노니는 지경이오. 바로 우리네 인생 아니겠소? 이야기 짓다가 힘들면 이곳 주막으로 날아오시오. 함께 술잔 기우리며 이야기 한 점 나누며 잠시 쉬었다 가면 되는 것이오. 허허허~ 이제 북쪽으로 날아가 봐야겠소. 하늘 못에 드리워 놓은 낚싯대에 신호가 왔구려. 어떤 놈이 걸렸는지 궁금하오.... 그럼 이만....
2014년 1월 어디 즈음에 장주 쓰다
나의 연구원 수행 과제 총평
저는 각 월마다 있는 독서와 칼럼 주제에, 나름의 제목을 붙이며 매주 칼럼을 쓰고 오프수업 과제를 제출하였습니다.
4월 자기경영에서는 ‘죽어야 사는 여자’라는 부제목을 붙이고 한계에 대한 사랑,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시간과 호흡하는 실천력, 매일 되살아나는 남자라는 4개의 소주제를 정하여 칼럼과 수업과제를 하였습니다. 한계에 대한 사랑,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시간과 호흡하는 실천력 이 문구는 2005년경부터 제 수첩과 블로그 프로필에 써놓고 스스로 마음다스리기를 하는 문구입니다.
5월, 신화의 부제목은 ‘끝나지 않은 길’입니다. 스스로 천복을 발견하였던 지점과 분노의 까르마가 올라와 맞서며 한판 떴던 경험, 스스로 꼬리 내리는 순종에 대한 자각을 경험했던 이야기, 그리고 웅녀의 변신 이야기로 꾸며 본 나만의 신화 의식. 특히 신화에 대한 책을 읽고 신화 수업을 하면서 내 안에서 있던 내 삶의 운명적인 세포들이 터져 나옴을 경험했습니다.
6월 역사 수업은 ‘역사의 현장,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부제목을 붙였습니다. 나에게 큰 의미로 남아있는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역사 속 한 장면을 다시 들여다보기도 하고 또 역사 기록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먹먹함-과거와 역사, 스스로 역사가 되기, 역사의 사료, 역사적 상상력 등을 소낙비 내리는 하루 일상에 맞춰 교차 글쓰기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책, 열정과 기질을 읽으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안의 잠재력과 창조성에 대해 깊이 있는 확신을 얻었고 삼국유사에 빨대를 꽂다라는 제목으로 일연이 주는 역사적 상상력의 영감에 빨대를 꽂아 주욱 흡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업에서는 나를 붙잡아 끄는 역사 속 사건들을 묘사해 보았습니다. 저에게 역사 분야는 흥분과 떨림이 있는 장르입니다.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한 역사적 사실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역사 소설, 드라마 등 역사를 담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수업을 통해 제가 ‘상상력’과 ‘이야기’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무척 기뻤습니다.
8월 자서전 읽기-그들 스스로 본 그들을 통해 ‘나는 어떻게 생겼을까’를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나의 첫 인연 엄마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고, 엄마보다 세상으로 향했던 나의 호기심과 모험심 담긴 어린 시절을 찬찬히 이야기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권력자 어른과 아이의 감정에 대한 내 생각을 써보았으며, 나의 글쓰기는 역사 속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캐내어 다시 재구성하는 콘텍스트적인 작업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인 4색의 역사 속 거장들을 인터뷰하면서 나만의 색깔이 분명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보다 강렬하게 나를 충동질했습니다.
9월 내 안의 영웅에는 ‘나만의 빛깔과 향기 품은 꽃송이 안녕?’이라는 부제목을 붙이고 파라슈트를 찾고 인생의 갈림길, 전환의 경험을 더듬어 보고 내 인생의 중요 경험과 그에 대한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칼럼과 수업과제를 통해 남녀 관계 탐색, 역사적 상상력, 잠재력에 대해 관심이 많음을 보다 선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미래경영은 내 안의 미래 트렌드를 찾아 세상과 연결하다는 부제목으로 장하준, 다니엘 핑크, 게리 하멜, 자크 아탈리 책을 읽고 내 가슴에 꽂혀드는 미래의 트렌드를 찾아보았습니다. 내 잠재력을 더욱 키워내고 나만의 운명을 만들어갈 미래 트렌드는 의미와 효용을 담는 핵심능력 디자인, 소통과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 그리고 꿰뚫어 큰 그림을 읽어내는 직관이 필요한 조화 이렇게 3가지로 정리하였다. 수업 과제를 통해, 인생에서 만나고 싶은 3가지 풍광을 그려보면서 보다 분명하게 제 꿈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일명, 집이 된 여자의 영웅스토리가 담긴 집에서 읽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살려내는 살림 철학이 담긴 남녀 관계이야기... 누구나 와서 쉬기도 하고 상상하며 즐거워하며 푹 빠질 수 있는 나만의 집, 이야기 집 짓기. 10월 미래 경영 수업을 통해 내 미래 풍광을 엿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1월 현실경영은 현실이라는 대지에 깊숙이 뿌리 내리는 정공법이라는 제목으로 가치와 워닉을 지키는 우량주 철수오빠의 철학을 탐색하고, 나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나만의 목적함수를 찾아보며 작가, 관계를 통찰하는 집, 강연이라는 3가지 키워들 뽑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살림 액션이스트로서 집이된 여자 서은경의 통찰적 바라보기 그리고 변화라는 비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12월 생각과 사유는 물고기를 잡으면 망을 잊어라는 부제목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러셀의 철학사 강의에 나의 무식함에 어깨 눌리기도 하고 사뿐사뿐 넘나드는 장자와 노닐며 야인처럼 살아있는 장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다큐멘터리적인 글쓰기를 좋아하고 다큐멘터리적인 글을 계속 쓸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변경연 수업을 통해 나는 상상력을 발동하여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묘사로 범벅된 재미있고 유쾌한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디세우스, 제임스조이스, 일연, 장자는 저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입니다.
이상입니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92 | 시인의 세계를 엿보았습니다 | 유형선 | 2014.02.04 | 1922 |
3891 | 2-41. 너의 태명 | 콩두 | 2014.02.04 | 3304 |
3890 | #35. 데이터의 잠재력 [1] | 쭌영 | 2014.02.02 | 2085 |
3889 | 2-40. 결혼의 여신 헤라 | 콩두 | 2014.01.29 | 4027 |
3888 |
[1월 오프수업] 10개월 연구원 수업 돌아보기 ![]() | 라비나비 | 2014.01.28 | 1904 |
3887 | No 39.10개월 수행과제 총평 및 니체와 러셀이 보낸 러브레터 | 미스테리 | 2014.01.28 | 1962 |
3886 | 2-39.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인 여자 | 콩두 | 2014.01.28 | 3717 |
3885 | 러셀이 보내는 편지 (1월과제) | 제이와이 | 2014.01.28 | 2148 |
3884 | #33. (1월 오프수업) 쏜살같은 1년 그리고 우공이산 | 땟쑤나무 | 2014.01.28 | 1926 |
3883 |
MeStory(3) : 호주머니 속 물건들이 나를 말해준다 ![]() | 타오 한정화 | 2014.01.27 | 2614 |
» | [No.9-5] 장자로부터 온 편지 및 수행과제 총평(수업발표) - 서은경 | 서은경 | 2014.01.26 | 1944 |
3881 | #34. 나는 누구인가(1월 오프수업) | 쭌영 | 2014.01.25 | 2019 |
3880 | 장자가 내게 준 편지 _ 1월 수업 과제물 | 유형선 | 2014.01.25 | 2232 |
3879 | 2-38. 나도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고 싶다 [6] | 콩두 | 2014.01.21 | 3689 |
3878 | 안전속도를 유지하자 [1] | 라비나비 | 2014.01.21 | 1955 |
3877 | 눈을 기다립니다 [4] | 유형선 | 2014.01.20 | 1935 |
3876 |
[No.9-4] 어쩌면 쓰다 - 서은경 ![]() | 서은경 | 2014.01.20 | 1957 |
3875 | 사람을 찾습니다 [1] | 제이와이 | 2014.01.20 | 1946 |
3874 | No 38 덜어내기 [6] | 미스테리 | 2014.01.20 | 2070 |
3873 | 키드니 7 | 레몬 | 2014.01.19 | 2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