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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0일 01시 02분 등록

2010년 태풍 곤파스를 기억하는가? 집집마다 창문에 신문지를 붙이게 했던 그 태풍. 바람이 어찌나 쎄던지, 비가와도 우산을 쓰고 걸을 수 없게 했던 그 태풍 곤파스가 왔을때 였다. 태풍이 요란하게 지나간 다음날 아침 출근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였다. 가로수가 부러져서 도로를 막고 있었고, 여기저기 형체를 알 수 없는 부스러기들이 널려 있었다.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던 장애물을 피해 운전을 하면서, '전쟁이 나면 이런 분위기 일려나'라고 생각했다. 몇년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 음산한 도로의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당시 언론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유독 많은 태풍이 발생하는 것, 대형 쓰나미가 발생하는 것등의 원인으로 온난화가 지목되었다. 아무리 남의 나라 일이라고 하지만, 쓰나미로 사망자가 십만단위로 발생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거기다가 곤파스 같은 태풍들을 직접 접해보니, 뭔가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 자연재해의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지구 온난화가 도대체 무엇인가? 간단히 설명하면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 지구는 갑자기 왜 더워진건가?

태양은 우주 저 멀리서 태양열을 보내온다. 태양열을 이용하여 우리는 곡식을 틔우고, 광합성을 한다. 지구가 지구다운 이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 지구는 남는 태양열을 복사한다. 모든 자연이 그렇듯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헌데 이 사이클에 문제가 생겼다. 산업화로 인해 지구상의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서 지구가 태양열을 온전히 반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지구가 복사하려는 열을 흡수한다. 지구의 온도는 올라가고, 자연재해는 더욱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문제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는 갑자기 왜이렇게 많아진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이다. 산업화가 고도화되고 에너지가 더욱 필요해지면서, 우리는 무수한 화석연료를 태우고 있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나마 경제성이 맞다는 원자력은 또 너무 위험해 보인다.

어찌됐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해야 한다. 전기 사용을 줄이고(화석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드니깐), 자동차(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보다는 대중교통이나 걷는 것이 좋다. 조금 우습지만 방귀를 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72억의 인구가 뿜어대는 방귀속의 이산화탄소도 무시못할 양일 것이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없애기 위해 조금 황당한 시도들이 계획된다. 지구와 태양사이에 얇은 천을 씌운다거나, 이산화탄소를 압축하여 심해나 지하 깊숙한 광산에 묻자는 주장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더욱 무시무시한 방법들도 제시된다. 이산화탄소를 주식으로 삼는 프랑크톤을 대량으로 만들자는 주장이나, 대기에 이산화황(화산 폭팔시 나오는 무기화합물)을 뿌리자는 주장도 있다. 이산화탄소는 줄어들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어려운 문제다. 나하나 잘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결국 97, 여러 국가들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를 두고 도쿄의정서를 채택하였다. 하지만 순탄하지가 않다. 개발도상국은 왜 선진국들은 이미 많은 탄소배출을 배출해놓고 지금와서 이러는지 불만이고, 미국을 필두로 한 몇몇 국가들은 기술발전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불협화음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수많은 나라들이 기후변화와 재앙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맞게 친환경 산업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프로그래머가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 사무실에 앉아서 매일같이 컴퓨터와 모니터만 보고있는 꽤재재한 인간들. 피곤에 쩔어서 감정도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북극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선 모든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렇듯, 자기일을 잘하는 것이 우선이다. 프로그래머의 경우 개개인 능력에 따라 생산성이 10배 차이가 있다. 생산성 뿐만 아니다. 좋은 프로그래머가 짠 소스는 더 적은 전기를 사용하는 효율적인 제품을 만들어 낸다.

또한 프로그래머들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항상 친환경 산업과 업무를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 내가 만드는 제품이 전기를 덜 쓰고, 공정하고 안전한지 고민해야 한다. 그냥 돌아가는 제품, 대충 동작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내가 적는 코드 한줄이, 내가 짜는 프로그램이 북극곰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누구도 이런 낭만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더욱더 환경을 생각하는 발언을 해야한다. 프로그래머란 업의 특성상 온라인과 친할 수밖에 없다. 아마 몇몇은 꽤나 명성을 쌓았을 것인데 그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온라인상에서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더욱더 인류와 환경을 생각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늘어나야 한다.

사실 지금 휴대폰 개발을 하고 있지만 불만이 많다. 스마트폰은 너무 쉽게 밧데리를 소모한다. 우리는 매일같이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전기를 소모한다. 이넘의 밧데리는 왜이리 전기를 먹는 것인지, 충전은 왜 태양광이나 풍광을 사용할 수 없는 건지, 누구하나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기능만 들어가 있지, 제대로 되는게 없다.

당신이 프로그래머라면 내가 짠 소스코드만큼은 잘 짜보자. 쓸데없이 전기를 소모하지 않게, 심플하고 깔끔한 소스를 만들어보자. 귀여운 북극곰을 살리는데 지금 당장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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