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선
- 조회 수 3202
- 댓글 수 1
- 추천 수 0
흐르는 물소리가 듣고 싶었습니다. 지방선거가 있던 어제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두 딸과 함께 파주 감악산 자락 어느 한적한 계곡을 찾았습니다.
딸들과 등산을 다녀보긴 했습니다. 작은 딸을 배낭에 넣어 산을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작은 딸이 너무 커버렸습니다. 그래서 계곡을 찾았습니다.
인터넷 폭풍검색으로 알아 낸 계곡을 한시간 이십여분 운전하여 도착했습니다. 한적한 계곡을 만났습니다. 말이 계곡이지 깊어봐야 제 무릎 높이 정도의 실개천입니다. 다리 밑에 돗자리를 폈습니다. 코펠로 끓인 라면으로 배부터 채웠습니다. 이제서야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생수 페트병 어항을 만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쌈장 한 숫가락과 생수 페트병으로 민물고리를 잡는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반짝거리는 두 딸의 눈동자 앞에서 페트병을 칼로 잘라 제법 그럴 듯하게 어항을 만들었습니다. 미끼로 쓸 쌈장을 페트병 안쪽에 발랐습니다. 두 딸의 응원을 들으며 계곡 물 속 돌 틈에 설치했습니다.
미션을 수행하였으니 돗자리에 누워 눈을 좀 감았습니다. 그러나 두 딸은 저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큰 딸은 옷이 홀랑 젖어 아빠를 찾습니다. 큰 딸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작은 딸은 거미만 보아도 무섭다고 아빠를 찾습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과일 통조림으로 두 딸의 입을 막았습니다. 주섬주섬 물건을 들고 두 딸을 데리고 차에 오릅니다. 근처 법륜사를 찾았습니다. 절 코 앞까지 차를 몰 수 있었지만 일부러 걷는 맛을 느끼려고 차를 중턱에 주차시켰습니다. 두 딸 손을 잡고 구비구비 걸어 올라 절에 도착했습니다. 삼삼 오오 등산객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바가지로 물 한 모금씩 돌려 마셨습니다. 대웅전을 찾아 반쯤 열린 문 틈 사이로 부처님께 인사도 드렸습니다. 절터를 뛰어가는 다람쥐를 발견하고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다시 차에 오르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잠에 빠져 듭니다. 곤히 잠든 딸들을 차에 싣고 집으로 향합니다. 하루의 해가 중천을 지나 제법 서쪽으로 기운 시간입니다. 이렇게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생수 페트병 어항 이야기를 깜박 잊었습니다. 처음 만든 페트병 어항으로 물고기를 잡았을까요, 못 잡았을까요?
IP *.62.173.227
딸들과 등산을 다녀보긴 했습니다. 작은 딸을 배낭에 넣어 산을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작은 딸이 너무 커버렸습니다. 그래서 계곡을 찾았습니다.
인터넷 폭풍검색으로 알아 낸 계곡을 한시간 이십여분 운전하여 도착했습니다. 한적한 계곡을 만났습니다. 말이 계곡이지 깊어봐야 제 무릎 높이 정도의 실개천입니다. 다리 밑에 돗자리를 폈습니다. 코펠로 끓인 라면으로 배부터 채웠습니다. 이제서야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생수 페트병 어항을 만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쌈장 한 숫가락과 생수 페트병으로 민물고리를 잡는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반짝거리는 두 딸의 눈동자 앞에서 페트병을 칼로 잘라 제법 그럴 듯하게 어항을 만들었습니다. 미끼로 쓸 쌈장을 페트병 안쪽에 발랐습니다. 두 딸의 응원을 들으며 계곡 물 속 돌 틈에 설치했습니다.
미션을 수행하였으니 돗자리에 누워 눈을 좀 감았습니다. 그러나 두 딸은 저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큰 딸은 옷이 홀랑 젖어 아빠를 찾습니다. 큰 딸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작은 딸은 거미만 보아도 무섭다고 아빠를 찾습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었습니다.
과일 통조림으로 두 딸의 입을 막았습니다. 주섬주섬 물건을 들고 두 딸을 데리고 차에 오릅니다. 근처 법륜사를 찾았습니다. 절 코 앞까지 차를 몰 수 있었지만 일부러 걷는 맛을 느끼려고 차를 중턱에 주차시켰습니다. 두 딸 손을 잡고 구비구비 걸어 올라 절에 도착했습니다. 삼삼 오오 등산객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바가지로 물 한 모금씩 돌려 마셨습니다. 대웅전을 찾아 반쯤 열린 문 틈 사이로 부처님께 인사도 드렸습니다. 절터를 뛰어가는 다람쥐를 발견하고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다시 차에 오르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잠에 빠져 듭니다. 곤히 잠든 딸들을 차에 싣고 집으로 향합니다. 하루의 해가 중천을 지나 제법 서쪽으로 기운 시간입니다. 이렇게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생수 페트병 어항 이야기를 깜박 잊었습니다. 처음 만든 페트병 어항으로 물고기를 잡았을까요, 못 잡았을까요?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112 |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한걸음 내딛기 [4] | 녕이~ | 2014.06.09 | 2002 |
4111 | 세계 최초의 패스트푸드, 소면 [4] | 종종 | 2014.06.09 | 2657 |
4110 | 발걸음이 멈추는 곳 [5] | 에움길~ | 2014.06.09 | 1942 |
4109 | 이상 국가 모델 [8] | 앨리스 | 2014.06.09 | 2106 |
4108 | 현재에 깨어 있기_찰나칼럼#9 [6] | 찰나 | 2014.06.09 | 2301 |
4107 | #9 나에게 철학은 무엇인가? [4] | 희동이 | 2014.06.09 | 1971 |
4106 | 지혜의 열매 [8] | 어니언 | 2014.06.09 | 1882 |
4105 |
5일장_구달칼럼#9 ![]()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6.09 | 2232 |
4104 | #9 한발 내딛기_정수일 [12] | 정수일 | 2014.06.08 | 1960 |
4103 | 내면의 소리를 찾아서 [8] | 왕참치 | 2014.06.08 | 1906 |
» | 감악산 계곡 [1] | 유형선 | 2014.06.05 | 3202 |
4101 | 비교의 경제학 [1] | 정산...^^ | 2014.06.03 | 1893 |
4100 | 3-8. 미세수정 이러쿵저러쿵 [4] | 콩두 | 2014.06.03 | 6436 |
4099 | 이야기 속에 3+1의 비밀 [1] | 타오 한정화 | 2014.06.03 | 1985 |
4098 |
버림의 미학 ![]() | 미나 | 2014.06.03 | 2515 |
4097 | 그래 마음껏 바닥을 쳐보자 [6] | 녕이~ | 2014.06.02 | 1867 |
4096 | 짬뽕은 역사다 [8] | 종종 | 2014.06.02 | 3769 |
4095 | 우티스(Outis) [5] | 에움길~ | 2014.06.02 | 2361 |
4094 | #8 내안의 미노타우르스 - 이동희 [5] | 희동이 | 2014.06.02 | 2055 |
4093 | 영혼의 가압장을 찾아_찰나칼럼#8 [10] | 찰나 | 2014.06.02 | 22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