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정야
  • 조회 수 365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9월 13일 00시 46분 등록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야 하네.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되는 거라서.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든 사람은

사랑이 자기를 연마하는 나날이 되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라.


 

-----

. 릴케는 알고 있었군. 사랑할수록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어디 그게 쉬운가?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오면 시시각각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싶어 안달하게 되는 것을. 시시콜콜한 것까지 얘기하느라 밤새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연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랑에 빠졌을 때 혼자 충분한 시간을 가졌더라면 더 성숙하고 더 완전한 사랑을 했을까?

이런 나이들어 보이는 사랑은 평온할까? 사랑은 불안정하기에 더 아름다운 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철없던 사랑이든 철든 사랑이든 결국은 혼자 감내한 시간이었다. 다 표현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고민하고 그리워하고 돌아서고...그런 시간들이 얼마나 쌓이고 쌓이면 사랑에 빠져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사랑 앞에서 홀로 초연하지 못하다.



IP *.232.42.11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78 [영원의 시 한편] 사원의 문 앞에서 정야 2014.10.07 2017
3877 [영원의 시 한편] 사랑의 파문波紋 정야 2014.10.06 2394
3876 [버스안 시 한편] 체로키 인디언의 축원 기도 정야 2014.09.30 2567
3875 [버스안 시 한편] 자리 짜는 늙은이에게 술 한잔을 나누고 정야 2014.09.27 2029
3874 [버스안 시 한편]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정야 2014.09.26 1932
3873 [버스안 시 한편] 부지깽이 정야 2014.09.25 1830
3872 [버스안 시 한편] 동백꽃을 줍다 정야 2014.09.24 2847
3871 [버스안 시 한편] 상사몽 相思夢 정야 2014.09.23 2550
3870 [버스안 시 한편] 흙 정야 2014.09.22 1841
3869 [버스안 시 한편] 희망은 한 마리 새 정야 2014.09.20 2059
3868 [버스안 시 한편]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정야 2014.09.19 3397
3867 [버스안 시 한편] 문득 [1] 정야 2014.09.18 2671
3866 [버스안 시 한편] 살다가 보면 정야 2014.09.18 3110
3865 이풍진세상에서 이수 2014.09.17 1737
3864 [버스안 시 한편] 늙어 가는 아내에게 [1] 정야 2014.09.16 2592
3863 [버스안 시 한편] 한마음 정야 2014.09.15 2065
3862 [버스안 시 한편]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정야 2014.09.13 4245
» [버스안 시 한편]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정야 2014.09.13 3658
3860 [버스안 시 한편] 보름달 정야 2014.09.11 2030
3859 [버스안 시 한편] 아버지의 그늘 [2] 정야 2014.09.03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