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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일 11시 10분 등록

<나쁜 사마리아인들>

1 저자에 대하여 장하준

장하준(張夏準, 1963 10월 7 ~ )대한민국경제학자이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Reader)이다.

한성고등학교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했으며, 개발경제학 전공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마친 후 동 대학교에서 개발 정치경제학 강의를 하고 있다. 2002년 출판된 《사다리 걷어차기》를 비롯해, 2007년에 출간된 《나쁜 사마리아인들》등 경제 서적들을 출판한 바 있다. 2010년에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발간하여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인기를 얻었다.

장하준은 옥스팜의 일원으로서 세계 은행, 아시아 개발 은행, 유럽 투자 은행 등의 자문을 맡은 바 있다. 현재 워싱턴 D.C.에 있는 정치 경제학 연구 센터의 회원이다. 에콰도르의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의 경제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하준의 저서>

<그에 대한 비난>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중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비서관들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 자유주의 시장경제원리를 위한 교육, 홍보, 계몽사업을 전개하는 자유기업원의 김정호 원장은 그의 책에 대해 ‘수준 이하’라고 비판하면서“장하준 교수가 신자유주의를 공격해 대중들의 애국심과 두려움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 솜씨가 뛰어난 스토리텔러일뿐 경제학자로서는 별로”라고 혹평하면서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14]

  • 한국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도 김 원장의 글을 트위터에 인용하는 등 그 반박에 동참한 바 있다.

  • 2011 1 18일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장하준 교수가 잘못 말한 것들’이란 칼럼에서 “시장경제 관련 책을 25권 넘게 써 온 자유주의자로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장 교수가 잘못 말한 것들을 듣고만 있을 수 없는 심정”이라며 “장 교수의 저서는 그 내용 전체가 나에게는 반론의 대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장하준 교수는 2007년 미국발 금융 위기를 전적으로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지만, 금융 위기는 사실 미국이 잘못된 금융제도, 정부의 관리실패가 겹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한국은 수출 주도형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례적으로 발간된 책에 대해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 (부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견해)’ 제목의 보고서[16]를 발간하였다. 이를 작성한 송원근 선임연구위원은 “장 교수의 책을 상당수 독자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어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한편, 이명박 대통령 재임 중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대한민국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 23 하나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대한민국 학술원 선정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며 좋은 평가를 받은 도서로써 불온도서 지정은 더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후에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불온도서 지정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끔찍한 일들, 또 앞으로 일어날 더욱 전율할 만한 사건의 원인은, 이 세상 여러 곳에서 반항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온순하고 순종적인 사람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프랑스의 작가 언론인 조르주 베르나노스-

    이 책의 힘을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말로 대신하고 싶다. 온순하고 순종적으로 살기에는 사악한 삼총사의 활약이 생활 곳곳에 알게 모르게 침투되어 있다는 것이 책을 읽으며 지속적으로 느껴졌다. 비판할 수 있는 힘과 주류에서 벗어난 시각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겠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015 “우리는 월계관을 썼다고 해서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분야는 기술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힘든 산업이다. 제품의 라이프 싸이클이 짧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혁신을 이룬 것만으로는 마켓 리더의 지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지금은 없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서 경쟁자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016 우연이겠지만 한국전쟁은 모잠비크의 독립 기념일은 6 25일에 시작되었으며,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단 3년 사이에 400만 명이 목숨을 잃을 만큼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잔인한 전쟁이었다. 한국은 이 전쟁으로 제조업 시설의 절반과 철도의 75% 이상이 파괴되는 손실을 겪어야 했다. 물론 한국은 1910년부터 시작된 일본 식민 통치의 후유증으로 인해 1945년 당시만 해도 78%에 달하는 문맹률을 1961 29%로 끌어내리는 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실적이 없었고, 그에 따라 당신의 한국은 경제 개발에 실패한, 완전한 무능력자로 알려져 있었다. 심지어 1950년대 당시 미국 정부의 대외원조기관인 구제개발처USAID의 내부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밑 빠진 독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 잔인하고 비참했군. 알고 있었지만 잊고 사는 내용들. 나의 지나온 과거가 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현재와 너무도 대조적인 우리 나라의 역사 또한 정말로 그 시절이 존재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를 너무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그 시절을 반추해서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한다. 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개인의 과거사도 말이다.

    018 예를 들어 우리 집에는 흑백 TV가 있었는데, 바로 그 TV 때문에 우리 집에는 이웃들이 자주 모여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었는데도 아버지의 욕심때문이었는지 TV가 우리 집에 일찍 들어왔다. 몇 가구 안 되는 동네에서 처음 아니면 두 번째 였을 것이다. 그 덕에 아이들은 만화영화를 보러 우리 집에 모이곤 했다. 나는 은근히 으스대며 자랑스러워 한 기억이 있다.

    020 나는 이런 변화를 거치며 살아왔으니 개발 경제학자로서 정말로 혜택을 받은사람이라고. 정말이지 나는 그 순간 중세 영국사 연구자로서 헤이스팅스 전투를 실제로 목격한 사람이나, 아니면 천문학자로서 빅뱅의 시대로 회귀하는 여행을 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그 소용돌이에서 같이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단순미를 추구하는 나에게 이 세상은 너무 변화무쌍하고 복잡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런 빨리빨리의 시스템은 나와 정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으로 이사가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030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단히 간단하다. 한국이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자유 시장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다. 한국은 안정된 통화 가치와 작은 정부를 갖추고 민영 기업과 자유 무역을 토대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18세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와 그의 추종자들의 자유주의 경제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것으로, 흔히 신자유주의 경제학으로 알려져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1960년대에 처음 출현하여 1980년대 이후 경제학의 지배적인 견해가 되었다. 18세기와 19세기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자유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의 능률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의 경우 정부 개입은 수입 제한을 통해서든 독점의 형성을 통해서든 잠재적인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하여 경쟁의 압력을 감소시킨다는 이유에서 해로운 것으로 간주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과거의 자유주의자들이 지지하지 않던 일부 정책과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특히나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등) 특정한 형태의 독점과 정치적 민주주의이다.

    031 개발도상국과 관련한 신자유주의의 행동 방침은 미국이 주도하는 부자 나라 정부들의 협력체에 의해 추진되고, 주로 그들에 의해 통제되는 사악한 삼총사를 이루는 국제 경제 기구들 – IMF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 에 의해 중재되어 왔다.

    033 초기의 (간단한 의류와 값싼 전자 제품 따위) 한국 수출품들은 새롭고 보다 고도화된 산업에 필수적인 선진 기술과 값비싼 기자재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한국 정부는 그렇게 해서 도입된 새로운 산업들을 관세와 보조금으로 보호했는데, 그것은 국제 경쟁으로부터 영원히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당 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고 조직화하여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

    033 한국의 경제 개발 전략은 시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정책 개입을 통해서 조정되어야 할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033~034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보호 관세와 보조금을 사용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했다. 이런 방법들은 모두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질색하는 것이고, 현재의 WTO 협정과 같은 다자간 조약에 의해서 크게 제약받고 있으며, 원조 공여자들과 국제 금융기구 그 중에서도 IMF와 세계은행이 특히 심하다. –에 의해 금지되고 있는 것들이다.

    034 1841년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영국이 자신들은 높은 관세와 광범위한 보조금을 통해서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해 놓고서 정작 다른 나라들에게는 자유 무역을 권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적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고 비난하며 정상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올 수 없도록 자신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아주 흔히 쓰이는 영리한 방책이라고 꼬집었다.

    >이것이 과연 영리한 방책인가? 나는 쌩양아치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이끼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정말 험한 산비탈길을 몇 시간씩 가서 이끼가 있는 곳에 도착을 했는데, 더 멋진 곳을 찍으려면 사다리를 타고 절벽을 올라가야 했다. 그런데 먼저 올라간 놈이 사다리를 치워버렸다. 자기만 찍으려고 말이다. 우리는 그 놈을 야유했고, 비난해서 결국 사다리를 다시 내리게 했지만, 우리 사이에서 무건리 그 놈닮았다는 말은 한 때 최고의 욕이었다.

    035 역사는 승자들에 의해서 쓰여지는 것이고, 과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 만큼 부자 나라들은 상당 정도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자국 역사를 실제 모습 그대로가 아닌 현재 스스로를 바라보는 자국의 관점에 더 어울리게끔 점진적으로 고쳐 쓸 수밖에 없다. 이는 요즘 사람들이(1871년 이전에는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 관하여 글을 쓴다거나, ‘영국왕과 여왕의 목록에 프랑스어를 사용한 (노르만의 정복 왕들인) 스칸디나비아인을 포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힘 있는 자가 솔직하면 안 되는 것일까? 힘 있는 자들은 미화의 선수들이다. 가면을 도대체 몇 개를 쓰고 있는 거야?!

    036 아니, 어느면에서는 이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사다리 걷어차기에 전념하는 사람들보다 더 심각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독선주의가 이기주의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독선과 이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차피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치명적인 것은 마찬가지이고 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만의 이익을 취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쁜 놈들!

    036 보호 관세와 보조금 정책을 쓰는 나라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 관세와 보조금 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성공한 나라는 거의 없다.

    037 신자유주의의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은 성장을 위해 평평을 희생한다고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놓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자유화되고 국경이 개방되었던 지난 25년 동안 성장은 점점 둔화되어 온 것이다.

    037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외국 회사들이 자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외국 사회들을 더 돕는 길일 수 있으며, 17년 동안 적자를 낼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회사들 가운데는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들도 상당수 있으며, ‘생산성 높은 외국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빌리는 것은 경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안정된 물가와 신중한 정부 재정 정책이 경제 발전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부정부패는 시장이 지나치게 작아서가 아니라 시장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자유시장과 민주주의는 타고난 짝이, 아니며 국문들이 게을러서 나라가 가난한 것이 아니라 나라가 가난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게으른 것이다.

  1.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세계화에 관한 신화와 진실

043 “세상의 절반은세계화 체제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국의 경제를 현대화하고 능률화하고 민영화하면서 보다 나은 렉서스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나머지 절반 때로는 한 나라의 절반, 때로는 한 사람의 절반 은 누가 어떤 올리브 나무를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싸움에 열중해 있다.”는 것이었다.

>한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시어머니는 전통과 관습을 지키기 위해 한 평생을 바쳤고, 그와 더불어 사는 식구들은 렉서스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같은 공간의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은 많은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043 황금 구속복을 입고 싶은 나라는 국영 기업의 민영화, 안정된 물가 수준, 정부 조직의 규모 감축, (재정 흑자까지는 안 되어도) 재정 균형의 달성, 무역의 자유화, 외국인 투자와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 해제, 외환 자유화, 부정부패의 감소, 연금의 민영화 등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044 다시 강조하지만 만일 일본인들이 프리드먼의 충고를 따랐더라면 지금 렉서스를 수출하는 국민이 아니라 누가(실크 원료인 누에의 먹이가 되는) 뽕나무를 차지할 것인지를 놓고 싸우는 국민이 되었을 것이다.

044 도요타의 사례는 프리드먼과 그의 동료들이 권장하는 세계화 논리에 어딘가 크게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게 과연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나는 그들이 말하는 소위 세계화의 정사가 어떤 것인지를 밝히고, 그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논하고자 한다.

>이런 당신의 생각이 참으로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국의 합리화를 위해서든 이익을 위해서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을 때, 큰 화두를 던지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런 시각이 우리를 더 많이 발전시키고 깨우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045 1930년 미국은 자유 무역을 버리고 저 유명한 스무트 홀리 관세를 법제화 했다.

046 결국 1982년 제 3세계 외채 위기 이후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국가 개입주의와 보호 무역주의를 단념하고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다. 이 같은 세계적인 통합을 지향하는 추세가 획득한 최고의 영광은 1989년에 있었던 공산주의의 붕괴였다.

046~047 세계적 차원의 경제 통합이 심화되면서 범세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꾸준히 강회되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은 1995년에 GATT가 무역 분야뿐만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 규제나 지적소유권과 같은 다른 여러 가지 분야의 개방을 촉진하는 강력한 기관인 세계무역기구 WTO로 승격되었다는 것이다. WTO는 현재 단기 금융을 담당하는 국제통화기금 IMF, 장기 투자를 담당하는 세계은행과 함께 범세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047 초기 자유주의의 황금기’(1870~1913)외에는 필적할 것이 없는 전 지구적인 세계 경제가 형성되었다.

047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계화에 대한 이런 해석은 자신의 나라를 경제적인 번영의 길로 이끌고자 하는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지도로 간주될 정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해석은 근본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잘못된 지도를 내놓음으로써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현재 어디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를 잘못 판단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의 진실

048 홍콩은 1842년 아편전쟁의 결과로 난징조약이 체결된 직후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는데, 아편전쟁은 19세기 제국주의의 기준으로 본다 해도 대단히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 당시 영국은 국민들의 차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게 되었다. 그러자 영국은 무역 적자를 메우려는 필사적인 시도로 인도에서 생산된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영국은 중국에서의 아편 판매가 불법이라는 단순한 사실 때문에 무역 수지의 균형을 잡으려는 자신들의 숭고한 대의가 방해받을 일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 결국 1841년 영국 정부는 중국 측이 불법적인 아편 화물을 압수하자 이를 빌미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 전생에서 대패한 중국은 난징조약에 서명함으로써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고 자국의 관세 자주권을 포기해야 했다. 아편 전쟁은 한마디로 자칭 자유무역의 선도자가 자국의 마약 불법 거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었다. 이렇듯(1870~1913년 사이의) 첫 번째 세계화 시기에 영국의 패권 하에 발전하고 있던 상품. 사람. 돈의 자유로운 이동은 대부분 시장의 힘이 아니라 군사력 덕분에 가능했다.

>대영제국이 한 짓이 마피아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049 식민주의와 불평등 조약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자유로운무역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세계화를 옹호하는 수많은 책에서는 이런 사실들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050 결국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첫 번째 세계화의 역사는 현대의 신자유주의의 정통적 견해에 부합되도록 다시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이 취했던 보호 무역주의의 역사는 지극히 과소평가되고 있고, 현재의 개발도상국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도의 전지구적인 통합이 제국주의적 근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거의 언급되지 않은 식이다. 이 사건에 드리워진 마지막 커튼 즉 영국의 자유 무역 포기 의 묘사 역시 편파적이다. 엄밀하게 짚어 보면 영국이 자유무역을 포기하게 된 진정한 원인은 경쟁국들이 보호 무역주의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데 있다는 사실이 거의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051 이들은 개발도상국 경제 실패의 원인이 시장 논리를 거역할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한잘못된경제 이론을 받아들인 데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이 어차피 힘 있는 자의 합리화 이론에 불과한 것 아닌가?

053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형편없는 성장기록은 당혹스러울 정도다. 성장의 가속화 필요하다면 불평등의 증대와 약간의 빈곤 증대라는 대가를 치르고라도 는 신자유주의 개혁이 내건 목표였다. 우리는 부를 더 많이 나누어 가지려면 그 전에 먼저 더 많은 부를 창출해야 하며, 신장주의야말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어왔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 불평등은 증대한 방면, 성장은 사실상 크게 둔화되었다.

054 다시 말해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는 경제 생활의 모든 전선 성장, 평등, 안정 에서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전례 없는 풍요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054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 개발에 성공한 개발도상국들은 거의 모두 보호 관세와 보조금을 비롯한 갖가지 형태의 정부 개입을 활용하는 민족주의적 정책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054~055 싱가포르는 자유 무역을 실시하고 외국인 투자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그 밖의 측면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이상에 순응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환영했다고는 해도 전략적이라고 판단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초국적기업들을 유인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출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특정 산업을 겨냥한 기반 시설과 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 형태가 두드러진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거의 모든 토지가 정부 소유이고) 모든 주택의 85%를 공급하는 주택개발원을 포함해 경제에서 국영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나라다.

055 홍콩은 예외적인 사례이다. 홍콩은 자유 무역과 방임주의 산업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되었다.

055 최근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 사례 역시 무조건적이 아닌, 민족주의적 입장에 기반하여 전략적으로 세계화 경제에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056 전후 세계화 시기에 신자유주의 전략을 써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칠레이다. 사실 칠레는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의 쿠데타 이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서 이 전략을 채택했고, 이후 경제기적을 일으킨 동아시아 국가들만큼 빠르게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순조롭게 성장해 왔다.

057 요약하면 1945년 이후의 세계하에 대한 진실은 정사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1950~1970년대는 국가주의적 정책에 의해 뒷받침되던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였다. 반면 지난 25년간은 급격하고 통제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시기였다. 통제된 세계화 시기의 세계 경제는 최근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했고, 훨씬 안정적이었으며, 소득 분배도 훨씬 균등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개발도상국들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정사는 이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를 개발도상국들의 국가주의적 경제 정책이 끔찍한 재앙을 불러온 시기로 그리고 있는데, 이렇게 왜곡된 역사적 기록을 퍼뜨리는 의도든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를 감추고자 하는 데 있다.

누가 세계 경제를 운용하는가?

058 세계화 경제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은 부자 나라들에 의해 결정된다. 설령 부자 나라들이 의식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된다. 부자 나라들은 세계 생산고의 80%, 국제 무역의 70%, (해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의 70~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부자 나라들의 국가 정책이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058~059 IMF와 세계은행은 1944년 전후 국제 경제 관리 체제를 구상 중이던 연합국 (본질적으로는 미국과 영국)의 회담을 통해 설립되었다. 이들을 브레턴우즈 기구라고 부르는 것은 IMF와 세계은행은 설립 제안이 나왔던 회담지가 바로 미국 뉴헴프셔 주에 위치한 휴양지 브레턴우즈이기 때문이다. 원래 IMF는 국제수지가 위기 상황에 처한 나라들이 디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하지 않고도 국제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도록 차관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또 공식 명칭이 재건과 발전을 위한 국제은행인 세계은행은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 국가들의 재건 및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들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즉 세계은행 (도로나 다리, 댐과 같은) 기반 시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제공을 통해 해당 국가의 재건과 발전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059 IMF와 세계은행은 상당히 제한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범하였다. 그렇지만 이 기구들은 자신들로부터 돈을 빌려가는 나라들은 경제 운용에 실패한 나라들이고, 그런 만큼 그것이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신들의 본래 임무를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이라 하더라도 마땅히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060 나는 차관에 조건을 붙이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채권자가 조건을 다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하지만 조건 설정은 채무의 변제와 관련성이 깊은 영역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채무자 인생의 모든 측면들에 개입 할 수 있다.

061 IMF의 경우 처음에는 통화 평가절하 등 채무국의 국제수지 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항만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차츰 예산 적자가 국제수지 불안의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근거에서 정부 예산과 관련한 조건을 내걸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국영 기업에서 발생한 손실이 예산 적자의 주요한 요인이라는 근거에서 국영 기업의 민영화와 같은 조건까지 내걸기에 이르렀다. 이런 논리에 의해 시작된 임무 확장은 끝없이 이어졌다.

>차라리 집에 들어와 부엌 살림을 통제로 갖고 가지….선한 얼굴을 하고 있는 도둑놈들이 아닌가?

062 이 장의 앞 부분에서 지적했듯 브레턴우즈 가구들의 정책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에서 성장 저하와 불평등한 소득 분배의 심화, 그리고 경제 불안정을 낳았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나라들의 융자 조건과 결부된 IMF와 세계은행의 임무 확대는 정말이지 용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IMF와 세계은행은 어째서 이런 형편없는 결과를 초래한 잘못된 정책을 끈질기게 고수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들의 의사결정 지배구조가 부자 나라들의 이익에 유리한 쪽으로 심하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브레턴우즈 기구들은 (11표 시스템으로) 근본적으로 어떤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본금 액수에 따라 결정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부자 나라들은 IMF와 세계은행의 전체 투표권 중 60%를 장악해 절대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은 가장 중요한 18개 영역에서 사실상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062 게다가 이들(IMF와 세계은행)의 정책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외부의 강요로 간주하고 저항하면 그 정책은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063 가령 IMF는 자신도 빈곤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표시로 구조조정 프로그램빈곤 감축 및 성장 촉진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예전과 달리진 것이 거의 없다. 보다 폭넓은 주체와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예컨대 세계은행이 비정부기구 NGO들과 협의하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협의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의 비정부기구들이 간접적으로라도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는 지금 시점에서 이런 조치의 실효성은 더더욱 의심스럽다.

063 IMF나 세계은행은 고도로 훈련된 경제학자 군단과 무수한 금융 자원을 가지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여기에 맞서 논쟁을 벌일 만한 지적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064 WTO는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진 국제 조직이다. WTOIMF나 세계은행과는 달리 1 1투표권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다.(물론 인구가 13억인 중국과 50만에도 미치지 않는 룸셈부르크에 각각 투표권을 하나씩 주는 것이 민주적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또한 UN의 경우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영구 회원국이 거부권을 갖고 있지만, WTO에서는 그 어느 나라도 거부권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수적으로 우세한 만큼 개발도상국들이 WTO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IMF나 세계은행에서 차지하는 지위보다 훨씬 높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실제로 투표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부자 나라들로 이루어진 과두 집단에 의해 WTO가 운영되고 있다. 가령 (1998년의 제네바 회의 1999년의 시애틀 회의, 2001년 도하 회의, 2003년의 칸쿤 회의 등) 여러 차례의 각료 회의에서는 초청 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는 이른바 그린룸 회의를 통해 모든 중요한 협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회의에 초청된 것은 부자 나라들과 부자 나라들이 무시할 수 없는(인도와 브라질 같은) 몇몇 개발도상국들뿐이다.

066 국제 무역 협상은 흡사 어떤 사람들은 권총을 들고 싸우는데 어떤 사람들은 공중 폭격을 하고 있는 전쟁과 같은 것이다.

나쁜 사라리아인들이 이길 것인가?

066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반 혁명의 선두에 섰던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은 대안이 없다는 말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물리친 적이 있는데, 세계화에 대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설명 방식에는 바로 이 대안 없음이라는 식의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다.

067~068 세계화에 관련해서 불가항력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화의 주된 추진력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주장하듯 기술이 아니라 정치, 즉 인간의 의지와 결정이다. 만일 기술이 세계화의 정도를 결정한다면 (증기선과 유선전신에 의존하던) 1870년대보다 (인터넷을 제외하고는 모든 현대화된 운송과 통신 기술을 확보하고 있던 1970년대에 세계화가 덜 진전된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기술은 세계화의 외부적인 경계를 규정지을 뿐이다. 엄밀하게 말해 세계화가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지의 여부는 우리가 어떤 국가 정책을 만들고, 어떤 국제 협정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이렇게 본다면 대안이 없음이라는 명제는 잘못된 것이다. 현재진행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은 있다. 그것도 한 가지가 아닌 다른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

2.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073 만일 헨리 7세가 이런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그 후계자들 또한 노력을 배가하지 않았더라면, 영국은 원료 수출국에서 유럽 하이테크 산업의 중심국으로 변모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거나, 아니면 그 과정이 몹시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모직물 제조업은 영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산업이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얻은 소득은 대부분 산업혁명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한 엄청난 양의 원료와 식량 수입 자금으로 제공되었다. <계획>은 이렇듯 영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서 경제적 성공을 거둔 것을 남들보다 먼저 번영의 진정한 경로 자유 시장과 무역 시장 를 찾아냈기 때문이라는 자본주의 창세 신화를 산산조각 내고 있다.

074 하지만 디포의 <계획>을 뒷받침하는 경제학은 로빈슨 크루소의 경제학과 완전히 상반된다. 디포는 <계획>을 통해 영국의 모직물 제조업을 발전시킨 것은 자유 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보호와 보조금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074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오늘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헨리 7세처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디포는 스파이로서도 이중적 생활을 했지만, 경제학자로서도 이중적으로 생활한 셈이다. 그의 소설은 디포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자유시장 경제 이론의 중심적인 인물을 창조했고, 그의 경제 분석은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의 한계를 뚜렷하게 입증했으니 말이다.

영국, 세계에 도전장을 던지다

077~078 월폴의 보호 무역 정책은 다음 세기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고, 그 덕택에 영국 제조업은 유럽 대륙의 제조업을 따라잡은 것은 물론, 결국에는 앞서 나가게 되었다. 영국은 이렇듯 19세기 중반까지 고도의 보호무역 국가였다. 1820년 영국의 경우 수입 공산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45~55%였는데, 저지대국은 6~8%, 독일과 스위스는 8~12%, 프랑스는 20% 남짓이었다. (중략) 월폴은 미국에 고급 철강을 생산하는 새로운 철강소의 건설을 금지함으로써 미국인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강철 대신에 바가가치가 낮은 선철과 철봉 제조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영국은 또한 식민지들이 자국의 제품과 경쟁하게 될 만한 제품을 자국이나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중략) 최종적으로 영국은 식민지에 대해 1차 상품의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 (중략) 식민지 사람들은 이렇듯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하이테크산업을 영국의 손아귀에 곱게 남겨 두어야 했으니, 영국이 경제 발전에서 세계 최선두를 달리는 혜택을 누리는 일은 떼어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영국 경제의 이중생활

079~080 곡물법 폐지 운동에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경제학자이자 직업적 주식 투자자였던 데이비드 리카도가 제시한 비교우위 이론으로, 이 이론은 오늘 날까지도 자유 무역 이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리카도 이전의 일반적인 인식은 한 나라가 어떤 상품을 상대국보다 더 값싸게 만들 수 있을 때에만 무역을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리카도는 이런 일반적인 인식을 멋지에 뒤엎었다. 리카도에 따르면 한 나라가 모든 물건의 생산에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효율성이 높은 경우에도 그 나라는 무역 상대국에 대해 최고의 가격 우위를 가지는 물건의 생산에 집중할 때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한 나라가 무역 상대국에 대해 가격 우위를 가지고 있는 상품을 하나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 열위의 정도가 가장 적은 상품의 생산에 집중하면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카도는 이 이론을 통해서 19세기 장 무역주의자들의 손에 자유 무역은 모든 나라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강력한 무기를 쥐어 주었다.

080 리카도의 이론은 현재 상태를 그대로 감수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지, 현재 상태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081 요컨대 저명한 경제 사학자 폴 베어록이 표현한 대로, 영국은 장기간 지속되어 온 높은 관세 장벽뒤에 숨어 경쟁국들을 누르며 기술적 우위를 획득하고 나서야 자유 무역을 채택한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미국, 싸움판에 들어서다

085 1812년 미영전쟁이 발발하지 미국 의회는 당장 관세를 평균 12.5%에서 25%로 올렸다. 게다가 전쟁으로 말미암아 영국과 유럽의 공산품 수입까지 막혀 미국 내에서 새로운 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링컨과 관세와 남북전쟁

086 남부의 농업 주들은 끊임없이 공산품 관세를 낮추고자 시도했고, 북부의 공업 주들은 관세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더 높이자는 주장을 폈다.

086~087 많은 미국인들은 16대 에이브러햄 링컨을 미국 노예들을 해방시킨 위대한 해방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링컨은 유치산업 보호를 강력하게 옹호했던 인물이었던 만큼 미국 공업을 보호한 위대한 보호자라는 명칭까지 달아야 마땅한 사람이다.

089 당시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은 링컨이 1862년에 노예 제도를 철폐한 것은 도덕적인 확신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적인 조처였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남북전쟁을 초래한 노예제만큼이나 중요한 문제,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화였다.

다른 나라들, 부끄러운 비밀들

098 하지마 나는 최소한 어떤 것(경제발전)을 그와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다른 것(보호 무역주의)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 만큼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은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이 부자가 되기 전까지 자유 무역을 실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유 무역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설명하는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역사에서 배우는 올바른 교훈

098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키케로는 과거에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항상 어린 아이처럼 지내는 셈이다.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세계는 늘 지식의 유아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식의 유아기…..나는 아직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군.

098~099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역사적 경험들은 많지만, 우리는 이런 경험에서 배우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이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 정책을 통해 발전했다는 널리 알려진 화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099~100 하지만 사다리 걷어차기보다 더 심각하고 더 널리 퍼진 것이 역사에 대한 건망증이다. 나는 프롤로그에서 어느 나라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진적으로 현재의 자화상에 맞게끔 역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중략)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이 권장하는 정책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최선의 발전 정책이라고 배운 것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런 정책을 권장하는 이들의 의도 자체는 선량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해롭기는 일부러 사다리를 걷어차려는의도에서 행하는 정책 권장과 마찬가지이다.

100~101 가장 최근에 있었던 중요한 사례로는 1947년 마셜 플랜이 시작되고 나서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가 부상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들 수 있다. (중략) 실제로 투입된 금액이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마셜 플랜은 필수적인 수입 비용과 사회간접자본의 재건 비용을 조달함으로써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의 경제 발전에 시동을 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을 마셜 플랜의 경우 미국이 과거의 적국들까지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번영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는 신호였다는 것이다. (중략)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주도권자로 나선 미국이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개발에 대해 (계몽된) 깨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던 것을 꼽을 수 있다.

>훈훈하군. 부자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이 아니라 구본형 선생님처럼 공헌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세계가 훨씬 살기 좋고 아름다워 지겠지?

3.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108 내가 여섯 살 먹은 아이를 노동 시장으로 몰아넣는다면 아이는 약삭빠른 구두닦이 소년이 될 수도 있고, 돈 잘 버는 행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뇌수술 전문의나 핵물리학자가 되는 일을 결코 없을 것이다. 만일 그런 직업을 가지려면, 내가 앞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보호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중략) 나의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개발도상국에는 급속하고 대대적인 무역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근본적으로 논지가 일치한다. 이들은 개발도상국의 생산자들이 생존을 위해 자신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가능한한 경쟁에 많이 노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호는 안이함과 나태함만 유발할 뿐이므로, 경쟁에 노출되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경제 발전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109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의 산업 역시 너무 일찍부터 국제적인 경쟁에 노출되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선진 기술을 익히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등의 능력을 키워 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앞 장에서 미국의 초대 재무 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이 처음으로 이론화하고, 그 이전과 이후의 정책 입안자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사용해온 것이라고 소개한 유치산업 이론의 핵심이다.

109 궁극적으로 아이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직업을 가지고 자립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보람 있고 보수가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쌓을 때까지만 보호해야 한다. (중략)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들이 있는 것처럼 정부가 유치산업을 지나치게 응석받이로 키울 수도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른이 되어서도 자립적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유치산업 지원책을 써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회사들이 있게 마련이다. 아동기를 넘어서까지 부모들의 지원을 받으려고 부모를 조종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약삭빠른 로비 활동을 통해 정부 보호를 연장하는 산업들이 있는 것이다. (중략) 마찬가지로 유치산업 보호 정책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고 해서 전략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보호주의의 잘못된 사례는 그 정책이 현명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

자유 무역은 통하지 않는다!

110 자유 무역은 좋은 것이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정통파의 핵심 이론이다. 신자유주의자들에게 있어 이것은 너무나 자명한 전제이다.

112~113 가난한 나라들의 입장에서 관세 수입의 축소로 말미암아 정부의 예산 압박이 커지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세금 징수 능력이 취약한데, 관세는 가장 징수하기 쉬운 세금이다. 따라서 가난한 나라들은 (관세 수입이 전체 세입의 50%를 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관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대대적인 무역 자유화에 뒤이어 엄청난 규모의 재정 조정을 이루어야 했다. (중략) 그런데 이 나라들은 IMF로부터 예산 적자를 줄이라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었던 만큼 세수 감소는 곧 극심한 지출 감축을 의미했고, 이것은 대개 교육. 의료. 사회간접자본 등의 필수적인 분야에 대한 재정 지출을 줄여 장기적인 성장에 악영향을 주었다.

이론이 나쁘면 결과도 나쁘다

115 어떤 나라가 자신의 비교 위의 패턴에 가깝게 따라가면 갈수록 이 나라가 소비할 수 있는 양은 점점 더 많아진다.

118 게다가 개발도상국에는 너무나 가난해서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대대적인 무역 자유화는 일부 사람들의 생활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 조정으로 인한 실업은 선진국에서는 생사를 가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생사를 가르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가난한 나라의 무역 자유화에 대해서는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알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일까? ‘언 발에 오줌 누기의 문구가 떠오른다. 어쩔 수 없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서 선택해야 하는 현실에 놓인 사람들의 비참함이 가슴 아프다.

119 만일 지나지게 빨리 격심한 국제 경쟁에 노출된다면 이런 생산자들은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장의 서두에서 아들 진규를 들먹이면서 제시했던 유치산업에 관한 주장의 본질이다.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자면 유치산업은 면역력에 해당하지 않을까? 면역력이 키워지기 전에 어떤 것이 존재할지 모르는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대단한 리스크이다. 다행히 자생력이 더 키워지고 강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119 요컨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 자유화는 경제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120 가난한 나라들은 경제 발전의 취약에서 비롯된 낮은 소득 때문에 자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구사할 수 있는 자유를 크게 제약 받는다. 따라서 자유무역 정책은 역설적으로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개발도상국들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국제 무역 시스템과 그 불만

121 표면적으로 보면 WTO경기장을 평평하게만들어 놓고 회원국들 누구나 똑 같은 규칙에 의거해 경기를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누가 이것에 반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WTO 전체 회원국이 전체 협정에 서명을 해야 한다는 일괄 타격원칙이 채택되었다는 점이다.

122~123 다시 말해 관세를 동일한 비율로 축소한다고 해도 처음에 관세율이 높았던 나라의 경우에는 훨씬 큰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123~124 모든 부자 나라 정부들은 기초 연구 개발에 대해 엄청난 보조금을 지원하며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 정부가 특별히 열심이다. 개발도상국들에게는 이런 보조금의 사용이 허용된다 해도 그림의 떡이다. 개발도상국들은 기초 연구개발을 많이 하지 않으니 보조금을 지급할 대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농업을 위해서 공업을 희생시키라고?

무역은 늘리고, 이데올로기는 줄이고

130 그러나 선진국에서 기술을 수입하려면 개발도상국들은 (기술 특허나 기술 자문 용역 같은) 직접적인 방식으로든 (더 좋은 기계의 구입 같은) 간접적인 방식이든 해당 기술의 구매에 필요한 외화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외화는 (외국 원조 같은) 부자 나라들의 선물 형태로 제공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출을 통해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무역이 없이는 기술 발전이 있을 수 없고, 기술 발전이 없으면 경제 발전이 있을 수 없다.

131 보호가 발전을 보증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보호가 없는 발전은 무척이나 어렵다. 따라서 진심으로 개발도상국들이 무역을 통해 발전하도록 도우려 한다면, 부자 나라들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그랬던 것처럼 비대칭적인 보호주의를 용인하고 자국에 대한 보호의 수준을 개발도상국들보다 훨씬 낮출 필요가 잇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세계 무역 체제는 개발도상국들이 유치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 보호 관세, 보조금, 외국인 투자 규제 등 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발전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132 무엇보다도 현재 부자 나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부유한 세계에서의 농산물 자유화를 개발도상국들의 유치산업 진흥 수단의 사용에 대한 규제 강화를 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 국제 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이르는 최선의 길은 자유 무역이 아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필요와 능력이 변화하는 정도에 어울리도록 조정된 보호와 보조금의 혼합 정책을 꾸준히 사용할 때에만 무역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무역은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에게 맡겨 두기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 너무 중요한 사안이다.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에게 맡겨 두기에 경제 발전은 너무도 치명적인 리스크를 않고 있다. 그들의 이익에 도취된 선택은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올가미로 낚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4.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137~138 개발도상국으로 흘러드는 외국 자본의 흐름은 크게 원조, 부채, 투자의 세 요소로 이루어진다. 원조는 다른 나라에게서 증여 받는 돈으로, 흔히 해외 원조 혹은 공적개발원조ODA라고 한다. 부채는 은행 융자와 (정부 혹의 기업의) 채권으로 이루어진다. 투자는 포트폴리오 지분 투자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형태로 이루어진다. 포트폴리오 지분 투자는 경영에 대한 영향력보다는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지분(주식)0을 소유하는 방식이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회사 경영에 일상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지분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138 이런 식의 자본 흐름은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은 시점에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경향이 있다. 특정 개발도상국의 경제 전망일 밝으면 지나치게 많은 외국 금융 자본이 몰려와 자산 가격은 일시적으로 실질 가격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자산 버블을 형성한다. 반면 상황이 악화되면 자산 버블이 터지고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철수하게 되면서 경기 침체가 악화된다. 이와 같은 쏠림 현상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밝았던 나라들에서마저도 외국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이다.

139 한마디로 부자 나라의 자산은 드넓은 바다와 같은데, 그 가운데 단 한 방울만 잘못 움직여도 개발도상국의 금융 시장을 휩쓸어 버리는 홍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님 같은 외국 자본?

141~145 ‘테레사 수녀님 같은 외국 자본으로 환대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직접투자에도 한계가 있고 문제점은 있다.

첫째,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개발도상국들의 금융 혼란 시기에 외국인 직접투자의 흐름이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또 하나의 단점은 둘 이상의 나라에서 활동하는 초국적기업TNC들에게 이전 가격 조작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전 가격 조작이란 법인세율이 가장 나라에서 활동하는 자회사가 가장 높은 이윤을 올릴 수 있도록 초국적기업 자회사들끼리 서로 지나치게 싸거나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하는 관행을 말하는데, 여기서 지나치게라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중략) 이는 초국적기업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형적인 문제인데, 갈수록 법인세를 아주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게 되어 있는 조세 도피처가 늘어나게 되면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초국적기업들은 대부분의 이윤을 세금 감면 업종으로 등록되어 있는 페이퍼 컴퍼니로 옮겨 놓는 방법을 통해 세금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직접투자로 인한 영향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쉽게 간과되는 것이 (현재와 매래의) 국내 경쟁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중략) 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해 초국적기업이 진입하게 되면, 이런 국내 기업들을 파괴하거나 국내 경쟁자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

군사력보다 더 위험하다

149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면 투자의 흐름이 줄어들고,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면 외국인 투자의 흐름이 증대될 것이라고 중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율의 유지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는 바로 그런 규제 덕에 -19세기부터 192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했던 경제였다. 이는 외국인 투자 규제가 경제의 성공 전망에 부정적이 영향을 미친다는 일반적인 견해의 토대를 허무는 것이다.

국경 없는 세계가 도래했는가?

152~153 역사를 잊어라. 이것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이런 행동을 변호할 때 하는 말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규제는 과거에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계화가 새로운 국경 없는 세계를 창조해 낸 마당에서는 불필요하고 무익한 일이 되어 버렸다. 통신과 운송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거리의 소멸이 기업들을 점점 더 이동하기 쉬운, 국적이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기업들은 더 이상 본국에 부속된 존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더 이상 국적을 가지지 않는다면 외국 기업을 차별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게다가 외국 기업들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존재로 규제가 있을 경우 규제가 없는 다른 나라로 이동할 것인 만큼 외국 기업들을 규제하려는 시도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153~154 따라서 오늘날에도 기업의 국적은 중요하다. 각각의 자회사들이 어느 정도 고도화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해당 기업을 소유한 사람의 몫이다.

155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첫째가 투자유치국의 (시장의 크기와 성장 같은) 시장 잠재력이고, 다음으로 노동력과 사회간접자본의 우수성 같은 사항들이다.

156 명백한 진실은 규제 체제가 아무리 개방적이라 해도 해당 국가의 경제가 매력적인 시장과 높은 품질의 (노동, 사회간접자본 등의) 생산 자원을 제공하지 않으면 외국 기업들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외국기업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개발도상국들이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나라만이 초국적기업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역시 나라건 기업이건 사람이건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같이 있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지속할 수 있어야 그 관계가 건강해 지는 것인가 보다.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것보다 나쁜 딱 한 가지는…’

156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경제학자라 할 수 있는 조안 로빈슨은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것보다 나쁜 딱 한 가지는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5.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 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164 공산주의를 멋지게 풍자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에 나오는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인간 배척 슬로건처럼 말이다. 이런 국영 기업의 민영화 역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에게 강요했던 신자유주의 방침의 주요 항목이었다.

>그럼 나도 나쁜 사마리아인들에게 낚인 것인가?

재판정에 선 국가 소유

165 소유권은 소유자에게 그의 재산과 관련하여 두 가지 중요한 권리를 준다. 첫 번째는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이고, 두 번째는 그 재산을 사용하여 이득을 볼 수 있는 권리이다.

166 이렇듯 주인이 대리인의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주인 대리인 문제라고 부르며, 그로 인한 (부실한 관리에서 비롯된 수익의 감소와 같은) 비용을 대리인 비용이라고 하는데, 이런 주인 대리인 문제는 국영 기업을 반대하는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견해이다.

167 그리고 국영 기업과 관련된 연성예산 제약 문제의 사례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것은 결고 파산하는 법이 없는 인도의 병든 기업들이다.

국영 대 민영

국영 기업의 성공 사례

174 이렇게 성공적인 기업들이 많은데 우리는 왜 이런 기업들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한 걸까? 이는 언론계 혹은 학계에서 행하는 보고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언론은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 기근, 범죄, 파산 따위의 나쁜 사건들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언론이 이런 사건들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언론의 특성은 대중들에게 세상의 좋지 못한 면만을 제시하게 된다. 언론계와 학계가 국영 기업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경우는 대개 (비효율성이나 부정부패, 또는 태만 같은) 좋지 못한 일과 관련되었을 때문이다.

174 지난 20~30년 동인 신자유주의의 득세로 인한 국가 소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 나간 상황 탓에 성공한 국영기업들은 스스로가 국가와 연관되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보다 신자유주의의 활동이 우리 생활과 인식 깊숙한 곳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국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

175~177 그 중 한가지 상황은 장기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모험적인 사업에 민간 부분의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이다. 자본 시장은 자금의 빠른 회전력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대개는 단기적인 수익을 행해 몰리는 특성이 있다. 회임 기간이 길고 위험한 대규모 사업 계획을 선호하지 않는 것도 그래서이다. 자본 시장이 이렇듯 지나치게 신중하여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자금을 대지 않을 경우, 즉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자본 시장의 실패가 발생할 때에는 국가가 설립한 국영 기업이 그 일을 맡을 수 있다.(중략) 흔히 생각하듯이 공기업은 자본주의의 폐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발전의 시동을 걸기 위해 사용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영 기업은 자연 독점이 있는 분야에도 설립될 수 있다. 자연 독점은 기술적인 조건 때문에 공급자를 하나만 두어야 시장의 요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을 이르는데, 전기.수도. 가스. 철도, 그리고 전화 같은 것이 자연 독점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국민들 사이에서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함정

180 여기서 중요한 경계는 국영과 민영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된 소유와 분산된 소유를 구분하는 것이다.

180~182 민영화에는 많은 함정이 있다.

첫 번째 함정은 어떻게 하면 진짜 팔아야 할 만한 기업을 매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기업을 적절한 구매자에게 파는 것이다. 민영화로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공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능력을 가진 주체에게 매각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공양이든

187 결론적으로 말해 국영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단방약같은 해법이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국영 기업의 운영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이 했던 쥐를 잡을 수만 있다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따질 필요가 없다라는 유명한 말에 깃들어 있는 실용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6. 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천재는 불이고, 이익추구는 연료다

197~198 지적소유권 보호 제도의 가장 치명적인 영향은 경제 발전을 위해 선진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 후진국으로 지식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 핵심은 선진적인 외국 기술의 흡수이다. 아주 간단히 말해 특제 제도든 선진 기술의 수출 금지령이든, 선진 기술의 흡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경제 발전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존 로와 최초의 기술 군비 경쟁

198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지식은 늘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유입되는 지식을 잘 흡수하는 나라일수록 선진 경제를 잘 따라잡는다. 뒤집어 생각하면, 핵심 기술의 유출을 잘 통제하는 선진국일수록 기술 주도력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경제 발전을 둘러싼 게임의 중심에는 언제나 외국의 선진적인 지식을 흡수하려고 하는 후진국과 유출을 막으려는 선진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술 군비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다

나쁜 사마리아인인 부자 나라들은 이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이나 쌍무적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수준의 강력한 지적소유권 보호를 개발도상국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면 새로운 지식의 생산을 자극하여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인가?

미키마우스, 오래오래 사세요

끝을 접은 샌드위치와 강황

209 보호 결정이 내려진 새로운 아이디어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지적소유권법의 기본적 가정이다. 모든 지적소유권 관련 법들이 해당 아이디어가 독창적일 것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면 참신성비자명성을 가지고 있을 것 을 욕하는 것도 그래서이다.

211 미국인들이 엉뚱한 특허를 인정하든 말든 다른 사람들이 상관할 필요가 있을까? 상관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미국의 시스템은 다른 나라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에 잘 알려져 있는 아이디어들, 그 나라에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디어들을 도용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른바 전통적 지식의 도용이라고 알려진 행위이다.

>아주 얍실한 행위이다.

212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적소유권 제도가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박차가 아니라 장애물이 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맞물린 특허의 횡포

212 아이작 뉴턴은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멀리 보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뉴턴의 이 말은 아이디어는 누적적으로 발전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특허와 관련된 초기 논쟁 당시 이 말은 특허에 반대하는 주장으로 인용되기도 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지적인 노력들이 혼합된 발효조에서 튀어나오는 것인데, 어떤 발명품에 마지막 손질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영예-그리고 이익-를 독차지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냐는 의문에서이다. (중략) 새로운 아이디어의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투입 요소는 아이디어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소요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는 그 아이디어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의 생산 비용이 높아지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이 낸 특허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경쟁자에게 특허 침해로 고소당할 위험까지 있다. 이런 소송은 여러분의 돈을 낭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문제의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허가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박차가 아니라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이다.

216 실험실에 있는 개별적인 과학자들의 힘만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서로 맞물려 있는 특허 관계라는 위험한 영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법률가 집단이 있어야 한다. 만일 서로 맞물려 있는 특허 관계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지 못하면 특허 제도는 실제로 기술 진보를 촉진하는 박차가 아니라 커다란 장애물이 될지도 모른다.

가혹한 규정과 개발도상국

216 부자 나라들이 전체 특허의 97%, 그리고 저작권 및 상표권의 대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적소유권 보유자들의 권리가 강화되면, 개발도상국들의 지식 획득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216~217 각 개발도상국이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에 따르려면 새로운 지적소유권 제도를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 지적소유권 제도는 자동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과 상표권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많은 감독관들이 필요하다. 또 특히 관련 기관에는 특허 신청을 처리할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있어야 하고, 법원에는 분쟁 해결을 도울 특허 관련 법률가들이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인력을 훈련하고 고용하는 데에는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된 국가에서 더 많은 특허 법률가들을 훈련하고 DVD복제자들을 적발할 감독관들을 더 많이 고용하려면, 의사들과 교사들에 대한 훈련을 줄이고 간호사들이나 경찰관들의 고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지금 개발도상국들이 더 필요로 하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는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다.

균형을 잡아라

218 어느 정도의 소금은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하다. 소금의 섭취량을 약간 늘리면 건강에는 좀 더 해로울 수는 있지만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소금 섭취량을 어느 수준 이상으로 늘리면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맛있는 음식으로부터 얻는 이익을 넘어서게 된다. 지적소유권 보호도 마찬가지이다. 최소한의 보호는 지식 창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할 때가 있다. 과하다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과함은 아름답지 못하다. 과하다는 것은 그 존재의 소중함을 모르게 만든다. 그래서 과한 것은 서로에게 손해이다.

219 결국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적소유권 보호가 좋으냐 SKQSI 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을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사람들을 격려해야 할 필요성과, 지적소유권으로 인한 독점 때문에 빚어지는 손실이 새로운 지식이 가져오는 이익을 넘어서지 않도록 보장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219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제적인 지적소유권 제도가 개발도상구들이 새로운 기술적 지식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획득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21 이런 균형이 제대로 잡혀야 지적소유권 제도는 애초에 계획했던 유용한 목적, 즉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을 격려하되 사회에는 최대한 낮은 비용을 부과한다는 목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다.

7. 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226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도 무서운 IMF의 지원 조건은 거시경제 정책에 관한 것이다.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이 포함되는 거시정책은 (전체 경제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경제 주체들의 행위의 총합과 구별되는) 전체 경제 행위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227 정부는 의도적으로 다른 경제 주체들이 하는 행위와는 상반되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침체기에는 민간 부문의 회사와 노동자가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에 대항하여 지출을 늘려야 하고, 경제 회복기에는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 수요가 공급을 지나치게 초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노상강도, 무장강도, 청부 살인업자

228~229 신자유주의자들은 물가 상승이 경제 성장에도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부분 물가 상승률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근거가 있다. 투자는 성장에 필수적인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 만큼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 안정은 가격 안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낮은 물과 상승률은 투자와 성장의 전제 조건이다.

229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낮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두 가지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첫째, 통화량 규제가 있어야 한다. 즉 중앙은행이 경제의 실질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양 이상으로 통화 공급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어떠한 정부도 세입을 넘어서는 지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 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지만 요즘은 금권을 사용한다. 신자유주의는 의도하지 않든 의도하든 결과적으로는 금권지배력을 갖기를 원하는 것 같다.

물가 상승도 물가 상승 나름이다.

233 다시 말해 물가 상승도 물가 상승 나름이다. 극심한 물가 상승은 해롭지만 (40%까지의) 적당한 물가 상승은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며, 심지어 급속한 성장 및 고용창출과 양립할 수도 있다. 역동적인 경제에서는 어느 정도의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경제가 변화하면 물가가 변하는 법이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 활동이 많은 경제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234 따라서 엄격한 물가 통제는 노동자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은 노동자들이 이미 벌어 놓은 수입은 더 잘 보호하지만, 반대로 노동자들의 미래 수입을 감소시킨다. 물가 상승률의 하락으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연금 수급자와 고정된 이율로 금융 자산에서 수입을 얻는 경제 주체들에 한정된다. 이들은 노동 시장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엄격한 거시경제 정책이 미래의 고용 기회나 임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소득은 오히려 더 잘 보호된다. (중략) 그러나 이와 같은 대중을 향한 수사는 낮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책이 취업 전망과 임금 수준을 낮춤으로써 대다수 노동자들의 미래 소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물가 안정의 대가

236 나쁜 사마리아인인 부자 나라들은 정작 자기들 나라에서는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통화 정책을 느슨하게 펼치면서,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통화 규제에 핵심적인 실질 이자율을 높게 유지하라고 열심히 설교하고 이따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러분들은 놀랄 것이다.

237 지나치게 엄격한 통화 정책은 투자를 줄인다. 그리고 낮은 투자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감소시킨다. 부자 나라들은 높은 생활수준, 관대한 복지 정책, 낮은 빈곤율을 달성한 상태이므로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절박할 정도로 더 높은 소득과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고, 심각한 소득 불평등 문제를 대규모의 재분배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는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는 엄격한 통화 정책은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재정건전성과 정책이 건전하지 않을 때

239 요컨대 재정의 건전성은 재무 장관의 최고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강조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권장하는 신자유주의 거시경제학의 핵심 주제이다. 이들은 정부가 세입을 초과해 지출해서는 안 되며, 항상 예산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적자 지출은 물가 상승을 초래하여 경제 안정성을 해치고, 따라서 성장을 감소시키고 고정된 수입으로 사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떨어뜨린다.

우리는 과연 재정 건전성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 첫째, 재정 건정선은 (나쁜 사마리아인이 개발도상국에 설교하는 것처럼) 정부의 매년 회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략) 케인즈의 핵심 메시지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요한 점은, 경기 침체기에는 적자 지출을 활용하고 경제 회복기에는 예산 흑자를 기록하면서 해당 경제 순환 주기 전체에 걸쳐 민간 부문의 행위를 상쇄시키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는 사실이다.

부자 나라는 케인즈주의, 가난한 나라는 통화주의

244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거시경제 정책을 개발도상국에게 강요하고 있다. ‘세입을 초과한 지출을 무조건적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비난하는 그들의 태도는,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하여 투자를 위한 차입을 하는 것을 막고 있다. (중략) 수입을 넘어서는 지출은 그 나라가 어떤 발전 단계에 있고, 또 돈을 대출하여 어디에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타당한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245 개발도상국이 해야 할 일은 미래에 대한 투지이다.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들은 부자 나라들이 사용하는 정책에 비해서 보다 투자 지향적이며 성장 지향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그리고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지금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8.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부정부패는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가?

254 뇌물 수수는 부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이전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정부패가 반드시 경제 효율성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어떤 장관 혹은 공직자가 자본가로부터 받은 뇌물을 자본가가 뇌물을 바치지 않았다면 투자했을 만큼 생산성이 있는 다른 사업에 투자한다면 경제 효율성이나 경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차이가 있다면 뇌물 수수의 두 당사자 중 자본가의 재산은 줄고 장관의 재산은 늘어난다는 것, 즉 소득 분배의 문제이다.

>경제 원리는 반드시 윤리적인 원리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번영과 정직

257 오늘날 극빈국들의 경우 하나같이 청렴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은, 어떤 나라가 뇌물 수수관행을 크게 줄일 수 있으려면 절대적인 빈곤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시장이 너무 확대되어서 탈이다

260 나뿐 사마리아인들은 부정부패를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에 대한 변명으로 부당하게 이요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267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골적인 인종 차별주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일본인들에게 명예 백인신분을 부여했는데, 이는 시장이 해방의힘을 가지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내가 일본인이라면 명예 백인이라는 신분증은 반납하겠다.

267 개발도상국에서는 해마다 말라리아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수백만 명이 시달리고 있지만, 세계는 말라리아 치료약 개발보다는 살 빼는 약 개발에 20배나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씁쓸하다.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많이 먹느라 돈을 쓰고, 살을 빼느라 또 돈을 쓴다. 아이러니한 지구이다.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훼손할 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274 민주주의를 위해서 실제로 싸우는 사람이 없다면 경제적 성공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저절로 자라날 수 없다.

정치와 경제 발전

276 규제 완화가 그 한 예인데, 그것이 민주주의 약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 완화는 시장의 영역을 확장하고, 민주주의의 영역을 축소시킨다. 그 밖에도 엄격한 국내법 혹은 국제 조약으로 정부를 구속하고, 중앙은행이나 여러 정부 기구에 정치적 독립성을 부여하는 따위의 고의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9.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285 첫째, 일본인들과 독일인들은 이렇게 나쁜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둘째, 당시의 일본인 및 독일인들과 오늘날의 일본인 및 독일인들이 어째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어떻게 해서 이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민족적 습관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을까?

문화는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가?

286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경제 발전에 차이가 생긴다는 견해는 오랫동안 전해져 온 것인데, 그 요지는 분명하다. 문화가 다르면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다르면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그런데 행동 양식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나라의 문화가 경제 발전에 유리한 행동 양식을 낳을 경우 이 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리게 된다.

문화란 무엇인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302 다행스럽게도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먼저 문화 혁명을 단행할 필요는 없다. 경제 발전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수많은 행도 특성들은 경제 발전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경제 발전으로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문화의 재발명

에필로그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시장에 대항하라

318 지금까지 계속 강조해 왔듯이 시장은 현재 상태를 강화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자유 시장은 각국이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에 충실할 것을 지시한다. 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가난한 나라들에게 현재 하고 있는 생산성 낮은 활동을 계속하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런 생산성 낮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나라들이 가난한 원인이다. 만일 가난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이 나라들은 시장에 대항하여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보다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제조업이 왜 중요한가

326 자유 무역 경제학자들이 농업에 집중하라고 권장하고, 탈공업화를 부르짖는 경제 예언가들이 서비스를 개발하라고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은 번영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아닐지 몰라도) 가장 중요한 길이다.

기울어진 경기장이 필요하다

330 때문에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국제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모두가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선수들의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데 경기장이 평평하다면 결국 그 게임은 불공정한 것이 된다.

331 국제 경쟁은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 경기자들이 참여하는 게임이다. 우리 개발 경제 학자들이 흔히 하는 말로 하자면, 수위스에서 수와질란드에 이르는 모든 나라들이 맞붙어 싸우게 되어 있다. 따라서 약한 나라에게 유리하도록 경기장을 기울게 만드는 것이 공정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 약한 나라들이 자국의 생산자들에 대한 보호와 보조금 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실시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규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 것이다.

>가능할까? 자본이라는 것은 사람을 악하게 만들 수 있고, 눈을 멀게도 하는 치명적인 힘을 갖고 있다. 이 치명적인 힘에서 벗어나려면 뭔가 강력한 마음의 동인이 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334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순응주의자가 되는 편이 훨씬 쉽다는 이유에서 잘못된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335 부자 나라들이 과거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행동하지 않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 역사적인 시기는 경제적으로 훌륭한 결과를 낳았다. 개발도상국 세계는 그 이전과 그 이후를 통틀어 경제적으로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그 경험에서 교훈을 찾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을 한 마디로 이야기 하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이야기 할 때, 예 라고 이야기한 소신 있는 장하준 교수의 경제서적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해 도취되고 있는 세계에 대해 더 큰 눈을 뜨고 정확하게 보라는 경종을 울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경제학서적 치고는 통계와 숫자, 경제학 용어들이 많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것은 저자가 비주류경제학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제분야의 세계사 흐름이 이렇게 긴박하고 재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저자는 스토리 텔러가 확실하다. 이 책은 세계를 거시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경제학에 문외한 사람이나 개발도상국에 있는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자는 그의 시각을 탁월하게 표현함으로써 세계에 공헌을 한 사람이다. 글을 쓰는 시간을 정신적 유배생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힘들고 고되지만 쓸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그의 신념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목차와 차례에 대하여>

*언뜻 목차만 보기에는 어떤 내용을 이야기 할지 잘 상상이 가지 않아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는 성공적이었다. 역시 비주류경제학자라는 생각이 목차를 통해서 전해졌다. 이 책은 경제사의 세계사 흐름을 많이 인용하여 딱딱하지 않고 읽기 좋았다. 경제사의 흐름이 이리 흥미진진한 줄 몰랐다. 역시 스토리텔러답다.

*거의 장마다 질문을 던지는 방법 또한 궁금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활자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은 숨은 그림찾기난 퍼즐 조각을 맞추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세계사의 언급과 질문은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반복되는 사악한 삼총사의 행위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한결 같은 외침을 보이고 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사고의 사각지대를 넓혀준 것 같이 시원하고 저자의 일관성 있는 이야기와 자칫 간과할 수 있는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해준 것은 아주 신선했다. 내용이 잘 정리 되어 있지만 저자가 언급하지 않은 사각지대를 찾기에는 아직 미력하다.

<마음에 드는 장과 절>

*’프롤로그와 1장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편은 많은 경종을 울려주었다. 경제분야는 생각하면 머리 아프고 보기 싫은 것이 특징인데 아주 쉬운 언어로 재미있게 잘 이야기 해 주었다. 특히나 지협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나에게 코끼리를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준 것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저자의 책을 몽땅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6 1997년에 만난 윈도 98’ 편에서 역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적보호권이 개발도상국에 그렇게 지대하고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몰랐다. 나만 잘 살면 그만인가?라는 것에 대한 물음이 떠나질 않는다.

<참고사항 및 보완점>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한 답을 스스로 풀어가는 과정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설득력이 있다. 읽으면서 궁금증이 일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질의 응답법이 생각이 났다.

*어렵고 딱딱하기만 한 경제를 세계사의 흐름과 접목시키니 흥미롭고 재미가 있다. 내가 여태껏 읽은 경제서적 중에 백미이다.

*쉽게 풀어 썼다. 저자를 스토리 텔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장하준은 이야기꾼인 동시에 그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전문가들이 소위 빠지기 쉬운 오류를 장하준은 너무나도 멋지게 벗어난 사람이다.

*보호무역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것 말고는 다른 관점에서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언급이 지극히 적다. 한 쪽의 시각으로 치우칠 영향이 크다.

*사악한 삼총사를 맞설 수 있는 해법이 너무도 빈약하다. 그 부분이 실망스러웠다. 중간에 해법이 있다는 말로 단호하게 이야기할 때는 사뭇 기대가 되었었는데, 결론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저자의 결론으론 부족하니 독자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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