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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3일 18시 55분 등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구본형

 


나에게는 스승이 있어
늘 물어 보았어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러면 보여주었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 않아
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윽한 달빛아래 앉으셨지


스승은 명령하지 않아
사람마다 다르니
이건 되고 저건 안돼 라고 말하지 않아
제자가 하는 꼴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이따금 말을 하지
여기에 암초가 있고
저 너머엔 해협이 있다
여긴 바닥이 깊으니 냅다 달려라
이 넓고 넓은 곳은 외로움이니
물결과 이야기하고
홀로 고기를 잡아 먹고
햇빛에 심장을 그을려야
망망대해를 지날 수 있다
두려워 마라


스승은 연꽃처럼 웃고

암시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뻔한 삶은 삶이 아니고

싱싱한 모험만이 살아있게 하니

결국

나의 삶이었고

못 견디게 아름다웠다 할 것이니

네 길을 가라

네 길을 가라

 

 

 

 

-----

다시 스승님의 시를 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님을 만나고 싶음이요, 자꾸만 뻔한 삶을 살려고 하는, 이기심의 나를 경계하려 함이다. 그 섭외하기 힘든 그리스의 영웅들 불러 싱싱한 삶 보여 주었건만 아둔한 나는 모험은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이고 영웅은 그저 멋지기만 하다.

                     

내 진작 많이 물어봐 둘걸. 그땐 질문하기 위해 나를 안고 밤을 지새야 했다. 지금은 질문은 쉽게 할 수 있으나 답을 듣기 위해 깨어있고 또 깨어 있어야 한다. 스승님의 연꽃 미소 바로 알고 싶어 당장 천사가 되려다 접는다. 천사는 무슨! 까불다 악마 된다.

 

바보야, 스승님 말씀 깊이 들으면 그 속에 답이 있어.

다시 귀 기울여 봐, 마음의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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