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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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
이재무
삶에서 '간절'이 빠져나간 뒤
사내는 갑자기 늙기 시작하였다
활어가 품은 알같이 우글거리던
그 많던 '간절'을 누가 다 먹어치웠나
'간절'이 빠져나간 뒤
몸 쉬 달아오르지 않는다
달아오르지 않으므로 절실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으므로 지성을 다할 수 없다
여생을 나무토막처럼 살 수는 없는 일
사내는 '간절'을 찾아 나선다
공같이 튀는 탄력을 다시 살아야 한다
-----
놀러 와.
그러게 말이다. 그게 잘 안되네.
그녀가 말했다.
간절함이 없어서겠지.
인정한다. 맞다, 간절함이 없어서였다. 그녀와의 만남을 미룬 것도 꿈을 저울질하며 미룬 것도 간절함이 부족해서였다. 그렇다!간절함만이 깊은 인생으로 가는 힘이다. 거기에 절박함을 더하면 더할 나위 없다. 간절함이 내면의 들끓는 갈망이라면 절박함은 현실에 닥친 발등의 불이다. 이 두 가지가 만난다면 여생을 나무토막처럼 살순 없으리라. 간절함은 영혼이든 현실이든 하나의 결핍이 일으키는 게 아닐까 싶다. 간절하면 우연이 도와 준다. 우연은 주술이자 신의 마음씀이다. 신이 우연의 숲 속에 그대를 데려다 놓으면 냉큼 알아채고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내 생의 의미가 되고 필연이 되고 운명이 된다.
그대가 좋아하는 시인을 만난 건 우연이자 나의 간절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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