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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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8 / Menghai
축제를 위하여
동과주, 이들은 이 녀석을 이렇게 부릅니다.
그렇게 크지 않는 재래종 돼지입니다.
가두어 두지 않고 풀어서 키웁니다.
자주 먹지 못하는 귀한 것이니 먹어보겠냐며 제법 큰 종지에 피 한사발을 담아 권해옵니다.
잠시 망설이다 받아들고 또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한 모금, 결국 마시는 시늉만 하고 말았습니다.
겨우 한 모금 삼켰을 뿐인데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따뜻하고 폭신했습니다.
고사준비가 제법 그럴싸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도 비슷한 의식이 있었을 것입니다.
대륙에서 우리식으로 행하는 의식.
찡했습니다.
해넘이 무렵 시작 될 축제준비가 종일토록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