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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6일 15시 32분 등록

업무만 처리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자기계발에 힘써야 하기에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엄밀히 따져보면, 문제는 시간부족이 아니라 잘못 소비되고 있는 실정에 있지만, 조직에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마련이다. 끊임없이 추가되는 상관의 업무지시, 빈번한 회의, 예상하지 못한 협조요청 등 본연의 업무와는 상관없는 일에 신경이 빼앗기니 날이 갈수록 시간은 부족해져만 간다. 업무시간 내에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다 보니 빈번하게 야근하게 되고, 결국엔 업무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능력을 높여서 퇴근 시간 전에 일을 끝내는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관건은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근무시간 동안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하지만,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은 아무런 방해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은 신뢰할 만한 통계에 의해 뒷받침되며, 필자의 경험상으로도 충분히 납득되는 조사결과이다. 그렇다면 이 3시간 동안 하루 업무를 집중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야근 없이 18시 정각에 퇴근을 할 수 있다.

칼 퇴근. 잦은 야근에 익숙해진 직장인들에게는 환상과 같이 들리겠지만, 필자에게는 야근이야말로 연중행사라 할 만큼 드문 일이다. 가끔씩 야근을 하긴 하지만, 한 달에 2~3번 정도다. 급히 해야 할 일이 없으면, 절대로 회사에 남아 있지 않는다. 야근도 상급자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는 경우에만 남는다. 그 대신 근무시간 내에 내 일을 다 끝내놓고, 여유가 되면 상급자의 일도 처리해 준다. 그래서 주위로부터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근이 일상이 된 기업이라면 능력에 상관 없이 일 안 한다고 찍히겠지만, 요새는 업무처리만 잘 하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에 힘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게다가 근무시간이라도 일을 다 마친 상태라면, 책을 읽는다거나 업무관련 글들을 찾아 읽는다. 한 동안은 일 안 한다는 오해를 살 여지가 있지만, 차차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당장은 업무와 상관이 없어 보여도 해야 할 일을 마친 상태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 데다가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만큼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보다 더 유능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필자는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 남들보다 업무처리능력이 두드러질 만큼 뛰어나지도 않고, 학습능력이 탁월하지도 않다. 다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뿐이다. 근무시간 동안 딴 짓 하지 않고, 업무에만 집중하는 습관 덕분이다. 근무시간에는 오로지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남들처럼 출근 후 아웃룩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RSS로 최신 글들을 훑어 보는 걸로 일과를 시작하긴 하지만, 업무와 관련하여 10분 이내로 읽고 나서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점검한다. 그 후로는 계속 업무에 집중한다. 회의, 휴식, 점심식사 등으로 업무흐름이 끊어지기도 하지만, 머릿속에는 처리해야 할 일과 효율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리고 의자에 앉자마자 업무에 몰두한다. 근무시간 내에 개인적인 일로 낭비하는 시간이 거의 없으므로, 대체로 오후 중에 모든 일이 끝난다. 그러니 근무시간에 책을 읽든 칼 퇴근을 하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근무시간 동안 집중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직장인들은 업무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속적인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전화, 이메일, 팩스 등 온갖 매체로부터 잠시 단절되어야 한다. 근무시간에는 업무에만 집중해야 한다. 가끔은 내가 사장이라면 당장이라도 해고하고 싶을 만큼 근무시간에 딴 짓 하는데 정신 팔린 사람들을 보곤 한다.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직장은 회사의 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월급을 받으며 다니는 곳이다. 근무시간에는 일에만 집중하라. 일 먼저 끝내 놓고,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든 소일거리를 하든 하라.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 된다. 이런 시간은 대체로 출근 후, 점심 식사 후에 생긴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거나, 점심식사 후 바로 자리로 돌아와 일을 처리하면 방해를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휴식 시간이 줄어드는 듯싶지만, 주위 사람들의 방해를 덜 받으므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평소보다 짧은 시간 내에 일을 끝낼 수 있게 된다.

업무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주위에서 방해하는가? 그렇다면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라. 필자의 경우에는 집중적으로 일을 할 때에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한다.[1] 음악이 좋아서가 아니라 외부와 단절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얼핏 보면 음악을 듣는 모습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쉴새 없이 업무를 처리하므로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있으니, 다른 데 신경이 빼앗기지 않는다. 간혹 상급자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듣기도 하지만, 일에 몰두하고 있기에 오히려 미안해 한다. 근무시간에 음악을 듣고 있긴 하지만, 일에 집중하기 위한 행위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누구라도 자신이 업무를 방해했다고 느끼게 된다. 사실 음악은 귀에 잘 안 들어온다. 그럼에도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외부의 방해를 미리 단절시키고 업무에 몰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업무의 흐름을 끊기지 않고 처리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적합한(혹은 기업에서 수용 가능한) 신호를 만들라. 한 동안은 주위로부터 쓴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나은 성과를 내놓기 위한 습관이라고 알게 되면 이해해준다.

업무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라. 근무시간에는 업무를 최우선에 두라. 집중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적극 활용하라. 주위의 방해를 차단하고, 업무에만 신경을 기울일 수 있는 방어막을 계발하라. 점차적으로 향상하는 업무효율성을 몸소 체험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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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자의 <업무에 집중하는 방법>이란 글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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