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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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칼럼에서는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였던 경쟁자보다 '더 잘하기 전략'이 어떤 함정으로 유인하는지에 대해 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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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일본기업들에 의해 많이 활용되어 온 Operational Excellence는 고품질/저가격과 같이 과거에는 상쇄관계에 있다고 간주된 영역까지도 개선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더 좋은 디자인과 품질의 일본제품이 더 싼 가격으로 미국 본토 시장을 공략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운영 효율성’에 기반 하여 경쟁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거의 없고, 경쟁기업보다 앞선다는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첫 번째 이유는, Best Practice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운영 효율성의 절대적 개선은 이루어져도 상대적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자사와 경쟁사의 전략이 동일해져 가는 ‘전략적 수렴화’현상 때문이다.
이 얼마나 축복이던가!!디지털 기술의 발달 덕분에 과거에는 거의 한 세기에 걸쳐 연구하고 노력해야 따라 잡을 수 있던 선진기업들의 운영 노하우를 비용은 약간 비싸지만 아주 짧은 기간에 손쉽게 도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정말 신천지가 열린 것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 알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 ERP라는 solution을 우리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 옆에 있는 경쟁자도 도입하고 내 앞에 있는 경쟁자도 똑 같이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게다가 내가 이것을 도입했다는 것 자체가 이 마치 냉전시대 군비확장게임의 출발 신호와 같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내가 ERP를 도입하여 나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순간, 이미 나의 경쟁자는 그것을 도입 하지 않을 수 없는 게임으로 빠져 든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쟁자들도 모두 비싼 비용을 치르고 ERP를 도입하여 초일류 기업의 운영 노하우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 산업의 고객들은 절대적으로 더 나아진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적 경쟁우위라는 측면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나와 경쟁자 모두 운영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향상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무엇이 달라 진 것인가?
비단 첨단 기술이 필요한 ERP뿐만 아니다. 과거 유럽에서 우유 생산량을 20%나 늘릴 수 있는 ‘젓소 성장제’라는 호르몬이 개발되어, 이를 활용한 초기의 낙농업자들은 1갤런 당 우유생산 비용의 절감으로 한동안 많은 이익을 남겼다. 그야말로 낙농업자에게는 20%의 추가적인 富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일부 낙농업자들만 그것을 독점하지 못하고 많은 낙농업자들이 잇달아 이 호르몬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생기게 된다. 낙농업자들의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게 되자, 우유의 공급이 늘면서 우유값이 떨어지게 되어 종국에 낙농산업 저수익 산업이 되게 되었던 것이다.
기업의 Operation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ERP패키지를 예로 들어 첫 번째 이유에 대해 설명해보자. IBM 독일 본사에 근무하던 몇몇 연구원들이 나와 창립한 SAP은 유럽 초우량 기업들의 핵심프로세스의 노하우를 디지털 기술로 프로그램화 하여 ERP solution을 개발하였다. A 기업은 구매프로세스가 일품이고 B기업은 생산프로세스가 일품이라면 이런 기업들의 명품 프로세스들을 모아서 Enterprise Resources Planning이라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solution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만약 기업운영 노하우가 열악한 기업에서 이것을 도입하여 잘 활용만 할 수 있다면 단박에 유럽 초일류 기업의 운영방식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이 얼마나 축복이던가!!
비단 첨단 기술이 필요한 ERP뿐만 아니다. 과거 유럽에서 우유 생산량을 20%나 늘릴 수 있는 ‘젓소 성장제’라는 호르몬이 개발되어, 이를 활용한 초기의 낙농업자들은 1갤런 당 우유생산 비용의 절감으로 한동안 많은 이익을 남겼다. 그야말로 낙농업자에게는 20%의 추가적인 富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일부 낙농업자들만 그것을 독점하지 못하고 많은 낙농업자들이 잇달아 이 호르몬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생기게 된다. 낙농업자들의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게 되자, 우유의 공급이 늘면서 우유값이 떨어지게 되어 종국에 낙농산업 저수익 산업이 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지난 1980년대 일본 가전업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모든 가전제품에서 ‘Low Cost/High Quality’생산할 수 있는 일본에 의해 서구 가전 업계는 큰 고난을 겪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일본도 가전업체끼리 모든 분야에서 서로를 모방해 가며 같은 제품으로 같은 고객을 놓고 경쟁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가전업계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서 대게 Operational Excellence만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산업을 정의하고, 동일한 segmentation을 하고, 동일한 channel을 통해 판매하고, 동일한 서비스 정책을 채택하기 때문에 아무도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며 모두 생존 가능 이익만을 창출하는 ‘완전 경쟁’체제로 빠져 들게 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결론을 정리하면, Operational Excellence(운영의 효율성)만을 통해서도 분명 가치(절대적 가치)를 창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을 경쟁사가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면 기껏 창출한 가치는 높은 가격을 매기지 못하고(상대적 우위가 되지 못함) 고객들에게 그냥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그 가치를 수익으로 남기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는- 더불어 ERP 제공업체, 젖소 호르몬 제약업자에게도 - 더 없이 좋은 가치를 주지만 정작 기업들에게는 돌아오는 가치가 없는 게임(완전 경쟁체제)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누군가 먼저 시작하면 다른 이들은 싫던 좋던 시작해야 하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완전경쟁체제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기업들은 소위 ‘commodity trap’으로부터 빠져 나와야 한다. 즉, 기업의 제공물(offering)을 통해 더 낮거나 독점적인 가치를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아니 적어도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방식을 창출할 수 있을 때 commodity trap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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