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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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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일 09시 53분 등록
'재미있는 전략이야기'시리즈는 전략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담담하게, 대부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략'이라는 것이 발생하게된 기원과 그 진화의 역사를 살펴 보는 것입니다. 원시적 상황에서도 전략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전략은 인간의 전유물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의 역사에서 전략의 기원을 찾지 않고 진화의 역사에서부터 전략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화의 역사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아니 인간도 처음에는- 생명체에게 전략은 DNA에 프로그램 되었던 것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DNA에 프로그램된 전략이 생긴 것이지요. 그런데 인간은 거기서 더 나아가 '의식'이라는 것이 창발된 후부터는 의식적으로 전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진화의 역사에서 경쟁은 매우 느리고, 적응적인데 반해 인간의 역사에서 경쟁은 급진적이고 혁신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인간이 미래의 일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어째서 인간만이 그토록 전략적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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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 형태의 전략은 유전자 넣어진 프로그램들의 조합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에는 이러한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원시적 전략에서 두뇌가 의식적으로 창조하는 전략으로 진화하였다. 왜냐하면 인간의 경우에는 다른 종들에 비해 전략이라는 것이 진화할 있는 토양이 조성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번째 이유는 영장류로서 물려 받은 유산이다. 영장류는 종종 내부 집단을 조직하여 외부 집단과 구분한다. 인간과 같이 개개의 존재가 다른 종에 비해 나약한 존재들은 보다 먹이를 사냥 하기 위해 집단을 이루며 살아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전적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이 진화적으로 매우 유리했을 것이다.
집단을 이루고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다른 종들과는 달리 영장류 사회에는 구성원들 사이에 지배/피지배의 계급체계가 뚜렷하게 구축되어 있다. 영장류에 속한 종은 이른 시기부터 서로를 의식하고 계급체계 내에서 지위 다툼을 벌이며 궁극적으로 지배와 복종이라는 특수관계를 형성해 왔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면서 특정 먹잇감을 놓고 다른 집단과 충동적이고 일시적인 소규모 다툼들이 자주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다툼은 인간이 농업을 발명하여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더욱 심화된다. , 집단이 특정 장소에 존재하게 되고, 재산을 축적할 있게 되고, 노동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다른 집단들이 축적한 재산과 노동력을 빼앗으려는 의도에서 대규모의 조직화된 다툼, 소위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있다. 목표로 하는 집단이 장소에 거주하므로 전쟁을 하기도 용이해 것이다. 

이렇게
대립하는 집단이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을 비롯한 일부 영장류와 사회적 곤충에서만 있는 특징이다. 많은 개미류에서는 병정 개미라고 하는 특수한 일개미는 무시무시한 전투용 턱을 가지고 있어 집단을 위해 다른 개미 군대와 싸우는 일을 도맡는다. 다른 개미의 본거지에 침입하여 집을 방위하고 있는 일개미나 병정 개미를 죽이고 성충이 되기 전의 애벌레를 빼앗아 간다. 애벌레들은 포획자의 본거지에서 성충이 되어 청소, 먹이 구하기, 새끼 돌보기 개미집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인 작업에 활용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와 개미 집단을 이루고 사는 생명체는  집단 내의 계급 투쟁과 집단 간의 전쟁에 빈번하게 노출되게 되고 이러한 투쟁에서 승리할 있는 전략 필요성도 커지게 되었다

그러나
개미나 영장류의 전쟁은 천년 과거나 현재나 목적과 양상이 변화하지 않았다. 오직 인간만이 수렵과 채집 단계, 농경 사회, 산업 사회를 거치면서 전쟁의 목적과 양상이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으며 더불어 전략도 원시적인 수준에서 더욱 정교하게 진화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다른 종들에 비해 인간이 활용하는 전략 더욱 진화할 있었던 번째 이유는 바로 모방과 학습에 대한 탁월한 능력이다.

모방이
불가능한 생물은 유전자에서 얻을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에 그들은 학습하여 행동을 개선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죽을 , 그들이 개선한 것도 그들과 함께 사라지며, 그들의 자식들은 다시 유전적으로 부여 받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면, 모방할 있는 생물은 이미 학습으로 개선된 그들 부모의 행동을 습득할 있다. 따라서 모방자는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놓은 창조물에서 시작하여 나은 개선을 이루어낼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개선한 것을 자손에게 전달할 있다. 그러므로 모방은 새로운 혁신이 모방하는 존재의 삶에 추가되도록 한다. 관찰하는 존재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본보기가 되는 대상의 행동을 출발점으로 삼을 있다는 점에서, 모방으로 인해 어떤 존재도 자신의 힘으로 발명할 없는 행동이 누적적으로 진화할 있었다.

 이러한 모방이 인간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와 인간의 모방 능력을 비교한 실험에 의하면 인간의 모방기술이 다른 종에 비해 매우 탁월함이 입증되었다. 영장류의 대표격인 침팬지와 5 미만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구를 활용하여 먹이를 획득하는 시범을 보여주고 모방을 유도한 실험에 의하면, 영장류는 시범을 관찰하면서 어떤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 어떤 도구가 사용될 있다는 것을 학습하지만, 어떻게 도구가 사용되는지에 세세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반면, 아이들은 정확하게 모방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기술도 계속해서 사용한다. 그러나 침팬지는 보다 효율적인 대안이 있을 경우에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침팬지에 비하여 똑똑하지 않으며, 단지 모방을 뿐이다. 종합해볼 , 이러한 실험들은 영장류와 인간의 사회적 학습이 같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이들은 매우 정확하게 모방하는 반면, 영장류는 흉내를 내거나 적어도 정확하게 모방한다.

이러한
정교한 모방능력은 인간에게 누적적인 문화적 진화를 가능케 했다. 여기서 문화란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있는 정보이며, 교육 모방, 혹은 여타 사회적인 전달을 통해 다른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습득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누적적인 문화적 진화란 수많은 세대에 걸쳐서 전달되고 수정되어 결국 복잡한 인공물이나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문화 진화의 결과, 완벽한 인공물이 때까지 계승된 전통에 지속적으로 혁신을 보탤 있었다. 원시 수렵채집인의 같은 단순한 도구도 수많은 요소로 나누어 진다. 창은 꼼꼼하게 제작된 공기역학적인 나무로 만든 자루, 돌을 깎아서 만든 날카로운 , 그리고 촉이 창에 고정되는 부분으로 나눠진다. 밖에도 창의 부분을 만들려면 수많은 다른 도구들이 사용되어야 한다. 자루를 다듬고 곧게 하려면 스크레이퍼와 렌치가 필요하며, 촉을 고정시키려면 힘줄을 자를 있는 칼이 필요하며, 돌로 촉을 깎아서 다듬으려면 망치가 필요하다. 같은 복잡한 인공물은 개인이 발명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수많은 세대에 걸쳐서 점차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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