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키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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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가는 경영자일까, 노동자일까?
작년 말까지 저는 17년간 크고 작은 조직에서 직장인으로 살았습니다. 당시 저는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회사가 직원을 위해 해주는 것은 별로 없다. 월급은 내가 제공한 노동의 당연한 대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시간을 회사에 저당 잡혔는데도 월급은 많지 않구나.’ 전형적인 노동자 마인드이지요? 지난 몇 달 간 1인 기업가로 살아보니, 이것도 사업이라고, 조금씩 경영자 마인드를 갖게 됩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수입이 없으니 어쩐다. 사무실도 없고 딸린 직원도 없으니 천만다행이지, 사무실 임대료에 직원 월급을 생각하니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구나. 그래서 사장님들이 그렇게 안달복달 전전긍긍하셨구나.’
요즘은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이 참 고마웠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 다닐 때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회사 내 유일한 경영자이자 노동자인 1인 기업가가 되어서인가 봅니다. 회사가 고마운 이유를 하나씩 짚어 볼까요?
매달 받는 월급명세서에 찍힌 공제금액 참 아까우시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오토매틱으로 월급에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회사와 직원이 반씩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 월급명세서의 납부액이 17만원이라면 회사가 그만큼을 보태어 총 34만원이 보험료로 납부됩니다. 고용보험은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회사의 부담 비율이 직원보다 커집니다. 이런 금액을 1인 기업가는 자신이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얼마 전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경제 활동을 시작했으니 보험료를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국민연급 납부액의 최소 금액은 89,100원. 현재 수입 수준으로는 이 금액도 부담입니다. 그래서 8월 말까지 납부 유예를 신청했습니다. 8월 말쯤 다시 고지서가 올 때쯤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까요?
몇 달 전에는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세무서를 수차례 왔다 갔다 하고, 상대편이 못 받았다고 해서 재발행을 하고, 정말 골치가 아프더군요. 회사원일 때는 내 업무만 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기획, 개발, 생산, 영업, 마케팅, 관리 업무까지 모든 일을 다 해야 하는 1인 기업가이니까요. 예전 회사에서 일할 때 외부에서 전문면접관 의뢰나 강의가 들어오면, 회사 눈치를 많이 봐야 했습니다. 현업에 집중하지 않고 뻘짓한다는 시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1인 기업가인 지금,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런 의뢰는 눈을 씻고 찾아도 많지 않을까요? 머피의 법칙?
회사로부터 받았던 혜택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혼자 먹는 점심이 쓸쓸합니다. 회사에 있을 때는 혼자 하는 점심이 참 좋았거든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직장인일 때는 저녁 회식도 귀찮았습니다. 일찍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요. 그런데 요즘은 유쾌한 동료들과 갈비를 굽고 맥주잔을 기울이던 회식이 그리워집니다. 교외로 나가는 워크샵이다 회사 행사다 참 성가시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가족 여행이 아니면 그런 곳에 가기가 힘듭니다. 1인 기업가의 삶은 고독한 자유가 충만한 삶인가 봅니다.
그러니 직장인 여러분, 회사가 당신을 미치게 만들더라도 기운내세요. 언젠가 회사를 나오게 되면, 저처럼 회사가 고마운 날도 있을 겁니다. 한 주의 마무리 금요일, 좋은 사람들과 불금 되시길요!
1인 기업가 재키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http://blog.naver.com/jack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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