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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3일 07시 46분 등록

여정을 다녀왔습니다. 며칠간의 불교 체험. 공부의 과정으로 참석하게 된 워크숍입니다. 식사, 잠자리, 법당. 모든 게 신기한 첫 경험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예불을 올리고 신호에 맞추어 절이 시작됩니다. 절이란 자신을 숙이는 행위입니다. 상대방과 세상에 대한 예의이자 경배. 내안에 있는 참나를 발견키 위한 수단일수도 있습니다.

두 손의 합장. 손을 모음은 어느 종교에서나 같습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 무릎을 꿇습니다. 굴욕의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과 절대자에 대한 내려놓음입니다. 양발도 가지런히. 흐트러짐이 없어야합니다. 자세가 중요합니다. 다른 부작용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딱딱함이 아닌 부드러움, 경직됨이 아닌 유연함의 동작을 시늉 내어 보지만 마음만 조급합니다.

엎드려 양손바닥의 하늘 향해 올림. 공경으로 자신과 모든 것에 대한 존귀함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들어 올림. 부처가 얘기한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자신만큼 존귀한 사람이 없음을 그렇기에 스스로를 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연결된 절의 형상이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길 욕심내어 봅니다.


어색함 가운데 힐끗 옆 사람을 쳐다봅니다. 도반(道伴)이라고 일컫습니다. 함께 도를 닦는 벗. 혼자 하였으면 힘이 배로 들겠지요. 지치더라도 동료들의 호흡에 맞추어나갑니다. 조금씩 가빠오는 숨. 선풍기 몇 대가 헐떡여보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오늘을 감당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후줄근 흘러내리는 땀방울들. 무념무상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합니다.

‘힘드네.’

‘몇 회나 했지.’

‘언제 끝나려나.’

‘동작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바지는 어찌 이리 내려만 갈까요. 추스르는데 신경쓰다보니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외부로 어떻게 비춰질까하는 나의 성향이 드러납니다. 힘들게 왜 이런 것을 하고 있을까요. 그냥 해보고 싶었습니다. 절의 효과. 이런 것을 차지하고서라도 행해지는 일련의 행위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불교에는 여러 수련법이 있습니다. 절 외에 명상, 염불, 봉사 등. 그래서인가요. 아침 공양이후에는 팀을 나누어 울력이란 것을 하였습니다. 굳이 해석한다면 노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방, 화장실, 식당, 이불청소 등 자신이 하루 머물렀던 흔적을 남기지 않고 털어냅니다. 서로 힘을 합하여. 맡은 소임은 쓰레기 정리. 재활용과 일반, 음식물을 분리 떨어진 장소로 이동시킵니다. 퀴퀴한 냄새들과 함께 안경알에 맺히는 방울들. 말미에 스님 한분이 창고정리를 한답시고 서랍장 이동을 요청합니다. 해묵은 시간을 드러내듯 거미줄이 잔뜩 쳐져있는 물건. 보자마자 묵혔던 감정이 차오릅니다.

‘뭐야. 비싼 참가비까지 치루고 왔는데.’

‘날 잡으셨나.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는 건가.’


나의 알아차림은 그것이었습니다. 짜증, 화남. 이 감정을 어찌할까요. 머물고 지켜보라고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나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그래서 도를 닦아야 되나봅니다. 부처가 보리수 나무아래서 자신을 바라보는 고행을 했듯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안간힘을 써봅니다. 무거워지는 다리. 운동이 저절로 되겠네요. 마침. 주지스님의 멘트에 따라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돌입합니다. 쌕쌕 가쁜 호흡의 내쉼. 안정시키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 바람결 맑은 마음이 찾아왔습니다. 무념. 그러네요. 이것이 수행의 결과이네요. 잔잔한 물위에 무엇이든 비추면 그대로 투영이 될 듯. 기분이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하지만 잠시 후 밀어닥치는 졸음의 시련. 허허. 그럼 그렇지요. 매순간이 그렇듯 삶의 수련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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