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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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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1일 07시 32분 등록

『한시미학산책』 2 of 2

정민 지음, 휴머니스트

 

20주차 (8/14~8/20)

티올(윤정욱)

 

[INTRO]

 

 

1. 작가 분석

 

가.   정민 교수는 누구인가?

 

1960년 충북 영동 출생.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문학의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살아 있는 유용한 정보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꼼꼼히 읽은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고전 문장로나 연암 박지원』을 펴냈다. 18세기 지식인에 관한 연구로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과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미쳐야 미친다』 등이 있다. 청언소품(淸言小品)에 관심을 가져 『마음을 비우는 지혜』, 『내가 사랑하는 삶』,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돌 위에 새긴 생각』, 『다산어록청상』, 『성대중 처세어록』, 『죽비소리』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옛 글에 담긴 선인들의 내면을 그린 『책 읽는 소리』, 『스승의 옥편』 등의 수필집과 한시 속 신선 세계의 판타지를 분석한 『초월의 상상』, 문학과 회회 속에 표상된 새의 의미를 찾아가는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등을 간행하였다. 『한시미학산책』의 자매편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한시 입문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펴냈고, 사계절에 담긴 한시의 시정을 정리한 『꽃들의 웃음판』을 출간했다.

 

나.   주요 저서 : 별도 정리

 

다.   한시(漢詩)란 무엇인가? : 별도 정리

 

 

II.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 9 : 작시, 즐거운 괴로움 (고음론) #

 

(235) 대상을 향한 미친 듯한 몰두 없이 위대한 예술은 이룩되지 않는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미쳐야 미친다. 비록 하찮은 기예라 해도 자신을 온전히 잊는 몰두가 있어야 비로소 성취를 말할 수 있다.

 

è 미쳐야 미친다. 가슴에 와 닿지만 실천 하기는 참 어려운 말이다. 정민 교수는 때로는 아둔해보일지언정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조선의 천재 학자들을 좇아 동명의 제목으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조선 중기에서 말기 시대의 학자들을 살펴보며 이들을 꾸준히 정리해 놓은 곳에서 미쳐야 미친다를 완성하고, 또한 일부를 이번 장에서 활용한 듯도 하다.

 

(237) 최고의 경지에 오르려면 잗다란 기교쯤은 까맣게 잊어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영욕도 득실도 생사까지도 마음에 두어서는 안 된다.

 

(252) 구양수는 글을 지으면 벽에다 붙여놓고 볼 때마다 이를 고쳤다. 완성 후에 보면 처음 것은 한 글자도 남지 않은 적이 많았다고 한다. 소동파가 <적벽부(赤壁賦)>를 짓자, 사람들은 그가 고치지 않고 단숨에 지은 줄 알았다. 막상 이를 짓느라 버린 초고가 수레 석 대에 가득하였다.

 

è 이 문장을 보며 동시에 북리뷰를 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돌아 보게 된다. 구양수의 글쓰기는 마치 통나무를 조각해 만든 예술품 같다. 큰 통나무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자르고 덜어내고, 또 고친다. 또 얼마만큼을 깎아내고 또 덜어낸다. 그렇게 남은 것은 그 큰 통나무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것들 만을 모아 하나의 글을 짓는다. 과제 하듯이 북리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본다.

 

(253) 시에 대한 고질이 이쯤 되면 편작이 열이라도 고칠 방도가 없다. 일상의 모든 행동이 시와 무관한 것이 없다. 시를 쓰는 일은 이들에게 있어 매 순간을 살아 숨쉬게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다. (중략)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줄 알면서도 쓰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이 시인이다.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모사는 표현 욕구를 옛사람들은 기양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è 시를 사랑하는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은 등단을 했던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꾸준히 시를 쓰고 계시는 분이었다. 한번은 그 분의 사모님이 그 분께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왜 자꾸 시를 쓰시나요?” 사모님의 반쯤 농담 섞인 물음에 그 분의 대답이 기가 막혔다. “내가 쓴 시를 아무도 보지 않을 걸 알면서도 시를 쓰는 것이 바로 시인이다나도 모르게 절로 ~’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금슬 좋은 두 분은 작년에 공동으로 여행 에세이 한 권을 내셨다.

 

√ 고음론이란? : 주체하지 못할 창작에의 열정 또는 창작에 따르는 고통

 

 

# 10 : 미워할 수 없는 손님 (시마론) #

 

양웅 <축빈부>, 이규보 <구시마문>

 

(267)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때에는 바탕이 순박하여 꾸밈이 없고 순후하고 정직하다. 그러다가 한번 시에 빠지면 말을 요사스럽게 하고 괴상하게 비틀어 사물을 희롱하고 남을 현혹시킨다.

 

(268) 네가 오고부터 모든 일이 기구하기만 하다. 흐릿하게 잊어버리고 멍청하게 바보가 되며, 주림과 목마름이 몸에 닥치는 줄도 모르고, 추위와 더위가 몸에 파고드는 줄도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è 시인에게 시마가 들어온 뒤의 이상 증세에 대해 이규보가 쓴 글이다. 시마(詩魔)의 증세가 사랑에 빠진 사람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270) 이규보가 <구시마문>에서 제시한 시마의 다섯 가지 죄상

 

세상에서 알아주지도 않는데 붓만 믿고 찧고 까불게 만드는 죄

천기를 누설하면서도 당돌하여 그칠 줄 모르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죄

삼라만상의 온갖 형상을 닥치는 대로 남김없이 옮겨내서 겸손할 줄 모르는 죄

제멋대로 상 주고 벌 주며, 정치를 평론하고 만물을 조롱하여 뽐내며 거들먹거리는 죄

목욕을 싫어하고 머리 빗기를 게을리 하며, 공연히 끙끙대고 인상을 써서 갖은 근심을 불러들이는 죄

 

è 잘 보면 이규보가 시마를 꾸짖는 다기 보다는 이러한 다섯 가지의 죄를 범해도 좋으니, 그 자신에게 시마가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278) 그러고 보면 시 귀신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은 모두 시를 향한 시인들의 끝없는 몰두와 집착이 빚어낸 환영일 뿐이다. 꿈 속에서 귀신이 들려준 시는 실상 귀신이 들려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귀신의 입장이 되어 노래한 것일 따름이다.

 

(282) (시마, 시귀, 귀시에 관한 일하는) 모두 시가 폐부에 깊이 박힌 고질이 되어 시를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었던 옛 시인들의 시 사랑이 빚어낸 이야기다. (중략) 시마는 한 마디로 옛 사람의 시를 향한 열정의 다른 표현이다. 시귀는 사물의 비밀을 끝까지 꿰뚫으려는 시인의 집착이다.

 

(283) 배부르고 따뜻함 속으로 시마는 깃들지 않는다. 모든 것이 충족된 넉넉함을 시마는 혐오한다. 무언가 결핍된 상태, 그 결핍을 채우려는 시인의 정신이 죽장처럼 곤두서 있는 지점에서 시마는 슬그머니 시인에게 소며든다.

 

 

# 11 : 시인과 궁핍 (시궁이후공론) #

 

(288) 현대의 문화인은 정치적으로는 부와 쾌락을 원하면서 예술적/실존적으로는 내핍과 괴로움을 원하는 모순적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쾌락을 거부하고 프로이트식으로 말해 반쾌락에서 만족을 찾는 본능적 충동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충동은 시대를 떠나 늘 존재해왔다. 모든 것이 갖춰진 넉넉한 환경에서 문학은 설 자리를 잃는다. 욕망이 좌절되고 꿈이 상처 입을 때 비로소 사람의 마음 속에 이른바 정서란 것이 생겨난다. 그것이 슬픔과 분노, 격정과 눈물이 되어 터져 나온 것이 바로 시이다.

 

(294) 시궁이후공은 궁핍한 환경이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잘 쓰게 한다는 말이고, 시능궁인은 시를 쓰는 행위가 시인의 궁핍을 가속화한다는 말이다.

 

è 인문학은 사람을 곤궁하게 한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닌 듯 하다. 어쩌면 그 탓에 자식이 문학이나 예술을 한다고 하면 머리 싸매고 누워 반대하는 부모들이 많았나 보다. 시공이후공, 시능궁인이라는 말의 연원은 오래 전 구양수의 <매성유시집서>가 그 시작이라고 한다. 저자는 문학을 포함한 예술 작품이 창작 되는 에너지원을 개인이 가진 참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려는 과정이자 수단으로 보았다. 그 간격이 클수록 더욱 간절히 회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간절함이 개인의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둘 가운데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나는 시궁이후공론에 손을 들 것 같다.

 

(295) 선비가 마음 속에 지식과 경륜을 쌓아두고도 그것을 사회적으로 실현할 수 없을 때 마음 속에 근심과 울분이 쌓인다. 이것을 글로 표현하니 보통 사람이 말하기 어려운 것을 그려낼 수 있다.

 

(303) 요컨대 시의 궁졸은 궁달과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타고난 능력과 관계되는 것일 뿐이라고 본 것이다.

 

(307)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 활동을 인간 내부의 두 자아를 일치시켜나가려는 몸짓으로 볼 수 있다면, 궁의 상황은 더 나은 예술작품의 창조를 위한 충분조건이 된다.

 

 

# 12 : 시는 그 사람이다 (기상론) #

 

(314) 문여기인(文如其人), 즉 글은 그 사람과 같다고 한다. 무심히 내뱉는 말 속에 이미 그의 인생관이나 처세의 방식이 드러난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가 있다.

 

(319) 한시 비평에서 말하는 기상론이란 바로 시인의 기질과 삶의 자세가 그의 시에 거울처럼 비쳐진다는 생각을 말한다. 그래서 시를 읽으면 만나보지 않고도 그 사람을 알게 된다.

 

(320) 서거정은 <동인시화>에서 시 속에 곤돈의 기상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어딘가 위축되고 초라하고 곧 허물어지고 말 것 같은 허망감이 시 전체를 감싼다. 그는 결국 인생을 곤궁과 불우 속에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시람의 기상이 이렇듯 언어에 그대로 떠오르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è 문학 작품은 물론 노래 가수도 이러한 경우를 볼 수 있다. 슬픈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그 가수의 삶 역시 그의 노랫말 가수와 비슷하게 닮아간다는 속설이 있다.

 

(322) <득의시>

긴 가뭄에 단비를 만나게 될 때

타향에서 옛 친구와 조우한 순간

동방에 화촉은 밝힌 첫날밤

과거 합격 이름이 내걸렸을 때

 

(323) <실의시>

과부가 아이를 데리고 울 때

적에게 사로잡힌 장군의 표정

은애를 잃어버린 궁녀의 얼굴

과거에 낙방한 선비의 심정

 

(329)

천만 가지 하고 많은 생각이라야

붉은 화로 위에 한 점 눈송이로다

진흙 소가 물 위로 걸어가더니

대지가 허공에서 찢어지더라

 

(332) 시는 곧 그 사람이다. 알려 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언어가 제 스스로 말해주는 사실이다. 언어가 그 사람의 기상을 대변한다는 것은 그 연원이 깊다. 무심히 뱉은 말이 씨가 되고,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시화에 자주 보이는 시참(詩讖)’이 바로 이를 말한다. 시인은 모름지기 가슴 속게 호연한 기상을 품을 일이다. 떳떳함을 길러야 한다.

 

 

# 13 : 씨가 되는 말 (시참론) #

 

(335) 시화에는 시를 보고 그 사람의 출처궁달을 예견하는 삽화들이 뜻 밖에 많다. 특히 앞서 무심히 한 말이 뒷날의 예언이 되는 경우를 따로 시참이라고 한다ㅏ.

 

(337)

늙은이 머리 위에 내린 흰 눈은

봄바람 불어와도 녹지를 않네

 

(355) 말에는 정령이 깃들어 있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생각 없이 되는 대로 쓴 한 편의 시가 어느 날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 말 한 마디, 시 한 구절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어이 붓을 함부로 놀리랴!

 

 

# 14 : 놀이하는 인간 (잡체시의 세계) #

 

√ 종류 : 층시(보탑시), 회문시, 자자회문시, 반중시, 반복시 등

 

(367)

나그네 천연거에 올라가더니

느긋이 천상의 객이 되었네

 

사람이 큰 절간을 지나가는데

절의 부처 사람보다 훨씬 크더라

 

 

# 15 : 실험정신과 퍼즐 풀기 (잡체시의 세계2) #

 

√ 종류 : 사시시, 약명체, 금언체, 장두체, 첩자시, 탁자시 등

 

√ 잡체시는 장난이 아니다. 엄격한 규칙을 강조하나 그 안에서 힘을 빼거나 다양한 변조를 보태어 새로운 맛을 낸 시라고 할 수 있다.

 

(403)

하늘이 보자 벗고 한 점을 얻으며

()’가 지팡이를 잃고 띠를 하나 둘렀네

 

(403)

천리초는 어찌 저리 푸른가

열흘 동안 점을 치니 살지를 못한다네

 

(409) 이 밖에도 기묘한 잡체시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시들 속에는 그 어려운 한자를 마치 떡 주무르듯 제멋대로 가지고 놀았던 옛 시인들의 풍류가 거나하다. 장난은 장난이되 격조를 잃는 법이 없었다. 얼마나 많은 습작의 과정을 거쳤으면 언어를 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을까. 언어를 매만지는 장인의 근성이 이런 잡체시를 낳았다.

 

 

# 16 : 말장난의 행간 (한시의 쌍관의) #

 

√ 16장 본문에서는 어우야담이라는 책이 자주 등장한다.

 

(421)

먼 나그네 산사를 찾아왔는데

갈바람에 지팡이가 가벼웁구나

곧장 절 문으로 들어서려니

사방 벽엔 단청이 환히 밝더라

 

(423) 시와 말장난은 엄격히 다르지만, 언어를 주된 질료로 삼는 시는 본질적으로 얼마간 유희적 기분을 띠게 마련이다. 특히 음과 같은 말이나 뜻이 여럿인 표현을 활용한 쌍관, 즉 말장난은 현대시에서도 흔히 보는 기교다.

 

(428)

가을의 긴 호수에 옥 같은 물 흐르는데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를 매어뒀지

임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

남의 눈에 띄었을까 반나절 무안했네

 

<쌍관의가 적절히 드러나는 한시 속 표현들>

 

√ 솥적 솥적 (鼎小鼎小) è 솥이 작다고 우는 소리 (흉년을 한탄함) + 소쩍 소쩍 울음 소리

√ 고아 고악 (姑惡姑惡) è 까마귀 우는 소리(까악까악) + 시어미 나쁘다 반복 하는 소리

√ 복국 복국 (復國復國) è 뻐국새 우는 소리(뻐꾹뻐꾹) + 나라를 되찾고 싶은 소망

 

(436) 예전부터 모란꽃을 그릴 때에는 나비를 함께 그리지 않았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고 나비는 여든 살 늙은이를 나타낸다. 모란에 나비를 함께 그리면 여든 살이 되도록 부귀를 누린다는 것으로 의미가 제한되어버린다.

 

<쌍관의가 내포된 한 시 속 장치들>

 

√ 고양이 : 70세 노인

√ 나비 : 80세 노인

√ 바위 : 장수

√ 대나무 죽() : 축원할 축()

√ 제비꽃 : 뜻 대로 이루시라

√ 표범 : 빠오, 알린다

√ 까치 : 기쁜 소식

√ 소나무 () : 보내다

√ 두 마리의 오리 : 소과와 대과에 잇달아 급제하는 행운을 기원

 

(442) 언어 예술로서 시가 언어가 이러한 유희적 성분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시가 예술 위에 신선한 호흡과 생동하는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시인이 문자 유희에 빠져서는 안 되겠지만, 그러한 유희 속에 뜻밖에 드러나는 언어의 발랄한 생기를 일부러 멀리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 17 : 해체의 시학 (파격시의 세계) #

 

(445) 소설 <요로원야화기>는 숙종조의 한 시골 선비가 서울서 과거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충남 아산 어름의 요로원에 잠자리를 찾아드는 것으로 시작 된다.

 

è 당대에 성행 했던 다양한 잡체시들의 양상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소설

 

(452) 희작시는 대체로 전승 과정에서 부연 확장된다.

 

(453) 김삿갓은 없다. 세간에 그의 시로 일컬어지는 시는 김삿갓이 아니고 누가 이런 시를 지으랴 싶은 것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중략) 이응수는 이곳 저곳에 구전되던 김삿갓의 시 183수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대부분 전해들은 기록이어서 진위를 따지는 일은 애초에 바랄 게 못 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김삿갓의 시는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불특정 다수의 희작시들이 모두 그의 이름 아래 한데 모인 것일 뿐이다.

 

(456)

내가 세상의 시옷을 보니

시비가 미음에 달려 있더라

집에 돌아가 리을을 닦게

안 그러면 디귿에 점을 찍으리

 

(458) 김준오는 자신의 저서 <도시시와 해체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절대적 진리도, 선도 없다는 해체주의는 세상일에 집착하지 않는 일종의 허무주의다. 왜곡된 현실을 왜곡되게 표현하는 해체시에서 온갖 비속어, 욕설 등이 서슴없이 구사되는 언어의 테러리즘을 보게 된다. 해체시의 어조는 진지하지 않고 너무나 유희적이고 거칠다

 

 

III.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하여 (독자의 눈으로) : 목차의 좋은 점, 아쉬운 점, 잘못된 점을 분석

 

# 장점 : 잘 지은 각 단락의 소제목 #

 

목차를 보면 그 책의 대략적인 특성이 보인다. 서사적 흐름이나 이야기 구성을 담고 있는 책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목차가 짧다. 소설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본문처럼 각 단락의 내용이 앞 뒤 단락과 연계성이 적은 경우에는 목차의 내용이 상세하기 마련이다. 목차의 제목은 간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각 단락이 품고 있는 핵심 내용을 잘 요약해야 한다. 잘 지은 목차를 보면 본문을 보지 않아도 대강의 내용이 짐작이 간다. 이 책이 그렇다. 그리고 본문을 실제로 읽어보면 목차의 소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본문을 읽고 난 후 나만의 소제목을 다시 붙여 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듯 하다.

 

 

# 아쉬운 점 : 본문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면? #

 

이 책의 장점으로 각 단락의 독자성을 들었다. 각 단락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각 단락이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들 단락은 한시의 특성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 허공 속으로 난 길 (한시의 언어 미학) è 도입

두 번째 : 그림과 시 (사의전신론) è 형식

세 번째 : 언어의 감옥 (입상진의론) è 형식

네 번째 : 보여주는 시, 말하는 시 (당시와 송시) è 종류

다섯 번째 : 버들을 꺾는 뜻은 (한시의 정운미) è 내용

여섯 번째 : 즐거운 오독 (모호성에 대하여) è 내용

일곱 번째 : 사물과 자아의 접속 (정경론) è 형식

여덟 번째 : 일자사 이야기 (시안론) è 내용

아홉 번째 : 작시, 즐거운 괴로음 (고음론) è 내용

열 번째 : 미워할 수 없는 손님 (시마론) è 내용

열한 번째 : 시인과 궁핍 (시궁이후공론) è 내용

열두 번째 : 시는 그 사람이다 (기상론) è 내용

열세 번째 : 씨가 되는 말 (시참론) è 내용

열네 번째 : 놀이하는 인간 (잡체시의 세계 1) è 종류

열다섯 번째 : 실험정신과 퍼즐 풀기 (잡체시의 세계 2) è 종류

열여섯 번째 : 말장난의 행간 (한시의 쌍관의) è 형식

열일곱 번째 : 해체의 시학 (파격시의 세계) è 종류

열여덟 번째 : 바라봄의 시학 (관물론) è 내용

열아홉 번째 : 깨달음의 바다 (선시) è 종류

스무 번째 : 산과 물의 깊은 뜻 (산수시) è 종류

스물한 번째 : 실낙원의 비가 (유선시) è 종류

스물두 번째 : 시와 역사 (시사와 사시) è 종류

스물세 번째 : 사랑이 어떻더냐 (정시) è 종류

스물네 번째 : 한시와 현대시, 같고도 다르게 (상동구이론) è 내용

에필로그 : 그때의 지금인 옛날 (통변론) è 마무리

 

 

2) 보완이 필요한 점 (독자의 눈으로)

 

 

3) 이 책의 장점 (독자의 눈으로) : 이 부분이 이래서 좋았다, 이런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등등

 

# 장점 : 손이 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편하게 읽기 #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부담 없이 읽기 편하다는 점이다. 한시(漢詩)의 역사나 전통에 대해 시대 순으로 정리를 하고 강독을 하는 그런 고리타분한 전공 서적이 아니다. 본문은 스물 네 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시(漢詩)의 맛과 멋에 대해 처음 소개하는 첫 번째 이야기 단락을 제외하면 나머지 스물 세 개의 단락은 서로 큰 연관 없이 한시의 특징이나 종류에 대해 넌지시 알려 준다. 각 단락을 분류하는 큰 특징은 찾을 수 없다. 각 단락을 구성하는 하나의 큰 흐름이 없으니 부담 없이 읽으면 된다.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아무 장이나 펴고, 그 곳에서부터 읽어 내려가도 충분한 책이다.

 

# 장점 : 다양한 삽화 추가 #

 

다양하고 적절한 삽화가 매 장마다 가득 수록되어 있어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음

 

# 장점 : 다양한 한시 고전 자료 인용 #

 

한시에 대한 다양한 고전 자료를 인용함으로써 우리에게 그 고전 자료에 대해서도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를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주로 인용 된 자료로는 <동인시화>, 왕국유의 <인간시화> 등이 있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저자의 눈으로) : 내가 저자라면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이렇게 해결하겠다

 

해석 상의 오류?

 

지엽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본문 가운데 정민 교수와 해석이 다른 부분이 있다. 본문 199페이지에 이필운의 부인 남씨가 지었다는 죽은 소녀를 애도하는 시의 첫 부분이다. “八年七歲病으로 시작하는 이 구절을 저자는 이를 여덟 살에 일곱 해를 병을 앓았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일곱 살에 여덟 해를 병을 알았다고 하는 것이 맞는 해석이 아닐까 한다.

 

 

다른 제목은 없을까? (다른 책 제목 구상해 보기)

 

한시미학산책이 아닌 다른 제목이 어떠한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후보로 생각했던 제목 군들이다.

 

고쳐 읽는 한시의 맛’, ‘한시 강독’, ‘한시의 멋과 맛’, ‘나의 한시 이야기’, ‘한시 이야기’, ‘고전 한시 탐독’, ‘한시 다시 읽기’, ‘한시의 맛’, ‘고전 한시 강독’…

 

한시라는 타이틀은 반드시 들어가야 했다. 이 책이 한시의 맛과 멋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다양한 고민을 해 봤지만, 실제 제목에 이나 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니, 책이 좀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맛과 멋을 제목으로 쓴 것들을 다 제외했다.

 

한시 강독’, ‘고전 한시 탐독’, ‘고전 한시 강독’ VS ‘나의 한시 이야기’, ‘한시 이야기’, ‘한시 다시 읽기

 

이렇게 남은 제목들을 훑어보니 있어 보이려는 제목으로 탐독이나 강독을 적은 것들이 있었고, 그 반대로는 가볍게 이야기, 다시 읽기 등으로 적어둔 것들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바로 『고전 한시 탐독이었다. 제일 무난해서 고른 것 같다. 유별난 책 제목 보다는 단순한 것이, 왠지 한 번 들어본 것 같은데 하는 제목이 낫지 않을까 싶다.

 

③ 희작시의 대중화가 갖는 의미?

 

④ 조선 중기 이 후 한자와 한글의 음차를 빌려서 시를 짓는 것에 대하여 (452P~453P)

 

# 각 단락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시(漢詩) 한 편씩 노트에 필사해 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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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22:05:34 *.18.218.234

우와~ '저자라면' 분석 한 것 보소.

'아쉬운 점' 특히 잘 봤어요. ^^ 본문을 두 분류로 나눠볼 수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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