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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gum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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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06시 50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글쓰기에 관한 책으로는 가장 유명한 책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이며 소설가, 그리고 글쓰기 전도사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책은 시나 소설이 아닌 바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이다. 이유가 뭘까?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이해가 된다. 저자는 구체적인 글쓰기의 팁(Tip)에 치중하기 보다는 글쓰기란 무엇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저자의 진솔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한다. 거기에 대해 우린 쉽게 아니라고 얘기하지 못한다.

 

그녀는 결혼, 히피 체험, 여행, 미네소타와 뉴욕에서의 생활, 교사직, 영적 훈련 등 모든 일을 다 해보고 나서 자신에게 예정되어진 운명이 글쓰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장 최악의 상황에 처해서도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아이들이 빈 시리얼 상자를 흔들어댄다. 당신 지갑 속에는 1달러 25센트만 남아 있다. 남편은 구두가 안 보인다고 불평이다. 자동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당신은 채워지지 않는 백일몽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세상은 원자폭탄의 위협을 받고, 환경오염으로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바깥은 영하 10도이고, 코는 자꾸 막혀 오는데 당신에게는 저녁 식탁에 올릴 음식을 살 돈도 없다. 발이 퉁퉁 붓고, 치과의사와 진료 약속을 해야 하고, 개는 바깥으로 나가자고 성화이고, 냉동실에 들어 있는 닭을 꺼내 해동시켜야 하고, 보스턴에 있는 사촌에게 전화도 걸어야 하고, 백내장 수술을 받을 어머니도 걱정스럽고, 수퍼마켓에서는 참치 통조림을 세일하고 있고, 당신은 일감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고, 방금 구입한 컴퓨터를 풀고 설치도 해야 한다. , 당신은 오늘부터 도너츠는 끊어버리고 양상추를 먹기 시작해야 한다. 제일 아끼는 만년필은 온데간데없이 보이지 않고, 고양이 새끼는 최근에 쓴 습작노트를 발기발기 찢고 있다

 

이 내용을 보자면 상황이 막막하고 도저히 글쓰기라는 것이 들어갈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글쓰기 보다는 생활을 우선 정리하는 것이 먼저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가 하는 말은

 

그래도 다른 노트를 꺼내, 다른 만년필을 잡고, 쓰라, 그냥 쓰고, 쓰라. 세상의 한복판으로 긍정의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떼어 놓아라. 혼돈에 빠진 인생의 한복판에 분명한 행동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쓰라. ”그래! 좋아!“라고 외치고, 정신을 흔들어 깨우라. 살아 있으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무릇 글을 쓰려고 한다면 최소한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책 한권을 써보려고 하는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의 말

 

4. 나는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거나 재미있는 일화나 적고 마는 작가로 끝나고 싶지는 않았다. 내 가족의 진실을 찾아 내어 작품으로 완성시키겠다는 소망이 있었다.

 

5. 아무도 알아 주지 못하리라는 불안과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루기에는 턱없이 함량미달이라는 반복적인 자기비하에 시달리고 있었다.

모두가 똑같은 것 같다.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감정을 느껴본다. 그리고 어떤 결과물이 나올때까지는 아마 계속될 것이다.

 

5. 이 책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만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모험을 앞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최고의 안내서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계하고, 글을 쓰게 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이루어 내도록 하는 모든 방법이 들어 있다.

 

5.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는 작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5.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6. “누구나 이 책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책이다!”

 

6.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실체들에 대해 경건하게 라고 긍정하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12. 1974년은 내가 명상의 세계에 첫 발을 들여 놓은 해다. ......미네소타 선원에서 다이닌 가타기리 선사로부터 정식으로 선 수련을 받아왔다.

저자 역시 어떤 이유로 인해 명상수련을 해왔다. 그러고 보면 명상은 분명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하라리, 켄 윌버 등이 그랬듯이

 

12. “나탈리, 선이란 글을 쓰는 것과 똑같아요라며 글쓰기를 언급하자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12. 뭣하러 굳이 명상 모임에 찾아오는 겁니까? 당신은 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나랑 전혀 관계 없는 것에서, 나도 할수 있을까로, 한번 해보자로.

 

13. 글쓰기를 통해 삶이 끝나는 날까지 건강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훈련의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실려 있는 글쓰기에 대한 글들은 달리기나 그림 그리고 당신이 인생에서 함께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

이제는 이 말에 동의할 수 있다. 특히 달리기는.

 

13. 나탈리, 지금 당신이 말하는 건 사업 이야기와 똑같군. 그게 바로 사업이야. 글쓰기와 사업가의 길 사이에는 아무 차이가 없어.

그야 말로 모든 것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글쓰기

 

13. 학창시절 내내 나는 말 그대로 꽉 막힌 모범생이었다. 나의 유일한 목표는 오직 선생님 마음에 드는 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쉼표와 마침표, 물음표의 쓰임새를 배웠고, 배운대로 문법에 맞는 글을 쓰는 데만 골몰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은 진부하고 재미가 없었다. 내가 썼던 글 어디에도 나만의 생각이나 감정은 실려 있지 않았다.

위안이 좀 되긴 하네. 내가 그런 길을 걸어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잘 살아왔다. 글을 쓸 필요가 없었으니. 그러나 SNS가 등장하면서 좀 달라졌다. 좀 더 멋있는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그 짦은 문장도 올리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13. 그런데 대학에 들어간 후, 나는 문학이란 것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미친 듯한 불꽃같은 사랑이었다. 나는 제랄드 만레이의 시를 타자기로 옮겨 쓰고 또 옮겨써서 나중에는 그의 시를 깡그리 외우게 되었다.

그녀와 나의 차이는 여기서부터구나. 나역시 문학을 접하긴 했는데 너무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이 저자를 변하게 한 원동력이지 싶다.

 

14. 존 밀턴과 쉘리, 키이츠의 시를 소리 높여 낭송하다가 기숙사 내 좁은 침대 위에 그대로 쓰러져 잠든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도 이런 걸 일찍 깨달았다면 아마 그렇게 기를 쓰고 외박을 하거나 외출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텐. 이런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하고 싶다.

 

14. 문제는 내가 그들을 무척이나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의 일상 현실과 아주 먼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결코 내가 삶에서 실제로 겪어 나가야 할 경험들에 대해 어떤 영향도 줄 수 없었다.

그렇지. 책을 읽어도 그 때 뿐이었고 내 실생활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수 있다고는 생각 못했으니

 

14. 나 자신이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어다.

나 역시 불과 1년만에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되었다. 그러나 그 끝은 알수 없어 불안하지만 한번 가보려한다.

 

14. 대학을 졸업한 다음에야 비로소 나는 소설을 읽고 시를 암송하는 것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설가, 시인이 배가 고프다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돈을 벌 수 없다는 진실에서 위대한 작품이 나올수 있지 않을까. 부족과 결핍에서. 분명 유명작가가 아니고서는 돈을 벌수 없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지 계속 묻고 있다.

 

15. 에리카 종이 쓴 <과일과 채소>라는 얇은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어리벙벙해졌다. 아뿔싸! 바로 요리에 대한 시였다. ‘아니, 이런 것도 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15.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길 때 나는 어느새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리고 나만의 생각과 감정이 실린 글을 써 보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 나는 먼저 내 가족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나도 저자를 따라 가족부터 시작해서 여러 글에 대해 쭈욱 적어 봐야겠다.

 

16. 네가 사랑을 믿을때만이, 사랑이 네가 가야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수 있다고 믿을때 나에게 빛이 보일 것이다.

 

16.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밀고 나갈때만이, 그 일이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주는 법이지.

그래 믿어보자. 이거 하나는 잘 하잖아.

 

16.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16. 어디서 누구를 가르치든 나는 항상 똑같은 방법론을 주장한다. 바로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

 

17. 글쓰기를 배우는 길에는 많은 진리가 담겨 있다.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17. 가령 모든 사물에 개별적인 정체성을 주어 접근하라는 글을 읽었다고 치자. 이 말은 추상적이거나 아주 일반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7. 진실을 글로 나타내려면 쓰는 이가 자신의 내면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가야만 한다는 내용이다.

아직 이런 경험을 하지는 못했다. 아직 초보이니 당연한 것이다.

 

17.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은 상황과 형편에 따라 달라진다. 그때그때 가장 알맞게 적용되는 기술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방법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것은 틀린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18. 수업을 할 때 나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고 요구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역시 글쓰기 대가라 그런지 말이 너무 멋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이런 문장을 남기고 싶긴 하네

 

18. 그리고 읽는 데서 끝내지 말라. 부디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쓰임새 있게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정말 예전에는 읽는 것으로 끝났다. 그래서 항상 뭔가 아쉬움이 있고 내 것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가 조금씩 보인다.

 

첫 마음, 종이와 연필

 

19. 두 달 전에 꽤 괜찮은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쓴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글을 써야 한다는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래 조급해하지 말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법이니까.

 

19.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21. 노트 종류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 노트가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다고 해서 생각을 담는 용량마저 적은 것은 아니다.

이건 내가 즐겨 쓰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필기구를 자주 바꾼다. 이게 무슨 의미인질 안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핸드폰을 이용해 머리에 떠오르는게 있으면 그때마다 기록해두곤 한다. 달라진 습관 중에 하나다.

 

22. 감정적인 글을 쓸 때는, 적어도 처음에는 직접 손으로 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심장의 운동과 더욱 가깝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이나 긴 이야기를 쓸 때는 주저없이 타자기 앞에 앉는다.

난 손으로 쓰는 것에 좀 익숙하지 않다. 노트북이 참 편하다. 그래도 급할때는 손으로 적곤 한다. 그때그때마다 적합한 방법으로 하면 될 듯.

 

23. 내면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늘에 대고 글쓰기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글쓰기를 위한 연장을 신중하게 선택하라.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24. 감정과 사유에 대한 집착을 흘려 보내는 것, 끝까지 계속 앉아 있는 것, 이것이 좌선의 규칙이다. 글쓰기도 이와 똑같다.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감정과 에너지의 힘에 질려 겁을 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당신은 생각의 심장부로 뚫고 들어가도록 손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25. 자신의 감정을 넘어서야만 저 반대편 심장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눈물을 넘어 진실을 파고들라. 이것이 원칙이다.

 

25. 이러한 치열한 글쓰기 훈련에 있어 가장 기본은 제한된 시간 동안 글을 써 보는 것이다. 10, 20, 1시간....... 시간의 길이는 각자가 알아서 정한다.

이런 식으로는 해보지 않았네. 그냥 정말 편하게 써 왔는데 이렇게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하다.

 

25. 중요한 것은 글쓰기에 할애한 시간이 얼마이든 간에 그 시간 동안만큼은 글쓰기로만 완전하게 채우도록 집중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도움이 될 것이다.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일필휘지로 일단 써라는 얘기이다. 자꾸 먼저 쓴 글을 읽어보는데 집중하지 말라는 말.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오케이. 어떻게든 써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겠나.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이것은 지금 현재 내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신경 많이 쓰는 부분이다. 조직생활에서 익숙한 나머지 오타, 줄간격 이런걸 항상 신경쓴다.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것.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이다.

 

26. 목표에 닿기 위해서는 이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첫 생각에 불을 활활 붙여 주는 것. 사회적 체면 또는 내면의 검열관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에너지의 심장부에 도달하는 것, 피상적인 느낌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보고 느끼는 것을 쓰는 것이다.

 

26.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낸 불씨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게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이 내부 검열관으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좌절하고 비하하고 포기하는가. 검열관을 초월할 수는 없다.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 없다.

 

27. 내 목구멍에서 데이지 꽃을 꺾는다라는 문장이 마음을 관통하고 지나갔다고 하자. 내부의 검열관인 두 번째 생각은 이렇게 말을 한다. ‘말도 안돼. 그건 자살처럼 들리잖아. 스스로 목을 자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 주면 어떻게 해?’....결국 우리는 내부의 검열관이 시키는 대로 목이 조금 따끔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쓰게 된다. 이런 글은 이해는 쉽게 가지만 진부하기 짝이 없다.

검열관이 이상하게 작용되네. 내가 보기엔 너무 좋은 표현인데.

 

27.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 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은 에너지가 넘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 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7. 첫 생각은 참신함 그리고 영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첫 생각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그동안 겪어온 감장과 사건과 정보가 밑바탕이 되어 발산되는 것이기에 엄청난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이것이 바로 첫 생각이 가진 에너지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모든 사건이나 상황에 닥쳤을 때 첫 번째 드는 생각이 거의 다 정답이었다.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첫 생각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기록이 필요하다.

 

28.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멈추지 말고 써라

 

29. 글쓰기 훈련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몸과 육체를 믿는 법, 다시 말해 인내심과 공격하지 않는 마음을 키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30. 무서운 적을 만나게 되더라도 계속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겹겹이 쌓여 있는 마음의 층을 벗겨 내야만 합니다.

 

30.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좋은 글을 얻는 것은 모르겠으나 정말 글을 쓰면서 나의 내면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 같다.

 

30.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것이 사업상의 서류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 논문이든 또는 여행기이든,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

나를 믿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진실이 나오니까.

 

30. “바로 이거야! 이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알아. 난 내 목소리를 믿어. 나는 위대한 소설을 쓰고 말거야!”이런 생각은 하지 말라.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은 좋다. 하지만 훈련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31. 규칙적으로 달리기 훈련을 하게 되면, 이 훈련 자체가 저항감을 잘라내고 무시해 버릴 수 있는 또 다른 훈련이 된다. 당신은 계속 달린다. 이렇게 한참 동안 달리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달리기를 사랑하게 된다. 게다가 목적지가 보이게 되면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골인을 하고 난 후에는 다시 또 달려 보고 싶다는 갈증에 사로잡힌다.

정말 달려본 사람은 이 기분을 안다. 저자는 제대로 알고 있네. 나도 달리고 싶다. 연구원 과정을 끝내고는 다시 도전이다.

 

31. 이것이 바로 글쓰기다. 일단 글쓰기에 빠지게 되면,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을 방황하고 이제야 책상 앞에 앉게 되었는지 의아해질지도 모른다. 글쓰기도 훈련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

그래도 희망적이네.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다니. 예전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만 가능한 줄 알았다.

 

31. 자신의 깊은 자아를 믿게 되면, 이제 그곳에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라는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설 자리가 없어진다. 축구팀이 단 한 경기를 뛰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 연습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글쓰기를 위한 훈련 시간을 오랫동안 내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32. 글을 쓸 때 나는 시를 쓰고 있어라는 식으로 자신을 제한시키지 말라. 이렇게 자신을 제한하는 순간 당신은 경직되고 얼어붙는다. 책상을 마주했을 때는 최소한의 제한만으로 충분하다. 그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 그저 많은 글을 쓰겠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 미래의 위대한 소설가가 되리라 결심을 했으면서도 정작 단 한 줄도 쓰지 못하는 학생들을 나는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잘 쓰려고 하는 순간 글이 안 써지는 걸 여러번 경험했다. 저자말처럼 남의 평가를 무시한 채 그냥 졸작이든 뭐든 써본다는 생각이 중요한 것 같다.

 

32. 나는 한 달에 노트하나를 채우는 것으로 내 임무를 다한다. 그저 이 노트를 채우면 그만이다. 그것이 내가 정한 나의 글쓰기 훈련법이다. 물론 매일 글을 쓰는 것을 이상적인 방법으로 정해놓았다. 이것이 나한테만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해도 좋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지 못할 때도 스스로를 심판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노력들이 오늘날의 저자를 만들었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도 중요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좋다. 노력하면 될수 있는 희망을 주니.

 

33.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여백을 남겨야 한다는 제한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이런 방법이 심리적 해방감을 준다. 그리고 글쓰기가 제대로 발동이 걸려 정말 이것저것 요리를 하는 시점에 들어서면 나는 구두점이나 철자법 등의 다른 규제들도 모두 잊어버린다. 또 필체도 변한다. 나는 점점 더 확장되고 느슨해진다.

 

33. 달리기가 좋아서 잘 달리고 있을 때는 달리는 것에 대한 저항이 없는 법이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달리기를 위한 활동에 퍼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달리는 사람과 자신이 분리되지 않는다.

 

33. 만약 당신의 모든 것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은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게 된다.

몰입이 되면 이렇게 되겠지. 뭘 하든 몰입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33. 글쓰기 훈련은 당신의 인생 전체를 끌어안을 것이다.

인생 전체에 대해 돌아볼수 있으니까.

 

34. 글쓰기는 재갈을 물리지 않은 야성이 숨쉬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정해진 방향이 없으며 오직 그 순간 글 쓰는 사람과 다른 모든 것과의 연결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글쓰기 훈련으로 무장되어 있을 때 논리라는 그물에 걸리지 않게 된다.

 

34. 정원에 닿는 길은 쉼 없는 훈련뿐이다.

 

34. 지금 당장 자리에 앉으라.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달려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는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것을 잡아라. 손을 멈추지 말고 계속 쓰기만 하라.

닥치고 그냥 적어라. 김훈 작가도 하루에 세시간은 꼭 글을 쓴다고 한다. 도저히 안되는 날은 빼고. 대가도 저렇게 하는데 잔챙이는 더 할말이 있겠나. 나도 그동안은 읽기에 치중했는데 쓰기를 늘려야겠다.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35. 우리가 경험한 일이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36. 헤밍웨이는 내가 파리에서 미시간 이야기를 썼듯 어쩌면 나는 파리를 벗어난 후에야 비로소 진짜 파리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내가 파리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파리를 떠난 후에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36. 우리의 지각능력이나 판단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각과 판단력은 우리의 의식과 육체를 거쳐서 나온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것을 퇴비를 섞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인생이 남긴 쓰레기더미는 자꾸 쌓여 간다. 우리는 그 안에서 특정한 경험들만을 수집하기도 하고, 때로는 버린 것들을 섞어서 새로운 경험으로 삼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계란껍질, 시금치 이파리, 원두커피 찌꺼기 그리고 낡은 마음의 힘줄들이 삭아, 뜨거운 열량을 가진 비옥한 토양으로 변한다.

지금 이 경험들을 기록에 남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하긴 글쓰는 것을 생각도 못했으니.

 

36. 비옥한 토양은 단시일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월이 필요하다. 유기적으로 이어진 인생의 모든 세부 항목들을 계속 뒤집고 또 뒤집어서 쓸데없는 찌꺼기들을 걸러내야만 기름진 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나무가 자라듯이, 아이가 자라듯이, 내 마음이 자라듯이

 

37. 한동안 나는 쓰고 싶었던 주제가 늘 똑같았던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드러난다.....나는 이 주제에 매달려 거기에 맞는 퇴비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내 앞에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장시 한 편이 놓여 있었다. 내가 말해야 했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낸 것이다. 퇴비에서 한 송이 붉은 튤립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북 리뷰를 하면서 코멘트를 다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이제는 의도적으로 해야겠다. 생각해보니 이런 것도 퇴비를 만드는 과정 아니겠나. 어떤 글에도 코멘트를 달아보는 훈련,

 

38.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하게 만드는 건 위대한 결정자입니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즉 새, 나무, 하늘, , 그 밖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에만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노력밖에 없지 않나. 나머지는 기다리는 것 밖에는. 간절함이 있어야 하고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가지면 위대한 결정자가 도와주지 않을까.

 

38.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비료를 마련해 놓은 다음, 갑자기 당신은 한 순간 별과, 또는 당신 머리 위에 걸려 있는 거실 샹들리에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연대가 이루어지면 당신의 몸이 열리게 되고, 이제는 그 몸이 말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것. 물아일체. 답은 수많은 비료를 준비해놓는 일.

 

38.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경영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심지어 자기가 쓰는 글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다.

한때는 멀티플레이어가 능력있다고 생각되었고 그렇게 해보려 했지만 안되는걸 깨달았다. 한가지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여러 일을 동시에 그건 허울 좋은 말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38.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결코 편하게 앉아서 사탕이나 먹으며 살겠다는 핑계거리로 삼지 말라. 우리는 계속해서 비료가 될 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비료가 아무것도 안하는 상태에서 가능할까 하는 의심은 든다. 모든 것에 대한 생각과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못한 것이니까. 직업이 없는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모임, 여행, 아르바이트 등이 가능할 것이다.

 

38. 이런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다른 사람의 성공도 인정할 수 있으며 쓸데없는 욕심에도 빠지지 않게 된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에서 그 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올 수도 있다. 빠르고 늦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계속 써라.

빠름과 늦음은 차이는 있다. 빨리 오면 그만큼 더 많은 것을 할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살아 생전에 꼭 한번 그 때를 마주하고 싶다.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40. 1977년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모아 놓은 용수철 노트가 내 키 높이 만큼 쌓여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다. 기록을 많이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성공할 수밖에 없다.

 

41. 내 안에 겉모습과 또 다른 내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신화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당연한 것이다. 아이네이아스를 만난 것처럼

 

41. 그녀는 내가 썼던 글들이 오물 덩어리같은 글들이었기 때문에 계속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족한 것이 보이는 글들이 더 잘 읽혀지기도 한다. 솔직한 글이니까.

 

42.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 주는 이 노트를 통해 내가 진보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안다. 이 노트는 한 인간의 존재 증명이다.” 이처럼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세월 동안 글쓰기를 멀리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용기를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고통을 동시에 주고 있다. 하지만 맞는 말이다. 40년 이상을 글쓰기와 담을 쌓았는데 단 1년만에 무엇을 원한다는 것은 욕심이다.

 

43. 이런 쓰레기와 퇴비에서 피어난 글쓰기만이 견고한 글이 된다. 당신은 어느 것으로부터도 도망치지 않게 된다. 당신은 예술적 안정성을 지니게 된다. 안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어떤 비평도 무섭지 않다.

저자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신념이 확고하면 흔들리다가도 제자리를 찾는다.

 

43.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좋은 일이다. .... 이런 인식이 생긴 뒤에는 아름다움과 다정한 배려, 명료한 진실을 선택할 수 있는 튼튼한 갑옷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두려움을 등에 진 채 무작정 아름다움을 좇아 거칠게 달려가지 않게 된다.

자기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뭔가를 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고칠수 있으면 고치면 되는 것이고 안되는 것이면 보완하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나의 문제점은?

 

습작을 위한 글감 노트 만들기

 

45.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만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자. 단 한 줄 짜리 짧은 글일 수도 있다. 번개처럼 지나가는 기억도 주제 목록에 첨가될 수 있다.

노트가 너무 많아지는 건 아닌가. 나도 집에 이노트 저노트 해봤지만 처음에는 잘 되던데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더라. 그래도 어쩌겠나. 계속 훈련할 수밖에.

 

46. 이렇게 글감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당신의 육체는 자연스럽게 글쓰기 작업과 친숙해지고 지난 경험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모든 행위들이 글쓰기를 위해 이루어진다. 의식적으로 그럴 필요도 있겠다 싶다.

 

46.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긴 했지만 이것저것 많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이야기 주변만 어슬렁거리다 끝네 종이 위에는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수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글감노트는 글쓰기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맞는 말이다. 정말 예전에는 뭘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틈만 나면 생각한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써야 할지.

 

47. 저자가 제안하는 글감노트 활용 방법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빛의 성질에 대해 써 보자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보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글을 써보라

한 가지 색, 예를 들면 분홍생만을 생각하며 15분동안 산책해 보자.

오늘아침 당신의 모습을 적어 보라. 아침 식사로 뭘 먹었는지, 잠에서 깨어날 때 기분이 어땠는지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를 시각화시켜 보라

떠남에 대해 써 보자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써 보라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묘사해 보라

다음과 같은 것들에 대해 적어 보라.(수영하기, 하늘에 떠 있는 별, 당신이 경험했던 가장 무서웠던 일.....)

시집 한권을 꺼낸다. 아무 쪽이나 펼쳐 마음에 드는 한줄을 골라 적은 다음, 거기서부터 계속 이어서 글을 써 보자.

동물이 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하나씩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과정을 하면서 몇 가지는 해본 것 같다.

 

글이 안 써질때도 글을 쓰는 법

 

51. ‘훈련이란 언제나 잔인한 단어다. 나는 이 단어를 가지고 나의 게으름을 토벌하려 했지만, 소원대로 효과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폭군과 저항군 사이의 싸움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비유가 좋다. 훈련, 토벌, 폭군, 저항군....

 

52. 당신 속에서 싸움을 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싸우도록 그냥 내버려 두라. 하지만 그 싸움의 한 구석에서,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실제적인 마음이 조용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 마음이 노트로 옮겨져 더 깊고 평화로운 곳에서부터 나온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

 

52. 게으름을 물리치고 글쓰기 작업에 들어가는 방법을 만들어 내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 그저 쓰고 쓰는 일이 제일 중요한데 게으름은 최대의 적이다.

 

53.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은 입을 굳게 다물고 앉아서 쓸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글쓰기 작업은 아주 단순하고, 근본적이며, 엄숙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해서 고독한 글쓰기에 전념하기보다는, 친구와 멋진 식당에 앉아 인간의 인내심에 대해 토론하거나 글쓰기의 고통을 위로해 줄 상대를 찾아가는 데 마음이 이끌리게 마련이다.

재미도 한순간이다. 그것이 계속된다면 재미로 느낄수 없다. 그때부터는 우직하게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53.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을 학대한 싸움은 하지 말라.

열등감과 자책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 감정들이다. 그냥 같이 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53. 한동안 글 한 줄도 쓰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일주일 후 작품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친구에게 보여 줄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연구원 과정은 좋다. 무조건 일주일에 하나씩 올려야 하므로

 

54.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도 하지 않은 채, 어떤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고, 곧장 책상으로 달려가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글을 쓰기 시작해버린 것이다.

나는 대부분 이렇게 시작한다. 일어나서 바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저자 말처럼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54. 나는 한 달에 노트 한 권 정도는 채우려고 애를 쓴다. 글의 질은 따지지 않고 순전히 양만으로 내 직무를 판단한다. 그러니까 내가 쓴 글이 명문이든 쓰레기이든 상관없이 무조건 노트 한권을 채우는 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노트 한권을 쓰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55. 우리는 글이 안 써질 때도 무조건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과 두려움,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다. 글을 쓸수 있는 시간만 있다면, 어떤 글이든지 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요즘은 너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불만이다. 책을 읽을 시간도, 쓸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그래도 요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56. 습작 시절부터 자기 속의 작가를 내면의 편집자 또는 검열관과 분리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작가가 자유롭게 호흡하고, 탐험하여 표현할 공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열관과 같이 동거하되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

 

57. 만약 당신이 진부해!”하고 말하는 편집자의 소리를 들어 주고 거기에 낙담해서 글쓰기를 중단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편집자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서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그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지금은 진부하지만 나아질거라는 확신과 믿음으로 글을 써야지

 

눈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59. 직접 경험한 것만이 체험의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누군가 써 놓은 글을 읽으면서서도 체험할 수 있어요. 뉴욕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뉴욕의 모든 도로 이름을 알 수 있는 것처럼요. 여러분 속에는 다른 이들의 삶도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그럴수 있지만 그래도 체험과 경험만큼 생생한 것은 없다.

 

61. 작가는 작품을 쓸 때 모든 것을 항상 처음 대하는 기분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62. 어떤 것이 이상적인 글쓰기인가?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런 다음 그 속으로 파고들어라. 당신이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62. 정보가 부족해서 자신이 쓴 글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걱정하지 말라. 내가 엘크톤을 둘러싼 들판을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 것은 그곳의 지리학적인 정보를 안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 들판 속으로 영원히 산책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뜻이었다.

내가 병사가 아닌데 병사들을 위한 글을 쓴다는 것이 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이 그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63. 글을 쓰는 데 자신의 재능이나 잠재력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재능과 실력은 훈련을 커지는 법이다.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네. 재능이나 잠재력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63. 글쓰기 훈련을 계속하라. 그런 다음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믿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곧장 나가라.

 

64. 글쓰기를 배운답시고 쓸데없이 대가들과 문학강의를 좇아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수 있다.

사실 나는 좀 이랬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강의를 듣기만 들었지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았다.

 

64. 공교육이 저지르는 가장 끔찍한 잘못은 타고난 시인이자 소설가인 어린 학생들에게, 그들의 문학을 빼앗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문학 수업은, 어린이들에게 문학작품을 읽게 한 다음 곧바로 문학에 대해서만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렇게 수업을 받아서 그런지 소설, 시 등의 문학에 대해 가까이 하기 어려웠다. 물론 그런 환경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65. 학교에서 가르치듯이, 정작 시의 온기에서는 발을 떼고 시에 대하여말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시에 머물 수 있도록 가까이 다가가라. 작품 자체 속으로 들어가라. 그것이 시 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그저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작가와 작품은 별개다

 

66. 우리가 실존하고 있다는 생각, 그것이 착각이다. 우리는 우리가 쓰는 글이 견고하며 영구불변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순간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변할 수 있다는 사실. 변화가 있어 글쓰기가 가능하다.

 

66. 내가 만들어 낸 시는 그 시를 쓰고 있을 때의 내 생각, 내 손, 나를 둘러싼 공간과 내가 느낀 감정들일 뿐이다.

 

67. 스스로 속지 않도록 경계하라. 시시각각 우리는 변한다. 그리고 매 순간마다 변한다는 사실, 이것처럼 좋은 기회도 없다. 우리는 한 순간에 얼어붙어 있던 자신과 자신의 이상으로부터 빠져 나와 신선하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67. 나에게도 절망과 공허에 대해 적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과 또 이 사실에서부터 내가 두려움을 떨치고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절망과 공허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67. 나와 내가 쓴 작품은 별개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

 

68. 글쓰기로 다시, 또 다시 돌아가라. 당신이 쓴 시가 너무 좋다고 경탄하는 소리에 넘어가거나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당신은 좋은 시를 쓰고, 그 시에서 떠나라. 당신이 쓴 시를 세상 사람들이 읽게 만들고, 당신은 계속 또 다른 시를 쓰는 것이다.

반짝 성공에 취하지 말라.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글을 쓰는 것이다.

 

68. 자신이 지은 시 때문에 상상력이 마비되고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진짜 인생은 글쓰는 행위에 있는 것이지 같은 작품을 몇 년 동안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것에 있지 않다.

 

68. 우리는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만고불변의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 시 한 줄속에 쳐박혀 있어도 영원히 만족할 수 있는 영구불변의 진실이란 없다. 자신이 만들어 낸 작품과 자신을 지나치게 일치시켜서는 안 된다.

 

69. 당신은 또 다른 흐름에 몸을 맡기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치열함을 가져야 한다.

 

사고의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려라

 

71. 자동차를 먹고 사는 사나이가 있다니! 이 요기 이야기에는 애초부터 논리 같은 것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런 태도로 글쓰기에 임해야 한다. “?”라고 끊임없이 묻거나 옷을 고를 때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신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룰 정도로 열려 있어야 한다.

 

71.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71. 글쓰기와 인생 그리고 정신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경계가 없다. 자동차를 먹는 사람을 창조해 낼 정도로 생각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만이 개미를 코끼리로 만들고 남자를 여자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사람만이 각각의 분리되어 있는 형태들을 무너뜨리고 모든 형태 속에 이미 들어 있는 공통된 무언가를 찾아내게 될 것이다.

내 모든 것. 아이들, 가족, 경주, 모임 등 이런 것들이 다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단지 글쓰기만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잊지말자

 

72. 개미 한 마리와 코끼리 한 마리 안에서 공통된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열린 시각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전혀 공통점이 없는 것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능력

 

72. 은유를 위한 은유를 하지 말라. 무언가를 은유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평소의 사고방식에서 한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이런 연습은 사고를 부드럽게 해 줄 뿐 아니라 창조력을 키워 준다.

 

72. 아주 오랫동안 한 가지 생각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어느 한 순간 생각이 비약적으로 튀어오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섬광같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영감의 근원은 만물의 근원과 맞닿아 있기에 자연히 그것들의 공통적인 법칙과 본질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믿지 않았다. 그러나 믿기 시작했다. 종교가 그렇듯이 믿음은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75. 자신의 생각대로 글을 조절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그때 그때 솟아 나오는 감정들을 글로 써 내려가라.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경험과 추억, 감정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오븐에서 막 꺼낸 피자처럼 종이위에 옮겨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모든 것을 풀어주라. 아주 쉬운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75.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노출시킨다는 것은 절대 자신의 에고를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대로 연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그저 하나의 인간 존재임을 드러내 보인다는 뜻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글쓰기가 종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당신이 쓰고 있는 딱딱한 껍질을 벗기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다가가도록 한다.

자기를 보여주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되었다. 감추면 감출수록 글이 이상해진다. 그리고 사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일에 별로 관심없다.

 

76. 글을 쓰는 데는 당신의 온몸, 즉 심장과 내장과 두 팔 모두가 동원되어야 한다. 바보가 되어 시작하라. 고통에 울부짖는 짐승처럼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시작하라.

 

76.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 이루어야 하며 또 많은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다. ....우리는 자기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지니고 있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나는 책을 쓰고 있는 중이야라는 말을 하며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까.

작가 지망생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주변에 떳떳하게 얘기를 못하고 있다. 아마 책을 못 낼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권만 낼수 있으면 자신있게 얘기할수 있을텐데 그것이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76. 그러나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여유를 주자.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믿는 법을 배우자. 자연히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방향 설정을 하고 목적지가 어딘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목적지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장소에서 나타날지도 모른다. 글쓰기는 맥도날도 햄버거가 아니다.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푸드다.

이제 1년차이다. 그것도 글쓰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다. 정말 천천히 조급해하지 말고 시작하자. 겨우 50권의 책을 읽고 인문학을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강박관념을 탐구하라

 

78.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강박관념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본다. ...작가란 결국 자신의 강박관념에 대해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나의 강박관념은 무엇일까? 글을 잘 못쓴다는 것. 성공하지 못한 삶, 자신감이 없는 것, 이제 백수라는 것. 누구 앞에서 얘기하는 것이 두려운 것....

 

79.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강박증에는 힘이 있다.

 

80.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강박 충동의 조정을 받는다. 강박증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 힘을 거부하지 말고 이용하라.

 

81. 예술가로 살기란 절대 쉽지 않다. 예술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 절대 그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존재들이다.

 

81. 창작에 대한 강박증은 무언가 가치 있는 길을 찾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83.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항상 깨어 있는 눈으로 관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인위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자연스러운 관찰. <월든>에서 관찰의 중요성을 느꼈다. 호수 하나에 대한 그의 글이 인위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83. 당신이 주변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당신이 글을 쓸 때 정말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84. 글쓰기에서 우리가 살았던 장소와 그 공간을 채우던 사물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그것을 우리 삶의 세부사항으로서 써 내려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 책을 읽으면서 보게 되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던 것들. 가게 내부에 대한 묘사, 집에 대한 묘사, 동네에 대한 묘사가 이런 것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84.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룩에 대해서까지 그래!”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가 쓰는 글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해서 이루어진다.

얼마나 무궁무진한가. 그리고 같은 글에 대해 이미 누가 썼다고 해서 우울해 할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85. 만약 우리 인생의 작고 평범한 부분들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는 당장 원자폭탄에 의해 전멸당해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생의 세부 그림은 기록으로 남아야 할 가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작가들이 알고 있어야 할 진실이며 우리가 펜을 쥐고 자리에 앉는 이유이다. 우리가 삶의 세부 사항을 묘사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효율성만을 주장하는 문명의 이기, 우리를 대량학살하려는 원자폭탄 같은 무자비한 폭력에 항거하기 위함이다.

아직 여기까지는 생각 안해봤다. 그냥 나는 힘들어하는 장병들에게 희망을 주고 인문학을 권유하기 위해서이다.

 

86. 세부 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과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일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부둥켜 안아야 할 현실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은 지극히 평범한 동시에 신화적이다.

 

86. 작가의 임무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실체들에 대해 경건하게 !”라고 긍정하는 것이다.

 

케이크를 구울려면

 

88. 단지 재료를 섞기만 한 반죽에는 아무런 생명이 없다. 사랑과 증오라는 감정의 에너지를 가해 세부를 채워 나가야한다. 하나의 숨쉬는 생명체로 창조해야 한다.

 

88.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다정하게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라.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은 분리되지 않는다.

 

88. “좌선을 할 때 당신은 사라져야 한다. 좌선이 좌선을 하도록 만들어라.” 이것은 글쓰기에도 그대도 적용된다. 글이 글을 쓰도록 하라. 당신은 사라진다. 당신은 그저 당신 속에서 흐로고 있는 생각들을 글로 적어 내고 있을 뿐이다.

아직 경험이 없지만 그래도 이런 경험은 있다. 내가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먹고 나를 먹는 것을.

 

89. 세부 묘사가 빠진 추상적인 글쓰기에서 대개 이런 허점이 발견된다. 분명 아주 웅장한 생각과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쓴 글이지만 누구도 읽어 주지 않는다. 세부묘사를 사용하면 당신이 느끼는 환희나 슬픔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91. 작가는 인생을 두 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먼저 첫 번째 인생이 있다. 길에서 만나는 여느 사람들처럼, 건널목을 건너고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넥타이를 매는 그런 일상생활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생활의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을 다시 곱씹는 두 번째 인생이다. 이들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면밀하게 음미한다. 삶을 이루고 있는 재질과 세부 사항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작가들은 하나같이 멋있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92. 작가라 되려면 엉뚱하고 미련해지는 연습을 해야 되는 것일까? 바보만이 비를 맞으며 웅덩이를 지켜볼 테니까. 똑똑한 사람이라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 비를 피할 것이다.

 

92.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글쟁이의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결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글을 쓸 시간이 많을 때 나는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반대로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된 기분이다.

작가의 인생에 대해 단적으로 말해주는 부분이다. 나는 준비가 되어 있다. 다행히 밥벌이도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92. 월급쟁이들은 시간과 돈을 맞바꿔, 일한 시간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그러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그 시간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이들에게 시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같은 것이다.

정말 절실히 동의하는 부분이다. 지금의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이전보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좋은 옷을 못사지만 말이다.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님을.

 

92.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금 어수룩한 바보가 되어도 괜찮다. 당신 속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느림보가 들어있다. 그 느림보가 당신이 모든 것을 팔아버리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당신에게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이마에 주룩주룩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빗물이 고인 웅덩이를 응시하게 만든다.

나는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비가와도 잘 피하지 않는다. 이것만 봐도 난 작가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나.

 

글쓰기는 육체적인 노동이다

 

94. 사람들은 글쓰기가 육체적인 노동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글쓰기는 생각하는 행위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등 모든 지각 능력과 관계하고 있다. 또 반드시 손을 계속 움직여 써 내려가는과정이 있어야 하나의 작품이 탄생된다. 머리 속에서 떠로는 생각만으로는 아무런 결과물도 생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쓰기 훈련은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중간에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써 내려가는 것, 끊임없이 글쓰기를 방해하는 생각들을 육체적으로 물리쳐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차라리 육체적 노동이 낫다고 느낄때가 많다. 육체노동은 땀을 흘린 만큼 결과물이 바로 보이지만 글쓰기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95. 마음과 육체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당신은 글을 쓰고 있는 육체적 행위를 통해 마음의 장벽을 틍히 부술 수도 있다.

 

96.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불후의 명작을 완성시키고 싶다면 위스키를 마셔서는 안 된다. 대신에 셰익스피어와 테니슨, 키이츠, 네루다, 홉킨스, 밀레이, 휘트먼.... 이들의 글을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어 당신 몸을 그들의 운율에 맞춰 춤추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기쁨을 느끼는 것이 참다운 인생인데.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알게 되어 기쁘다.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98. “노래를 잘 부르는 비결의 90퍼센트는 청음입니다. 당신은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배워야겠어요.”... 글쓰기 역시 90퍼센트는 듣기에 달려 있다. 열심히 들으면 당신을 채우고 있는 내면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자연히 나중에 글을 쓸 때, 당신은 그 내면의 소리를 저절로 분출시킬 수 있게 된다. 내면의 진실한 소리를 듣게 된다면, 글쓰기에는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 없다.

 

99. 계절이 만들어 내는 음향과 바람에 실려오고 있는 온갖 색상의 음향을 받아들여라. 과거와 미래와 현재 당신이 있는 곳에 귀를 열어 두어라. 귀로만 듣지 말고 온몸으로, 당신의 위장과 심장과 피부와 머리카락으로 들어라.

 

99. 듣는 것은 곧 받아들이는 것이다. 당신이 더 깊이 들으려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아무런 편견 없이 사물이 가는 길을 받아들일 때 그 사물에 대한 진실한 글이 태어난다. 만약 당신이 사물의 이치를 잡아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글을 쓰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은 셈이다.

 

100. 제발 그녀가 농장에 대해서 말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라는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그보다 훨씬 상세하게 어떤 것인지 알려 주세요. 예를 들면 들판에 서 있으면 나는 소보다 더 외롭다이렇게요.

어떤 책을 읽으면 단순히 좋았어요라기 보다는 어떤 부분이 좋았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얘기해야한다.

 

100.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100. 무언가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근원을 찾아가야 한다. 17세기 일본의 유명한 하이쿠 시인인 바쇼는 나무를 알고 싶으면, 나무한테 가라고 말했다. 시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시를 읽고, 시를 들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시를 분석함으로써 시로부터 멀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그저 시가 당신의 몸 속으로 스며들게 하라.

장병들의 마음을 알고 치유해주려면 그들 속으로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현실적으로 내가 병이 될수 없으므로 현재 방법은 생활상담관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자격증이 필요하다. 제길~~ 공부해야 하나. 고민이다. 책을 위해 들어가는 것인지, 진짜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길 위해 들어가는 것인지 잘 정립해야 할 것같다.

 

101. 위대한 선승인 도겐은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고 말했다. 그러니 그저 듣고, 읽고, 쓰라. 당신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조금씩 당신만의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수 있게 된다.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고 그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 그냥 흐르는 대로 운율에 맞춰 노래하고 쓰라.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그만큼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닥치고 읽고, 듣고, 쓰는 것. 그것이 내가 할수 있는 일이다. 의심하지 말고.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102. 작가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빠져 버린 나머지 원래 하고자 하던 이야기의 방향을 망각하고 본래의 줄거리에서 멀어져 버렸을 때 일어난다.

 

103. 작가 스스로 글의 방향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글을 써 내려가거나, 다루고 있는 글의 소재에 밀착되어 있지 못한 경우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부분이 생기면 글의 초점이 흐려지고 결국에는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만든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윤곽이 흐릿해지면, 그 틈새로 독자들의 정신은 그 작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고 마는 것이다.

글을 쓰는건 어렵지 않다. 다만 그 내용을 독자들이 흥미를 갖고 보게 하는 것이다.

 

103.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방황한다면, 독자 역시 방황하게 된다.

 

103.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그 목표에 집중해 매달려야 한다. 만약 당신의 마음과 글이 목표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있다면, 원래 돌아가야 할 자리로 부드럽게 잡아당겨야 한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쓰면 일관되게 그 주제를 가지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가 담겨야 하는데 항상 잘 나가다 연결이 잘 안된다. 누구나 알지만 잘 안되는 부분이다. 연습밖에 더 있겠나.

 

104. 최고의 작품은 감상적인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상적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105. 우리는 작가라는 사실이 살아있게 만드는 구실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세상에는 자신이 글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자기 체면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한 방편이나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라 하면 아직도 사람들이 대접해주니까. 서양이나 우리나라도 이것은 비슷한 문화이다. ()을 숭상하는 문화. 무인으로서는 좀 섭섭했다.

 

106.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동료들로부터, 비평가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려 든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이나 작품에 대해 보내는 타인의 칭찬에 기대어 살아가는 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7. 우리가 서 있는 대지, 폐를 채우고 비우는 공기....., 이 모두가 의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질 때 그 대상을 멀리서 찾지 말라.

작가는 외로운 직업 아니겠나. 친구가 따로 있나.

 

108. 막상 누가 칭찬을 해주면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 볼일 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109. 작가가 되려면, 자신을 향한 긍정적이고 솔직한 격려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여유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니까.

 

꿈에 대해 써라

 

110.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꿈이 무엇인지 모르며, 아니 꿈이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나와서 생각하자고 해서 대책없이 나왔다. 다행히 연구원 과정에 들어왔고 내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길을 가고자 한다. 어떤 때는 모든 것이 이 길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112. 우리는 자신이 지닌 꿈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향하게 될 뿐만 아니라, 바로 그 꿈에 의해 언젠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다. 꿈은 우리가 삶 속으로 관통해 들어가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112. 일단 자신의 목소리를 믿고 자신 안에 내재된 창의적인 힘을 허락하는 것을 배우게 될 때, 당신은 단편이든 장편이든 또는 시든, 그것을 쓰는 방향을 잡게 된다. ..... 이런 식의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당신 안에 숨겨져 있던 은밀한 꿈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절대 당신의 꿈을 회피할 수 없다.

 

문장 구조에서 벗어나 사유하라

 

114. 우리의 사고방식은 문장 구조에 맞추어져 있고 사물을 보는 관점도 그 안에서 제한된다. 우리가 이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방식이 주어-동사-목적어의 틀에 짜맞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장론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고, 신선한 세상과 만날 수 있으며, 글쓰기에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한번 이런 사고에 갇혀 있다 보니 정말 벗어나기 힘들다. 동기들은 우화 형식에, 대화체에 이런걸 하지만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114. 우리는 호모사피엔스라는 지나친 우월감에 빠져 있다.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존재들에게도 인간 못지 않게 중요한 그들만의 삶이 있다. ..... 우리는 세계를 지배하는 주인이 아니다. 그것은 망상이다.

 

115. 그는 의자, 공기, 종이 그리고 심지어 거리에 대해서조차 마음을 가진 존재로서 다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것이 이 세상 속에서 우리 마음이 이루어 내야만하는 제일 큰 일이라고 했다.

 

115. 결국에는 인간이 만든 언어 체계 속으로 돌아가겠지만, 당신은 작가로서 이 세상을 이루고 지탱하며 관통하고 아우르는 그 근원적인 큰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116.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소통하는 법을 많이 알게 될수록, 당신은 글을 쓸 때 상황에 따라서는 구문론이라는 틀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때로는 이처럼 문장구조를 깨고 글을 씀으로써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117.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말이다. 무슨 뜻인가? 이것은 이를테면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 무엇이 당신을 분노하게 만드는지 보여 주라는 뜻이다. ......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말고,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그냥 보여 주라는 말이다.

제일 많이 들은 말 중에 하나다.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 그런 의도를 쓴 것이 아닌데 그런 쪽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117.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마음을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118. 칸트나 데카르트 같은 철학자만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 맞는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나는 풍선껌에 대해서, 경주마에 대해서, 바베규에 대해서, 그리고 증권시장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20세기 미국에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 칸트의 명언을 하나 빌려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당신의 방식으로 보여 주면 된다.

 

119. 나는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소설 한 편을 썼다. 친구들의 반응은 내용이 진부하다는 쪽으로 쏠렸다.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그 이야기에 대해서적었음을 깨닫는다. 나 자신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면서 친구들에게 들어가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119. 나는 이야기 바깥에 있었고, 그래서 어느 누구도 이야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다. 이 말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은 절대 쓸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그 이야기에 당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었는지 확인하라는 뜻이다.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나만의 생각, 느낌, 감정이 중요한 것.

 

그냥 이라고 말하지 말라

 

120. 그냥 과일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것은 석류 열매다처럼 어떤 종류의 과일인지 분명히 밝혀 주라. .... ‘창가의 꽃이 아니라 창가의 제라늄으로 묘사하는 편이 훨씬 좋다.

 

121.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원에서 같이 거주하는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이름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우리 집에 있는 꽃 이름을 검색했다. 인삼 벤자민, 제라늄, 염좌. 이렇게 무관심했다.

 

121.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우리는 근원에 훨씬 가까이 다가갈수 있다.

 

121. 우리들 코앞에 있는 것을 세상에 알려주는 일,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그냥 데이지 꽃이라고 하지 말고, 우리가 쳐다보고 있는 그 데이지 꽃을 말해야 한다.

 

122. 윌리엄즈는 생각이 아니라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고 말했다.

 

122. 그냥 꽃이라고 부르는 대신 제라늄이라고 말할 때 당신은 현재 속으로 더 깊게 뚫고 들어가게 된다. .... 윌리엄 블레이크는 순수의 전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예전에 이런 문구를 보면 뭐냐?’ 이런 반응이었다면, 지금은 우와~ 정말 대단하지 않니?’

 

123. 작가는 건축가이자 프랑스 요리사이며, 농부여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는 이런 것 중 어느 것도 아니어야 한다.

 

몰입하기

 

125. 글쓰기 속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차단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잡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평범과 비범은 공존한다

 

127. 우리는 세부묘사가, 마음이 우주만큼이나 큰 왕국이라는 것을 표현하거나 뉴멕시코의 높은 언덕들을 나타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대한 크기를 가진 것과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것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는 세부 묘사를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한정시키려한다. 하지만 우리는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대상을 단순히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128. 우리는 모든 것이 이미 평범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열릴 때도 있고 닫힐 때도 있는 것이 우리 마음이다. 세부 묘사는 무엇이 좋고 무엇은 나쁘다는 식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이 세부 묘사의 본질이다.

 

129. 우리 모두는 그물망처럼 얽혀서 서로의 우주를 창조해내고 있다. 누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에게 슬픈 파장을 남기게 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 지구를 위해, 텍사스를 위해, 지난 밤 우리의 끼니를 위해 생명을 바친 병아리를 위해, 각자의 어머니를 위해, 고속도로와 나무들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친절하게 대할 책임이 있다. 먼저 자신에게 친절할 때에만 세상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점점 이렇게 믿음이 가기 시작한다. 혼자가 아니라.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존재.

 

129. 어떻게 글쓰기를 대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대하는 올바른 눈이 떠질 때 우리는 세부 묘사를 개인적이고 물질적인 대상이 아니라 모든 진실을 반영시키는 것으로 다루게 된다.

 

130. 찻잔 하나에도 아주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당신이 찻잔 또는 바위 언덕, 하늘이나 개미에 대한 글을 쓰고 있을 때 그 대상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 대상들에게 선의의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게 되고, 글씨를 통해 초월적인 세계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사소한 것이라고는 없다. 모두 소중한 존재이고 각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야기 친구를 만들라

 

133. 말하기는 혼자서 펜과 종이만을 상대로 보내야 하는 길고 긴 창작의 시간에 앞서 하는 준비운동이다. 당신이 수없이 누군가에게 말했던 이야기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라. 그것으로 글쓰기의 많은 부분은 이미 이루어졌다.

 

작가는 위대한 애인이다

 

135. 글을 쓰려는 사람들은 늘 자신이 누군가를 모방하려 들기 때문에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을 살려 내지 못한다는 걱정을 한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다. 글쓰기는 공동체의 산물이다. 일반인들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작가는 절대 불을 지키기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그래서 글 쓰는 사람은 완전히 혼자만의 고유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면, 나는 솔직히 아주 화가 난다.

 

136. 우리는 앞서 있었던 모든 작가들의 짐을 나르고 있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수시로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글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그들은 한 작가에게 다가가, 그의 쓴 모든 작품들을 통해 그가 어떻게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136. 다른 작가가 쓴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당신 것으로 변해 가면, 당신은 글을 쓸 때 그것들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위대한 연인들은 자신이 사랑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

 

137. 글쓰기는 다른 작가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 만약 누군가가 대단한 작품을 썼다면, 그가 작품을 통해 세상을 좀더 명료하게 만들어 준 것에 대해 당신은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138.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지, 함께 도움을 주고받을 만한 사람이 있는지 아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언제까지나 자신만을 의지하고 밀고 나가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138. 예술가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존재라는 생각 같은 것은 떨쳐버려라.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고통스럽다. 자신만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해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이유는 없다.

 

현상을 넘어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

 

140. 당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려라. 당신이 쳐다보고 있는 모든 사물들 안으로, 거리 속으로, 물 잔에 담긴 물속으로, 옥수수 밭 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려라.

 

140.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우리 자신에게 이를 수 있는지 밝혀 주는 작품을 읽고 또 읽어라.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을 키우고 다정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거듭 체험하게 된다.

읽고 싶은 책, 나누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시간이 너무 부족한게 탈이지. 어릴 때부터 이런 것을 습관화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용없는 일이지만 늘 생각해본다.

 

먹잇감을 응시하는 고양이처럼

 

141. 방 안에 있는 고양이가 움직이는 물건을 응시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 고양이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다. 당신이 거리에 나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그런 고양이의 태도다.

 

142. 어떤 글을 쓰겠다고 계획했을 때 동물처럼 행동해보자. 동물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동물처럼 당신이 쓰려는 이야기의 먹잇감을 하나씩 비축해두자.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

 

143. 무엇이 되었던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라. 논리적인 마음은 꺼버려라. 마음을 비워 놓고 생각이 들어가지 않게 하라. 언어가 배꼽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껴라. 머리를 위 속으로 끌어내리고 소화시키라. ..... 생각의 지층에 있는 무의식의 세계 속으로, 당신의 핏줄 속으로 글쓰기를 삼투시켜라

머리로만 쓴다고 착각하지 말자. 나의 모든 것을 이용한다는 생각으로

 

144. 제일 좋은 글은 당신의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이 실린 글이다. 작품을 쓰다가 세상으로 나갈 때는 당신의 모든 것을 데리고 나가라.

 

자신을 믿어라

 

146. 작가가 되고 싶다면 분명하고 확실하게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세, 웃기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마 그것이 푸른 말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이런 글은 곤란하다. “이것은 푸른 말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라.

 

146. 우리 인생이 언제나 선명한 것은 아닐지라도, 명확하게 인생을 표현해 보는 것이 좋다.

 

147. 스스로 경계할 부분은 바로 질문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질문에는 스스로도 대답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질문 하나를 만들 수 있다면 아주 잘된 일이다.

 

147. 내가 인생에서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건포도 빵 세 개를 먹고, 하늘색을 기억하고,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나로 국한하자면 나는 책을 한 권 내고 싶고, 군대를 대상으로 작가와 강연을 하고 싶고, 장병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147. 글쓰기는 안개에 싸여 있는 마음에 불을 지피는 행위다. 종이 위에 안개를 옮겨 놓지 말라. 설사 확실하지 않을 때라도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라. 이런 훈련은 문장을 훨씬 힘차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카페에서 글을 쓰는 일에 대하여

 

149. 카페에서 글을 쓰는 나의 방식이, 모르는 사람 눈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호사스러운 것으로 생각될지 모른다.

그럴 수도 있지만 왜 그런지 이유는 알수 없지만 카페에 가면 책도 잘 읽히고 글도 잘 읽힌다. 이유 중에 하나는 나에게 있어서는 타인의 시선이다. 그래서 좀더 집중할 수 있다. 카페가 많은 것이 내 입장에서는 좋다.

 

149. 나는 맥도날드 같은 체인점보다는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식당을 더 좋아한다.

한번 맥도날도 24시를 가봤는데 거기는 집중할 수가 없는 구조이다. 커피숍은 큰 체인점이 더 좋다. 넓고 아늑하고 편의시설도 잘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스타벅스에 자주간다.

 

150. 마음은 항상 일과 집중력에 대해 저항하려 든다.

집에 있으면 항상 많은 유혹에 빠진다. 편하니까. 그래서 어디로 나가고 싶은데 여건이 그러지 못해 좀 아쉽다.

 

151. 카페에서 작업하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카페의 번잡스러운 환경은 글을 쓰겠다는 충동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중추신경을 계속 바쁘게 움직이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당신이 집중하고 있는 더 깊고 고요한 부분이 자유롭게 흘러나오도록 유도한다. 모차르트가 작곡을 할 때 아내에게 이야기 책을 읽게 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151. 파리에서는 아침 여덟 시에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오후 세 시까지 느긋하게 커피를 홀짝여도 아무런 눈총을 받지 않았다. 헤밍웨이는 <움직이는 축제>에서, 자신이 앉은 테이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제임스 조이스가 있었다며 카페에서 글을 쓰는 광경이 파리에서는 얼마나 일반적인가에 대해 적고 있다.

 

작업실에 대하여

 

154. 글을 쓸 공간을 구할 생각이라면, 그야말로 방 하나만 구하도록 하라. 대단한 공사를 해서 뜯어 고칠 생각일랑 하지 말라.

그래도 사람은 욕심이 있다. 자기만의 공간을 멋지게 꾸밀려고 하는. 나도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고, 나만의 지하공간을 갖고 싶다. 거기서 목공작업도 하고 싶다.

 

155.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간을 만들어 놓고서도 작업을 하지 못하는 친구를 여럿 보아 왔다. 나는 차라리 부엌 식탁에 앉아서 글 쓰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한다.

 

155. 선승들은 작가의 방은 곧 그 작가의 마음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공간이 남는 것이 두려워 모든 구석을 꽉꽉 채워 놓는다. 그것은 우리 마음이 공허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유와 드라마를 만들어 내려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156. 나는 글쓰기 공간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약간 지저분하고 정리되어 있지 않은 공간을 볼 때 그 공간의 주인인 작가는 아주 비옥하고 힘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완벽하게 꾸며 놓은 작업실에 갈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그곳의 주인은 자신의 마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내적 조절력의 필요성을 외적 환경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난 모든 것에 있어 좀 어수선해야 제 맛이 난다. 그래서 항상 집사람의 지적을 받곤 한다.

 

, 그 거창한 주제에 대하여

 

158.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159. 맞은 편 해안에 있는 목적지인 에로티시즘에 도달하려면, 천천히 옷을 벗어야 하며 끈기있게 강을 헤엄쳐 건너야 한다.

길게 호흡을 가지고 가야 한다. 늘 말하는 것이지만 다 보여주는 것은 아마추어다. 예술로 승화할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순례하라

 

161.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몇 몇 주제를 제외하고는 다 우리들 주변의 이야기이다. 미처 몰랐던 것들에 대한 깨달음이다.

 

162. 평범한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배우라. 오래된 커피잔, 참새, 도시버스, 얇은 햄 샌드위치에 존경을 표해 보라. 당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163. 아이들이 빈 시리얼 상자를 흔들어 댄다. 당신 지갑 속에는 1달러 25센트만 남아 있다. 남편은 구두가 안 보인다고 불평이다. 자동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당신은 채워지지 않는 백일몽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164. 그래도 또 다른 노트를 꺼내, 다른 만년필을 잡고, 쓰라, 그냥 쓰고, 또 쓰라.

어떤 일이 있어도 쓰기를 멈춰서는 안된다. 저자의 의지를 이 문장 하나로 이해한다.

 

164. 결국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진정 글을 쓰고 싶다면 모든 것을 잘라내고 쓸 수 밖에 없다. .... 아무리 낯선 환경 속에서도,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도, 글쓰기 훈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165. 우리가 글쓰기에 열중해 있다면 장소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글쓰기에 빠져 있는 것 자체로 충분히 완벽한 것이다. 여기에 바로 우리가 어떤 장소에서든 글을 쓸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위대한 자율성과 안전성이 있다. 진정 글을 쓰고자 갈망한다면, 결국 당신은 환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 길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저자가 몸소 체험해봤기 때문에 이런 글이 나오지 않겠나. 그냥 머리만으로 생각해서는 나올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장소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컴퓨터가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쓸데 없는 생각이다.

 

충분하다고 느낄 때 한번 더

 

166. 글쓰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될 때, 조금만 더 자신을 밀고 나가보라. 당신이 종점이라 생각하는 곳이 실은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끝가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때, 당신은 제어할 수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항상 멈추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이 남지만 그냥 올리고선 뒤돌아보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된다.

 

167. 당신이 글을 밀고 나가 그저 적당한 종점에서 끝맺으려고 한다면, 그 글에는 당신의 진정한 숨결이 배어날 수 없다.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

 

167.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멀리,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삶을 사랑하라

 

168. 우리는 모든 것을 느껴 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사실은 절반밖에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바쁘고, 항상 입을 나불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169. 나는 결국 혼자 있어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 산책을 한 다음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에 커다란 두려움이 하나씩 있다. 나의 두려움은 고독이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꿈을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할 수 있을까. 내가? 이런 반문을 이제는 할수 있다고 나는 꽤 괜찮은 작가라고 되뇌이면서 극복해야 한다.

 

171. “왜 나는 작가가 되어야만 하는가?” 모든 것을 향해 이 질문을 던지며, 나는 나 자신을 심연 속으로 밀어 넣는다.

 

171. 결과물이 어디에서 나올지 확실치 않은 글쓰기는 무지와 암흑 속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것과 정면으로 부딪칠 때, 이러한 무지와 암흑의 장소에서 출발한 글쓰기가 결국에는 우리를 깨우쳐 주며,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게 만든다. 이런 두려움의 회오리바람에서부터 진정한 천재의 목소리가 탄생되는 것이다.

두려움은 평생 같이 가야할 동반자이다. 무엇을 하든 두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두려움은 항상 부정적인 존재는 아니다.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주는 한 요소이기도 하다.

 

172. ‘인간은 고통을 안고 산다라는 사실에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라. 결국에는 너무나 보잘 것 없고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에 대해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연민의 감정은, 우리로 하여금 발 아래 깔린 시멘트와 혹독한 폭풍에 짓이겨진 마른 풀들마저도 다정스레 바라보게 한다...... 바로 이것이 인생이고, 지금 이순간의 인생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의심이라는 생쥐에게 갉아먹히지 말라

 

173. “물론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힘이 든다는 것쯤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 잘 풀리지 않으면, 그냥 나한테는 안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겁니다.” “그것은 잘못된 태도입니다. 만약 그곳 사람들이 당신을 스러뜨린다면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그들이 또 다시 당신을 쓰러뜨린다 해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쓰러지든, 당신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한번 이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다면 끝을 봐야 한다. 그러나 그 끝을 알수가 없다.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시작될 수가 있다. 그것이 참 어려운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이 한국으로 유턴을 했다. 1~2년 하다가 잘 안되니 그냥 돌아온다. 그들에게도 선택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나같으면 거기서 끝을 봤을텐데 너무 아쉽다. 나도 글을 쓰는 것을 시작하려 한다. 끝까지 가고 싶은데 과연 그 마음이 성과가 안 나와도 마찬가지일지 의문이긴 하다.

 

174. 글쓰기에서도 같은 진실이 통한다. 지금 세상에 나온 책들 가운데 출판조차 못했을 뻔한 책이 아마 수천 권도 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저 계속 가야만 한다는 진실이 있을 뿐이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쓰라! 설령 그 글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또 다른 글을 계속해서 쓰라. 훈련은 당신의 글을 점점 더 훌륭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174. 두달에 한번 씩 글쓰기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과 부딪힌다.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늘 똑같다. “어리석은 짓이야, 돈한푼도 벌지 못하면서 그럴싸한 경력도 쌓지 못하고 있잖아. 이제는 내 걱정을 해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어. 너무 외로워. 이런게 싫어! 바보 같은 짓이야. 나도 보통사람처럼 살고 싶어

지금의 내 마음이다. 정말. 외롭지는 않지만 잘하다가도 이게 잘하는 짓인지 항상 의문이 생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묻고 있다.

 

174. 의심과 의혹은 고문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전적으로 매달려 심혈을 기울였다면, 그 일은 그것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우리에게 분명하게 알려 준다. 의심은 굽히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끊임없이 시험하는 짓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고 나약하게 만든다.

 

174. “세일하는 가게에나 가 볼까? 다른 작가들에게 카푸치노를 마시며 글을 쓰게 하는 카페를 열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결혼해서 아기도 낳고 닭요리 하나만큼은 일가견을 이루는 주부로 사는 것도 좋을 텐데....” 이런 의혹에 귀 기울이지 말라. 의혹이 이끄는 곳으로 가보았자 고통과 부정적인 마음만 만나게 될 뿐이다.

친구가 자꾸 구직 광고를 보내온다. 마음 한 구석에는 다시 현실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도 있다. 고생하는 와이프를 보니 작가한답시고 책 읽고 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이 말을 들으니 위로가 되긴한다.

 

175. 의심이라는 생쥐에게 갉아먹히지 말라.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잃지 말고 저 너머에 있는 광활한 인생을 바라보라.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176. 유태교 전통에는 소년이 처음으로 토라의 맨 첫 자를 읽으면 꿀이나 단 음식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공부를 하면 단 음식을 먹게 될 거라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학습 유도 방법이다. 글쓰기도 당연히 이래야 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글쓰기는 좋은 것이며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글쓰기를 적이 아니라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배움이 꿀처럼 달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유대인의 지혜이다. 글쓰기에 대해 좋은 것이라고 들어본적은 없었지만 다행히 글쓰기가 이젠 친구가 되었다.

 

177.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말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니까.

 

장대 위에서 발을 떼라

 

178. 카타기리 선사는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백 미터 장대 위에서 발을 떼라

이런 도입부 괜찮은 것 같다. 궁금증을 유발하고 유명인이 남긴 말이니 신뢰도 높고.

 

178. 성공적인 글을 썼다고 해서 결코 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실패한 글을 썼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179. 만물은 아무런 이유없이 생겨나고 또 사라져간다. 이거야 말로 더 바랄 것이 없는 기가 막힌 기회다. ... 이전의 실패는 모두 놓아 버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무언가 위대한 글을 쓰라. 아니면 실패한 후에 느끼는,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에 대해서라도 쓰라.

 

왜 글을 쓰는가

 

181. 아주 좋은 질문이다. 우리는 이따금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작가가 되고 싶으니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으니까. 남들에게도 선망이 되는 직업이니까. 눈치 안보고 내마음대로 할수 있으니까. 사회에 공헌할수 있으니까. 군대에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으니까

 

182. 베이커 선승은 “‘라는 것은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사물은 그냥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도 “‘가 아니라 무엇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182. 하지만 라는 질문도 좋다. 마지막까지 남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글쓰기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삶에 스며들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183. 글쓰기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아낸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든지, 글쓰는 행위를 부정하기보다는 자신을 더 깊이 불사르며 글쓰기 속으로 몰입하게 해줄 것이다.

 

183.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또는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가?”라고 묻되, 깊이 생각하지는 말라. 그 대답은 펜을 잡고, 종이 위에 분명하게, 단정적인 진술로 하라.

 

186. ‘글은 뭐하러 쓰는거야?’식의 닳아빠진 잔소리가 다시 들려오면, 당장 종이를 꺼내 대답을 가득 적어 보라. 하지만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대답은 안 된다.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저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이유가 가능하다. 당신은 문체를 향상시키기 위해, 당신은 얼간이이기 때문에, 당신은 종이 냄새에 미쳤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관통하는 글쓰기

 

188. 앞길이 막막하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갈까 생계가 걱정스러운 바로 그런 시절 케이트와 내가 월요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저자도 평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였다. 경험에서 나오는 이런 말들이 힘을 준다.

 

188. 명심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 그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에 접근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일에서 어떤 가치를 얻는가 하는 점이다.

 

189. 우리는 모두 전체의 한 부분이다. 이것을 이해하면,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우리를 통해서 글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케이트와 나는 월요일 온종일 서로를 관통하고, 모든 거리, 커피를 관통해서 글을 썼다. 이런 관통하는 글쓰기만이, 흐르는 피가 땅에 스며들 듯 다른 곳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힘이 생긴다.

 

작가로 살아남기

 

191.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서, 그리고 작가로서는 강하고 용감하지만 한 인간으로 돌아오면 한없이 무기력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사실이 우리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세상에 대해 우리가 품은 위대한 사랑과, 생활인으로 우리등에 달라 붙은 불명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192. 우리는 작품 속과 작품 바깥이라는 두 가지 세계를 하나로 묶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술은 비공격의 실천이다. 우리는 작품 속에서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이 기술대로 살아야만 한다.

 

192. 종이에는 멋진 시를 적으면서 자기의 삶에는 침을 뱉지는 말라는 뜻이다. 책상에서 시를 치우고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책상에서 시를 치우고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작가로서 살아남은 방법이다.

그래 나는 글을 쓰면서 아침을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한다. 때론 이게뭐냐고 하긴 하지만 내가 돌아갈 삶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거기서 기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193.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돈없이 어떻게 글을 쓸 수 있나. 군인 역시 돈을 받고 일한다. 그러나 그 마음 속에는 그보다 더 높은 이상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쓴 글에서 떠나라

 

194. 여름 축제나 바자회에서 글쓰기 창구을 운영했다. 처음에는 겁이 나서 하나를 써 주고 50센트씩 받았는데, 그 다음 해에는 1달러로 인상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정말 대단하다. 유명한 작가가 되고 난 뒷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유명하지 않다면 니가 뭔데 이럴 것 같다.

 

198. 즉흥 글쓰기 창구는 글을 떠나 보내는 데 더없이 좋은 훈련이다.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보내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당신은 작가로서 완전하게 설 수 있다.

 

문학의 형식, 삶의 형식

 

201. 많은 하이쿠 작품을 읽다보면 그 안에는 반드시 독자들의 마음을 도약시키는 순간이 들어 있음을 보게 된다. 독자들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초월적인 세계를 일깨우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순간 우리는 신을 경험하며 저절로 !’하는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하이쿠가 가지는 미덕이다.

 

눈사람과 나눈 말

눈사람과 함께

사라지네

-시키

바쇼의 하쿠를 가지고 있는데 정말 명문이다. 일본이라고 그냥 대놓고 무시할 나라는 아니다. 미국에까지 하이쿠의 영향이 끼친다니.

 

202. 바쇼는 평생 동안 하이쿠 다섯 편을 지을 수만 있어도 하이쿠 시인이 되며, 만약 열 편을 지을수 있다면 이미 대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202. 우리는 한 편의 좋은 장편을 얻기 위해 세 편의 장편을 쓰는 훈련을 거칠 수도 있다. 형식이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문학의 형식도 배워야 하지만 우리는 또한 인생이라는 형식을 채워 나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인생의 형식에도 훈련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익숙한 초원을 떠나라

 

207.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견고하지도 않고, 구조적으로 완벽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난해 부터가 나는 새로 태어난 해이고, 중세 암흑의 시대에서 르네상스로 가는 시기이다.

 

207. 자신을 규정하는 경계를 확장시켜라. 잠시 동안이라도 그 경계선 끄트머리에서 살아 보라.

 

규칙적인 연습은 창조력을 마비시킨다

 

209. 다른 운동이 그렇듯, 글쓰기를 발전시키는 데는 연습만이 지름길이다. 하지만 글쓰기 훈련은 의무적으로 치러질 수 없다는 점이 여느 훈련과 다르다..... 이렇게 그냥 시간만 채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시간 속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는 목숨 전체를 기꺼이 그 글 속에 집어 넣어야 한다.

그냥 시간을 채우는 작업이 아니다. 의무적인 일이 아니라 신성한 의식임을 알아야 한다.

 

211. 나는 개근상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개근상에 내포된 이런 품성은 배워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흑백논리를 적용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어릴때는 개근상을 안타면 이상한 놈으로 취급받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답답한지를 알겠다.

 

212. 만약 오랜 시간에 걸쳐 썼던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글쓰기에 충분히 몰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오직 연습 시간의 경과로만 채우고 있다면, 당신은 평생을 연습해도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없다. 때로는 더 멀리 가기 위해 인생을 변화시켜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214. 글쓰기에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인생을 바꾸어야 했던 내 친구처럼, 그 반대 역시 진실이라는 사실이다. 글쓰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글쓰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시간이 흘러 다시 규칙을 지키는 착실한사람으로 돌아가겠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실은 말하지 않게 된다. 글쓰기 훈련에 자신을 충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몰입하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에도 몰입할 수 있다.

 

215. 글쓰기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우리에게는 진실을 말할 신성한 임무가 있으며, 그 임무는 종이에서부터 걸어나와 우리의 인생 전체로 들어가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 못하다면 작가로서의 우리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사이의 간극은 너무나도 넓어진다. 이런 이유로, 인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글을 쓰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배우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큰 도전이다. 그 도전을 받아들이라.

간극이 너무 넓어져도 문제지만 너무 가까워져도 문제일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216. 결혼, 히피 체험, 여행, 미네소타와 뉴욕에서의 생활, 교사직, 영적 훈련 등 모든 일을 다 해보고 나서 자신에게 예정되어진 운명이 글쓰기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이제는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게 된다. 그동안 글쓰기를 회피하려 얼마나 애써왔는지 상관없다.

저 많은 것을 경험해본 저자가 부럽긴 하다. 그렇게 해서 운명을 찾았고 거기에 정열을 투사하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218. 완벽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전술의 변화와 상관없이 무슨 일이 있어도 글쓰기와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 너무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그 끈은 놓지 않도록

 

218.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정원을 손질해야 하고, 지하철을 타야 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소중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음식에 대해 써 보라

 

220. 글쓰기를 하다가 막히거나 글이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되어갈 때, 음식을 주제로 글을 써 보라.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 가운데 음식만한 것도 없다.

 

221. ‘화요일 아침 냉랭한 부엌에서 먹은 그 바나나, 나는 세계가 딱 멈추는 줄 알았다음식에 대한 글은 무엇보다도 생생하며 구체적이다.

 

221. 음식을 소재로 삼아 당신은 추억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도 있으며, 아주 철학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도 있다.

 

외로움을 이용하라

 

223. “당신은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혼자 사는 법을 배워야 해요. 그것이 당신의 궁극적인 주소지이니까요.”

 

224. 나는 매일 아침 냉수를 샤워를 합니다. 그때마다 물의 차가운 기운에 펄쩍 놀랍니다. 하지만 나는 물줄기를 피하지 않고 계속 서 있습니다. 고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서 서 있을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225. 고독을 이용하라. 고독의 아픔은 당신에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만들어 줄 것이다. 고독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그 고독을, 당신의 더 깊은 곳을 탐사하는 내시경으로 이용하라.

 

스스로에게 넌덜머리가 났을때

 

226. 하나의 작은 자극이 때로는 위축된 창조력을 되살려 줄때도 있다.

 

227.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만 된다면 얼마든지 파격적인 변신을 해도 좋다.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라.

 

229. 가끔 다른 사람의 인생만이 재미있고 내 인생은 무의미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렇게 자기 중심을 놓쳐 버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만 찾기 시작하면 우리는 균형을 잃어 한쪽으로 기울고 만다. 이 말은 오직 자신의 이야기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타인에 대해서 그렇듯 자신에 대해서도 너그러운 시선을 가져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들도 부자고 나도 부자다

 

229. 당연합니다. 당신이 내면 깊이 들어갈수록 당신은 점점 더 당신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변화란 점점 자기다워진다는 것

 

229. 당신은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당신이 태어난 출생지는 글의 문체와 구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내 문체가 딱딱하고 재미없었던 것일까.

 

231. 명심하라. 뿌리로 돌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뿌리에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

 

231. 우리는 현대 사회의 생산물이며, 이 사실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자 한계다. 우리는 단 한가지로 정의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뿌리를 파내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뿌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뿌리가 묻힌 곳에서 발견되는 고통이 견디기 싫어서, 그것을 외면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도망을 선택한다. 우리가 자신을 만들어준 최초의 장소를 떠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나의 장소로 돌아왔다. 그럼 나는 최소한 도망칠 것은 없는 것 아닐까. 더 깊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하긴 그러고 보니 내가 태어난 고향은 가질 않고 있네. 아버지와 형제간의 문제가 나한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게 중요한 문제일까. 나의 글의 뿌리는 군대이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부정하는 내 뿌리를 더 이해해야 할 것 같다.

 

233. 나는 누구인가? 또 내 글의 원천은 어디인가? 이것을 이해하고 다시 이것을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켜 줄 때, 당신이 전달한 것은 비단 당신의 뿌리에 대한 편협한 기록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근원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나의 글의 원천은 군대.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는 군대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이야기 모임 만들기

 

237. 친구들과 이야기 모임을 만들어 보라. 촛불 하나만 있으면 된다. 약물이나 술에 취할 필요는 없다. 일단 이야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모든 사람이 매혹될 테니까 말이다. 그런 다음 나중에, 당신의 이야기를 글로 적어 보라. 글을 시작할 때는 이야기를 할 때처럼 꾸밈이 없어야 한다. 글을 시작하는 데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대화하듯 써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벌거벗은 자만이 진실을 쓸 수 있다.

 

241. 마라톤 수업은 자신을 열어 보는 대단한 경험이다. 이 수업을 한 직후에는 벌거벗은 느낌, 제어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내 경우에는 이유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자기 방어라는 외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기분. 벌거벗은 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는 기분과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243. 우리는 그렇게까지 자신을 열어 보이는데 익숙하지 않은 존재들이다. 자신을 벌거벗기고 해체시키는 기분, 하지만 이것도 괜찮으니 받아들이라. 벌거벗은 자만이 어느 것에도 왜곡되지 않는 진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천재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245. 누구에게나 정직한 고결함과 세심함으로 자신의 인생을 표현해 내는, 천재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능력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고, 바로 그 때문에 자신의 글이 우수하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247. 자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알고 그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바깥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쉽다.

 

248. 우리 안에는 누구나 뭔가 천재적인 것이 들어 있으며 그것을 바깥으로 발산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248. “나는 좋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좋은 글을 막는 벽을 뚫고 나가 그 글이 바로 나 자신임을 주장할 능력이 있다라고 말하라. 이것이 우리가 채워 나가야 할 내용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고 더불어 우리의 작품도 훌륭할 때, 그것이 좋은 것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그것과 함께 서 있어야 한다.

 

작품을 평가하는 스스로의 잣대를 가져라

 

250. 한 작품을 백 사람이 읽으면 백 개의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보는 시각과 관심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경청해야 한다.

 

251. 작품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두고 읽어 보는 것이다. 만약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면 잠시 미루어 두라. 그리고 6개월 후 다시 작품을 읽어 보라. 무언가 더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251. 만약 6개월이 지난 후 다시 읽었을 때에도 작품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낙담하지 말라. 당신이 쓴 좋은 부분은 이미 당신을 위한 퇴비가 되기 위해 발효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무언가 좋은 것이 되어 밖으로 나올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라.

 

사무라이가 되어 써라

 

253. 사무라이 세계에서는 거칠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야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단단한 진실과 함께 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상처 입힐수 없는 진실이다. 이 진실이 세상을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253.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작품을 쓸 때 이런 부분은 간직하고 나머지는 잘라내 버려라. 솔직할 수 있는 용기도 가져야 한다.

 

254. 글쓰기를 하다보면 안개에 싸여 있는 마음을 뚫고 무언가 선명한 것이 표면으로 올라올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 글에 에너지가 생겼다고 해서 모두 가치가 있는 썼다고 자신하지는 말라. 절대 그렇지 않다.

 

254. 완전히 태워버린 것, 첫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것만이 모든 사람을 깨우고 모든 사람에게 힘을 줄수 있다. 누간가 정말 뜨거운 작품을 읽을 때, 그것이 모든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수업을 하면서 많이 보아왔다.

 

255. 나쁜 글은 세상에 이미 너무 많다. 그래서 좋은 글을 단 한줄만 써도 당신은 유명해질 것이다. 미적지근한 글은 사람을 잠들게 만든다.

 

고쳐쓰기

 

256. 자기가 쓴 들을 쓰자마자 다시 읽어 보지는 말라. 자기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기전에는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려라. 작품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긴 방금전 쓴글을 읽을 때와 하루가 지나서 읽는 글은 전혀 다르게 와닿는다.

 

256. 읽을 때는 항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이 사람이 하려는 말은 무엇인가?’ 작품을 처음으로 대하듯 여유 있는 마음으로 읽자.

 

257.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기회다.

 

257. 작품 전체를 다시 읽어보는 것에는 당신 마음의 움직임과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당신은 어느 시점에서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갔어야 했는지, 언제 게으름에서 빠져나왔어야 했는지 한 눈에 알게 된다.

아직까지 이런 단계까진 이르진 못했다.

 

259. 산만한 정신을 뚫고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훈련이다...... 당신의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 서로를 깨닫고 하나가 되는 시점이다. 이것이 작품이다.

 

259. 다시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얻게 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조금도 과장시키거나 공격하는 일 없이 그저 수용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260. 미련없이 적을 잘라 내는 사무라이처럼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을 때는 기꺼이 감상을 버려야 한다. 깨끗하게 본질을 꿰뚫는 마음으로 자신의 글을 쳐다보라.

미련없이 적을 잘라 내는 이순신의 마음으로.

 

261. 원고 수정 작업은 새롭게 다시 상상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쓴 글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전체 그림을 다시 본 다음 그것과 조화를 이루도록 세부 묘사를 첨가하면 된다.

 

262. 단 한 번의 경기를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하는 축구선수들을 기억하라.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좋은 부분은 표시를 해두라. 이것들을 글감 목록에 적어 놓으면 다음 번 다시 글을 쓸 때 그 중 하나를 잡아서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 ..... 이렇게 서로 떨어져 있던 별개의 부분들이 뭉쳐져서 어느 날 갑자기 하나의 놀라운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놀라운 방법. 누구나 할수 있으면서도 하지 못하는 방법

 

나는 죽고 싶지 않다

 

264. “난 죽고 싶지 않네

간단하면서도 이처럼 진한 진실이 어디 있는가. 그는 그 순간의 느낌을 아주 쉬운 말로 고백한 것이다. 카타기리는 그에게 절을 했다.

그 높은 선승도 결국 이런 말을 한다. 얼마나 인간적인가. 그렇지만 구걸하는 모습은 아니며 그 어떤 위대한 말보다 더 울림이 크다.

 

264. 분노나 자기연민, 자기 비난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진실을 수용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를 계속 작가로 지켜주는 골인 지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글쓰기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여러 가지 위대한 힘이 있다.

 

에필로그

 

267. 이 책을 완성하는 데 16개월이 걸렸어요. 적어도 절반은 처음 썼을 때 나온 것들이죠. 가장 힘든 싸움은 글 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게 제일 힘들었죠

이 순간 가장 내게 필요한 말이다. 이 두께의 글을 쓰는데 16개월이나 걸렸단다. 그리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두려움, 과연 쓸 수 있을까?를 극복했다.

 

267. 우리는 성공이 행복이다라는 등식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성공을 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성공은 또 다른 고립감과 실망을 가져온다. 모든 성공이 다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지라. 이렇게 큰 감정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제한시키지 말라.

요즘 절실히 느끼는 부분들이다. 자기합리화인지 모르지만 지금의 내 자신이 너무 좋다.

 

옮기고 나서

 

270. 이 자유로운 글쓰기란 자신만의 솔직한 목소리를 찾아내는 길이며, 궁극적으로 인생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진실! 정말 겁나는 단어다. 나는 나의 진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꼭 나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누가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겠는가?

진실 앞에 서는 것은 항상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항상 외면하고 피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도 진실 앞에 맞짱을 뜨면 최소한 떳떳해지는 것 같고 속이 후련하다.

 

270. 작가가 희망하고 있듯, 글쓰기를 통해 세상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를 돌이켜보며 인생을 완성시켜 나가려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세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진짜 보물들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숨겨진 진실까지는 모르겠고, 자기를 돌이켜 보고 세상에 조금이라고 공헌하고 싶은 욕망이지 않을까

 

270. 글을 쓴다는 것이,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고 세상과 자신에 대한 진정한 연민을 키워가는 끊임없는 훈련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아니라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다.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꼭 쓰는 것은 아니다. 나도 작가로 도전을 하겠지만 굳이 안되더라도 지금까지 글을 쓰는 자체가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치유의 글쓰기도 있듯이,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기를 돌아볼 수 있고, 감수성을 키울 수 있고, 개인의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270.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나는 이 말도 마음에 들었다. 한번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 느티나무가 제일 예쁘게 잎을 피우는 계절, 일주일에 두 번씩 걷게 되는 마포의 어느 거리에서 그리고 종로의 어느 건널목에서

 

271. 글쓰기가 평생을 걸쳐 하는 일이라면 지금부터 글쓰기 훈련을 시작해도 되리라. 물론 자유롭게

 

3. 내가 저자라면

 

보완이 필요한점(독자의 눈으로- 이런 내용은 아쉬웠다, 이런 부분은 이해가 안됐다 등 등)

 

저자의 글쓰기 사례나 유명한 문학작품에서 나온 예시가 각 장마다 더 많이 수록되었으면 이해하기기가 더 쉽고, 글을 쓰는데 더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세부묘사를 말하는 부분도 어떤 말인지는 알겠으나, 구체적인 예를 들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이 책의 장점(독자의 눈으로- 이 부분이 이래서 좋았다, 이런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등 등)

 

글을 쓰고자 하는 이 시점에 내게 아주 적절한 책이다. 이 책은 나와 같이 글을 쓰려는 초보자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 글을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하는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식의 방법론을 보여주는 실용위주의 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읽어보니 경제로 치면 경제학 원론에 가깝다. 글쓰는 사람으로 가져야 할 각오, 자세, 방향, 작가의 삶 등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들에 연신 고개만 끄덕이게 만든다.

 

무엇보다 보통사람으로서, 글쓰기란 대단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의 분야,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을 깨고 훈련을 통해 그리고 열정과 의지를 통해 할 수 있는 분야, 우리들의 리그라고 얘기해 주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글쟁이의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결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글을 쓸 시간이 많을 때 나는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반대로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된 기분이다.”

 

의심과 의혹은 고문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전적으로 매달려 심혈을 기울였다면, 그 일은 그것을 그만두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우리에게 분명하게 알려 준다. 의심은 굽히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끊임없이 시험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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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15:36:13 *.18.187.152

그냥 나는 힘들어하는 장병들에게 희망을 주고 인문학을 권유하기 위해서이다.

--> 심플하면서도 울림이 있네요. 진심이 담겨서인가. 집필동기나 서문에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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