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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10시 39분 등록

 

저자 연구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 1948 ~ )

미국의 작가, 화가, 글쓰기 지도자. New Mexico, Santa Fe 거주.

그림은 다작을 한다고 한다. Santa FeErnesto Mayans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녀의 공식 웹사이트(http://nataliegoldberg.com/paintings/)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그림들이 내 스타일은 아니다.

글쓰기에 관한 첫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에 글쓰기 붐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이 글쓰기에 대한 기술이나 요령을 알려주는 데 반해, 그녀의 책은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계기로서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30년이 넘게 글쓰기 프로그램과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선 명상을 기반으로 한 이들 프로그램에서 나탈리 골드버그는 글쓰기란 무엇보다도 자신의 진정한 내면과 소통하는 중요한 방법임을 알려 준다. 이를 통해 삶의 큰 변화를 경험한 학생들에게 그녀는 위대한 글쓰기 스승으로 명성이 높다.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쓰고 세미나를 열고 있다고 해서, 글재주를 타고난 천재적인 작가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책 전반에서 글쓰기는 타고나는 재능보다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쓰고 또 쓰라고 주문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5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서 넉넉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뭘 해서 먹고 살지 고민하고, 명상센터 바자회에서 0.5~1달러에 시를 팔며 습작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방황이 있었기에 선 명상을 만났고, 이와 다를 바가 없는 글쓰기 치유를 경험했기에 현재의 위대한 글쓰기 스승이라는 명성이 가능했으리라 본다.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이를 글과 그림이라는 예술로 표현하는 그녀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일흔이 된 현재까지도 활발한 창조 활동을 하고 있음이 부럽다.

 

저서로는 글쓰기 관련 책으로 <구원으로서의 글쓰기(The True Secret of Writing, 2013)>, <버리는 글쓰기(Thunder and Lightning, 2000)>, <글쓰며 사는 삶(Wild Mind: Living the Writer’s Life, 1990)>이 있고, 이 밖에 소설, 그림에 관한 책으로 <Banana Rose(1995)>, <Living Color: A Writer Paints Her World(1997)> 등이 있다.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서문

11 여러분 중에 피플스뱅크 빌딩 위로 구두를 벗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을 맞이해 본 사람이 있는가? 내 사촌 버드가 한 번 그렇게 했던 적이 있다. 지금 내 심정 또한 그때의 버드처럼 행복하다. 여러분은 이 책을 늘 책상 가까이 두는 것만으로도 많은 슬픔과 후회를 덜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여러분의 인생까지 구원해 줄지 모른다. 아름다운 시와 산문을 쓰는 나탈리 골드버그는 새로운 목소리를 찾아냈다.

구두를 벗어던지진 않았지만 나도 떠오르는 행복했던 장면들이 몇 가지 있다. 한번은 옆에 있던 조카의 손을 붙잡고 방방 뛰었더랬고, 또 한번은 같이 저녁 먹던 친구들에게 골든벨을 울렸었다. 돈은 좀 들더라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해복했던 순간이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13 “뭣하러 좌선 명상 모임에 찾아오는 겁니까? 당신은 왜 글쓰기를 당신을 단련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인생에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치유하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책도, 프로그램도 많다. 글쓰기가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연습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 그걸 찾아서 쓰는 과정일 될 때 가능한 일이겠지. 작년과 올해, 2년에 걸쳐 하고 있는 그렇다고 믿는 일이다. 글쓰기가 나를 인생에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14 학생시절 내내 나는 말 그대로 꽉 막힌 모범생이었다. 나의 유일한 목표는 오직 선생님 마음에 드는 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쉽표와 마침표, 물음표의 쓰임새를 배웠고, 배운 대로 문법에 맞는 그을 쓰는 데만 골몰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은 진부하고 재미가 없었다. 내가 썼던 글 어디에도 나만의 생각이나 감정은 실려 있지 않았다. ‘선생님이 이런 걸 원할 것 같으니까 이렇게 써서 보여드려야지하는 생각뿐이었다.

내 얘기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글이 진부해지고, 글 쓰는 게 재미없었나 보다.

 

16 그때 에리카 종(Erica Jong)이 쓴 <과일과 채소(Fruits and Vegetables)>라는 얇은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책장을 넘겼는데, 아뿔싸! 바로 요리에 대한 시였다. 나는 어리벙벙해졌다. “이런 것도 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맙소사 이렇게 평범한 것이란 말인가? 내가 매일 하는 그런 일이 시라고?

서점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정말 어떻게 이런 걸 출판할 생각을 했을까, 누가 이런 걸 돈 주고 살까 싶은 책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왜 나는 그런 책 조차 못 내서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는 걸까?

 

17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그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20 그리고 읽는 데서 끝내지 말라.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

 

초심자의 마음, 종이와 연필

21 나는 맨 첫번째 수업을 무척 좋아한다. 내가 처음 글쓰기란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던 그 첫 마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처음의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돌아가야 하는 자리일 것이다. 두 달 전에 꽤 괜찮은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쓴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글을 써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솔직히 나는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전에 어떻게 글을 완성했었는지 의아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잘 몰라서 두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좋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기대감, 그리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24 글쓰기는 정신적이면서 동시에 육체적인 작업이기에 사용하는 도구와 장비에 많은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나는 감정적인 글을 쓸 때는 처음에는 직접 손으로 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심장의 운동과 더욱 가깝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공부도 글쓰기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25 그림을 그리는 아주 커다란 도화지에 글을 써 보는 것도 한번 해 볼 만한 방법이다.

내면의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도 사실이다. 하늘에 대고 글쓰기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26 글쓰기도 이와 똑같다.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감정과 에너지의 힘에 질려 겁을 먹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당신 인생의 모든 면모를 기록하고 심장부로 뚫고 들어가도록 손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

시험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답이라는 것과 비슷한 걸까? 깊이 생각해서 고쳤다가 틀리는 적이 많다.

 

27 이러한 치열한 글쓰기 훈련에 있어 가장 기본은 제한된 시간 동안 글을 써 보는 것이다. 10, 20, 1시간. 시간의 길이는 각자가 알아서 정한다. 처음에는 시간을 짧게 했다가 일 주일 후에 늘릴 수도 있고, 처음부터 1시간 동안 글쓰기에 빠지겠다고 작정해도 좋다. 시간의 길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에 할애한 시간이 얼마이든 간에 그 시간 동안만큼은 글쓰기로만 완전하게 채우도록 집중하는 일이다.

나에게 꼭 필요한 훈련이다. 어렸을 때부터 벼락치기에 익숙해서인지, 시간 여유가 있으면 오히려 더 게으름을 피우다가 제대로 못하고 만다. 이런 식으로 연습해봐야겠다.

 

28 *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라.

* 생각하지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는 한데 좀 추상적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들어서 비교,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8 우리의 목표는 첫 생각에 활활 불을 붙여 주는 것, 사회적 체면 또는 내면의 검열관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내면의 에너지원에 도달하는 것, 피상적으로 우리가 느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보고 느끼는 것을 쓰는 것이다. 이 규칙을 지키다 보면 괴팍하기 그지없는 우리 마음의 정체를 들여다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닳아빠진 사고의 끄트머리를 계속 탐색해야 한다.

 

28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내는 불씨이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개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두 번, 세 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우리의 의식은 일상의 관념 세계로 다시 돌아와 맨 처음 피어난 신선한 불꽃과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려 한다.

내게도 빨간펜 선생이라고 부르는 아주 깐깐한 검열관이 있다. 힘이 엄청 세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2년간은 이 용을 죽이기 위한 시간이었는데, 아직도 잘 살아 있는 것 같다.  

 

30 어째서 첫 생각에는 이처럼 굉장한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것일까? 첫 생각은 신선함, 그리고 영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30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31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내는 시와 소설이 우리를 진정 깨어있는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32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마음을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가져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글쓰기 훈련은 진정으로 쓰고 싶어하는 어떤 것을 쓰기에 앞서 몸을 데우는 워밍업 단계이다. 훈련은 작품을 만들어 내기 전에 거쳐야 하는 가장 초기적이며 또한 본질적인 바탕 그림에 해당한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것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이 사업상의 서류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논문이나 희곡, 여행기이든 그 글에 힘이 실리게 된다.

초반에는 의식적으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생각이 없어졌다. 언제부터였는지 아마도 2018년에 꼭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글을 쓰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걸 잊지 말자.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 나의 목소리를 들어야겠다.

 

32 훈련은 공연에 앞서 무용수가 몸을 풀고, 시합 전 육상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과 똑같다. 육상선수라면 난 어제 뛰었어. 오늘은 워밍업을 할 필요가 없어.”라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그들은 달리기를 위해 매일같이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한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글도 많이 쓰면 쓸수록 실력이 향상 된다. 장거리 육상선수들이 어느 시점부터 달리기가 힘들고 지겨워져서 내딛는 한 발 한 발에 저항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달리는 행위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연습을 하게 된다. 가만히 앉아서 눈부신 영감이 솟아날 때와 계속 달리고 싶게 만드는 깊은 열망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더구나 열망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에게 절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33 하지만 규칙적으로 달리기 훈련을 하게 되면, 이 훈련 자체가 저항심을 잘라내고 무시해 버릴 수 있는 또 다른 훈련이 된다. 당신은 계속 달린다. 이렇게 한참 동안 달리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달리기를 사랑하게 된다. 목적지가 보이게 되면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골인을 하고 난 후에는 다시 또 달려 보고 싶다는 갈증에 사로잡힌다.

내가 달리기를 좋아하게 된 과정과 같다.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날이 풀리면 다시 뛰자라고 다짐하는 순간, 작년 이맘때 추위 속에서도 뛰었던 게 떠오른다. 1년 사이에 왜 이렇게 게을러졌을까?

 

34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 목적지가 없어도 많은 글을 쓰겠다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

 

35 진지하게 글에 빠져 있는 학생의 몸은 점점 느슨해진다.

또 다시 달리기에 비유해 보겠다. 달리기가 좋아서 잘 달리고 있을 때는 달리는 것에 대한 저항이 없는 법이다. 달리는 사람의 모든 것이 달리기를 위한 활동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달리는 사람과 자신이 분리되지 않는다. 글쓰기에 있어서도 만약 당신 몸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 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가 아니다

39 우리의 지각능력이나 판단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각과 판단력은 우리의 의식과 육체를 거쳐서 나온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것을 퇴비를 섞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육체의 세계, 인생이 남긴 쓰레기더미는 자꾸 쌓여 간다. 우리는 그 안에서 경험을 수집하기도 하고 때로는 버린 것들을 섞어서 경험으로 삼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계란 껍질, 시금치 이파리, 원두커피 찌꺼기, 그리고 낡은 마음의 힘줄들이 삭아 질소화합물과 뜨거운 열량을 가진 비옥한 토양으로 변한다.

이 비옥한 토양이 우리의 시와 이야기를 꽃 피워주는 자원이다.

버려지는 노력은 없다요즘 가장 많이 되새기는 말이다.

 

41 카타기리 선사는 말했다.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하게 만드는 건 위대한 결정자입니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 나무, 하늘, , 그외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만이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일합니다.”

 

41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경영할 수는 업다. 심지어 우리는 자기가 쓰는 글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약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훈련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결코 편하게 앉아서 사탕이나 먹으며 살겠다는 핑계거리로 삼지 말라. 우리는 계속 비료가 될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다.

 

42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다른 사람의 성공도 인정할 수 있으며 쓸데없는 욕심에도 빠지지 않게 된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에서 그 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올 수도 있다. 빠르고 늦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계속 훈련을 하라.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에 빠르고 늦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건 동의한다. 그런데 죽은 후에야 때를 만난다는 건 너무 늦은 것 아닌가? 고흐와 고갱을 비교한다면 나는 고갱과 같이 살고 싶다.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44 그녀가 나의 진짜 모습을 어떻게 알고 있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아무튼 기분이 좋았다. 정말 그랬다. 내 안에는 겉모습과 다른 또 다른 내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으니까.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신화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여 준다면 그보다 더 고마운 일은 없지 않은가.

정말 그런 것 같다.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통은 감추고 싶지만, 누군가는 봐주었으면 싶기도 하다.

 

45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글을 썼던 네가 지금처럼 멋진 글을 쓰게 되었다니 놀라워! 너를 보면 나 또한 세상에서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게 느껴져.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제 알 것 같아!”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 날이, 아니 나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너무 늦지 않게

 

45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의 표면 밑에 무언가 나를 지탱하고 키워 주는 보이지 않는 뿌리와 줄기가 있다는 미음만은 늘 가지고 있었다. 내 인생 한복판에 내가 가야 할 옳은 길이 하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은 놓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이 아무런 감흥없이 무감각하게 가라앉아 있거나 잡념들로 산만하게 채워져 있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내 마음과 그 동안 살았던 인생이 전부였다. 나는 거기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 주는 이 노트를 통해 내가 진보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안다. 이 노트는 한 인간 존재의 증명이다.”

이런 식으로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세월 동안 글쓰기를 멀리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많이 들어봤던 말이다 싶었는데, 살 뺄 때 하는 말이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30년을 먹어서 찐 살을 단 몇 개월만에 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가 안 빠지면 난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한다. 간혹 몇 달만에 원하는 무게로 만드는 독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무리해서 뺀 살은 몸에 나쁜 영향을 주고, 금방 원래 몸무게로 돌아간다. 글쓰기든 살빼기든 기본적인 원리는 같은가 보다.

 

45 우리는 스스로가 게으르며 불안정하고 자기혐오나 두려움에 쌓인 존재, 정말 말할 가치도 없는 존재라는 사실과 직면하는 순간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때 당신은 더 이상 어디로도 도망을 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풀어 놓아야 하며 그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 주는 말을 지켜보지 않으면 안 된다.

 

46 안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비평도 무섭지 않다.

나는 아직도 안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를 많이 두려워하는 건가? 바깥에서 비평이 쏟아진다면 못 견딜 것 같다.

 

습작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묶어 보자

49 글을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르면 언제라도 노트에 적어 두라. 그것이 한 단어이든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들은 당신이 다음에 글을 쓰고자 할 때 요긴하게 끄집어 내어 사용할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51 3.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을 하나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적어 보라. 최대한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것을 두고 싫어하는 시각으로 새롭게 써보라. 그런 다음 이번에는 완전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글을 써 보라.

 

52 6. 당신이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를 시각화시켜 보자. 지금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관찰자의 눈으로 세부적인 것을 지켜보라.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담아 보자. 눈에 보이는 풍경이 당신의 방 한 구석일 수도 있고, 여름 내내 앉아 쉬던 고목일 수도 있고, 동네 맥도날드 가게 식탁일 수도 있고, 강둑이어도 좋다. 그 곳은 주로 어떤 색으로 채워져 있는가? 무슨 소리가 들여오는가? 또 어떤 냄새가 나는가? 당신이 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마치 그 장소에 와 있다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당신이 그 장소를 사랑한다는 표현 때문이 아니라 당신 글에 나타난 세부 묘사에 의해 당신이 얼마나 그 장소를 사랑하는지 알게 해주어야 한다.

 

52 8. 당신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초기에 칼럼 소재로도 사용했는데, 나의 가장 최초의 기억은 엄마 손을 붙잡고 철길을 따라 걷는 장면이다.

 

나태함과의 싸움

55 ‘훈련이란 언제나 잔인한 단어다. 나는 이 단어를 나의 게으름을 눌러 복종시키는 것으로 만들어 보려 했지만, 소원대로 효과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폭군과 반항군 사이의 싸움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난 글 쓰고 싶지 않아.”

너는 글을 써야 해.”

나중에 쓰겠어. 지금은 피곤해.”

지금부터 쓰게 될 거야.”

우리 집에 CCTV 달아논 줄 알았다. 어쩜 이렇게 내맘과 똑같은지나만의 일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라서 그렇겠지.

 

56 당신 속에서 싸움을 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싸우도록 내버려 두라.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실제적인 마음이 조용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 마음이 노트에 다가가 더 깊고 훨씬 평화로운 곳에서부터 나온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마음 속에는 이 두 개의 마음이 같이 살기 때문에 때로는 그것이 동시에 글에 나타나게 된다. 더구나 우리는 이 두 싸움꾼들을 언제까지나 묶어 두고 억누를 재간이 없다. 억누를수록 이 싸움꾼들은 더욱 결사적으로 들고 일어서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57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과 피 흘리는 싸움은 하지 말라.

 

57 1. 한동안 글 한 줄도 쓰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일 주일 후 작품을 보여 주겠다는 약속을 만들었다. 친구에게 보여 줄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 것이다.

나에게도 마감시간이 필요하다. 과정 중에 퀄리티가 낮은 북리뷰와 칼럼을 쓰면서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밖에 못해라고 변명하지만, 그래도 마감 시간이 있기에 완성이라도 하는 거다. 시간이 많다면 완성도 못 할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손을 보더라도 제한된 시간에 완성하는 연습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5. 나는 한 달에 노트 한 권은 채우도록 애쓴다. 글의 질은 따지지 않고 순전히 양만으로 내 직무를 판단한다. 그러니까 내가 쓴 글이 명문이든 쓰레기이든 상과없이 무조건 노트 한 권을 채우는 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매달 25일이 되었을 때 노트가 다섯 장밖에 채워져 있지 않다면, 나는 나머지 5일 동안 전력을 다해 나머지 노트를 꽉 채우고야 만다.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60 “당신은 사기꾼이야. 대체 누가 당신 같은 인간이 글을 쓸 수 있다고 하겠어? 당신 작품? 엿같아! 정말 황당하군. 말할 가치도 없는 인간이야. 더구나, 여기 이것 좀 보게. 맞춤법도 틀렸잖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 아닌가?

이번에는 내 머리속에 CCTV를 달아놓고 들여다 본 것 같다.

 

61 당신이 진부해!” 하는 편집자의 소리를 들어 주고 거기에 낙담해서 글쓰기를 중단한다면, 그것은 편집자에게 쓸데없이 당신의 에너지를 빼앗기고 편집자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고 있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고 접어서 집으로 거둬 갈 것이다. 그 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바로 당신 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63 나는 수업계획을 미리 세워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때 그때 주어지는 상황에 겁먹지 않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충실하려 애쓴다. 그리고 매번 이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법이 있다면, 마음을 계속 열어 두고 있는 것이다.

 

65 “아이들 책상 밑을 한번 보세요. 바닥이 온통 신발에서 묻어난 흙 때문에 아주 지저분하죠. 정말 좋은 신호예요. 봄이 왔다는 신호니까요.”

 

내면의 잠재능력에 가 닿아라

67 카타기리 선사가 말했다.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 수면과 같습니다.”

누구라도 이 지하수면에 가 닿을 수 있다. 그것은 당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글쓰기 훈련을 계속하라.

 

68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 대가 열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다. ~ 운동법이 적힌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절대 살을 뺄 수 없는 법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제적으로 운동을 해야만 한다.

한 분야에 통달하면 다른 분야도 잘 하게 되는 이치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글쓰기이든 운동이든 공부든 다 마찬가지다.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잘하게 될 수 없다.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못하는 거니??

 

68 한 편의 시를 놓고서 학교수업은 살아 숨쉬는 시의 생명력을 느끼기보다 은유법과 상징법을 찾아 낱낱이 해부해 버리고 만다. 학교에서 우리는 시를 대할 때 시인이 언어 속에 숨겨 둔 비밀의 열쇠를 찾아내야 하는 것처럼 배워왔다. 하지만 시는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다. 시인이 언어를 통해 맥박이 뛰게 하고 따뜻한 피가 흐르도록 만들어 내는 하나의 생명력을 가진 개체이다.

 

시인과 시는 다르다

71 이제는 늙은이가 되어 버린 남편, 낡은 구두에 대한 느낌, 또는 마이애미에서 어느 흐린 날 아침에 먹었던 치즈 샌드위치에 대한 기억, 이런 것들을 적어 내리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은 당신이 드디어 당신 내면에 있는 것들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다. 당신은 더 이상 당신 안에 있는 것들과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자유롭게 된다. 이전까지 싸움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당신과 하나가 되고 당신을 도울 것이다.

 

73 우리는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만고불변의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 시 한 줄 속에 처박혀 있어도 영원히 만족할 수 있는 영구불변의 진실이란 없다. 사진이 만들어 낸 작품과 자신을 지나치게 일치시켜서는 안 된다.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수용하라

75 우리는 바로 이런 태도로 글쓰기에 임해야 한다. “?”라고 끊임없이 묻거나 새 옷을 고를 때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신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정도로 수용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엄청난 에너지를 종이 위에 쏟아붓도록 해야 한다. ‘이건 글을 쓰기에 좋고, 저것은 이야깃거리가 못 된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76 은유를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던 익숙한 시각에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개미 한 마리와 코끼리 한 마리 안에서 공통된 다른 하나를 볼 수 있는 폭 넓고 열린 시각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

은유를 위한 은유를 하지 말라. 무언가를 은유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일을 하지 말라. 그저 평소의 사고방식에서 한 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이런 연습은 마음과 사고를 부드럽게 해 줄 뿐 아니라 창조력을 키워 준다.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엄청난 도약을 하게 된다. 마음이란 순식간에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래서 내가 시를 어려워하고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79 하지만 그는 정작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자신의 감정들에 대해 단 한자도 종이 위에 써 내려갈 수 없었다.

그 까닭은 그가 종이 위에 자신의 감정을 풀어 내기도 전에 세상을 향해 어떤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들은 당신을 경직되게 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방해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당신의 감정들은 밖으로 표출되고 싶어한다. 그것이 당신 생각을 방해하기 전에 속에서 솟아나는 감정들을 일단 종이 위에 표현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대로 글을 조절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그때그때 솟아 나오는 감정들을 글로 써 내려가라.

 

79 그러므로 글을 쓸 때 모든 것을 풀어 주라. 아주 간단한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서투르고 꼴사나운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당신은 지금 스스로 자신을 발가벗기고 있는 것이다.

80 글쓰기는 당신이 쓰고 있는 딱딱한 껍질을 벗겨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80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 이루어야 하며 또 많은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그가 얼마나 다급한지 충분히 이해는 한다. 우리는 자기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지니고 있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나는 책을 쓰고 있는 중이야.”라는 말을 하고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여유를 주자.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믿는 법을 배우자.

 

강박증의 힘을 이용하라

82 작가란 종국에는 자신의 강박증을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83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강박증에는 힘이 있다. 당신이 글을 쓸 때마다 언제나 같은 곳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강박증의 변두리에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조해 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당신을 괴롭히던 강박증에 일부러 에너지를 쏟아 붓게 된다. 이제 우리는 강박증이 자신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언젠가 창선배가 내가 계속 엄마와 가족에 관한 글을 쓴다며 여기에 관한 책을 써야하는 게 아니냐고 했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재라서 그렇다고 했지만 아마도 내가 엄마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엄마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사실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던 것도 엄마와 딸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서다.

 

84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강박 충동의 조정을 받는다. 강박증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힘을 거부하지 말고 이용하라.

85 “가련한 예술가들이여! 그들은 너무나 큰 고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걸작을 만들어도 결코 만족하지 않죠. 계속 길을 떠나 좀더 다른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니까요.”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88 당신은 얼마든지 상상력의 힘을 빌어 이것을 변경시킬 수 있다. 변경된 상황에다 당신이 실제로 알고 있거나 보았던 것을 세밀하게 묘사해서 이식을 한다면 그 글에 뛰어난 생동감이 생기며 개연성과 진실성이 배어날 수 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라

91 워싱턴 D.C 베트남전 기념관에는 베트남에서 죽은 미국 병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거기에는 수학 답안지 여백에 탱크와 병사들과 군함 그림을 그리던 내 어릴 적 친구 도날드 밀러의 이름도 있다. 그 이름을 보기만 해도 나는 그를 떠올린다. 세부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 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것과 같다.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고등학교 동창생이 졸업식 한달만에 집에 불이 나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그녀가 그렸던 그림이 제일 먼저 떠올랐었다. 연습장에 자신과 친구들 5~6명의 미래를 그린 그림이었는데, 그림 속의 그 아이는 비디오 가게 주인이 되어있었다. 그 때는 무슨 꿈이 그렇게 소박하냐며 웃었는데

 

케이크를 구우려면

92 당신이 소설 한 권을 채울 만한 파란만장한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여기에 당신 마음에서 나오는 열과 에너지를 첨가시켜야 한다. ~ 단지 재료를 섞기만 한 반죽에는 아무런 생명이 없다. 사랑과 증오라는 감정의 에너지를 가해 세부를 채워 나가 하나의 생명체로 확장시켜야 한다.

 

93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다정하게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라. 강에 대해 쓰고 있다면 그 강에 온몸을 적시라. 그 강이 탁한 황토 빛으로 둔하게 흐른다고 적는다면 당신의 몸이 그 탁한 느낌을 그대로 느껴야 한다.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이 분리되지 않는다.

 

94 가끔 이런 이들도 있다. 아무런 재료도 준비하지 않은 채 열만 믿고 케이크를 구우려는 이들을 보게 된다. 당신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지만 그 결과물을 아무도 먹지 않으려 할 것이다. 세부묘사가 빠진 추상적인 글쓰기에서 대개 이런 허점이 발견된다. 분명히 아주 웅장한 생각과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쓴 글이지만 누구도 읽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세부묘사를 사용하면 당신이 느끼는 환희나 슬픔을 글로 전달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당신이 전달하려는 감정이 어떤 맛인지 정확하게 나타내 주면 그것을 맛보고 싶은 미식가가 나타날 것이다.

확실히 세부묘사가 잘 된 글을 썼을 때 생동감이 있고 재미있다는 평을 들었던 것 같다.

 

94 “아주 맛있어요, 일품이야!”라는 말에는 에너지가 없다. 어떻게 대단한 것인가? 우리에게 그 대단함의 냄새를 맡게 해 달라. 바꿔 말해서 세부묘사를 이용하라. 세부묘사야말로 글쓰기의 기본 요소이자 단위이다.

얼마전에 나의 케잌에 대해 세부묘사가 매우 뛰어난 칭찬을 들었다.

바나나가 들어간 티라미수 케이크는 특별히 맛있었어요. ~ 딱 적당한 단맛이 추가되니 좋고, 씹는 식감도 살고, 바나나 보는 것도 재밌고요.”

확실히 그냥 맛있었다고, 잘 먹었다고 하는 것보다는 에너지와 감동이 있다.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97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결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글을 쓸 시간이 많을 때 나는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반대로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된 기분이다.

봉급자들은 시간과 돈을 맞바꿔 일한 시간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그러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그 시간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시간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해 안달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시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같은 것이다.

 

98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금 어수룩한 바보가 되어도 괜찮다. 당신 속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느림보가 들어 있다. 그 느림보가 당신이 모든 것을 팔아버리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그리고 당신에게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도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이마에 주룩주룩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빗물이 고인 웅덩이를 응시하게 만든다.

지드래곤은 그의 노래 쿠데타에서 시간이 돈이라면 난 상당히 빈곤~’이라고 노래한다. 스스로를 Young & Rich라 부르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부를 가진 그도, 시간이 없어서 가난한 time poor 중의 한명이다. 내 안의 느림보, 어수룩한 바보 덕분에 time poor는 안 되겠구나.

 

당신의 육체를 통해 창조하라

99 글쓰기는 머리 속으로 떠오르는 생각만으로는 결과물이 생겨나지 않는다. ‘손을 계속 움직여 써 내려가는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하나의 작품이 탄생된다.

 

100 진짜 글쓰기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은 더 이상 껌을 씹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그리고 호흡이 아주 깊어진다. 글을 쓰는 손은 느슨해지고, 그들의 몸은 몇 킬로미터를 내처 달려도 좋을 만큼 잘 이완되어 있다. 바로 이런 모습 때문에 작가는 뚱뚱한 사람이건 마른 사람이건 상관 없이 좋은 인상을 지니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언제나 일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글을 써 내려가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언제라도 수많은 세상을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103 글쓰기 역시 90퍼센트는 듣기에 달려 있다. 열심히 들으면 당신이 있는 곳을 채우고 있는 공간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글을 쓸 때 당신은 당신을 통해 그 공간의 소리를 분출시킬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만 있다면, 글쓰기에는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 없게 된다. ~

듣는 것은 곧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당신이 더 깊이 들으려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아무런 편견 없이 사물이 가는 길을 받아들일 때 그 사물에 대한 진실된 글이 태어난다. 만약 당신이 사물의 이치를 잡아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시를 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은 것이다.

105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라. 그리고 그 살아 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이라.

앞으로 하게 될 영어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활용해봐야겠다.

 

106 위대한 선승인 도겐은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라고 했다. 그러니 그저 듣고, 읽고, 쓰라. 당신은 아주 조금씩 당신이 말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당신만의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고 그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 그냥 흐르는 대로 운율에 맞춰 노래하고 쓰라.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108 또한 작가 스스로 글의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글을 써 내려가거나, 다루고 있는 글의 소재에 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문제가 된다. 이런 부분이 글의 초점을 흐리게 만들고 결국에는 독자들의 흥미를 잃게 만든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윤곽이 흐릿한 부분이 있다면 독자들로 하여금 그 작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정신이 분산되도록 틈새를 제공하는 것이다. ~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방황한다면, 독자 역시 방황하게 된다.

 

109 어빙 호웨(Irving Howe)<유태계 미국인 이야기(Jewish American Stories)> 서문에서 최고의 작품은 감상적인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상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라고 썼다. 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더 나아가 원한다면 파리를 사랑할 수도 있겠지만, 파리와 결혼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111 그때 나는 이혼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 심각한 자기비하 상태에 빠져 있었다. 나에게는 버팀목이 필요했는데, 시는 그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난 이 두 가지를 혼동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그 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시는 건강했지만 나는 건강하지 못했다.

 

111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동료들로부터 비평가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려 든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의 재능에 대해, 작품에 대해 보내는 칭찬에 기대 살아가는 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보다는 우리의 근원적인 원조자에 대해 아는 편이 작품성을 높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미 매 순간 무엇엔가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12 그런 다음 마주 보고 있는 친구가 난 네 작품이 너무 사랑스러워.”하고 말했을 때의 그 좋은 기분을 간직하면 된다. 대지와 의자가 당신 몸을 쓰러지지 않게 받쳐 준다는 사실을 믿는 것처럼 그 친구의 말을 그대로 믿어 주라.

113 우리는 정직한 지원과 격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누군가 칭찬을 해 주면 그 말을 믿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볼일 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나도 그랬다. 잘 쓴다는 말을 들으면 그냥 하는 말인 것 같고, 믿지 않았다. 아마도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였겠지. 그러다 잘 못한 부분을 지적 받으면 그럼 그렇지, 내가 무슨 책을 쓴다고…’라고 생각하며, 그만두고 싶어진다. 어쩌라고???

 

114 그만! 누군가 당신을 칭찬해 준다면, 정말 그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그런 일이 익숙하지 않고 고통스럽더라도 계속 숨을 들이마시고 귀를 기울이고 그 말을 받아 들여야 한다. 칭찬을 받는 것이 이렇게도 좋다는 것을 여러분은 반드시 느껴 보아야 한다. 작가가 되려면 자신을 향한 긍정적이고 솔직한 격려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키워야 하니까.

 

당신의 깊은 꿈은 무엇인가?

116 소망들을 글로 적는 것은 우리 인식의 한 가운데에 그 소망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제는 그것들을 다시 읽어 보라. 적혀 있는 꿈과 소망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 만약 아직도 자신의 진짜 소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도 잡아 두라.

 

117 하지만 강박증이 유령처럼 달라붙듯, 우리의 꿈도 계속 앞에서 어른거리는 성질이 있는가 보다. 우리는 자신이 지닌 꿈에 관심이 쏠리게 될 뿐만 아니라 바로 그 꿈에 의해 언젠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다. 꿈은 우리가 삶 속으로 관통해 들어가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게 틀린 말이라면 우리는 꿈과 함께 영원히 산상 속에서 표류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일단 자신의 목소리를 믿고 자신 안에 내재된 창의적인 힘을 허락하는 것을 배우게 될 때, 당신은 단편과 장편, 또는 시를 쓰는 방향을 잡게 된다. ~ 이런 식의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당신 안에 숨겨져 있던 은밀한 꿈들(티베트로 떠나고 싶다, 뉴멕시코 주에 태양열 작업실을 가지고 싶다 등과 같은)과 만나게 될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이 흑백이 갈리듯 명백해지면 이제 당신은 당신의 꿈을 절대 회피하지 못하게 된다

 

때론 문장 구조에서 자유로운 필요가 있다

120 우리는 세계를 지배하는 주인이 아니다. 그것은 망상이다.

 

121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소통하는 법을 많이 알게 될수록, 당신은 글을 쓸 때 필요한 상황에서는 구문론이라는 틀에서 자유롭게 빠져 나올 수도 있게 된다. 때로는 이처럼 문장 구조를 깨고 글을 씀으로써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몰라서 틀린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잘 알면서도, 틀을 벗어나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올바른 문장 구조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피카소가 그림을 못 그려서 어린아이처럼 그린 것이 아니라 데생이나 일반 그림도 잘 그리면서 그런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것처럼

 

말하지 말로 보여 달라

122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 이것은 분노(정직, 진실, 증오, 사랑, 슬픔, 인생, 정의 등 의미심장한 모든 단어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만드는가 보여 달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당신 글을 읽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글을 쓰라는 뜻이다.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손을 잡고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끌어가야 한다.

 

124 나는 이야기 바깥에 있었던 것이고,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이야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말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은 절대 쓸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그 이야기에 당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었는지 확인하라는 뜻이다.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냥 꽃이 아니라 그 꽃의 이름을 불러 주라

125 ‘창문가의 꽃이 아니라 창문가의 제라늄으로 묘사하는 것이 훨씬 좋다. ‘제라늄이라는 단어 하나가 훨씬 구체적이고 특별한 영상을 만들어 내고 우리를 그 꽃의 존재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게 도와준다.

127 사람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같이 글쓰기 수업을 받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가능한 빨리 알아 두라. 그러면 자신이 속해 있는 모임의 성격을 빨리 파악하게 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작품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모든 사물들, , 치즈, 트랙터, 자동차, 건물들, 이들 모든 종류의 이름을 배우라. 작가는 건축가이고, 프랑스 요리사이며 농부여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는 이런 것 중 어느 것도 아니다.

 

몰입이 주는 깨달음

130 그러므로 글쓰기 속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차단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잡는 데는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평범과 비범

132 우리는 세부묘사를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한정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런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기적이 일어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대상을 단순히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우리들 눈에 엄청나게 크게 보이는 자연 환경도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살아 왔던 호피 족 인디언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풍경일 뿐이다. 그들은 매일 눈을 뜸과 동시에 거대한 바위 언덕을 보고 살아왔다. 불행하게도 젊은 호피족 인디언 대다수가 도시를 향해 떠나려 하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134 누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에게 슬픈 파장을 남기게 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 지구를 위해, 텍사스를 위해, 지난밤 우리의 끼니를 위해 생명을 바친 병아리를 위해, 각자의 어머니를 위해, 고속도로와 나무들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친절하게 대할 책임이 있다. 먼저 자신에게 친절할 때에만 세상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친구를 만들라

137 이야기를 지어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이런 일을 부끄러워하거나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말라. 이야기 만들기는 글쓰기 훈련의 자원이다. 이야기를 해 봄으로써 무엇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무엇이 지루하게 만드는지 의사 전달력과 표현력을 배우게 된다.

살짝 과장하는 정도면 몰라도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은데창작을 해야하니 당연히 좋은 글쓰기 훈련 자원이 아닌가?

 

139 말하기는 혼자서 펜과 종이만을 상대로 보내야 하는 길고 긴 창작의 시간에 앞서 하는 준비운동이다. 당신이 수없이 말했던 이야기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라. 그것으로 글쓰기의 많은 부분이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141 우리는 앞서 있었던 모든 작가들의 짐을 나르고 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역사, 이념, 그리고 대중문화 모두를 끌어안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글쓰기 안에 용해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글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

남의 글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당신을 더 크게 해 줄뿐 절대 남의 것을 탐내기만 하는 도둑고양이로 만들지 않는다. 다른 작가가 쓴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당신 것으로 변해 가면, 당신을 글을 쓸 때 그것들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위대한 연인들은 자신이 사랑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

결국 많이 읽는다는 것은 구조나 이야기 전개 방식, 표현 등을 배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나의 글쓰기의 자원을 모은다는 의미가 더 클 것이다.

 

143 예술가는 외롭고 고통받는 존재라는 생각 같은 것은 떨쳐 버려라. 우리 모두는 어차피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고통스럽다. 그것을 자신만이 고통스런 존재로 생각해서 더 어렵게 할 이유는 없다.

 

현상의 논리를 넘어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

145 당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려라. 당신이 쳐다보고 있는 모든 사물들 안으로, 거리 속으로, 물 잔에 담긴 물 속으로, 옥수수밭 속으로 사라져 들어가라.

당신이 느끼는 바로 그것이 되어 그 감정을 태워버려라. 걱정하지 말라. 당신은 초조함에서 벗어나 환희에 도달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감정을 잡았다거나, 그 감정과 완전히 하나가 된 바로 그 순근을 냄새 맡거나 보게 되면, 당신은 이미 위대한 시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147 길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이 바로 그녀가 항상 길을 잃어버리는 이유인 것이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나 모로코의 페스(Fez)처럼 도시 전체가 큰 미로 같은 곳을 여행할 때는 지도가 필요 없다고들 한다. 아무리 잘 만든 지도라 해도 그 많은 수로와 골목길을 모두 보여줄 수는 없으니, 차라리 지도가 없는 것이 덜 헤매기 때문이다. 베니스에서 만난 가이드는 길을 잃어버릴까 무서워하지 말고 그냥 길을 잃고 헤매보라고 했다. 그게 베니스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149 당신은 작가인 동시에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이거나, 화가이거나, 말이거나, 목수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 역시 글쓰기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당신은 자신의 부분들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없다. 제일 좋은 글은 당신의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이 실린 글이다. 작품을 쓰다가 세상으로 나갈 때는 당신의 모든 것을 데리고 나가라.

 

자기 마음을 믿어라

152 혹시 내가 만든 질문에 답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은 떨쳐버리라. 자신 속에 무한한 자원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는 그런 날은 찾아온다. 글쓰기는 안개에 싸여 있는 마음에 불을 태우는 행위이다. 종이 위에 안개를 옮겨 놓지 말라. 설사 확실하지 않을 때라도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라. 이런 훈련은 결국 확실치 않았던 부분을 확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변덕스러운 마음을 길들이는 법

155 집에 있으면 전화도 받아야 되고, 냉장고에 들어 있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유혹도 있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샤워도 하고 싶어지고, 우체부와 상대도 해야 한다. 이런 집에서 도망을 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집에서 작업을 했을 때보다 더 빨리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155 마음이야 말로 얼마나 변덕쟁이인가. 나는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이 작업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들이 백 가지도 넘게 나를 유혹하는 것을 항상 느낀다.

항상 느끼는 바다.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왜 그렇게 재미있는 뉴스들이 많이 눈에 띄는지

 

156 “,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입니다. 어서 가서 일하세요.”

딱 내게 하는 말이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보지만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이다. 어서 일하자.

 

작업실에 대하여

161 나는 오히려 약간 지저분하고 정리되어 있지 않은 공간을 볼 때 그 공간의 주인인 작가는 바옥하고 아주 힘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표시로 여긴다. 완벽하게 꾸며 놓은 작업실에 갈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그 곳의 주인은 자신의 마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내적 조절력의 필요성을 외적 환경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창조성은 완전히 그 반대편, 조절력을 포기하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모르는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글 쓰는 곳이 좀 지저분하고 어지러워도 괜찮도록 아주 넓은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테이블이 넓어지니까 올려 놓는 것들도 늘어나서 예전의 작은 책상과 비교해서 비어 있는 공간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래도 치우면 넓은 공간이 되니 오케이~

 

, 그 거창한 주제에 대하여

162 이렇게 거창한 주제는 자칫하면 사변적이고 추상적으로 변질되거나 진부한 장문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처음에 하고자 했던 말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 하지만 이러한 초조함으로 작품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진짜 하려는 말을 어떻게 접근해 나가야 하는지 길을 잃거나, 과연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지 회의를 품게 된다. 그러니 우리는 먼저 긴장을 풀어야 한다.

163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순례하라

166 새로운 장소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방식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게 해 준다.

 

글쓰기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라

169 결국, 세상에 완벽은 없다. 진정 글을 쓰고 싶다면 모든 것을 잘라내고 쓸 수밖에 없다. 글을 쓰기 좋은 완벽한 환경도, 습작 노트도, 펜도, 책상도 없다면, 자신을 유연하게 훈련시킬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낯선 환경 속에서도,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도, 글쓰기 훈련은 계속 되어야 한다. ~

글쓰기에 빠져 있는 것 자체가 완벽한 것이다. 여기에 바로 우리가 어떤 장소에서든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위대한 자율성과 안전성이 있다. 진정 글을 쓰고자 갈망한다면, 결국 당신은 환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 길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멀리

171 글쓰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될 때, 그것을 넘어 서서 조금만 더 자신을 밀고 나가 보라. ~ 당신이 끝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때 제어할 수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172 글쓰기를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로 만들라. 심지어 당신이 충분히 자신을 밀고 나갔고 철저하게 에고가 깨졌다고 느낄 때조차도 조금 더 앞으로 밀고 나가라. 중간에서 멈추지 말라. 이 순간은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중으로 미룬다면, 지금 작품을 끝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멀리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인생에 대한 연민

175 모든 사람에게는 인생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이 하나씩 있다. 나의 두려움은 고독이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

갑자기 내가 인생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멍한 기분이 든다. 내가 방향을 잃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마다 인생 전체가 의문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느낀다. 이런 건 아주 고통스럽다.

나의 두려움은 뭘까? 확실히 고독이나 외로움은 아니다. 뒤처짐? 남보다 못함? 비난??

 

177 하얀 종이는 앞에 있는데 마음은 불확실하고 사고는 연약하기만 하고 감각은 무디고 둔하다고 느껴질 때,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조절력을 잃어버린 글쓰기, 결과물이 어디에서 나올지 확실치 않은 글쓰기는 무지와 암흑 속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것과 정면으로 부딪칠 때, 바로 이러한 무지와 암흑의 장소에서 출발한 글쓰기가 결국에는 우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향해 우리를 나아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런 두려움의 회오리바람에서부터 진정한 천재의 목소리가 탄생될 수 있는 것이다.

 

의심은 고문이다

180 작가가 되고 싶다면, 쓰라. 설령 그 글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또 다른 글을 다시 또 쓰라. 당신의 글은 많은 훈련을 거치기 때문에 자꾸 쓰면 쓸수록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181 자신의 글쓰기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라.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인내심과 유머 감각을 키우라. 의심이라는 생쥐에게 먹히지 말라.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잃지 말고 저 너머에 있는 광활한 인생을 바라보라.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183 고어 비달(Gore Vidal)은 아주 멋진 말을 남겼다. “모든 작가와 독자들은 글을 잘 쓰는 것이 그들 모두에게 최고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말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니까.

 

지금 이 순간, 더 이상의 이유는 없다

185 사실, 백미터짜리 장대에서 발을 떼면 꼭 떨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어쩌면 당신은 하늘을 날게 될지도 모른다.

186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다. 사업상의 자리에서 물총이 사용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해서 영원히 물총을 사용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는 것이다.

이제 대단한 무언가를 쓰고 싶은 당신은 자신을 누르고 있는 것에서부터 바깥으로 빠져 나와야만 한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우누 순간이니까

 

나는 왜 글을 쓰는가

187 “나는 왜 글을 쓰는가?” ~ 우리는 이따금 자신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대답을 하지 못하면 글쓰기를 중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 질문 안에 모든 대답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왜 나는 글을 쓰는가?

* 내가 하는 말을 아무도 들어 주지 않기 때문에

* 글을 쓰는 것이 내 진화와 발전의 시작이므로

* 왜냐하면 나는 무언가 할 말이 있으니까

 

188 한가지 알아야 할 점은 글쓰기가 인생을 치료해주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글쓰기 자체가 치료술은 아니라는 점이다. ~ 글쓰기는 치료술보다 훨씬 심오하다. 당신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것이며, 심지어 당신의 괴로움을 반드시 글로 써야 한다면 그렇게 써 내야한다.

189 글쓰기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아낸다면, 어떤 이유이든지, 글쓰는 행위를 부정하기 보다는 자신을 더 깊이 불사르며 발산하게 해 줄 것이다.

 

192 “왜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가? 글은 뭐하러 쓰는 거야?” 닳아빠진 잔소리가 다시 들려오면, 당장 종이를 꺼내 대답을 가득 적어 보라. 하지만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대답은 안 된다.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쓰기 때문이다. 당신은 문체를 향상시키기 위해, 당신은 얼간이이기 때문에, 당신은 종이 냄새에 미쳤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너와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194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은 나는 책을 쓰고 있어.”라는 식의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에 접근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일에서 어떤 가치를 얻는가 하는 점이다. ~

195 케이트와 나는 월요일 온종일을 서로를 관통하고, 모든 거리, 커피를 관통해서 글을 썼다. 이런 관통하는 글쓰기만이, 흐르는 피가 땅에 스며들 듯 다른 곳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힘이 생긴다.

 

작가로서 살아남는 길

198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지 쓰려고 할 때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위대한 사랑과 생활인으로서 우리 등에 달라 붙은 불명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198 20분씩 두 차례 글을 쓴 것과 케네스 렉스로스(Kenneth Rexroth)의 아름다운 시를 읽은 시간을 빼면 우리는 하루종일 말하는 것으로 시간을 채웠다. 그것도 좋았다. 그 하루 자체가 좋은 시였다. ~ 만약 우리가 정말 똑똑했다면 시간이 되었다고 각자의 독립된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화요일 새벽까지 계속 이런 식으로 끌고 나갔을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라

201 초감 투룽파는 사업가가 되려면 우선 위대한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또 어떤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202 비록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시인이나 작가에게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이지 않는다 해도, 보이지 않게 글 쓰는 행위에 대한 내밀한 꿈과 존경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책이 안 팔린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책이 출판되고 있고,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쓰고 싶어한다.

 

204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작가로서 완전하게 설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작가로 완전하게 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내가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기는커녕 두고 두고 찾아서 읽는다. 반복해서 읽다보면 쓸 때는 참 못 쓴다고,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글들이 재미있고, 잘 썼다는 생각도 든다. 왜 지금은 그때처럼 안 써지는지, 화가 나기도 한다. 지금 너무 못써서 올리기 창피한 글들도 나중에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질까?

 

시의 형식과 인생의 형식

206 불에 달군 돌 위를 걷는 토니 로빈스는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같은 분야에서 30년 이상 몸 담고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라고 충고했다. 그들의 신념체계와 정신구조, 그 일에 대한 사고방식과 질서를 배우라는 말이다. 더 나아가 그들의 생리적 현상들, 서 있는 모습, 호흡하는 모습, 자기 일을 수행할 때 표정까지도 연구해야 한다. 즉 전문가들을 본보기로 삼아 복사본이 되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나무를 쪼갤 때가 되면, 당신은 당신이 아니고, 당신이 지금 잡고 있는 도끼가 된다. 당신 손은 나무에서 멈추지 않고 그 나무를 쪼개고 있는 것이다.

209 우리는 한 편의 좋은 장편을 얻기 위해 세 편의 장편을 쓰는 훈련을 거칠 수도 있다. 형식이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문학의 형식도 배워야 하지만 우리는 또한 인생이라는 형식을 채워 나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형식에도 훈련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방랑을 위해 들판으로 나가라

212 이미 잘 쓰는 글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더 앞으로 발을 내딛으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개척지를 개간하고 미지의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

학생들 모두 내가 흔들어 보기가 힘들 정도로 글쓰기 기본이 단단하게 잡혀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한 번쯤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분별력을 놓아 버린 천치가 되고 낯선 들판을 헤매는 방랑자가 되기를 바랐다.

 

213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자제력을 놓아 버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겨고하지도 않고, 구조적으로 완벽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일상에서는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아서,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 내가 어떤 미친 짓을 해도 괜찮은 곳으로나는 보통은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끔 같이 미친 짓을 하기 좋은 친구와 함께 가기도 한다. 나보다 더 미친 짓을 하는 아이라, 내가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우리는 3~4년에 한번씩 밖에 못 보지만, 나는 그 친구를 진심으로 soul mate라고 부른다.

 

214 글쓰기에서도 커다란 들판이 필요하다. 너무 고삐를 세게 잡아당기지 말라. 스스로에게 방황할 수 있는 큰 공간을 허용하라. 아무 이름도 없는 곳에서 철저하게 길을 헤맨 다음 다시 돌아와 글로 나타내게 하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작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217 나는 그녀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 하루도 결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녀가 병이 들어 아팠을 때에도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학교로 밀어 넣었다고 했다. 우리는 규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울 뿐 규칙이 왜, 그리고 얼마나 가치 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그랬었는데나도 초등, , 고등학교 다니던 내내 개근상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 엄마도 아프더라도 학교에 가서 양호실에 가거나, 조퇴를 하라고 하셨다. 다행히도 학교를 못 갈 정도로 크게 아프거나 입원했던 적이 없어서 가능했다. 반발심에서 였는지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지각 및 결석을 맘껏 했었다. 주로 학교가 멀다는 핑계였지만, 가끔은 집을 나섰다가 날씨가 너무 좋다거나, 울적하다는 이유로 딴 곳으로 새는 경우도 있었으니, 성실함은 타고난 성격은 아니었던가 보다. 직장 다닐 때에도 1년에 한 두 번 정도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출근을 못하곤 했었다. 어렸을 때 너무 에너지를 많이 썼던 건 아닌지

 

220 모범생이 되기 위한 모범생은 되지 마라. 규칙에 얽매이면 글쓰기에서 필요한 진짜 현실이라는 반석을 얻지 못한다. 그냥 옥수수밭으로 들어가라. 심장 전체로 글을 쓰라. “난 매일 글을 쓰겠어.” 이런 규칙으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짓은 하지 말라. 하지만 이것을 기억하라. 글쓰기에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인생을 바꾸어야 했던 내 친구처럼, 그 반대 역시 또한 진실이라는 사실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223 결혼생활, 히피문화, 여행, 미네소타와 뉴욕에서의 생활, 교사직, 영적 훈련 등, 모든 일을 다 해 본 다음 자신의 예정되어진 운명이 글쓰기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이제는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게 된다.

많이 들어본 말이다. 몇 가지 항목만 바꾸면 내 얘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이제는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좋아하는 음식에 대하여

226 “10분을 주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써 보세요.”

학생들의 글은 단번에 확 달라졌다. 다양하고 생동감이 넘쳤으며 어디에도 추상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교실은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글의 방향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정지어주자 훨씬 구체적이고 명료한 글이 쏟아져 나왔다.

 

외로움을 이용하라

230 “선사님, 제가 고독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아니요. 고독은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냉수 샤워를 합니다. 그때마다 차가운 기운에 펄쩍 놀랍니다. 하지만 나는 물줄기를 피하지 않고 계속 서 있습니다. 고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서 있을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처음 춤을 배울 때 골반이나 다리가 많이 아팠었다. 동작이 익숙해지면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익숙해져도 아프더라. 내가 잘못해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강사한테 말했더니, 10년이 넘게 그 동작을 하는 강사도 아프다고 하더라. 아니 제대로 동작을 하기 때문에 아픈거라고 했다. 아프지 않으면 정확하게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며.

 

작가의 변신은 무죄

233 나에게 이 담배는 그러니까 다른 세계 속으로 꿈을 꾸게 하는 하나의 버팀목이다. 만약 내가 진짜 애연가라면 담배는 그 정도로 좋은 도움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평상시에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친구에게 검은 색 가죽재킷을 빌려 입고 오토바이 폭주족처럼 커피숍 내부를 왔다갔다 하다가 앉아서 글을 써보라. ~ 아니면 머리에 플라스틱 컬을 감은 채 그대로 돌아다녀 보라. 평상시에는 상상도 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앉아서 글을 써 보는 것이다. ~ 어떤 모습으로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만 있게 된다면 얼마든지 파격적인 변신을 해도 좋은 것이다.

 

더 큰 자유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라

235 “당연한 말입니다. 당신이 내면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당신은 당신으로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에게 물려 준 유산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오만불손하게 나의 뿌리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236 글 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리듬은 그 자체로 하나의 표현 수단이다.

 

239 당신의 글을 읽을 독자에게 당신 심장 더 깊은 속으로 들어오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 당신은 카톨릭 신자, 남자, 남부 사람, 흑인, 여자, 양성애자, 그리고 하나의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옥자에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당신은 이 모든 것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또 나의 글의 원천은 어디인가. 이것을 먼저 알고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켜 줄 때 당신은 세상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 모임을 만들라

242 갑자기 혀 같은 것이 내 어깨를 핥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천천히 머리를 뒤로 돌려보았습니다. 사슴 한 마리가 내 등에 맺힌 땀을 핥고 있었습니다. 나는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슴이 내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왔고, 우리는 소리 없이 산딸기를 계속 따먹었습니다. 그때 기분은 정말 아찔했습니다. 동물이 이 정도로 나를 신뢰해 준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죠.

이 사람과 같이 특별히 동물과 교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물들도 알더라.

 

벌거벗은 자만이 진실을 쓸 수 있다

246 다른 사람 작품에 평을 하지 않는 이 방식은 글로써 모든 것을 표현하겠다는 건강한 욕구를 만들어 준다. 말하고 싶은 에너지를 다음 번 글쓰기에 쏟아 붓는 것이다. 쉬지 않고 쓰고, 읽고, 쓰고, 읽는 것을 반복하는 이 방법은 내부 겸열관을 잘라 내는 탁월한 효과가 있고, 마음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이는지 글로 나타내게 만드는 엄청난 공간을 허용해 준다.

 

249 마라톤 수업은 자신을 열어 보는 대단한 경험이다. 이 수업을 한 직후에는 벌거벗은 느낌, 제어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내 경우에는 이유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몇 번 있었다. 자기 방어라는 배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기분, 벌거벗은 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는 기분과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은 아름답다

252 누구에게나 정직한 고결함과 세심함으로 자신의 인생을 표현해 내는 천재의 목소리가 들어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능력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고, 바로 그 시각으로 우리 작품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글이 우수하다는 걸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255 그렇다고 해서 허풍쟁이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내 말은 우리 안에는 선함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선함을 바깥으로 발산시켜 무언가 좋은 것으로 창조해 내야만 한다는 뜻이다. 내면에 있는 부유함을 외부에 있는 작품으로 연결시키는 것, 이것이 예술가들이 바라마지 않으면서도 다가서기 힘든, 고요한 평화와 확신감을 얻는 열쇠이다. ~

256 “나는 좋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좋은 글을 막는 벽을 뚫고 앞으로 나가 그 글이 바로 나 자신임을 주장할 능력이 있다.”라고 말하라. 이것이 우리가 맨 먼저 떼어 놓아야 할 걸음이다. 이것이 우리가 채워 나가야 할 내용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고 더불어 우리의 작품도 훌륭할 때, 그것이 좋은 것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그것과 함께 서 있어야 한다.

 

스스로 작품을 평가하는 잣대를 가지라

258 작품 속에서 발가벗는다는 것은 자신을 조절하지 않는 것이다. 좋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통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때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도 하기 전에 자신을 노출할 때도 있다. 그러면 마음이 아주 힘들어진다. 하지만 더 고통스러운 일은 얼어붙어서 아무 것도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얼어붙으면 나쁜 글밖에 나오지 않는다.

 

259 만약 6개월이 지난 후 다시 읽었을 때에도 작품에 대한 확신이 없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낙담하지 말라. 당신이 쓴 좋은 부분은 이미 당신을 위한 퇴비가 되기 위해 발효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무언가 좋은 것이 되어 밖으로 나올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라.

 

사무라이가 되어 글을 쓰라

261 윌리엄 카로스 윌리엄스는 알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시는 인생을 담은 탈 것이며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한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작품을 쓸 때 이런 부분은 간직하고 나머지는 제거해 내어라.

 

다시 읽기와 고쳐 쓰기

266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기회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조금 전까지 글쓰기란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그저 시간낭비가 아닐까 하는 회의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은 이제 자신의 소박한 인생에 매료되어 자리를 떠날 줄 모르게 된다. 평범한 존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술의 위대한 힘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267 어느 날 아주 지쳐서 썼던 글이 한 달 후 다시 읽어보면 너무도 아름다운 시였음을 문득 발견하는 기쁨이란!

 

271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좋은 부분은 밑줄을 치라. 이것들을 글쓰기 주제 목록에 적어 넣으면 다음 번 다시 글을 쓸 때 그 중 하나를 잡아서 앞으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밑줄을 쳐둔 글은 그 문장을 다시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고 언젠가는 무의식적으로 그 문장을 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서로 떨어져 있던 별개의 부분들이 뭉쳐져서 갑자기 하나의 놀라운 좋은 글이 될 수도 있다.

북리뷰를 하듯이 내 글도 리뷰를 해봐야겠다.

 

나는 죽고싶지 않다

272 스즈키 선사는 침상 옆에 서 있는 카타기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난 죽고 싶지 않네.”

간단하면서도 이처럼 진한 진실이 어디 있는가. 그는 그 순간의 느낌을 아주 쉬운 말로 고백한 것이다. 카타기리는 그에게 절을 했다.

스승님이 보여주신 위대한 노력이 고마울 뿐입니다.”

 

에필로그

276 “가장 힘든 싸움은 글 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과연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 실패하거나 그저 한 번 시도해 보는 단순한 활동으로 끝이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위대한 글쓰기 스승에게도 이런 마음이 있었구나. 지금 내가 갖는 불안과 두려움은 너무도 당연하다. 자책하지 말고, 편히 마음을 갖자. 언젠가 나도 웃으며 이렇게 힘들었던 회상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277 “나탈리, 이 책은 끝났어. 넌 또 다른 책을 쓰게 될 거야.”

 

옮기고 나서

279 진실! 정말 겁나는 단어이다. 나는 나의 진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꼭 나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일까? 내가 눈을 감는다해서 누가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겠는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도하지만 작가가 희망하고 있듯, 글쓰기를 통해 세상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를 돌이켜보며 인생을 완성시켜 나가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세상을 앞으로 움직이도록 이끌 나가는 진짜 보물들이다. 이 책을 펴든 여러분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지 모른다.

 

 

내가 작가라면 

1.     목차

: 작가 스스로 순서가 없고 손이 가는대로 펼쳐놓고 읽어도 된다고 할 정도로 목차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목차가 너무 길고 각 꼭지별로 글이 짧아서, 반복되는 내용도 많고, 뒤로 갈수록 했던 말을 또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차라리 비슷한 내용 별로 장으로 묶어서 큰 제목을 달았더라면 필요한 내용을 찾기도 쉽고 좋았을 것 같다.

2.     보완할 점

: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뭔가 구체적인 내용도 있더라면 더 쉽게 와닿았을 것 같다. 수업을 했던 학생들의 예문이나 작가 자신의 글이 인용되었더라면 좋았겠다.

3.     이 책의 장점

: 전세계적으로 글쓰기 붐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4.     내가 작가라면

: 목차를 좀 더 깔끔하게 손을 보겠다. 물론 제목만으로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가지만 비슷한 꼭지끼리 묶어서 5~6개의 장으로 구분하면 좀 더 읽기 쉽고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의 사례글을 넣어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실제 글에 어떻게 반영이 되는지 보여준다면 혼자서도 글쓰기 훈련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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