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素賢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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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지구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통영이라는 별이 있었습니다. 그 별에서는 땅이 가르침을 주고, 바다가 거울이 되고, 나무가 다른 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어 주었지요.
1978년 어느 날이었어요. 이 아름다운 별에 유난히 키가 크고 피부가 검은 아이가 별동별을 타고 어느 집으로 떨어졌어요. 밤하늘로부터 길게 꼬리를 그리며 떨어지던 아이는 그만 번개를 만나 한쪽 눈을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눈 하나는 불빛을 내뿜으며 밤하늘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눈이 하나인 아이는 자신을 ‘옹박’이라 소개했어요.
크고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이였지만, 옹박은 눈이 하나인 자신을 완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처럼 두 눈으로 불 수 있는 완전한 꿈을 보기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의 공허감은 채워지질 않았어요. 잠이 들 때마다 한숨은 깊어만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옹박은 산책을 하던 중, 동물들의 이야기를 옅듣게 되었어요. 발견의 숲의 지혜로운 거인을 찾아가면, 잃어버린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옹박은 별에 올 때 떨어진 다른 눈 하나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다음날 새벽, 옹박은 부모님이 잠들어 있는 사이, 발견의 숲속의 지혜로운 거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옹박은 상상의 산을 넘고, 호기심의 강을 건너 먼 길을 갔습니다. 길을 가다 지치면 창조의 샘에서 목을 축이고, 동물들의 등이나 새의 날개 위에 올라탔어요. 동물들은 옹박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마침내 세상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거인의 산에 도착했어요. 발견의 숲을 헤치며 지혜로운 거인이 있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옹박은 거인을 만났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거인을 바라볼 뿐이었지요.
“왜 날 찾아 그 먼 길을 왔니?”
거인이 물었습니다. 거인의 목소리는 거대한 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깊이와 울림이 있었지만, 바람처럼 가볍고 부드럽기도 했습니다.
“저, 물어 볼 게 있어요. 제가 이 별에 올 때 잃어버린 눈을 찾으러 왔습니다. 그 눈만 있다면 나의 완전한 꿈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꺼에요. 잃어버린 눈을 어디서 찾죠?”
거인은 말했습니다.
“자신의 꿈은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란다. 귀를 기울여 보렴.”
그리고 거인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침묵이 흐른뒤 거인을 말했어요.
“자, 이제 사람들에게 가서 너의 재능으로 보고 들은 것을 알려주렴. 이것을 가지고 가거라. 너 같은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단다.”
거인은 옹박에게 퍼즐 한 상자를 주었습니다.
옹박은 어둠 속 어디 선가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꿈이라고 생각하던 옹박은 침대 머리 맡에 놓여진 퍼즐 한 상자를 보았습니다. 거인이 준 것을 잘 살펴 보았지요. 그것은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하루’로 이루어진 퍼즐 조각들이었습니다. 감촉이 좋은 그 조각을 손에 쥐고 있으니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그때였어요. 옹박의 심장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탁자 위 꽃병에서 사르르 꽃잎 한 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뭇잎들 속에서 새들이 바스락 거리며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나뭇잎 한 장, 새 한 마리, 풀잎하나, 바람의 속삭임, 어느 것 하나 움직이지 않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수많은 꿈들의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옹박은 세상의 소리,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특히 인생의 파도 위에 놓여진 자신과 같은 젊은 친구들의 마음의 소리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작은 호리병에 차곡 차곡 담아 매일 다시 꺼내어 들어보곤 했답니다.
옹박의 하루는 소리의 길을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새벽 5시의 소리에 일어나, 지혜로운 거인이 선물한 하루의 퍼즐에 소리를 수놓기 시작했지요. 자신이 별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상상의 산, 호기심의 강, 참조의 샘, 발견의 숲, 지혜로운 거인 이야기, 꿈의 소리, 젊은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쓰고 또 썼어요. 그리고 쌓인 퍼즐 조각 조각을 이어, 조각보를 만들었습니다. 옹박은 그 조각보를 “마법의 나침반” 이라고 불렀습니다.
별에는 글을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옹박이 퍼즐에 수놓은 마법의 소리는 누구나 들을 수 있었지요. 옹박은 조각보를 장에 나가 팔았어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드는 축제의 장터에서, 옹박의 조각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소리에 이끌려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나무를 타고 옹박의 별로 내려왔지요. 나무가 모자라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할 정도였어요. 옹박은 찾아온 젊은이들과 함께 남이 아닌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는 연습을 했어요. 책의 소리를, 땅의 소리를, 바다의 소리를, 바람의 소리를, 그리고 자기의 소리를 쓰고 또 썼습니다.
그 소리들이 별에 풍성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땅에는 땅에서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올라갔고, 바다는 거울처럼 더욱 반짝였고, 바람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가득 찼습니다. 다른 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작은 꿈들이 눈과 비처럼 부드럽게 찾아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들은 서로를 스승삼아 작은 꿈들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갔어요. 덕분에 옹박은 학습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차츰 넉넉해 졌습니다.
두물머리에 자리잡은 옹박의 집은 아주 작았지만, 그 집에선 호수가 보이고 집을 빙 둘러싼 아담한 산에는 무지개 빛 꽃들이 피어있었어요. 무엇보다도 햇살의 소리를 머금은 그녀가 함께 하고 있었지요. 2011년 7월, 한 여자 아이가 별동별을 타고 옹박의 집으로 떨어졌어요. 옹박은 그 아이를 무척 사랑했어요. 아이가 다섯 살 때에 달빛 아래에서 함께 책의 소리를 듣곤 했지요. 별이 총총한 밤이면 옹박은 아기를 품에 안고 지혜로운 거인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그리고 하늘을 가리키며 이야기 했어요. “저기 우주에 너의 길이 있단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모든 소리들이 너를 인도해 줄거란다. 아가야.”
그럴 때면 지혜로운 거인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바람을 타고 아름다운 땅에 울려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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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어느 날이었어요. 이 아름다운 별에 유난히 키가 크고 피부가 검은 아이가 별동별을 타고 어느 집으로 떨어졌어요. 밤하늘로부터 길게 꼬리를 그리며 떨어지던 아이는 그만 번개를 만나 한쪽 눈을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눈 하나는 불빛을 내뿜으며 밤하늘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눈이 하나인 아이는 자신을 ‘옹박’이라 소개했어요.
크고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이였지만, 옹박은 눈이 하나인 자신을 완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처럼 두 눈으로 불 수 있는 완전한 꿈을 보기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의 공허감은 채워지질 않았어요. 잠이 들 때마다 한숨은 깊어만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옹박은 산책을 하던 중, 동물들의 이야기를 옅듣게 되었어요. 발견의 숲의 지혜로운 거인을 찾아가면, 잃어버린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지요. 옹박은 별에 올 때 떨어진 다른 눈 하나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다음날 새벽, 옹박은 부모님이 잠들어 있는 사이, 발견의 숲속의 지혜로운 거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옹박은 상상의 산을 넘고, 호기심의 강을 건너 먼 길을 갔습니다. 길을 가다 지치면 창조의 샘에서 목을 축이고, 동물들의 등이나 새의 날개 위에 올라탔어요. 동물들은 옹박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마침내 세상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거인의 산에 도착했어요. 발견의 숲을 헤치며 지혜로운 거인이 있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옹박은 거인을 만났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거인을 바라볼 뿐이었지요.
“왜 날 찾아 그 먼 길을 왔니?”
거인이 물었습니다. 거인의 목소리는 거대한 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깊이와 울림이 있었지만, 바람처럼 가볍고 부드럽기도 했습니다.
“저, 물어 볼 게 있어요. 제가 이 별에 올 때 잃어버린 눈을 찾으러 왔습니다. 그 눈만 있다면 나의 완전한 꿈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꺼에요. 잃어버린 눈을 어디서 찾죠?”
거인은 말했습니다.
“자신의 꿈은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란다. 귀를 기울여 보렴.”
그리고 거인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침묵이 흐른뒤 거인을 말했어요.
“자, 이제 사람들에게 가서 너의 재능으로 보고 들은 것을 알려주렴. 이것을 가지고 가거라. 너 같은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단다.”
거인은 옹박에게 퍼즐 한 상자를 주었습니다.
옹박은 어둠 속 어디 선가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꿈이라고 생각하던 옹박은 침대 머리 맡에 놓여진 퍼즐 한 상자를 보았습니다. 거인이 준 것을 잘 살펴 보았지요. 그것은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하루’로 이루어진 퍼즐 조각들이었습니다. 감촉이 좋은 그 조각을 손에 쥐고 있으니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그때였어요. 옹박의 심장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탁자 위 꽃병에서 사르르 꽃잎 한 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뭇잎들 속에서 새들이 바스락 거리며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나뭇잎 한 장, 새 한 마리, 풀잎하나, 바람의 속삭임, 어느 것 하나 움직이지 않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수많은 꿈들의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옹박은 세상의 소리,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특히 인생의 파도 위에 놓여진 자신과 같은 젊은 친구들의 마음의 소리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작은 호리병에 차곡 차곡 담아 매일 다시 꺼내어 들어보곤 했답니다.
옹박의 하루는 소리의 길을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새벽 5시의 소리에 일어나, 지혜로운 거인이 선물한 하루의 퍼즐에 소리를 수놓기 시작했지요. 자신이 별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상상의 산, 호기심의 강, 참조의 샘, 발견의 숲, 지혜로운 거인 이야기, 꿈의 소리, 젊은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쓰고 또 썼어요. 그리고 쌓인 퍼즐 조각 조각을 이어, 조각보를 만들었습니다. 옹박은 그 조각보를 “마법의 나침반” 이라고 불렀습니다.
별에는 글을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옹박이 퍼즐에 수놓은 마법의 소리는 누구나 들을 수 있었지요. 옹박은 조각보를 장에 나가 팔았어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드는 축제의 장터에서, 옹박의 조각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소리에 이끌려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나무를 타고 옹박의 별로 내려왔지요. 나무가 모자라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할 정도였어요. 옹박은 찾아온 젊은이들과 함께 남이 아닌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는 연습을 했어요. 책의 소리를, 땅의 소리를, 바다의 소리를, 바람의 소리를, 그리고 자기의 소리를 쓰고 또 썼습니다.
그 소리들이 별에 풍성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땅에는 땅에서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올라갔고, 바다는 거울처럼 더욱 반짝였고, 바람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가득 찼습니다. 다른 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작은 꿈들이 눈과 비처럼 부드럽게 찾아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들은 서로를 스승삼아 작은 꿈들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갔어요. 덕분에 옹박은 학습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차츰 넉넉해 졌습니다.
두물머리에 자리잡은 옹박의 집은 아주 작았지만, 그 집에선 호수가 보이고 집을 빙 둘러싼 아담한 산에는 무지개 빛 꽃들이 피어있었어요. 무엇보다도 햇살의 소리를 머금은 그녀가 함께 하고 있었지요. 2011년 7월, 한 여자 아이가 별동별을 타고 옹박의 집으로 떨어졌어요. 옹박은 그 아이를 무척 사랑했어요. 아이가 다섯 살 때에 달빛 아래에서 함께 책의 소리를 듣곤 했지요. 별이 총총한 밤이면 옹박은 아기를 품에 안고 지혜로운 거인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그리고 하늘을 가리키며 이야기 했어요. “저기 우주에 너의 길이 있단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모든 소리들이 너를 인도해 줄거란다. 아가야.”
그럴 때면 지혜로운 거인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바람을 타고 아름다운 땅에 울려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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