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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5일 07시 58분 등록

안녕하세요? 화요편지 애독자 여러분!

 

지난 한 주 어떠셨어요? 저는 말씀드렸던 대로 제대로 집필 모드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엔 책쓰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미팅이 있었습니다. 3월 중순 응모마감에 맞추기 위해 첫 번째 할 일은 기획서 작성이었습니다현역시절 첫 기획서를 쓸 때만 해도 같은 기획서를 10년 동안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뭘 해도 2~3년이면 싫증을 느끼던 제가 같은 것을, 그것도 한번도 성공해 본 적 없는 아이템을 10년이나 붙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지독한 짝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쓰는 것이 그저 좋아 글쓰는 사람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순진한 소망에서 시작된 짝사랑이 벌써 10년차니까요.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그를 원망도 해보고 미워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속상해 멀어지는 만큼 스스로 상해가니 도리 없습니다.

 

제게 기획서는 그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입니다. 한 번도 답신을 받지 못한 편지를 다시 쓰는 것이 쉬울 리 없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같은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아닌 모습으로 그에게 갈 수는 없습니다엄마의 삶을 일으키는 종합해결서를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은 10년 전과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이런 저런 단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들은 이미 차고도 넘칩니다. 그런 책들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그 무엇이 남아있기 때문에 시작된 여정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다른 맘을 먹을 수 있을까요?

 

1차 미팅의 결과는 어땠냐구요? 그 자리에 모인 12분이 저마다의 어휘로 정확히 같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동안 제가 받아왔던 피드백과 완전히 일치하는 반응이었습니다. 괜찮았다면 거짓말이었겠지요이상한 일은 미팅 후에 벌어졌습니다. 이전 같으면 적어도 1주일은 이불 싸매고 누워 끙끙 앓았을, 그리고 한참 동안은 떠올리지도 않으려고 애를 썼을 제가 하룻밤 만에 벌떡 일어나 기획서를 고쳐 쓰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삶’을 일으키는 종합해결서란 엄마의 삶을 이루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백과사전식 처방서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아들었던 겁니다. 그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작용점을 짚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겁니다물론 그렇다고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건 제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를 사랑한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수없이 많은 작은 깨달음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한 방에 천지개벽을 할 만한 엄청난 깨달음은 아니었지만, 그 작은 깨달음들이 한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마다 세상과 자신에 대한 원망과 미움을 조금씩 씻어낼 수 있었나 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해도 쓰디쓰게만 느껴지던 삶의 맛을 전혀 다르게 느끼고 있으니까요.

 

Life-change.jpg

   

오로지 이 하나만으로 제 지독한 짝사랑은 이미 충분히 보상받은 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짝사랑이라는 규정도 제 좁은 시야가 만들어낸 오해였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만난 그날부터 그는 제게 가장 필요한 방식으로 그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주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게 어리석은 연인이 그 사랑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오기를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요. 

 

당신도 그런 사랑하고 계신다구요? 혹은 어제까지의 저처럼 아직도 그 사랑을 의심하고 계신다구요?

그렇다면 함께 읽어볼까요?

 

<고통의 질감이 달라질 때>*

(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mailing&search_keyword=%EA%B3%A0%ED%86%B5%EC%9D%98+%EC%A7%88%EA%B0%90%EC%9D%B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450530 )

 

이제야 그 사랑이 보이기 시작하신다구요? 당신은 존재를 일으켜 세워준 그 지극한 사랑에게 어떻게 화답하실 건가요? 저는 어떤 화답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궁금하시다구요? 그렇다면 다음 편지를 기대해주세요. 앞으로의 편지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제 답이 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

 

이상 사랑을 배워 나누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아난다의 세 번째 화요편지였습니다.

 

* 이 글은 20063월부터 20147월까지 총 390여편의 편지를 보내주신굿바이 게으름,관계를 읽는 시간의 저자 문요한 작가의 글 중에 독자분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편지 중 한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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