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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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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8일 09시 35분 등록

요새 자가격리 수준으로 집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가끔 산책 나가는 것 이외는 집안에서 모든 생활을 이어갑니다. 혼자 있는게 좋긴 하지만, 문득 문득 불안감이 입니다. '이렇게 세상과 단절돼 지내다간 뒤쳐질지도 몰라, 조심해도 코로나에 감염될 지도 몰라, 세상이 망할지도 모르겠어' 같은 생각 때문입니다. 저처럼 코로나로 인해 불안, 우울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작년 10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블루'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사태 이후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사회분위기 대문에 겪는 우울감 또는 불안감'을 말하는데요, 응답자중 40.7%가 그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뿐 아니라 주변에도 코로나로 우울함과 불안함을 경험하신 분들이 있고보니, 불안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불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불안에 잘 대처하려면 불안이 무엇인지 먼저 명확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불안은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않거나 분위기 따위가 안정되지 않고 뒤숭숭함' 이란 뜻이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친숙하지 않은 환경 혹은 위협적인 환경에 대응하고자 할때 나타나는 기본적인 경고반응'이라고 말하고요, 정신분석학적으로는 '불쾌한 일이 예상되거나 위험이 닥칠 것으로 느껴지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가 불안이라고 설명합니다. 한마디로 불안은 '경고신호'입니다. 어떤 위협을 받았을 때 몸이 보내는 방어기전이 불안증세입니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었거나,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첫 데이트를 한다거나, 중요한 평가가 걸려있다거나, 주식에 큰 돈을 투자했다거나 등등.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되면 갑자기 초조해지고, 마음이 죄여오고, 걱정되고, 편치 않습니다. 불안해지는거죠. 여러분은 불안할 때 주로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저는 불안해지면 주로 먹는 걸로 풉니다. ㅎㅎㅎㅎ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머리가 터질만큼 여러 생각이 휘몰아치고 어쩔 줄 모르는 게 됩니다. 그러면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먹습니다. 초콜릿, 과자 등 단 걸 먹죠. 뭔가를 먹으면 생각이 멈추면서 잠시나마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 버릇은 당장의 불안엔 괜찮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불안할 때마다 살이 찌니 좋은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불안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책 <아들러의 감정수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위험요소는 과대평가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은 과소평가하면 불안에 빠지게 된다" 생각해보니, 제가 불안에 빠지는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위험은 과대평가하고 그를 해결하는 능력은 과소평가하면 힘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고 거기에서 불안감이 생기게 됩니다. 제가 불안을 느낄 때도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하면서 먹었던 것 같아요. 먹는 행위를 하면 생각이 멈춰집니다. 그렇다면 먹지 않고 생각을 멈출 수도 있을까? 명상에서는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땐 심호흡을 하라고 합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신경을 쓰게 되면 자연히 생각이 멈추기 때문이죠. 불안에 대해 여러 뉴스와 칼럼과 책등을 보면서 이렇게 대처해보기로 합니다.   


불안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싶으면, 얼음땡 하듯 모든 행동을 순간 멈춥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합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그러면서 몸 어디에서 어떤 반응이 올라오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나서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지금의 느낌을 불안이라고 인정합니다. 느낌에 이름을 붙여주면 순간적인 거리감이 생겨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게 불안을 알아차리고 나면 이번엔 불안이 내게 뭘 경고하려는 건지 알아봅니다. 불안은 경고신호니까요. 제 마음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겁니다.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거야?' 그러면 마음이 뭐라 뭐라 답을 하겠죠. 그럼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군요.  


불안해지면 초콜릿을 집어드는 대신 위 행동을 해봐야겠습니다. 그럼 무조건 불안을 피하려고 했던 이전과 달리, 불안을 더 잘 느끼고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엔 불안, 두려움, 분노, 우울... 이런 감정이 제 삶을 망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감정들이 나를 위협하는 괴물이 아니라, 좋은 친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화내고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 이면엔 저의 어떤 욕구가 숨어있습니다. 그러니 나쁘다는 평가를 내리는 대신, 제대로 귀 기울여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려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면 제가 놓치고 있는게 뭔지 명확히 알게 되겠죠. 이젠 불안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담번에 불안이 저를 찾아보면 좀 더 반갑게 맞아주어야겠네요. '반갑다, 친구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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