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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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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30일 08시 25분 등록
많은 분들이 ‘글쓰기를 하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문장력을 기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며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글쓰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오늘은 글쓰기를 익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과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요? 송숙희 작가는 한 가지라고 말합니다. 글을 늘 쓰느냐 안쓰느냐의 차이!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늘 글을 씁니다. 그런데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글쓰기 강의를 듣고, 작법서를 고르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하지만 고민하느라고, 정작 글을 쓰는데 시간을 보내지 않죠. 그러니까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쓰고 쓰고 또 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말로 배울 수가 없고, 직접 쓰면서 배워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체 무엇을 써야할까? 고민될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작가들이 ‘필사’를 추천합니다. 이미 잘 쓰인 글을 베껴쓰면서 글쓰기를 익히라는 말입니다. 작가지망생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훈련방법도 기존 창작품을 베껴쓰는 일입니다. 미국의 한 대학교는 아예 한 학기동안 베껴쓰는 걸로 글쓰기 수업을 대체하기도 합니다. 안도현 시인은 백석의 시를 베껴쓰면서, 시골의사 박경철 작가는 신문칼럼을 베껴쓰며 글쓰기를 익혔다고 고백합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도 글쓰기 실력을 익히기 위해 시나리오를 베껴썼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필사로 글을 배웠습니다. 가장 처음 필사한 건 김삿갓의 시조였습니다. 그때가 8살, 9살 무렵이었는데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웃고 울리는 그의 글솜씨가 어린 제 눈에도 용해보였습니다. 그의 재주를 따라하고 싶어 김삿갓 시조를 칸공책에 따라 쓰곤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필사 습관은 저를 지탱해준 가장 큰 공신이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 <나를 깨우는 노트>라는 수첩을 만들어 두고, 좋은 문구를 발견할 때마다 옮겨적곤 했습니다. 적다보면 작가의 문장만이 아니라 그의 정신까지 함께 제 안으로 이식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까지 20년 이상 그 노트를 적어오고 있는데요. 힘들거나 우울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면 그 노트부터 펼칩니다. 노트를 펼치면 동서양의 수많은 인물들이 쏟아져나와 저마다 상황에 걸맞는 조언을 하나씩 해줍니다. 그걸 읽다보면 다시 용기가 솟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불끈불끈 솟아오르죠. 저는 지금도 필사를 거의 매일 합니다. 필사는 글쓰기실력만이 아니라, 제가 사람구실을 하게끔 길러준 자양분입니다. 

글쓰기가 어려운데 뭐부터 해야좋을지 모른다면, 필사부터 하시면 됩니다. 무얼 필사하냐고요?  좋아하는 책이나 흥미있는 분야의 글부터 베껴쓰면 됩니다. 하루 10분, 혹은 하루 1000자(A4 용지 반장 정도)를 베껴쓰다보면 조금씩 길이 보입니다. 꾸준히 베껴쓰다보면 좋은 문장에 대한 감이 잡힙니다. 문장 구조가 눈에 들어오고, 어떤 단어를 어떻게 써서 표현하는지 알게 되죠. 요리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글도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해본 사람이 잘 쓰게 되어 있습니다. 

필사한 글들을 주제별로 나누어서 축적해가면, 그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요새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싶어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필사는 콘텐츠의 주요소재가 됩니다. 평생 5백권이 넘는  책을 쓴 다산 정약용도 엄청난 필사쟁이였습니다. 그는 평소 책의 중요한 부분을 베끼며 읽는 '초서'를 중요하게 여겼는데요. 책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자, 자료수집에 그보다 좋은 방법이 없었지요. 그는 자신이 베껴쓴 부분을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간추려 책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나온 책은 '수초' 혹은 '총서'라는 이름이 붙어져 있습니다. 저 역시 제가 읽은 책들을 부분 발췌해서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수 백권이 넘는 책들을 노트북에 정리해뒀는데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을 얻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면, 필사를 권합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감이 없다면, 역시 필사를 권합니다.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또 필사를 권합니다.
오늘 하루, 필사를 권합니다.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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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09:26:07 *.165.197.200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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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22:02:05 *.181.106.109

반갑습니다, 신실록님! 이렇게 들려주셔서 댓글을 남겨주셔서 반가움이 배가 되네요.^^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1.05.02 08:09:54 *.52.254.111

습관의 완성에서 나오는 S - W - A - P 의 Write 가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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