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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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영업 2년차.
나는 가망고객의 질과 양, 모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물론 일정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는 있었지만, 처음 입사할 때 마음먹었던 목표에는 근접하고 있지 못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전략적인 시장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진검 승부(勝負)를 볼 가망고객 시장을 선택해야 했다.
당시 나는 집과 사무실이 인천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활동은 주로 강남과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상담을 위해 매일 2~3시간을 이동시간에 헌납하고 있었다. 길가에 시간을 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활동지역을 인천으로 집중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결국 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선택했다. '개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확률이 무척 낮은 접근 방법이었지만, 특별한 묘안이 없었다.
처음에는 인천지역 사업가 시장을 진입하려 하였다. 그러나 사업가들은 스케줄의 불안정성 때문에 포기하였다. 50~100인 정도의 중소 사업가들은 정말이지 종횡무진하는 스케줄을 거듭하고 있었다. 사업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半) 형사 수준의 잠복근무(?)가 필요했다. 너무 리스크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고민 끝에 최종적인 시장은 ‘의사시장’으로 결정하였다
의사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 안정적이면서, 높은 경제적 소득을 소유한 시장이었다. 높은 소득은 높은 납입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당연했다. 둘째, 개인병원 의사들은 언제나 그 자리(!), 그 곳에 있었다. 즉, 만나기가 쉬웠다. 회피하면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셋째, 개원을 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한 분야에 투자해야만 한다. 즉, 노동력을 상실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제적 가치에 대한 리스크가 무척 컸다.
인천지역 개원 의사 리스트를 조사하였다. 다행스럽게 이러한 개인정보들은 인터넷에 널려 있었다. 조사해 보니, 개인병원 500명 + 치과 500명 = 1,000명이었다. 목표는 1,000명의 의사 중에서 단 1%를 계약하는 것이었다. 1퍼센트 = 10명. 단지 10명이었다. 10명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목표는 결정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처음에는 돌입방문(무작정 찾아가는 것을 우리들은 이렇게 부른다)도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이 없었다. 과거 보험아줌마와 외판원들이 수십년간 써온 방법이 아닌가. 그런데 우연히 보험업계에서 전설적인 존재들의 개척방법을 알게 되었다.
마빈 펠드먼이라는 TOT(Top of Table, 연봉 6억 이상자) 멤버가 쓴 글을 읽게 되었다. 방법은 이러했다. 자신의 가망고객에게 전화를 하기 전에, 편지와 2달러 지폐를 동봉해서 보냈던 것이다. 우편을 보낸 후, 그는 이렇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나중에 세일즈에 관심 있는 분들은 사용해도 좋은 전화 스크립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OOO님, 대부분 성공적인 삶을 사시는 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과 ‘자산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에 쫓기고, 여러 이유들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정작 자신 및 소중한 가족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다양한 고객님과 쉽고 즐거우면서도 가치를 깨닫는 시간을 가져왔으며, 경제운영원칙의 수립이 그 분들에게 커다란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고객님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편하게 인사 드린다는 마음으로 조만간 만나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추신
: 이 2달러 지폐가 당신에게 특별할 수 있다면, 저와의 시간도 OOO님께 특별할 것입니다.”
이 편지와 글의 핵심 포인트가 어느 부분일까?
그것은 편지 본문의 내용이 아니라, 바로 ‘추신란’의 단 한 줄 멘트이다. 심리학적으로 편지를 받아본 사람들은 본문의 내용보다 추신난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추신난은 반드시 읽어 본다고 한다. 난 이 편지쓰기 방식과 전화 접근 방식을 그대 사용하였다. 여기다 추가적으로 가족사진을 편집해서 편지를 꾸몄다.
개척 DM을 보내는 데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미국에서 Top 5 안에 들어가는 성공한 자동차 세일즈맨. 유명강사 이영권 박사가 저술한 ‘내 인생 최고의 멘토’의 주인공. 바로 ‘조지 브라운’이라는 세일즈맨이 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의 이유를 매일 아침 7시~9시까지 수 십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고객들에게 편지쓰기를 꼽았다. 중요한 것은 매일 아침 편지를 쓰는데, 편지 본문에서 추신난은 반드시 자필로 기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겉봉투의 수신주소 부분은 자필로 작성했다. 별다르지 않은 작업인 것 같지만,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고객관리의 포인트가 존재한다.
우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홈쇼핑, 보험, 부동산, 학원, 대출, 동문과 같은 수많은 단체에서 우편물을 받아 볼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편물은 컴퓨터가 대량으로 인쇄한 것을 받아볼 것이다. 문자를 받아도, 무작위로 발송된 대량의 문자메세지를 받을 것이다. 이메일은 어떠한가? 이 또한 대량으로 발송된 스팸성 메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컴퓨터가 뱉어낸 기계화된, 정형화된 죽은 우편물, 문자, 이메일을 받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바로 쓰레기통에 쳐박히기 십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고객관리와 마케팅이라는 이름 하에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서비스에 진부해하고 있다. 아니 싫어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과 사무자동화가 일반화되어 있는 시기에는 인간의 감성과 흔적이 묻어 나는 접근방법이 유효한 것이다. 즉, 고객들은 빛 바랜 앨범의 기억처럼 아날로그 서비스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인천지역 의사시장 공략은 성공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날로그에 근거한 DM작업은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10명이었는데, 30명의 의사들을 고객으로 계약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내 수입의 70% 이상을 창출할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 통의 전화를 하기 위해, 한 명의 가망고객을 방문하기 위해
사무실 문을 열고 길을 떠날 때면, 두려움과 외로움이 가슴시리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불타는 태양 아래 광야를 홀로 걸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
자욱한 안개 속 바다를 나침반 없이 홀로 항해를 할 때,
힘이 되어 주었던 글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맺는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직업을 갖게 되었다. 세금징수 관리자도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고 로마군단도 숙소가 있지만, 너는 수많은 밤을 모든 친구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야. 어둠 속에서 낯선 집을 지나칠 때 식구들과 단란하게 모여 식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게 되지. 이러한 외로움과 시련의 시기에 반드시 유혹이 너를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유혹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네 인생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거야. “
- 오그 만디노, <아카바의 선물> ‘파트로스와 하피드의 대화’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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