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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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 따라 달리 말하는 법>
공자 스스로는 어떤 고정관념이나 완성된 체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
지 않다. 강의할 때 교안을 만들어두지도 않았다. 똑같은 것을 물어도 사
람의 성격에 따라 달리 대답해준다. 성질이 급한 자에게는 ‘용기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대답해주는가 하면, 늘 망설이는 자에게는 ‘용기란 옳다고 생각하
는 것을 당장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사람에게서 구하라》
불교에 ‘대기설법(對機說法)’이란 것이 있다. 듣는 상대에 따라 설
법을 달리한다는 말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선한 것도 없다. 상
대에 따라 옳은 것이 그른 것이 될 수 있고, 선이 악이 될 수도 있
다. 한 마디의 유머가 분위기를 살릴 수도 있지만 썰렁하게 할 수도
있다. 침묵이 존재의 무게감을 더할 수도 있지만 비겁함이 될 수도
있다. 꿀이 혀에 묻으면 달콤하지만 손에 묻으면 찝찝한 느낌을 주
는 것처럼 같은 것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사부는 제자들의 근기(根機)에 따라 다르게 말했다. 준비된 제자
에게는 용기를 주어 자신의 길을 가게 하고, 대책도 없이 사표를 내
려는 제자에게는 자신의 자리에서 꽃을 피운 뒤에 자신의 길을 가
라고 하였다. 콘텐츠는 있는데 용기가 없어 책을 쓰지 못하는 제자
에게는 용기를 주고, 겉멋만 들어 글에 힘이 잔뜩 들어간 제자에게
는 숙성의 시간을 더 가지라고 했다.
<상사를 먼저 이해해야>
상사와 잘 맞지 않으면 최소한 상사가 나를 거부하지 않도록 나아가 나
를 좋아하도록 완충 지대를 확장해라. 먼저 상사의 업무 스타일과 태도
를 이해하라. 상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 써라.
“나는 중요한 사람으로 대우 받고 있는가?”라고 묻지 말고 “어떻게 하면 그에게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고민하라.
《구본형의 THE BOSS 쿨한 동행》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관계가 부부와 상사와의 관계다. 다
른 관계는 나와 맞지 않으면 피할 수가 있지만 이들과는 그렇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사와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피할 수 없다. 상사 때문에 직
장을 그만두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어디에도 내가 좋아하는 스
타일의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관계의 기술을 발휘
할 필요가 있다.
사부는 상사와 맞지 않아 사표를 던진 제자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리더십에 관한 수많은 책이 나왔지만 대부분이 상사
가 부하를 다루는 기술에 관한 것이었다. 부하가 상사를 대하는 기
술에 관한 책은 거의 없다. 조직의 생리상 부하로서 쓸 수 있는 카
드는 거의 없다. 만약 부하에게 휘둘리는 상사가 있다면 그 또한 자
신의 상사가 그를 그 자리에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부하이
기 때문에 참고 견디라는 이야기로 끝나기 쉽다.”
내가 돛단배라면 상사는 바람이다. 순풍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
는 역풍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지만 돛
의 방향을 바꾸어 원하는 곳으로 갈 수는 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쉬어가거나 노를 저어 갈 수도 있다. 만약 태풍이 불면 돛을
내리고 몸을 낮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