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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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영웅들이 처했던 상황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그와 함께 일해야 할 동료인 원균은 자기 휘하에 불과 3,4척의 전함 밖에 없어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이 없었으므로 전라 수군을 힘껏 도와 전공을 세워야 할 터였다.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죽은 왜적의 목만 베어 전라수군이 세운 전공을 가로채려는 한심한 작태만을 보여 주고 있었다. 게다가 원균은 조정 대신들과 손을 잡고, 자신이 보고한 목 벤 전과를 내세워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승진시킨 것에 대해 집요하게 불만을 나타내고 모함까지 했다. 조정 대신들과 한통속이 되어 달려드는 원균에 대해 이순신은 뚜렷한 대처 방법을 갖고 있지 못했다. 오직 임금이 가려 조치해 주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데 임금 또한 주관 없이 원균의 말에만 솔깃해 있으니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리가 없었다. 더욱 해괴한 것은 원균이 수시로 이순신에게 가서 아무 대책 없이 부산의 적을 치러 가자고 말하고 그 뜻을 조정에도 고한 사실이다. 그러한 만용은 이순신을 비겁한 장수로 모함하고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는 조정 중신들이나 심지어 내시들까지 뇌물로 매수해 놓았기 때문에 이순신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정의 뜻을 거역하는 것으로 몰아갈 수 있었다. 조정에서도 원균의 말만 듣고 이순신이 당장 나가 싸우지 않음을 허물로 쳤다. 불행하게도 원균의 모함은 당쟁과 왜적의 미끼로 활용되어 이순신이 역적으로 몰려 투옥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는 조선 수군이 전멸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원균과의 이러한 인연은 이순신의 한산도 생활 중 가장 분하고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 <여해 이순신>, 김종대 지음, 예담, 168~170쪽
“본부장은 계속 성과를 만들어 내라고 밀어붙인다. 그 목표 달성 의지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고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 보고자 하지만 그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매일 같은 목소리로 ‘현장에 나가고 고객을 자주 만나면 다 해결된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열심히 고객과 만나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함을 통해 우리의 매출을 확보해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추세와 상황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우리의 노력이 현실화 되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이기 마련이므로 이를 감안하여 적절한 솔루션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파트너를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를 애써 무시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우리가 해야 할 목표의 달성만을 강조한다. 반면 이렇게 고된 시기에 같이 백짓장이라도 맞들어야 마땅할 동료인 옆 팀장은 공동의 노력 보다는 자기 주변에서 잘 되는 것들만 골라 마치 자신이 그것을 주도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로 포장하여 본부장에게 보고하고 온 사방에 메일을 돌리는 것에만 집중한다. 실제로 실적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여러 힘든 일들을 분담하기 위해 미팅을 하자고 하면 온갖 핑계를 대고 빠지거나 참여해도 쉬운 일만 고집하거나 모르쇠로 대응하기 일쑤다. 이런 사람이 리더의 역할인들 제대로 수행할 리 없다. 본부장과 동일한 방법으로 팀원들을 닥달하면서도 모든 공은 자신이 취하는 이런 팀장 때문에 그의 팀원들은 괴로움을 호소하지만 그 목소리는 위로 전달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포장 노력 때문에 본부장은 그를 대단히 일 잘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본부장과 그 팀장은 같은 지역 출신으로 사석에서는 서로 ‘형님,동생’ 하는 사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평소 원칙을 중시하는 행동 때문에 계속 그들에게서 배척 당하는 느낌을 갖곤 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도 그들의 세계에 속하지 못한 채 결국 언젠가는 ‘팽’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 어느 팀장의 고민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일의 흐름 혹은 패턴을 알게 된다는 것일 것이다. 역사적 사건 속에 내재된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 및 제약 요소들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일의 경과의 필연적인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현재의 일이 과거의 어떤 사건과 상황적으로 유사하게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 것인가를 미리 살필 수 있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영웅이 영웅일 수 있었던 주요 삶의 태도와 의사 결정, 행동을 통해서 오늘의 나를 바로잡을 수 있음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교훈일 것이다.
상황을 애써 무시하고 이해하지 않으려 하는 본부장의 행위는 나중에 자신의 책임을 피하고 미진한 결과를 부하 팀장에게 떠넘기기 위한 예비 조치일 것이다. 자신을 위해 듣기 좋은 말과 있어 보이는 결과만을 말하는 다른 팀장을 추켜 세우는 것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의 일이 어찌 흘러갈 것인지는 대충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아는 것과 대처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이다. 역사적 영웅들이 견디어 냈던 그 상황으로 우리 역시 빠져들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미리 알면 알수록 더욱 커지게 마련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두려움과 고민 하에서 어떻게 나의 행동 방향을 정할 것인가를 역사 속 사례를 통한 교훈과 나의 가치관 속에서 결정해야만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범하기 쉬운 오류는 자신의 직위를 보전할 목적으로 적당히 상황에 타협한 채 그들의 마음에 잘 들기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그들의 게임의 규칙에 참여하여 안정감을 찾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소외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안정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잠시 그들 그룹에 소속되는 듯하여 마음이 편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용만 당하고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을 때 쉽게 팽 당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이럴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을 운에 맡긴다는 것은 무력감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적극적으로 자기 주도적인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그것을 자신이 정한 규칙으로 실행한 후 결과는 전적으로 하늘에 맡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에 맡긴다’는 그 마음가짐 안에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일을 하며 그로 인해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나아갈 바를 결정하겠다는 심적인 굳건함이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초조함이나 조급한 없이 담대한 마음으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또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을 도와주기는커녕 죽이려고 까지 했던 왕에 대해서 끝까지 충성을 버리지 않았고, 그를 모함하는 세력들이 자신을 파면/투옥하고 죽이려고 까지 했으나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고, 그들 때문에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일군 수군이 궤멸된 상황에서도 원망과 격분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았다. 높은 자리에 있을 때도 솔선수범 했으며, 권세를 잃고 백의종군 신세가 되어서도 원망과 타락 없이 국가와 백성을 전란에서 구하는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자신이 세운 본질적 가치 실현에 충실하였다.
순리적으로는 일이 해결될 수 없는 높은 장애물을 만났을 때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 만의 방식으로 과감하게 핵심을 찾아 이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건다 함은 자신의 모든 기득권과 눈 앞의 욕구를 버림을 의미한다. 좋은 고과, 원치 않는 이너 서클과의 교감의 기대, 자잘한 이익과 주목 받으려는 욕구 등. 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의연한 자세를 취할 때 도리어 주도권을 쥘 수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개인적인 이익을 포기한 사람은 대의 명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적인 이익을 내려 놓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헌신함을 통해 대의를 가지고 자신의 의지로 게임의 규칙을 주도하는 삶, 그것이 상황적인 여건에 휘둘림 없이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하며 살아가는, 이기는 삶일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나의 가치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일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한정된 인적, 물적 자원을 이용하여 최대의 결과를 보이는 것이어야 한다. 솔선수범하고, 미리 준비하며, 부하들을 격려하여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실전에 임해 물러섬 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자신의 직위와 같은 개인적 욕망은 과감히 버리고 대의를 쫓아 가치 실현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역사의 선배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현실적인 교훈일 것이다.

오너로서의 내 역할의 차이를 관찰해 보았는데
제일 차이나는 것이 "그럴듯함"을 버리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실장으로 있을땐 약간의 실수나 오버가 회사차원에서 그냥 이해되어 넘겨졌는데
내가 회사의 오너로서 오버나 그럴듯함을 취하면
바로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왜나하면 이젠 나를 보고 일을 주기 때문이고
나를 증명하는 것은 회사의 규모가 아닌
나의 실력과 태도의 문제에 집중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 어느정도 시장의 흐름이 보이면
나는 나대로 내 스타일을 찾고 싶습니다. 답답해요. 맞춰간다는 것은
형님 언제 회사운영에 대한 조언 한 말씀 부탁해요. 술한잔 살께. 사께 사께 ^^로

희산, 아우!
공감 100% ,,, .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싸움이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는 거야...
나는 그런 싸움은 절대로 안해, 딱 한 번 가족때문에 했다가 죽임을 당했지...
그 것이 내게 준 교훈은 ... ' 다시는, 누구라도 내 길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 '였네..
가진 것을 없앤다는 것은 잃을 것을 없앤다는 것이기도 하지...
가벼울 수록 전투에는 승산이 있지 않은가..? ^^
언제나 하나 만 원해,, '스스로의 방법으로 소신껏 이기는 것' 아니면 죽음...
근데,, .
희산 아우는 이순신 되지 마라.
가오기가 힘이 돼 줄거야...
내가 그랬지, 그런 인간들은 나와라 하면 안 보이거든.... .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지,,, 무덤파게 만드는
.
'살아야 한다.' 알제.?
정이 하고 싶으면 이순신하지 말고 안중근해라.... ^^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제가 다 잘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맘에들지 않은 상대여도 배울 것은 배우고 취할 것은 취하고 그런 후 저에게 맞는 규칙으로 본질 가치를 추구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추구할 때 세속적인 이익들은 생각보다 쉽게 던져 버릴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진중한 조언, 감사드려요^^.
이 글을 읽다보니, 오빠라면 기회가 오도록 준비하여 운마저 내것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또 한번 조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칼럼 잘 읽었어... 나 역시 늘 생각해야 될 부분인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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