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산
- 조회 수 3187
- 댓글 수 4
- 추천 수 0
1. 그대가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그대가 겪은 삶의 크고 작은 일들이 기술되겠지 ?
지금 까지의 나를 만들어 온 가장 중요한 경험은 어떤 것일까 ?
'3가지의 큰 경험' 이 무엇인지 나열해봐.
첫째경험 >시장동네에서의 생활
둘째경험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 생활
셋째경험> 고등학교 시절 미술부과 연극부 생활
2. '3 가지의 큰 경험' 중에서 하나를 골라 자세히 묘사해봐 ( 1 - 1.5 페이지)
발표는 쓴 것을 읽을 꺼야. 그럼 시간을 줄일 수 있겠지.
읽기 싫다고 ? 그럼 외우면 되겠구나. 우리 말대신 글로 하자.
시장동네에서의 생활
제가 태어나기 전에 저희 가족은 홍제동이라는 산골짜기 동네에서 아버지와 어머님 그리고 누나 셋이 살았습니다. 세 들어간 그곳은 산 언덕에 위치해 있어 시장과는 거리가 멀고 수도관이 들어올 수 없어서 물을 길러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7-8세였던 누나들이 양동이 하나씩 들고 산 비탈길을 내려와서 물을 담고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고 하는데, 오가는 길이 폭1미터 정도로 매우 좁고 미끄러운 진흙탕길인데다 가팔라서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20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주의를 기울여 아슬아슬하게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며 생활할 만큼 가난하고 고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살림이 좋아져 옮긴 곳이 연희동의 허름한 시장동네였는데 그곳은 복층으로 된 다락방구조
의 5-6평 남짓 되는 집이었습니다. 누나들한테는 처음으로 자그만한 집이 생긴 것이고 제가 태어
난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여기에서 생활했고 그곳의 기억이 제 내면의 세
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하여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그곳은 연희1동의 부잣집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이 장을 보러 오는 분주한 곳이었습니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여기저기서 이것 사라! 저것 사라 외쳐대고 흥정하는 흔히 재래시장 골목의 이미지를 연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곳은 새벽3-
오전물건을 팔고 나면 다시 오후에 팔 물건을 때기 위해서 부모님들은 멀리 나가시고 5-8세 정도의 제 또래들은 비어있는 집에 모여 술래잡기를 하거나 공터에서 짬뽕놀이라든지 망까기 등을 하며 뛰어 놀았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비교적 공부를 잘 할 것 같은 아이로 인식되어 많은 시장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님이 못다한 학업에 대한 미련 때문에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학년때 일입니다.
방가후에 저는 제 짝의 친구네 집에 놀라가게 되었습니다.
그쪽 어머니가 반가워 해주시고 처음 맛보는 맛나는 먹거리들을 내주셨습니다.
한참 놀다가 그쪽 부모님이 저에게 어디사는지 물어보시길래 시장동네에서 산다고 얘기했는데
깜짝 놀라는 친구의 어머님 표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 느꼈습니다. 시장동네 친구들은 질이 안 좋다는 인식이 있었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그 뒤로 나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습니다. 왠지 태어났을 때부터 죄를 졌던 것 만 같고, 다른 친구들이 덤벼도 그냥 맞아야 했던 것 같습니다. 왠지 대들면 힘없는 어머님이 학교로 와 빌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말없이 조용히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 좋아하던 운동도 잘 안 하게 되었고, 말도 안하고 다녔습니다. 그냥 왜 나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할까? 우리집은 왜 시장동네에서 살까?
저는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후에 고무신집 큰아들은 서울대를 수석입학하고 엘지화학에서 연구원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목사님이 되었는데 저 역시 줄곧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초등학교때부터 해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이 경험을 통해 그대는 그대라는 세계에 대하여 무엇을 알게 되었지 ? (0.5 페이지)
(그대의 기질, 취향, 재능, 가치관, 믿음, 선호 등등.... )
이 경험을 통해서 나는 나의 기질이 성공에 대한 집착에 의해서 변질되어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모든 기질과 재능 그리고 가치관에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즉 저는 제 초등학교때부터 느껴져 왔던 가난이라는 원죄를 벗어 던져버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시장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저마다의 사연들을 어렸을 때부터 접해왔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사연 없는 가난이 없다는 것을, 바쁘게 산다고 해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똑똑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나쁜 환경은 속박과 편견과 주눅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사람이 무기력해짐을 느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시끄러운 시장터에서도 공부에 집중해서 뜻을 이룬 앞집의 형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꿈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참 가난한 곳에서 살았음을 느낍니다.
아마 1000명중에 10명안에는 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성적도 이 정도는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긍정적으로 사는 것을 보면 저는 참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구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그림에 담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면 과거가 아닌 항상 미래에 무엇을 만들어야지!라는 염원을 담는데 가난을 되돌아보기 싫어서 미래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분주한 시장통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사람냄새나는 곳을 좋아합니다. 인간미 넘치는 그 안에서는 어떠한 편견도 없습니다.. 오직 몸 부대끼며 같이 힘내며 사는 이웃이 있을 뿐입니다.
그 속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저 역시 어떠한 편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갖지 않으려 노력 합니다. 오직 제가 경험한 바로 그 사람과 상황을 평가합니다. 주변의 얘기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한번 고집부리면 센 편입니다.
가난에 대한 주눅과 편견과 속박 같은 것에 저항하는 방법은 이것뿐 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잘못해도 제 고집을 안 버리고 끝까지 우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유로와지면 고쳐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저희 어머님과 누나들 그리고 저 역시 적당히 잘 살고 있고, 지금은 그 시장이 없어졌지만 어머님에게 가끔 듣는 소식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자식들이 잘 되서 잘 산다고 합니다.
아마 고생을 제대로 해서 그런지 늦게나마 빛을 보나 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32 | 인생은 이대로도 굉장하다 [11] | 한명석 | 2009.07.22 | 3848 |
1131 | 이상한 반 아이들 - 할 수 있을까? 2 [4] | 현웅 | 2009.07.21 | 3354 |
1130 | 칼럼 15 - 최고의 나를 꺼내라 [20] | 범해 좌경숙 | 2009.07.20 | 4317 |
1129 | 나의 초상 [8] | 효인 | 2009.07.20 | 3295 |
1128 | 나, 연구원 하면서 이렇게 바뀌었다 [7] | 예원 | 2009.07.20 | 3165 |
1127 |
있는 힘을 다해 행복해라 ![]() | 숙인 | 2009.07.20 | 4579 |
1126 | 대화 - 진작 말할 걸... [12] | 혜향 | 2009.07.20 | 4015 |
1125 | [15] 두 눈에 흐르는 이 눈물의 의미는 무얼까? [9] | 정야 | 2009.07.20 | 3296 |
1124 | 작은 지혜, 작은 혁명 [14] | 백산 | 2009.07.20 | 3862 |
1123 | 마흔 세살의 미래의 나 [18] | 혁산 | 2009.07.20 | 3518 |
1122 | [16] <넌 누구니? 2탄> [13] | 수희향 | 2009.07.20 | 3414 |
1121 | 마흔을 넘어 [10] | 書元 이승호 | 2009.07.19 | 3642 |
1120 | 다시 시작되는 길... [16] | 희산 | 2009.07.19 | 3357 |
1119 | 7월 오프수업 과제 -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4] | 희산 | 2009.07.19 | 3442 |
1118 | 7월 Off 과제 - 나를 만든 그 때의 경험 [4] | 혜향 | 2009.07.19 | 3163 |
1117 | 칼럼 14- 마흔세살에 백두산에 오르다. (7월 오프) [2] | 범해 좌경숙 | 2009.07.18 | 3401 |
» | 7월 오프수업 - 시장동네로부터의 나 [4] | 혁산 | 2009.07.15 | 3187 |
1115 | [42] 변화의 핵심에 대한 고찰, 두번째 [2] | 최코치 | 2009.07.14 | 3234 |
1114 | 7월 과제 -세 가지 '내려놓음' [2] | 예원 | 2009.07.14 | 3033 |
1113 | <7월 과제- 아빠, 남편 그리고 아이가 없는 그녀> [6] | 수희향 | 2009.07.14 | 32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