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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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크로아티아 해외 연수 여행기>
카 페리호에서
카-페리호. 차와 사람을 실은 배는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배가 육지에서 한참 멀어질 때까지 스플릿 선착장이 스스로 멀어져 가는 느낌에 몇 번이고 머리를 내저어야 했다.
배를 타는 기쁨과 이국적인 풍경의 구경도 유유히 떠가는 배 안에선 잠시 내려놓고 와인과 치즈, 그리고 수다의 장을 열었다. 가판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아보고 내려야겠다는 생각에 뒤 늦게 한 바퀴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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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가슴을 쿨쾅이게 한다. 이별의 고동소리 때문일까? 이별을 아닌데도 이런 들뜸은 떠남의 속성때문일 것이다. 지난 봄 스승님도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배는 정박해 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떠나는 것이라고. 하여간 멋진 말씀을 하셨는데… 찾아 다시 새겨봐야겠다.
이렇게 종종 할 수 없는 것을 할 때는 꼭 비슷한 경험을 떠오르는 건 왜일까? 작년 뉴질랜드 퀸스 타운에서 양떼 농장에 들어가기 위해 탔던 유람선이라고 해야나? 암튼…그 배가 생각났다. 거기의 선착장은 그 배밖에 없어선지 조용하고 아름다웠었다. 워낙 아름다운 호수여서 인가보다. 여긴 바다의 선착장이니 분주하고 좀 정신 없나 보다. 그때 그 겨울 그 배에선 붉은색 따뜻한 와인을 마셨었는데…. 찰칵 이는 카메라에 멋진 남자도 있었고…와인 한잔에 볼은 따뜻해지고 그 바람에 스치는 바람은 더욱 알싸하게 찼었다. 이 배 안 카페테리아에서는 커피만 판다. 그것도 좋다. 스타벅스의 커다란 종이컵이 아닌 도톰한 도자기 잔에 나온 커피는 아주 작았는데, 그래선지 유독 아껴먹고 싶어 홀짝이게 했다.
아이들이 컸으니 카페리 호를 이용해 제주를 갈 계획인데 그땐 여기를 떠올리겠지? 추억은 또 이렇게 쌓이나 보다.
와~브리츠섬이닷!
브리츠 섬은 스플릿에서 배로 한시간 정도 걸린다. 아드리아 해안에 흩어져 있는 수백 개의 달마티아(크로아티아 남서부 지방) 섬 중에 가장 크다. 큰 섬이라 선지 돌로 깔린 길, 소나무 숲이 잘 가꾸어져 있고 니콜라 절벽의 석양이 일품이라고 한다. 휴양하기에도 좋은 섬이라 차들이 줄을 섰다. 이 섬의 수페타르라는 곳으로 우린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