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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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코마에 두부
– 남자다운 두부의 등장
진정한 터프가이는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
지난 일주일간 두부요리를 드신적이 있나요? 대부분 있을 것입니다. 그럼 마트 등에서 두부를 사보신적도 있으신가요? 어떤 제품을 구입하셨나요? 유기농, 부침용, 찌게용, 생식용? 혹시 시음대에서 한 개를 덤으로 주는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셨나요? 네 맞습니다. 두부는 제품에 대한 큰 차이가 없다보니 가격으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과점형 레드오션입니다. 후발주자들은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2005년 일본에는 별난 두부가 등장합니다. ‘얼짱’ 두부, '오토코마에 두부(男前豆腐)'가 그 주인공입니다. ‘물이 흐르는 듯 잘 생긴 남자와 같은 두부’라는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남자와 같은 두부라? 표지에는 건장한 청년의 모습과 남(男) 자가 힘차게 쓰여져 있습니다. 실로 눈에 번쩍 뜨이는 차별화된 제품입니다.
남자다운 두부를 만든 이토 신고 사장은 이 두부의 탄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두부가 있고 가격은 싸다. 영업을 한다고 해서 팔리지 않는 물건을 팔 수는 없다. 두부 맛을 차별화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두부에 남다른 세계관을 심어보자.”
그는 처음에는 두부를 두툼하게 썰어서 튀긴 것을 전용용기에 담아 보기도 하고, 또 소비자가 생두부를 잘라서 직접 포장하게 하는 등 다양한 판매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가격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최고급 재료로 정성껏 만든 두부가 겨우 100엔대의 싼 가격에 팔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아들의 마음이 바로 이 남자다운 두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남자다운 두부’는 컨셉에 적합하게 제품의 맛도 보통 두부보다 훨씬 고소하고 진합니다. 대신 가격은 보통 두부의 세 배에 가까운 300엔입니다. “진정한 오토코마에, 즉 터프가이는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를 모토로 내세운 마케팅은 대성공 이었습니다. 호기심으로 한번 오토코마에 두부를 맛본 소비자들은 그 고소하고 진한 맛에 놀랐습니다. 인터넷에는 소비자들이 올린 두부 이야기가 넘쳐났습니다. 두부에 관심이 없던 젊은 층과 남자들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방송에서도 이 ‘재기발랄한 두부’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 두부가 대형 히트상품이 되자 완구회사 반다이에서는 오토코마에 두부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