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뽕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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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거야. 그만, 이제 그만 울어.”
닭 울음 소리가 시끄러워 귀를 막으며 돌아 누웠다. 벌떡 일어나야 함에도 이불 속으로 몸을 집어 넣는다. 부엌에서는 엄마가 아궁이에 불을 때는 모양이다. 나뭇가지를 꺾는 소리가 연신 들린다.. 뚝, 따닥 따다닥! 엄마는 닭보다 먼저 지저귀는 새 소리에 일어났을 것이다. 장닭은 장작 더미 위에서 목을 빼고 울고 있나 보다. 장닭의 울음이 한 번 더 커지자 엄마의 목소리도 커진다.
“이제 그만 일어나라!”
밍기적 이불 속에서 기어 나와 창호 문을 열고 나와 마당을 둘러 본다. 오른쪽 장작 더미 위의 닭을 째려보고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한다. 수건을 들고 신발을 신은 둥 마는 둥 질질 끌고 부엌으로 다가가 ‘안녕히 주무셨어요?”하고 인사를 한다. 그리곤 마당을 가로질러 도랑으로 향한다. 물안개 피는 도랑에 앉아 손을 다리 사이에 넣고는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다. 찬물 기운이 얼굴에 시원하게 끼친다. 가재 한 마리가 사뿐한 걸음으로 물바닥을 어슬렁거린다. “가재야, 안녕? 잘 잤니?” 물 속에 손을 넣어 흔들어 본다. 살짝 튕겼을 뿐인데 가재는 쪼르르 돌 밑으로 기어들어가 버린다. 내 인사를 들은 모양이다. 졸음도 가재와 함께 달아나고 어느새 귀찮은 기운도 사라졌다. 두 손 가득 흐르는 물을 떠 세수를 한다. 정신이 번쩍 든다. 눈도 맑아진다. 비누를 쓰지 않아도 얼굴이 뽀드득하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방으로 향하는데 시끄럽게 울던 닭이 마당에서 먹이를 찾아 다니고 있다. 내 잠을 깨운 시끄러운 녀석들. 수건을 흔들며 달려가 쫓아버렸다. 놀란 닭은 꼬꼬댁! 외마디를 하며 달아난다. 저만치 달아나 쳐다 보는 닭들이 얄미워 다시 한 번 발을 굴렸다.
아버지는 벌써부터 집 앞 논두렁에서 일을 하고 있다. 어른들은 농사 일이 끝이 없다고 하지만 내 눈엔 일이 하나도 안 보인다. 방학 때면 나보고도 햇살 뜨겁기 전에 일하자고 닭이 울기도 전에 깨워서 싫었는데 어쨌든 오늘은 방학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아! 참, 숙제! 황급히 부엌으로 뛰어들어 엄마를 찾았다. “엄마, 어제 ‘나의 뿌리 알아오기” 마저 해야 돼요. 어디까지 했냐면요.. 우리는 풍산 류가고 본관은 하회마을이고 시조가
“엄마, 우리 반에 권씨 대게 많아요. 게네는 자기들 모두 친척이래요. 다 다른 동네 사는데도요. 나는 옥남이 뿐인데.”
“엄마, 저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내가 전에 안 그러더나. 너하고 은희는 안 낳아도 되는데 낳아서 너 둘은 우앳거라고. 늦겠다. 밥 먹고 빨리 학교 가라.” 엄마는 또 그 말! 큰오빠는 하얀 구렁이 꿈을 꾸고 낳았고 둘째 오빠는 알밤을 주었고 큰언니는 뱀이 등에 들어와 화들짝 놀라는 꿈을 꾸었고 셋째 오빠는 누런 구렁이를 보았고 둘째 언니는 앞산에서 태양이 환하게 집을 비추는 꿈을 꾸고 낳았다고 해 놓고선. 나는 그런 꿈도 없다 그러고. 미워.
7남매 중 여섯째. 그렇지만 일곱 명이 한 집에 같이 산적은 없다.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오빠들과 큰언니는 도시로 떠났다. 나와 토닥거리며 생활한 형제는 바로 위 다섯 살 많은 언니와 여동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바로 위 언니한테는 반항 한 번 해본 적이 없었지만 막내인 동생은 달랐다. 동생은 내가 필요할 때만 언니 언니하며 귀찮게 굴었다. 그러다가 맘대로 안되면 투덜대는 변덕쟁이였다. 동생이 학교에 입학할 때 나는 3학년이었는데 동생을 앞세우고 10리나 되는 길을 매일 걸어 다녔다. 그때마다 나도 무서웠는데 뒤에서 걷는 게 무섭다는 동생을 앞 세우고 걸었다. 가방도 내가 들어 주고 숙제도 거의 내가 해 주었다. 난 언니에게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투정을 내 동생은 잘도 부렸다.
갑자기.. '인나라.. 인나라 향아~ '가 생각나는 거이는? ㅇㅎㅎㅎ
기래서.. '인나여.. 인나세여.. 뽕공 언니~ 'ㅋㅋㅋ
'굿모닝, 뽕공 언니~' 오늘은 내가 먼저..^^
그니까.. 7남매.. 우리아빠가.. 7남매 중 5째신데여..
큰 형님 전화오믄.. 주무시다가두 벌떡 일어나셔서.. 바른 자세루.. 두손 모아.. 전화받으셨잖아여.. ^^
우리 세대에서 7남매.. 정말 흔치 않다니께여.. 암튼.. 특별해여.. ^^
언니~, 넘 재밌다.. ^^
담은.. 무슨 제목일까여?
참고로.. 저는.. 곽금이?가.. 젤루 재밌었어여.. 생각만 해두.. ㅍㅎㅎㅎ
'인나라.. 인나라 골세앙바드레~~~'
골세앙바드레.. 뽕공 언니의 목소리와 함께.. 드뎌.. 인났네여..
계속되는 기대~고대~ ^^